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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얼론 (Zombie Alone)-11화 (11/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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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 일상

그녀가 조수석에 앉자마자 그는 패키지를 열어 안에 있는 DVD를 거침없이 플레이어에 집어넣은 뒤 버튼을 조작했다.

잠시 후 배급사의 로고가 뜬 뒤 영화가 시작됐다.

한 명의 남자가 화면에 비추어지더니 그 남자가 갑자기 몸을 경련 시키면 쓰러졌다.

주위의 사람들은 그 사람의 상태가 걱정되어 달려가 그의 상태를 살폈고 갑자기 눈을 뜬 남자는 가장 가까이에 있는 여자의 목을 물어뜯는 장면을 보여준 뒤 화면이 전환된다.

3개월 후라는 자막이 뜨며 몇 명의 남녀 집단이 슈퍼마켓처럼 보이는 곳에서 문을 막은 채 거친 숨을 몰아 내쉬며 서로 대화를 하는 장면..

"3개월이나 지났는데 슈퍼에 물건이 저렇게 많을 리가 없잖아!?"

그녀는 영화 속 인물들의 주변에 식료품들이 나열된 것을 보고 외쳤다.

그녀의 경험담으로서 3개월이 지났음에도 식료품들이 저렇게 많이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실제로 그녀의 경우 이틀 만에 근처에서 식료품을 단 하나도 발견하지 못할 정도로 편의점도 음식점도 싹 다 털려있는 상태였다.

그 탓에 좀비들에게 들키지 않게 숨어서 이동하거나 들키면 죽자 살자 달려 도망가거나 하며 식료품을 발견하는 나날을 보낸 그녀로서 영화 속 인물들이 있는 환경은 말도 안 되는 것이었다.

그녀가 투덜투덜 거리는 동안 영화는 전개되어 남녀 집단이 분열하게 되고 한 남자는 주인공과 여자들에게 총을 겨눈 채 그들에게 이곳에서 떠나라고 협박하며 가방 하나를 그들에게 휙 던지며 불쌍하니 식량은 조금 나눠주지라는 대사와 함께 그들을 비웃는다.

그러자 협박당한 남녀들은 그에게 개상욕을 퍼붓는다거나 지옥에나 떨어져라 등의 악담을 내뱉은 뒤 마지못해 그 장소를 떠난다.

"왜 욕을 하는 거야? 식량도 나눠주고 여자들도 안 건드리는데? 저런 찌찌 크고 몸매 좋은 여자들을 보통 내버려 둘 리가 없잖아? 근데도 그냥 곱게 보내주는데다가 식량까지 주는.. 엄청난 신사 아저씨한테 왜 욕하는 거야? 저것들 진짜 쓰레기 아니야?"

보통이라면 주인공의 패거리에게 감정이입을 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오히려 주인공들의 반대편에 서있는 악랄한 역 쪽에 감정이입을 하며 주인공 패거리들을 헐뜯었다.

그리고 영화는 다시 전개되어.. 좀비들의 습격으로 뿔뿔이 흩어진 주인공 패거리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디.

조연이듯 보이는 흑인 남자가 좀비들에게 겨우겨우 도망가 복도 한구석에 벽에 기댄 채 숨을 몰아 내쉬며 약혼자에게 건네줄 예정이었던 반지를 꺼내 그것을 애처롭게 바라본 뒤 그것을 주머니에 집어넣으려고 하다가 미끄러져 반지가 바닥에 떨어졌다.

당연히 흑인 남자는 그것을 줍기 위해 허리를 굽힌다.

그리고 허리를 굽힌 그 뒤에는 흉측하게 생긴 좀비가 서있고.. 그가 뒤를 돌아본 순간 좀비가 달려들며 살을 뜯는 소리와 함께 화면이 전환됐다.

