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국사냥꾼-561화 (561/561)

#54. 우주전쟁 (2)

나는 메드크럭스에게 답신을 보내지 않았다.

보내려면 얼마든지 보낼 수는 있었다. 그러나 메드크럭스 측에서 이게 내가 보낸 메시지가 맞는지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였다.

내가 최초의 메시지를 수신한 이후, 런던은 나나 그레이스가 모를 수가 없을 만큼 격렬한 반응을 보여주었다. 놈들이 온갖 경로를 통해 메드크럭스에게 쏘아 보내는 대량의 전파들이 우리 측의 감시망에 잡힌 것이다.

이런 전파들은 대부분이 강력한 암호화가 걸린 탓에 해독이 불가능했으나, 런던에 잔류한 대마법사들과 동반승천 카르텔이 지금 어떤 기분들일지는 굳이 통신을 해독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었다.

암호화를 거치지 않은 전파도 있긴 했다. 이는 원탁이 나를 가장하여 메드크럭스에게 보내는 교란용 통신이었다.

매번 발신지점을 달리해가며, 때로는 월면반사를 활용하기도 하면서 지속적으로 보내는 교란용 통신은 나와 메드크럭스의 교신을 효과적으로 방해하는 수단이었다.

결국 내가 놈과 무언가 대화를 해보려면 직접 우주로 나가는 수밖에 없다. 페르 아스페라는 교신상대가 나임을 알려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일 테니까.

워프 항해의 비밀만 알려주면 자신은 싸움에서 빠지겠다는 메드크럭스의 제안이 도착했을 때, 그레이스는 내게 물었다.

「그래서, 거래에 응할 생각이야?」

이렇게 묻는 그레이스는 또 예의 그 짓궂은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그럴 리가.”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너 같으면 놈을 믿을 수 있나? 놈이 제시한 대가는 전력향상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것들이다. 반면 공간왜곡의 술식은 그렇지가 않지. 예컨대, 약속을 깬 메드크럭스가 어떻게든 런던에 공간왜곡의 술식을 전하는 상황을 상상해봐라.”

「후후. 끔찍하겠지.」

“설령 메드크럭스가 진심이라 쳐도 거래에 응하는 건 여전히 멍청한 짓이지. 놈이 항해 도중 마음을 바꿔먹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까. 나는 그런 불안을 남겨두고 싶지 않아.”

「뭐, 나라고 해서 그 인간과의 거래를 찬성하는 건 아니지만…… 놈의 이탈이 일시적이라고 해도 나름 가치는 있잖아? 우리 입장에선 각개격파가 가능한 상황이 만들어지는 셈인걸. 이건 중요한 싸움에 앞서 모든 선택지를 객관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는 의미로 말하는 거야.」

일단은 맞는 말이다.

메드크럭스가 진심이라는 전제하에.

마법술식의 교환은 서로가 관측 가능한 범위 내에 진입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게 당연하다. 거래 과정에서 우리가 알파 크루시스 아크의 소재를 파악한다면, 메드크럭스의 이동경로를 감시함으로써 놈의 변심에 대비할 수 있었다.

어디까지나 놈이 감시의 한계선을 넘어서기 전까지만.

내가 가까운 시일 내에 위구르를 해방하여 내 마음대로 활용 가능한 심우주 관측능력의 한계를 확장한다 한들, 놈은 결국 감시의 한계선 너머로 나아가게 되어있다.

만약 메드크럭스가 한계선 너머에서 지구로의 귀환을 결정하기라도 하면 어쩐단 말인가.

평범한 운석들에 비해 크기가 작아 그렇잖아도 탐지하기 까다로운 우주비행체가, 상식을 벗어난 기동과 공간도약을 거듭하며 지구로 돌아오는 거다. 어지간히 운이 따라주지 않는 한, 나로선 메드크럭스의 귀환 여부를 알 방법이 없다.

‘그러면 내가 바라는 안식도 물 건너가는 거지.’

나는 런던을 무너뜨린 이후에도 죽는 날까지 미지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살아야 할 것이다. ‘혹시 내가 모르는 사이에 놈이 지구로 돌아와 있는 게 아닐까? 만약 그렇다면, 놈은 지금쯤 무엇을 꾀하고 있을까?’ 하는 편집증적인 불안을.

놈이 돌아오지 않아도 실존하지 않는 환상이 나를 괴롭히겠지.

