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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2 여행
12월 24일
1년 중 연인들이 가장 기대하는 날 중 하나이기도 한 크리스마스이브
데이트를 하거나 선물을 교환하거나 하는 등의 이벤트와 함께.. 여러 가지 의미로 성스러운 밤을 보내게 되는 그날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날의 아침 그녀는 소파 위에서 아직까지 뜨개질과 씨름 중이었다.
작업물의 진행 상황도로 보아 거진 다 완성한 듯 보였지만.. 아직 마무리 단계가 남아있기에 그녀는 급하게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원래대로 였다면 적어도 4~5일 전에는 끝냈어야 했지만..
눈에 오고 난 뒤에 그와 밖에서 눈놀이를 열심히 즐긴 탓에 시간이 많이 줄었다.
거기에.. 그의 제안에 눈 집.. 즉 이글루를 만들자는 제안을 수락하고 하루에 걸쳐 이글루를 만들었다.
여기까지는 좋았지만 생각 외로 아늑하고 좁은 이글루 안에서 둘이 밀착한 채 붙어 있다 보니 한창의 젊은 남녀인 두 명은 그대로 넘길 수가 없었고.. 그렇게 2명은 그 좁은 이글루 안에서 이글루가 녹아 내려가는 게 아닐 정도의 열기를 발산시키는 일을 해버렸다.
당연히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노출이 필요하게 되고 아무리 이글루의 안이라고는 해도 추운 겨울 날씨에 노출된 것도 모자라 땀을 흘리는 일까지 하니.. 몸이 성할 리가 없었고.. 다음날 그녀는 감기몸살에 며칠을 고생해야만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가 멀쩡했기에 그녀의 간호를 할 수 있어 그녀가 감기에서 회복하는 시간이 단축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어찌 됐든 그러한 이유로 그녀는 그에게 건네줄 크리스마스 선물인 털실로 짠 목도리를 겨우 시간에 맞추어 마무리 작업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완성 직전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완서어어어엉!"
그녀는 기쁨의 비명을 내지르며 완성된 목도리를 들어 올렸다.
붉은색 털실로 만든 목도리.. 그가 만든 목도리와 비교하면 역시 조잡하다고 밖에 느낄 수 없는 목도리였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이 처음으로 만든.. 그것도 그에게 주기 위해 완성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그에게 이것을 건네주고 싶었지만..
그 역시 자신의 선물의 마무리를 하기 위해 현재 모습을 감춘 상태였다.
그가 돌아오기까지 그녀의 예상 시간으로는 아직도 30분이 넘게 남아있었다.
"선물 기대되네."
나이에 맞지 않게 그녀는 어린아이 같은 설렘에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그녀는 자신이 만든 목도리를 가슴에 꽈악 껴안은 채 시계를 바라보며 자신이 만든 목도리를 선물 받은 그가 기뻐하는 모습과 자신이 받을 선물의 내용에 대해 기대하며 그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정확하게 30분 후..
"메리크리스마스!"
소리도 없이 어느새 집안에 들어와있던 그가 큰소리로 외치며 베란다 앞에 서있던 그녀를 뒤에서부터 꽉 껴안았다.
"꺅!?""
갑작스러운 소리와 무게감에 깜짝 놀란 그녀는 귀여운 비명을 내지르며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그를 바라봤다.
"히히히히! 놀랬어?"
그는 장난꾸러기 아이와 같이 짖궅은 미소를 품은 채 그녀에게 물었다.
"언제 들어온 거야!?
단 하나 밖에 없는 입구 앞을 자신이 지키고 서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어디선가 나타난 그의 등장에 당황해하며 그녀가 물었다.
직접 본 것은 아니었지만 그가 베란다를 통해 나가는 소리를 들었던 그녀였다.
"나가는 척하고 안 나갔어? 히히히히!"
오로지 그녀를 깜짝 놀래 주기 위해 그는 그녀의 시선이 자신에게서 떨어진 순간 몸을 낮춘 뒤 그녀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게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단지 깜짝 놀라게 해주겠다는 일념 하에 의한 엄청난 숙련도의 은밀 잠입 행동이었다.
"놀래키려고 그런 고성능 스킬을 쓰는 거냐..
그녀는 어이가 없다는 듯 말하면서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자신이 가슴에 품고 있는 물건을 눈치채고 그것을 그에게 내밀었다.
"약속대로 크리스마스 선물 완성했어."
"목도리! 목도리! "
그것을 받아든 그가 기쁜 듯이 그것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그것을 펼쳐 자신의 목에 거침없이 둘러 맺다.
"미미쨔응! 미미쨔응! 잘 어울려?
"그래 그래 잘 어울린다.
흥분한 아이를 달래듯이 말하는 그녀였지만 그 입가는 누가 봐도 명백하게 느슨해져 있
는 상태였다.
