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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32화 (32/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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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2 여행

크리스마스의 다음 날 그들은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목적은 아직 어딘가에 잠들어 있을 식량의 탐색.. 일종의 식도락 여행과 함께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 중 가장 가까운 산에서 새해의 첫해를 본다는 2개의 목적을 가진 여행이었다.

다른 이가 본다면 미쳤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여행일 것이었다.

하지만 그와 그녀에게 있어서 이 여행은 둘만의 첫 여행이자.. 일종의 신혼여행이라고

도 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행사라고 할 수 있었다.

그와 그녀는 출발하기 전 문단속은 물론이고 혹시 모를 침입자를 대비한 트랩도 확실하게 설치해두었다.

예전의 소리만 울리는 경보가 아닌.. 생명을 빼앗아가는 매우 흉흉하고 위험한 트랩이었다.

그 앞에 붙은 경고를 무시하고 진입하는 순간 날붙이에 꿰뚫려 죽을 수도 있는 무시무시한 살인 트랩을 설치하고 점검 한 뒤 그와 그녀는 비밀통로를 통해 아파트 단지에서 나와 크리스마스이브에 갔었던 그녀를 위한 비밀 아지트로 향했다.

어차피 그와 그녀들의 목적지를 지나가는 장소에 있었기에 2~3시간 정도의 거리인 거기까지라도 짐을 가볍게 해서 그곳에서 짧은 휴식과 식량 식수의 보급을 해서 출발하기 위해서였다.

이미 이틀 전에 루트에서 길목을 막고 있던 곳의 좀비들을 쓰러트렸기에 이번은 단 한 번의 전투도 없이 비밀 아지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20분 정도의 휴식과 식량 식수를 배낭에 채워 넣은 그와 그녀는 그대로 다음 목적지를 향해 나아갔고.. 드디어 그조차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지역으로 들어섰다.

"여기서부터는 조심해야 돼?

그는 목소리를 낮춘 채 조용히 그녀에게 말했다.

그녀도 목소리를 내는 대신 헬멧의 바이저 사이로 긴장한 눈빛을 보내며 고개를 끄덕였

다.

이제부터는 좀비가 어디에서나 튀어나올지 모르고 혹시나 살아있는 생존자.. 무법자들이

나 태양 교의 인간들이 배회할지도 몰랐기에 전의 상황과 비교해 안전성이 떨어졌다.

물론.. 그의 힘과 그녀의 장비라면 다른 이에 비교해 안전성은 확실히 높았지만.. 그럼

에도 위협을 못 본 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일단 저기 보이는 빌라 단지부터 뒤져보자."

이 여행의 목적 중 하나인 먹어보지 못 했던 식료를 확보하고 섭취한다라는 목적답게 그

는 탐색의 제안을 했다.

어차피 자신은 그의 비호 아래에 움직이는 것이 상책이었기에 그녀는 별다른 이야기 없

이 고개만을 끄덕여 그의 의견에 수긍했다.

"그럼 가자. 히히히"

사람의 기척이나 생활하는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기에 그는 몸을 낮춘 채 벽을 따라 빌

라의 단지로 들어갔다.

빌라들의 입구들은 엉망진창으로 무너지거나 유리가 깨져 파편들이 바닥에 흩뿌려진 상

태로 오래 방치됐는지 먼지와 흙 눈이 뒤섞여 엉망진창이었다.

발자국이나 사람이 지나다닌 흔적은 보이지 않았고 베란다의 유리 상태도 깨지거나 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기에 이곳에 사람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그는 가장 가까운 1층의 베

란다 앞쪽으로 다가가 그녀를 손짓을 불렀고 그녀는 그와 다를 바 없는 움직임으로 벽

에 붙어 그 앞까지 도착했다.

"내가 먼저 들어가서 확인해볼게. 미미쨔응은 경계하고 있어!"

"오케이"

그녀가 자세를 잡은 채 경계태세를 갖추자 그는 등을 돌려 빌라의 1층 베란다 난간을

붙잡고 체조선수와 같은 날렵한 움직임으로 올라가 창을 밀었다.

하지만 창은 잠겨 있는 것인지 열리지 않았다.

그는 배낭의 앞에서 청테이프를 꺼낸 뒤 그것을 유리의 자물쇠 근처에 꼼꼼히 붙이고 주

먹으로 내리쳤다.

차 적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가 갈라지며 테이프를 붙인 곳이 떨어져 나가며 주먹만 한

크기의 구멍을 만들었고 그는 그 구멍으로 손을 집어넣어 창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왔다.

역시나 사람이 생활한 흔적은 없는지 거실은 먼지투성이였다.