메드크럭스가 영겁의 항해를 중간에 단념할 개연성은 충분하다. 끝없는 공허를 나아가는 인간의 정신이 언제까지고 처음과 같으리라는 보장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대마법사도 결국은 한 사람의 인간인 것을.

그래서 지구로 돌아온다면, 우습게도 메드크럭스는 과거의 나와 흡사한 처지에 놓인다. 약속을 어기고 돌아왔으니 존재를 드러내고 살 수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나는 황금기의 눈을 가지고 있기까지 하다. 메드크럭스의 입장에선 배제해야 할 두려움이자 손에 넣어야 할 지보이기도 한 셈.

놈이 두려움에 짓눌려 쥐죽은 듯 숨어 산다는 시나리오는, 가능성과는 별개로 고려할 대상이 아니다. 가능성이 높든 낮든 내 편집증을 해소하는 데엔 쓸모가 없으니까.

고로 나는 그레이스에게 이렇게 답했다.

“나는 놈을 죽이겠다. 이건 결정사항이다.”

화면 반대편의 마녀는 쿡쿡거리며 낮게 웃었다.

「역시 그렇구나. 당신이라면 그렇게 말할 것 같았어.」

“……놈이 내게 사기를 치려는 거라면 런던이 보여준 발작은 위장공작이겠지. 혹은 메드크럭스가 나를 속이기에 앞서 아군부터 속인 경우일지도 모르고. 이 경우, 적의 목적은 나와 페르 아스페라를 우주로 끌어내는 데 있다고 봐야 합리적이다.”

「알아, 알아. 그렇잖아도 전투준비태세를 강화하던 참이야. 당신을 우주로 내보낸다고 해서 지금의 원탁에 세력을 외부로 투사할 여력이 있는가는 의문이지만, 어쨌든 무언가를 한다면 그 표적은 내가 될 테니 말이지.」

나는 메드크럭스의 메시지에 대한 그레이스와의 논의를 이 정도 선에서 정리했다.

우주에서의 전투를 준비하는 중에도, 지하디스트 백만 대군의 요람은 하루하루 착실히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

전장에 배치된 성전군 장교들과 부사관들의 역량 상승에도 시간이 갈수록 급격한 가속도가 붙었다. 누적되는 실전경험도 실전경험이거니와, 온갖 국적의 베테랑 장교진과 부사관진이 경쟁적으로 교도(敎導) 임무에 가세하고 있는 덕분이었다.

성전군의 작전능력 향상에 기여하는 국제 교도단의 구성은 여러 가지 의미로 화려했다.

「수헤일 살만 알 하산 육군소장 이하 851인! 시리아 아랍 공화국의 정당한 통치자이신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 각하로부터 성전군 파견을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수헤일 살만 알 하산은 올해로 내전 12년 차를 맞이한 시리아의 정부군 측 전쟁영웅으로서, 세간엔 호랑이(النمر/알 니므르) 장군이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자였다.

말은 파견을 명받았다고 하지만, 이들은 명목상 정식 교도단으로 합류한 게 아니었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이들의 역할은 인질에 가까웠다. 앞서 내가 시리아의 모든 교전세력들에게 장교단 및 부사관단을 보내라고 요구할 때, 요구한 명분이 “시리아 전역의 즉각적인 정전 상태를 확립하고 유지하기 위하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리아의 교전세력들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민감하게 포착했다. 이들은 내 요구를 우회적인 형태의 안전보장 제안으로 받아들였다.

카타르의 언론사 알 자지라는 익명의 시리아 고위관료가 전한 시리아 정부 내부의 판단을 지면에 실었다.

「설마하니 그 대단한 사령관 알림 샤히디가 우리 군의 지휘중추를 빼간 상태에서 우리를 상대로 개전(開戰)을 할까? 그는 그렇게 비겁한 짓을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야. 하더라도 군사적인 이득보다 명성에 가해지는 타격이 더 커.」

「우리는 더 내어주고 더 기여할수록 더 안전해질 것이다. 다른 세력들도 감히 우리를 공격할 수가 없지. 그건 알라의 검의 얼굴에 침을 뱉는 짓이니까. 최소한 파견이 유지되는 기간 동안의 안전은 확실하다고 봐야 해.」

「차라리 잘됐어. 러시아가 갑자기 병신이 되는 바람에 난감하던 차였는데, 이 기회에 국제무대에서 노선변경을 시도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러시아는 이란과 더불어 시리아 내전이 진행되는 내내 시리아 공화국에 힘을 실어주었던 핵심적인 후원국이다.