"고마워! 미미쨔응!"
긴 목도리를 펄럭이며 거실을 뛰어다니던 그는 그대로 그녀의 가슴에 뛰어들어 그녀를 강하게 한번 안고는 다시 아이처럼 쿵쾅거리며 거실을 뛰어다녔다.
"아! 나도 선물! 미미쨔응한테 줄 선물!"
자신이 받은 선물에 너무 기뻐 잠시 잊어버렸던 그가 그녀의 선물에 눈치챘고 그는 목도
리를 휘날리며 자신의 방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커다란 골판지 상자를 질질 끌고 거실에 있는 그녀의 앞까지 옮겼다.
"내 선물이야?"
"응! 이 옷 입고 외출하자!!"
"옷..? 외출?"
오랜만에 듣는 생소한 외출이라는 단어에 그녀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골판지를 열었다.
그리고.. 1시간 후..
"미미쨔응이랑 외출하는 건 처음이네!"
그녀의 조금 앞을 걸으며 말했다.
현재 그와 그녀는 아파트 단지 내가 아닌 그 외부에 나와있는 상태였다.
좀비의 위협이 없는 그는 간간이 밖에 나가 탐색을 하고 왔던데에 반해 좀비의 위협에
취약한 그녀는 이곳에 오고 나서 단 한 번도 아파트 단지 내로 나가본 적이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에게 있어 이번 일은 정말 오랜만의 외출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러게! 밖은 여전히 엉망진창이네!"
그녀가 그나마 멀쩡했던 아파트 단지와 비교해 정말 만신창이가 된 밖을 둘러보며 말했
다.
폭탄이라도 떨어진 것인지 잔해만 남아있는 곳은 물론이고 차량이 처박혀 반쯤 무너져
내린 건물이라던가.. 갈라지고 파이고 난리가 난 도로와 그 위에 방치된 듯 보이는 수
십 수백의 차량..
그야말로 전쟁이 터진 이후의 상황을 보고 있는듯한 광경이었다.
"미미쨔응! 그 옷 춥지는 않아?"
"응! 이 옷 생각 이상으로 따뜻해"
그녀는 자신의 옷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현재 그녀의 옷..이라고 할까 복장은 참으로 특이하다고 볼 수 있었다.
바이크 슈트 같은 느낌의.. 온몸을 감싼 검은색 일색의 복장으로 유일하게 검은색이 아닌 부분은 양 손등 부분에 빛나는 은색의 금속 정도였다.
그 슈트는 그녀의 몸에 딱 달라붙은 탓에 그녀의 건강한 몸매 라인은 물론이고 풍만한
가슴의 라인까지 훤히 들여다보이기에 노출은 하나도 없지만 굉장히 선정적인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특이한 것은.. 몸매가 드러나는 달라붙는 옷보다는.. 오히려 그 윗부분이었다.
가슴의 위.. 정확하게 말하자면 목 부분에는 그가 만들어준 붉은 목도리가 매어져있었고 그 더위인 얼굴 부분에는 그녀의 옷과 같은 흑색의 풀 페이스 헬멧이 씌워져 있었
고 그 헬멧의 사이로 그녀의 긴 머리카락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거기에 추가로 그녀의 왼손에는 쇠 파이프 길이 정도의 기다랗고 끝이 뾰족하게 깎인 무기도 쥐어져 있어.. 상당히 특이한 모습을 자아내고 있었다.
목도리와 왼손의 무기를 재외 한다면 단순하게 바이크 라이더 정도가 될지도 모르는 모습이었지만.. 붉은색의 목도리와 흉흉해 보이는 왼손의 무기 탓에.. 어딘가의 히어로 영화에 등장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모습이었다.
"움직이기도 편하고!"
그녀는 자신의 몸을 이리저리 움직여봤다.
온몸을 감싸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몸은 자신의 의지대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하고 있었다.
"거기다가 이거 좀비 놈들 이빨도 안 박힌다며?
"응! 히히히!"
"끝내주네! 이거만 입으면 좀비가 되는 일은 없잖아! 최고다!
그녀는 자신의 입은 옷을 두드리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것이 바로 그의 선물의 정체인 그녀의 외출복이자 동시에 그녀의 방어구이기도 한 물건이었다.
기본적으로 튼튼한 바이크 슈트에 방검 요소를 비롯한 여러 가지 요소를 추가해 만든 그녀 전용의 옷으로 그녀에게 있어 가장 위험한 좀비화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날붙이 등에 찔려도 치명상을 피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고.. 방한대책도 완벽! 거기에 오른손 부분에는 특수한 기능까지 달려 있기까지 했다.
그가 현재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최고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는.. 그녀의 안전을 위한 일품이었다.