"저 남자는 귀머거리냐? 아니면 보청기가 고장 났냐? 좀비가 저렇게 가까이까지 접근하는데 눈치를 못 챌 리가 없잖아?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온 것도 아니고 멀쩡하게 걸어서 뒤에까지 왔는데 저걸 왜 눈치 못 채? 아니.. 애초에 좀비가 들끓는 세계에서 긴장감이 너무 빠진 거 아니야? 보통은 계속 주변을 돌아보거나 귀를 기울이거나 하면서 좀비가 있는지 없는지 계속 확인해야지!"

그로 인해 구축된 안전한 아파트 단지 내이기에 현재 그녀는 몹시 평온하게 살고 있지만.. 2개월 전까지만 해도 좀비들과 자신의 정조를 노린 남자들 사이에서 언제나 긴장의 연속이었던 삶을 살아온 그녀로서는 영화 속 인물이 좀비의 접근을 알아차리지 못했다는 것이 너무나도 답답해 보였다.

계속해서 영화는 진행되고 10명 정도 되던 인물들 중 4명이 당하고 6명이 남은 상태에서 그들은 무사하게 합류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해 집으로 들어간 뒤집을 수색하여 좀비가 없는 것을 확인한 그들은 문을 막아야 한다며 문을 막을만한 것들을 찾기 시작하고 한 명의 여성이 지친 기색으로 조금 쉬겠다고 말하며 소파 위에 드러누웠다.

"문 말고 창문 먼저 막아! 문은 그럭저럭 버티지만 창문은 바로 깨고 들어온다고! 창문부터 막으라고! 막기 딱 좋은 장식장이 있잖아! 그걸로 쳐 막아!"

그녀는 영화 속의 주인공 패거리들에게 외쳤지만 당연히 그들이 들을 수 있을 리가 만무하고 그들은 의자나 캐비닛 같은 것들을 가져와 문 앞에 세웠다.

"그딴건 그냥 밀고 들어온다고! 소파! 저년이 누운 소파로 그냥 들이 막어! 저년은 막기 제일 좋은 소파를 왜 혼자 독차지하고 앉아있어!?"

그녀의 경험으로 문.. 특히 밀어서 여는 문의 경우 소파만큼 좋은 것은 없었다.

무게도 무게이고 만약 그걸 밀고 문을 열고 들어왔어도 소파에 걸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거나 넘어간다 해도 자세가 흐트러져 움직임을 저하시켜 시간을 벌게 해주는 유용한 가구 중 하나였다.

다시 화면은 전환돼 주인공 패거리들이 모여 지도를 확인하며 목적지에 갈 안전한 루트를 물색하는 장면이 나왔고 결국 의견을 나누며 루트를 정하고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하기로 하며 각자 잠자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잠시 후.. 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가 깨지며 좀비 몇 마리가 창틀을 타고 기어 오려 하고 있었다.

"거봐! 창먼저 막던가.. 창이 별로 없는 집으로 가던가 했어야지! 창문 따위로 좀비들을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갑작스러운 좀비들의 습격으로 아수라장이 된 집안에서 급하게 짐을 챙겨 뒷문으로 도망가려던 주인공 패거리 일행.. 그러다가 맨 뒤에 있던 여자 한 명이 좀비에게 다리를 잡혀 쓰러지고 다른 좀비들이 그녀를 물어버리고 그런 그녀에게 미안해하면서 그들은 뒷문으로 허겁지겁 도망치고 좀비들은 그들을 쫓는다.

주인공 패거리들은 도망치면서 쫓아온 좀비들을 둔기로 패거나 총을 쏘거나 하며 겨우 도망치는데 성공하고 방금 전 죽은 여성과 친했던 여성이 눈물을 흘리며 그녀의 이름을 중얼거린다.

그러자 남자 주인공은 그녀를 껴안으며 운이 나빴다 어쩔 수 없었다는 등의 소리를 하여 그녀를 안심시켰다.