그는 거실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다른 방을 하나씩 열어 확인해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화장실을 확인하기 위해  문을 열려는 순간 안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명백하게 인간이 내는 소리가 아니라고 안 그는 회칼을 칼집에서 꺼내 한 손으로 들고

한 손은 화장실의 문 손잡이를 잡은 뒤 그대로 문을 엶과 동시에 얼굴이 썩어 흘러내리

는 중인 좀비의 목을 순식간에 베어버린 뒤 곧바로 화장실의 문을 닫았다.

철퍼덕 하는 기분 나쁜 소리가 울린 뒤 화장실의 안은 매우 조용해졌다.

모든 방의 수색과 좀비의 사살 작업을 끝낸 그는 종종걸음으로 베란다 밑에 있는 그녀에

게 다가갔다.

"미미쨔응 안전해!"

그의 말에 그녀는 고개를 끄덕인 뒤 자신의 무기를 배낭에 끼워두고 그처럼은 아니지만

충분하게 날렵한 동작으로 베란다로 올라와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두 명의 주 목적인 식품을 찾기 위해 부엌으로 향했다

그가 맨 처음 보이는 냉장고를 열려고 하는 순간 그녀가 그것을 황급하게 말리며 고개

를 세차게 저었기에 냉장고는 열지 못하고 그 이외에 부엌의 모든 찬장들을 열어 유통기

한이 괜찮은 물건들을 찾아봤지만.. 역시나라고 할까 조미료 이외에는 별달리 성과가 보

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미미쨔응! 찾았어!"

그가 찬장에서 무엇을 발견했는지 소리쳤기에 허탕을 친 그녀는 그쪽으로 달려갔다.

"뭐가 있었어?"

"미역!"

"으아..미묘..."

미역과 소금만 있으면 미역국을 먹을 수는 있긴 했지만 그녀가 원하던 음식과는 조금 많

이 달랐기에 기대에는 못 미쳤다.

"뭐 그래도 밥이랑 같이 먹기에는 나쁘지 않겠는데."

"응! 히히히!"

그는 활짝 웃으며 마른 미역을 배낭에 집어넣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래도 방금 전 뒤진 곳이 마지막이었던 모양이었다.

"쓸만한거라도 있나 뒤져볼까?"

그냥 가기도 아쉬웠기에 두 명은 집안을 좀 더 수색해보기로 했다.

침실로 보이는 침대가 있는 방을 둘이서 이곳저곳 뒤져봤지만 별로 쓸만한 것은 보이지

않았기에 나머지의 다른 방을 탐색하기로 하고 그 방으로 들어갔다.

책꽂이에 책이 가득 들어있는.. 서재로 쓰이는 듯 보이는 방이었다.

책이라면 그가 좋아하기는 했지만 여행에 가져가기에는 쓸모가 없었고 그 외에 가져갈

물건은 별달리 눈에 띄지 않았다.

"오! 미미쨔응 이 노트북 켜졌어!"

책상 위에 덩그러니 있던 노트북.. 아마 화장실에서 그가 단칼에 절명시킨 그 남자의

물건인듯했다.

아무래도 아직 배터리가 남아있던 것인지 노트북은 부팅 음울 내며 켜졌고 곧이어 윈도

의 시작음을 알리며 화면이 떴다.

그는 노트북에 내장된 마우스패드를 이용해 화면을 클릭하며 안의 내용물들을 살펴봤다.

그녀도 별달리 쓸만한 것은 없을 거라고 생각됐기에 그의 옆에 와 오랜만에 보는 윈도

의 화면을 주시했다.

그러나 별달리 깔린 것은 없어 보였다.

단지.. 500g의 하드인데 프로그램이 깔린 게 없는 것치고는 하드 용량이 100g 밖에 남

아있지 않다는 것 정도가 조금 이상했다.

"아 숨겨진 폴더 발견! 히히히!"

그는 마우스를 몇 번 조작하더니 이내 숨겨진 폴더를 찾아내 그것을 클릭해 폴더 안의

내용물을 살폈다.

"이세계는 남자가 임신합니다?"

이상한 제목의 텍스트 파일을 발견한 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런거 클릭하지 마.. 보나 마나 이상한 야설일 거 같은데."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름만 들어도 이상한 냄새가 풀풀 풍기는 제목이었다.

"응! 히히히! 아..! 400g짜리 폴더가 있네? 직박구리?"

머릿속에는 그 이름의 새에 관련된 정보가 떠오른 그는 별다른 생각 없이 그것을 클릭하

기 위해 커서를 옮기려 했지만..

"그 폴더는 안 보는 게 좋을 거 같다."

이번에도 역시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그의 클릭을 막았다.

그는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그녀의 말에 따라 클릭하는 것을 멈췄다.

그리고 동시에 삑! 하는 소리와 함께 배터리가 다 된 것인지 화면이 검게 물들었다.