그 러시아가 카자흐스탄 침공으로 반병신이 된 것은 시리아 정부에겐 꽤나 심각한 문제였다.

시리아가 내 요구에 따라 파견한 자국 최고의 전쟁영웅 수헤일 알 하산 소장은 시리아 내 친러파의 핵심인물이다. 이런 인물을 카자흐스탄 방면 성전군으로 파견 보낸다는 건 대놓고 러시아와의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시리아 내전의 다른 교전당사자들 역시 자신들이 보유한 가장 유능한, 그리고 가장 적합한 인력들을 카자흐스탄 방면으로 파견했다.

터키의 후원을 받는 시리아 국민군 측에서는 살림 이드리스 전(前) 참모총장을 복권시켜 자기네 ‘인질들’의 대표로 삼아 보내었다.

이드리스 전 총장은 능력은 우수하나 친서방적 온건파라는 이유로 실각당했던 인물이다. 이런 인물을 복권시켰다는 것 자체가 알아서 길 테니 살려달라는 외교적 메시지였다.

UN의 시리아 지원그룹(Group of Friends of the Syrian People)과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의 후원을 받는 13사단에서는 사단장인 아흐마드 알 사우드 중령이 사단 사령부를 통째로 들고 찾아왔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세속주의 성향이 강해 써먹기가 좋았다.

그밖에도 미국이 후원한 시리아 자유군을 비롯해 126개에 달하는 무장단체들이 인질을 보내어, 시리아 전역의 즉각적인 정전 상태를 확립하고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명분이 무색하지 않게 되었다. 능력이나 평판의 측면에서 질이 너무 나쁜 놈들을 배제하더라도 충분히 많은 교도인력이 남았다.

당연하게도 교도역량 확충에 기여한 건 이런 인질들이 전부가 아니었다.

「우리 우크라이나는 카자흐스탄과 함께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침략야욕에 맞서 싸우고 있는 전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병력과 장비를 지원할 여력까지는 없습니다만, 8년에 걸쳐 치열한 전장을 헤쳐 온 우리 장교들과 부사관들의 풍부한 경험은 카자흐스탄과 카레아덱 조약군에게 큰 도움이 될 거라 믿습니다.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은 지형적인 조건도 유사하니까요.」

「함께 승리합시다. 정의로운 자들은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입니다. 카자흐스탄에 영광을!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러시아는 지난 14년부터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침략전쟁을 벌여왔다. 비록 러시아가 괴뢰국들을 세워 가림막으로 삼긴 했으나, 러시아의 침공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침략자에 대한 원한으로 가득한 우크라이나는 실리적인 측면에서도 나를 도와야 할 동기가 넘쳐흘렀다.

우선 군사적으로는, 카자흐스탄 방면의 전쟁이 러시아에 불리하게 돌아갈수록 우크라이나에 가해지는 러시아군의 압력이 감소한다.

또한 카레아덱 조약기구와의 우호관계를 강화하면 경제적으로도 큰 수혜를 볼 수 있다. 세 개의 대동맥과 아프리카 종단철도의 연결은 흑해 방면의 해상물류의 폭발적인 증가를 불러올 터. 이 흐름에 제대로 올라타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알라의 검과 카레아덱 조약기구 가맹국들의 호의를 쌓아놔야 한다.

원래부터 교도단을 제공하고 있었던 이슬람 세계 국가들 역시 한층 더 지원을 강화했다. 사우디 왕세자는 예멘 후티 반군을 상대로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을 적에도 움직이지 않았던 왕실 근위대의 장교단을 추가 파견했고, 이에 질세라 요르단 국왕 역시 최정예 근위대의 장교단을 보냈으며,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가 그 뒤를 이었다.

공식적으로는 파견처가 카레아덱 조약군으로 되어있었으므로, 중국은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이라크에서는 미군에게서 높은 평가를 받은 대(對) 테러 서비스(지하즈 무카파핫 알-이르합), 이른바 「황금 사단」의 지휘부와 아카데미아 교관들을 보내주었다.

심지어 미국마저 내 비밀스러운 요청에 응하여, 직접적인 교관 파견과 장비지원은 물론이고 지휘훈련용 최첨단 워 게임 프로그램까지 제공하고 나섰다.