"너희들때문이잖아! 너희들이 창문만 제대로 틀어막았어도 안 죽을 수 있었다고! 자기들 때문에 죽은 걸 운 탓하면서 현실도피하는 거냐!? 자기 잘못도 인정 안 하는 쓰레기 집단이잖아!? 신사 아저씨가 너희들을 내친 이유를 잘 알겠다! 빌어먹을 왜 이딴 부분만큼은 짜증 날 정도로 리얼한 거야..!

안 좋았던 기억을 떠올린 그녀는 미간을 한없이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영화는 다시 진행되어 다음날 아침이 됐고 지쳤지만 이동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 들은 좀비들의 눈을 피해 이동하다가 어쩔 수 없을 때는 조용히 다가가 그들을 해치운다거나 하며 좀비 무리에게 들키지 않고 길을 나아간다 그러다가 우연하게 건드린 자동차에서 경보기가 작동하며 울리고 그 소리를 눈치챈 좀비들이 그쪽을 향해 우르르 몰려온다.

욕을 내뱉으며 도망가는 주인공 패거리 그리고 겨우겨우 도망쳐 안전하다고 생각한 순간 어디선가 좀비가 튀어나와 금발 여성을 습격하려 한순간에 총 성음과 함께 좀비의 머리가 터져 죽고 주인공 일행이 어디론가로 시선을 돌린다.

거기에는 잘생긴 남자가 총을 든 채 서있었고 그 나이스 가이는 유머러스한 농담을 내뱉으며 자신의 아지트가 근처에 있으니 같이 가겠냐는 제안을 하자 별다른 고민도 없이 수락한다.

"멍청한놈들! 아무리 봐도 수상한데 의심도 안 하냐!? 좀비가 들끓는 세계에서 혼자 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수상하잖아!"

라고 외치자 그녀가 뭐라고 하든 조용히 영화를 보고 있던 그가 그녀를 바라봤다.

그의 시선을 받은 그녀는 그의 얼굴을 한번 쳐다보고는 다시 영화의 화면으로 고개를 돌린 뒤 입을 열었다.

"너는 수상한 게 아니라 그냥 이상하니까. 괜찮아."

"히히히!"

그거나 이거나 별반 다를 바 없는 이야기였지만.. 그는 만족한 듯 웃음을 흘리며 다시 화면에 집중했다.

나이스 가이의 아지트에 간 그들은 겨우 편안하게 몸을 쉬게 된다.

그리고 나이스 가이에게 목숨을 구해 받은 금발 여성은 그에게 호감을 표시하고 나이스가이 도 그리 싫지만 않은듯한 대화를 한다.

"멍청한년.. 저런 놈들이 갑자기 칼을 들고 돌변해서 죽기 싫으면 다리 벌려 상년아라면서 위협하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인데.."

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영화가 진행되며 나이스 가이의 진짜 정체가 밝혀지게 되는데 그녀가 말한 대로 사람을 죽이는데 쾌락을 느끼고 여자들은 죽이고 박제로 만드는 이상성욕을 가지고 있는 사이코패스였다.

"거봐 그럴 줄 알았어! 혼자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놈이 평범한 놈일 리가 없잖아!"

그리고 그녀의 말에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혼자 살 먹고 잘 살고 있던 평범하지 않은 그가 조용히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

그의 시선을 느낀 그녀는 고개를 돌려 그의 얼굴을 잠시 바라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혹시.. 네가 평범하다고 생각한 건 아니지? 애초에 좀비가 도망가는 체질만으로 너는 이미 아웃이거든?"

"히히히히!"

그런 교환을 나눈 뒤 두 사람은 다시 작은 액정화면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사이코패스를 겨우 죽인 주인공 패거리들은 장비들을 챙겨 다시 목적지로 떠난다.

우여곡절 끝에 고생해서 목적지에 도착하게 되고 그들은 헬기를 조종해 탈출하기로 하지만 헬기가 있는 곳까지 가기 위해서는 수백 마리의 좀비를 처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 패거리의 백인 남자가 자신이 좀비들을 유인하겠다고 말하고 동료들은 그것을 말린다.