"별로 쓸모 있는 건 없는 거 같으니 얼른 나가자. 이상한 기운이 옮으면 안되니까.

그녀는 의미심장한 말을 중얼거리며 전원이 꺼진 노트북을 한번 쳐다본 뒤 문을 향해 걸

어 나아갔고 그도 뒤늦게 노트북을 내버려 둔 채 그녀의 뒤를 따라 방으로 나갔다.

그 이후에는 다른 층들을 돌며 집안을 수색했다.

그가 먼저 올라가 안전 체크를 한 후 밧줄을 내려 그녀가 위층으로 올라오기 쉽게 하

여 5층 정도를 전부 다 뒤져보기도 했지만.. 식료 쪽으로는 그다지 큰 수확은 확보할

수가 없었다.

5층 전부 뒤져 얻은 식료는 마른 미역이 전부였다.

단지 식료품에서는 거의 허탕을 쳤지만 그 외의 물건으로서는 그와 그녀.. 특히 그에

게 있어서는 굉장히 좋은 물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진이다! 히히히히!"

그는 한 장의.. 그다지 화질이 좋지 않은 한 장의 사진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 사진에는 그와 헬멧을 벗은 그녀가 웃으며 찍힌 사진이 한 장 들려있었다.

"젠장 다시 한번 찍자! 나 눈 감았어.

자신의 사진이 마음에 안 드는지 그녀는 눈가를 찌푸린 채 그가 들고 있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가리켰다.

"이제 3장밖에 더 못 찍어? 아껴 찍어야 해! 히히히히!"

그와 그녀가 발견한 유용한 물건은 바로 폴라로이드 카메라였다.

그다지 비싼 물건은 아닌 몇만 원 급의 저급 카메라였지만.. 아무리 비싸고 좋은 카메

라라고 해도 뽑을 방도가 없기에 화질이 좋지는 않지만 즉석에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이 물건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아주 좋은 물건이었다.

"그럼 그 사진은 버려! 이상하게 나왔단 말이야!"

그녀는 그에게서 사진을 뻇기 위해 손을 뻗었지만 그는 그것을 이리저리 움직여 그녀의

손에 닿지 않게 했다.

"안돼 히히히!"

그 말과 함께 그는 그것을 소중하게 코트 안의 주머니에 쏙 하고 집어넣었다.

사진을 폐기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던 그녀였지만 그가 좋아하는 얼굴을 보니 차마

억지로 빼앗을 수 없었기에 포기하기로 했다.

미역과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획득한 그와 그녀는 다음 수색할 목표를 설정하고 좀비들

을 피해 다니거나 찍 소리도 하지 못하게 둘이서 동시에 죽이거나 하는 등의 행동을 펼

치며 멀쩡해 보이는 집들을 여기저기 뒤져가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런 식으로 약 40가구 정도의 집을 뒤졌을 때쯤 하늘이 어둑해지며 해가 지려고 하고

있었다.

그는 밤눈도 좋은 편이기에 야간에 움직여도 상관은 없었지만 그녀는 안 그래도 헬멧을

쓴 상태라 저녁에는 시야가 매우 좁아지는 탓에 그와 그녀는 좀비가 침입해오기 힘든 구

조의 주택 2층을 골라 그곳에서 식사와 하룻밤을 묵어가기로 했다.

집에 들어와 혹시나 모를 습격에 대비해 창과 문을 가구들로 틀어막은 뒤 오늘 모은 전

리품들을 꺼내 늘어놓았다.

생수 3통  미역 400g 참치 캔 2개 파인애플 통조림 1개 박하사탕 4개 참 기름 1통 정

도였다.

40체의 집을 수색한 것치고는 굉장히 적은 양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이걸로 참치 미역국에 과일 후식까지 완벽한데!"

"히히히! 역시 밖에는 아직 남아있는 음식들이 많네!"

고생한 시간에 비례한다면 허탕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수확이었지만 그와 그녀는 모

여진 식료들에 환호했다.

다른 물건들은 그렇다고 쳐도 참치와 파인애플 통조림을 구했다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

있어 대 수확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그들은 그날 저녁 비상식량과 참치 미역국 그리고 후식으로 파인애플 통조림으

로 배를 빵빵하게 채운 뒤 오랜만에 먹는 새로운 음식에 열띤 대화를 펼치며 시간을 때

우다 두꺼운 모포 2장을 겹쳐 서로의 체온을 난로 삼아 꽉 껴안은 채 잠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해가 뜨고 날이 밝아질 때쯤.. 그와 그녀는 밖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알

람 소리에 의도치 않게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

============================ 작품 후기 ============================

4번이 압도적인듯 해서 한번 공격해봤습니다.

끄이이이이이익! 복수할테다 인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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