"아 미미쨔응 여기서 저 뒤로 가자! 저쪽 길은 좀비들이 많이 모여있어!"
그는 샛길을 가리키며 말했다.
"혹시 좀비들이 몇 마리 있는지 다 아는 거야?
"이 근처에 있는 좀비들의 위치는 대충만 알고 있어 히히히!"
먹이(인간)가 없을 시 좀비들은 보통 그 자리에서 멍하니 대기하거나 근처를 어슬렁거리는 습성이었다.
그리고 그는 이 주변에 먹이가 없다는 것을 이용하여 최대한 그들이 위치를 이동하지 않게 좀비들을 피해 다녔다.
어째서 좀비들을 그 자리에서 대기 시켜두는가 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침입해오는 자들에 대한 견제와 일종의 경보 같은 존재들이었다.
좀비들의 위치가 흐트러져 있거나 하는 것으로 근처에 다른 생존자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셈이나 마찬가지였기에 최대한 좀비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행동하고 있었다.
그와 그녀는 그의 안내에 따라 좀비들이 가장 적은 루트를 통해 아지트가 있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점점 멀어져 갔다.
오랜만의 외출이라는 점과.. 든든한 방어구 그리고 든든한 보디가드가 있던 탓에 그녀는 긴장감보다는 그 양감을 느끼며 왼손에 든 무기를 꽉 하고 쥐었다.
발소리를 최대한 죽이며 건물의 잔해나 망가진 차의 뒤에 숨어 이동하던 그들은 담벼락의 구석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가 스톱 사인을 냈기 때문이었다.
"저쪽에 있는 좀비 2마리는 해치우고 가야 할 거 같으니까 여기서 기다려."
그는 그녀에게 작은 귓속말로 속삭인 뒤 허리춤에서 미트 해머를 꺼내 들었다.
"2마리 밖에 없는 거면.. 한 마리는 내가 해치워도 돼?"
그녀가 자신의 무기.. 그가 옷과 함께 만들어준 무기를 내밀어 보이며 말했다.
그는 다른 좀비들이 애드 될 경우를 대비해 다른 좀비들의 위치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여
러 가지 위험요소들이 없는지 생각한 뒤 괜찮다고 생각했기에 고개를 세로로 끄덕였다.
"좋아! 그럼 난 왼쪽.. 넌 오른쪽!"
"히히히! 그럼 내가 먼저 갈 테니까 따라와!"
그는 그녀를 향해 씩 한번 웃어 보이고는 그것을 신호로 달렸다.
그리고 바로 뒤를 그녀가 자신의 무기를 강하게 쥔 채 따라갔다.
포장된 지면을 차는 소리에 목표물인 좀비들이 소리의 진원지인 2명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를 보고 도망을 간다거나 그녀를 보고 덮치려 한다거나 하는 그 어떤 반응도
하지 못 했다.
오른쪽.. 턱이 반쯤 흘러내리는 흉측한 몰골의 좀비는 턱보다 더 심각할 정도로 그의
해머에 머리통이 깨부숴졌고 곧이어 왼쪽에 있는 화상으로 짖눌러진 피부의 좀비는 그녀
의 무기에 의해 두개골을 포함한 머리가 단번에 꿰뚫려 그대로 힘을 잃고 쓰러졌다.
"얄짤없이 한방이네?"
좀비에게 꿰뚫린 자신의 무기.. 쇠 파이프 창을 빼내며 그녀가 중얼거렸다.
기본적으로 생긴 것은 쇠 파이프지만 그 끝은 죽창처럼 삐죽하게 깎여 있는 이 무기의
살상력이 굉장하다고 그녀는 생각했기에 이것을 제작한 그를 감탄의 눈빛으로 바라봤다.
"히히히! 마음에 들어서 다행이야!"
그는 해맑게 웃으며 자신의 망치에 묻은 여러 액체를 바닥에 털어내며 말했다.
"응! 고마워!"
그녀도 그의 웃음에 답하듯 밝게 웃으며 그와 마찬가지로 쇠 파이프 창끝에 붙은 액체
를 바닥에 떨어냈다.
미소와 대사만 보면 그야말로 선물을 받아 기뻐하는 연인의 훈훈한 교환으로 밖에 들리지 않지만..
피와 그 이외의 액체를 무기에서 털어내는 그와 그녀의 모습이 추가됨으로써 정신 나간 살인마 커플로밖에 보이지 않는 모습이었다..
============================ 작품 후기 ============================
도라이 커플 2kill
아이언걸은 아니었고 미미 라이더 었습니다!
아니.. 미미쨔응이 타는게(?) 미도인걸 생각하면 미도 라이더인가..!?
어찌됐든 이번편은 미도와 미미가 탐험하면서 무쌍하고 먹방찍는 내용이 주를 이룰꺼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