하지만 백인 남자는 자신의 옷을 걷어올려 물린 상처를 보여주며 자신은 이미 끝났으니 너희들끼리 떠나라는 말을 하게 되고 동료들은 각자 그에게 작별의 인사를 나누고 백인 남자는 총과 무기들을 들고 좀비 때를 유인하며 처절하게  싸운다.

"저런 인간이 어딨어.. 자기 물렸다고 지랄발광하면서 민폐나 끼치는 게 정상이지.."

과거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는지 그녀는 어금니를 꽉 물며 화면을 노려봤다.

동료의 고결한 희생으로 겨우겨우 헬리콥터의 시동을 걸며 다가오는 좀비들을 배제한 주인공 패거리들은 결국 무사하게 헬기를 이륙 시키는 것을 성공한다.

그들은 하늘에서 지상에 가득 찬 좀비들을 내려다보며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렇게 그들은 생존자들이 모여있는 구역에 도착하게 되고 거기서 무사했던 자신들의 가족과 감동의 재회를 하는 모습을 보여준 뒤 검은 화면으로 전환되더니 스태프 롤이 올라갔다.

"진짜.. 내가 본영 화중.. 최악의 쓰레기 영화야."

그녀는 영화의 말도 안 되는 부분이나 답답한 부분들을 되씹듯 중얼거리며 영화의 비판을 했다.

"미미쨔응?"

"미미쨔응이라고 하지 마! 왜..?"

"울어?"

그는 자신을 보는 그녀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물었다.

"누가 운다고.."

자신의 눈가를 만져본 그녀는 그제야 자신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어..? 눈에 먼지가 들어갔나.."

그녀는 자신의 손등으로 흘러 내리는 눈물을 거침없이 닦아냈지만 계속해서 눈물이 고였고 눈물은 뺨을 타고 그녀의 허벅지로 힘없이 떨어졌다.

"왜? 왜 눈물이 나오는 거야? 하나도 안 슬픈데.. 왜?"

흐르는 눈물을 계속해서 손등으로 훔치며 그녀는 자기 자신에게 물었다.

"진짜 왜 눈물이 나오는지 진짜로 모르겠네.."

모른다고 대답하는 그녀지만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녀는 영화의 상황을 보며 몇 개월 전 자신이 겪었던 지옥 같았던 생활을 떠올렸다.

좀비 무법자 식량의 문제로 긴장과 고난 굶주림의 연속이었던 나날들..

선잠을 자며 귀를 곤두세우고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그것들의 공포에 잠들지도 못한 날들 동료였던 자들의 배신과 식량으로 인한 다툼 그리고 제정신을 유지하지 못하고 미쳐버린 동료들의 탓에 상처 입던 나날들..

자신의 몸을 노리는 무법자들은 폭력으로 때로는 협박으로 그리고 어느 때는 거래로 자신을 인간이 아닌 성욕 처리의 도구로서 취급하려는 최악의 인간들을 피해 다니거나 혹은.. 그 목숨을 빼앗아 피로물들이던 나날들..

곰팡이 핀 음식조차 귀해 언제나 주린 배를 움켜쥐면 굶주림에 치를 떨어야 했던 날들..

그때의 두렵고 서럽고 고통스러웠던 나날들과 지금의 생활을 비교하니 감정이 복받쳤다.

하지만 여기까지라면 그녀도 눈물을 흘리지 않고 속으로 그 감정을  삭힐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 주인공 패거리들이 자신들의 가족과 상봉하는 그 장면을 보며 그녀는 계속 생각하지 않고 있던.. 잊어버리기 위해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을 거부하려고 하고 있던..

자신의  단 하나뿐인 소중한 가족들을.. 떠올리게 됐다.

결국 지옥 같았던 생활의 기억과.. 아마도 무사하지 못할 가족들을 떠올린 탓에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 하지 못한 채 슬픈 감정에 몸을 맡겨 버리게 됐다.