이렇게나 풍부한 교도자원을 소화하는 카자흐스탄 방면 성전군의 작전능력은 내가 기대한 수준을 한참이나 상회하는 속도로 상승했다.

‘일일신 우일신이 따로 없군.’

하루가 다르게 향상되는 성전군의 작전능력에 황금기의 눈을 가진 대마법사의 관측과 정보제공, 그리고 은밀 타격이 더해진 결과, 러시아는 모든 전선에 걸쳐 극적인 패배를 거듭했다.

세계의 이목은 다시 한 번 내 꼭두각시에게 집중되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피로 피를 씻는 시가전을 예상했던 콕셰타우가 불과 닷새 만에 완전히 탈환된 데 이어, 서쪽에서는 러시아군의 주 보급·방어 거점인 코스타나이가 함락 위기에 처했습니다. 카레아덱 조약군의 가세 이후 카자흐스탄 국민군의 진격속도가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북쪽도 심상치 않다는 소식입니다. 카자흐스탄의 기병 유격대가 일시적으로 페트로파블 외곽까지 진출한 사실이 확인되었다는군요. 카자흐스탄 북부에서 러시아 세력의 전면 붕괴가 임박했다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이 와중에 러시아에게 좋은 소식이라곤 중국 국안부가 잇달아 성공시키는 위구르 독립운동가 암살 소식 정도가 전부였다.

「오늘 오전 9시, 국안부는 대변인을 통해 오랜 세월 우리 조국과 인민들의 안위를 위협해온 사악한 흉적(凶賊) 압둘 하크 알-투르키스타니를 카자흐스탄의 모처에서 처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압둘 하크는 지속적으로 무고한 중국 인민들을 살상해왔고,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엔 우리 인민들과 여러 나라의 관광객들을 겨냥한 공포행동(테러)을 모의했으며, 작년부터는 사상 최악의 공포분자 알림 샤히디의 불법 무장단체에 가담하여 중책을 수행해온 것으로 알려진 일세의 대마두(大魔头)입니다.」

「국안부 대변인은 이번에 압둘 하크를 처단한 것이 굉장히 뜻깊은 성과라고 자평했습니다. 이전에도 ‘사이드’ 샴세덴 에흐메트 압두미지트나 압둘 알리, 메투르순 압둘할리크 등의 쟁쟁한 웨이우얼(위구르) 마두(魔头)들을 처단해왔지만, 동 투얼치스탄(투르키스탄) 이슬람 당의 수장이었던 압둘 하크 알-투르키스타니는 이전에 죽은 다른 마두들과는 무게가 다르다는 평가입니다.」

「시○핑 국가주석께서는 국안부의 헌신이 세계평화와 중국인민의 대적(大敌) 알림 샤히디의 공포세력을 내부에서부터 효과적으로 파괴하고 있다고 치하하셨습니다.」

「또한 주석께서는 흉적들을 처단하는 과정에서 전국엽협(정파무림맹) 의장이 선별하고 훈련시킨 특수 요원들의 역할이 컸다며, 당과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전국엽협의 기능과 권한을 확대하여 이능굴기의 중심으로 끌어올릴 필요성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중국의 관영 언론들은 흉적이니 마두이니 하는 무림풍(武林风)의 표현들을 거리낌 없이 사용했다. 이는 우민화 정책의 강화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중국인들은, 공산당 수뇌부와 일반 인민들을 불문하고, 알림 샤히디 암살이 성공하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혹은, 잇따르는 암살에 겁을 먹은 샤히디가 중국 본토 침공을 단념하기를.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중국의 암살이 성전군의 활동을 억제하거나, 최소한 전투지휘능력을 저해해주기를 애타게 소망했다.

그러지 않으면 도무지 희망이 없었기 때문이다.

경태는 말했다.

“지금 같은 상황에 형님께서 자리를 비우시면 저 친구들이 굉장히 행복한 망상에 사로잡힐 것 같지 말입니다.”

본디 나는 카자흐스탄 방면을 다 정리하고 나서 우주로 나가볼 계획이었다.

그러나 일정을 한껏 앞당긴 탓에, 극도로 유리하게 돌아가는 전황에도 불구하고, 우주로 나가야 할 날이 카자흐스탄을 평정하는 날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물론 내가 자리를 비운다고 공세가 아예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황금기의 눈과 대마법사가 빠진 전선은 세상의 오해를 사기 쉬운 모습들을 보여줄 터였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나는 수일 내로 카자흐스탄을 떠날 채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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