"진짜..흐윽.. 왜 이리 눈물이.. 나오지.."

자신이 슬픔에 의해 눈물을 흘린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녀는 자신에게.. 혹은 그에게 변명이라도 하는 듯 계속해서 이상하다는 듯 중얼거리며 눈물을 훔쳐낼 뿐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가만히 지켜보던 그는.. 손을 들어 올려 그녀의 얼굴.. 눈물이 흐르는 눈동자 근처로 가져간 뒤 눈물을 부드럽게 닦아 주었다.

그의 부드러운 손길에 놀라며 그녀는 눈물이 맺힌 눈동자로 그를 바라봤다.

"히히히"

그는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그녀의 눈물을 계속해서 닦으며 평소와 다름없는 미소로 웃었다.

"웃지마.. 나 우는 거 아니니까.. 나 우는 거 아니라고.."

그녀는 자신의 모습이 부끄러운 것인지 혹은 꼴사납다고 생각한 것인지 그에게 우는 얼굴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그의 가슴에 얼굴을 밀착시켰다.

"히히히"

"흐윽..나... 우는 거... 아니야..

그녀는 자신에게 혹은 그에게 주문을 거는 것이라도 되는 듯 계속해서 그 말을 반복하여 더욱더 세게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그녀가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꽉 들이 민 탓에 어정쩡한 자세로 굳어진 그는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어 얼굴을 감추어 정수리밖에 보이지 않는 그녀의 머리를 내려다 본 뒤 자신의 비어있는 손을 자신의 얼굴 가까이에 가져가 훑어 보고는 조용히 그 손을 그녀의 머리 위로 내려 천천히.. 하지만 부드럽게 쓸어내렸다.

그 탓일까? 방금 전까지만 해도 계속해서 흐느끼며 우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던 그녀의 주문 같았던 말은 들어가고 울음을 삼키는듯한 소리만이 들렸다.

"히히히"

그는 웃음소리를 흘리며 계속해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을 반복했다.

그리고.. 이내 그녀에게서는 잠든 것인지 고요한 숨소리만이 흘러나왔다.

그녀가 규칙적인 소리를 내는 것을 들은 그는 그녀가 잠들었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그럼에도 한동안 계속해서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가 깊게 잠들기를 기다렸다.

과연 이 자세로는 자신도 그녀도 불편할 거라고 생각했는지 그는 그녀가 깨지 않게 조용히 그녀를 자신의 가슴에서 때어놓은 뒤 최대로 젖힌 조수석의 시트 위에 살포시 눕힌 뒤 조용한 숨소리를 내며 자는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봤다.

"히히히"

아주 잠깐 그것을 지켜본 그는 웃음소리를 흘리고 액정에 연결된 DVD의 버튼을 조작해 그것을 꺼낸 뒤 패키지와 함께 DVD를 들고 조심스럽게 차 밖으로 나와 어디론가 걸어갔다.

그가 간 곳은 아파트의 일반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모아두는 장소였다.

그는 플라스틱이라고 써진 통에 좀비 영화의 패키지를 미련 없이 휙 던져버린 뒤 다른 손에 남아있는 DVD를 자신의 얼굴 근처로 들어 올렸다.

그러자 DVD의 매끈한 표면에 그의 얼굴이 어렴풋이 비추어졌다.

하지만.. 그곳에 비추어진 그의 모습은 평소의 활기차고 웃고 있는 모습이 아닌 모든 감정을 버린듯한 기계와 같이 차가운 모습..

콰직

일순간 비친 그의 모습은 DVD가 산산조각이 나며 사라졌다.

"히히히!"

방금 전의 모습이 거짓말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는 평소와 같은 밝은 모습으로 웃으며 조각난 DVD를 통에 던져 넣은 뒤 아무런 미련도 없이 그곳을 떠났다.

============================ 작품 후기 ============================

월요일이 와버렸습니다.

끄아아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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