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국사냥꾼-558화 (558/561)

#53. 알라의 검 (21)

중국에서 온 무림인 암살자들은 동 투르키스탄 이슬람 당의 위구르 독립투사들을 수확하기 위한 칼이었다.

시나리오는 이렇다.

내 거짓 대자들은 본디 국안부의 자체적인 역량만으로 암살을 수행하려 했다. 그러나 수준 높은 첩보를 계속해서 입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른 파벌들 간의 견제로 말미암아 번번이 실패만을 거듭해온 것이다.

당연히 가장 많은 견제를 받은 대상은 고속승진을 거듭한 내 거짓 대자들이었다.

승진 속도부터가 파격적인데, 국가주석의 총애를 받아 직급에도 맞지 않는 정치국 중앙위원회 회의까지 출석하고 있는 마당이다. 이러니 다른 공산귀족들의 견제가 없을 리가 있나. 심지어 같은 파벌이라고 해도 좋은 친 주석 파벌(시자쥔/習家軍)의 공산귀족들조차 내 거짓 대자들을 맹렬하게 시기했다.

즉, 내 시나리오는 없는 견제를 꾸며낸 게 아니라 실제로 있는 견제를 활용한 것이다.

‘가장 치명적인 거짓은 언제나 진실을 도구로 삼는 거짓인 법이지.’

주석이라고 중앙정계의 내부 갈등을 모르는 게 아니다. 다만 그것이 중국 정계의 기본 생리이며, 주석 자신의 권력조차 꽌시와 취엔즈(圈子)의 기반 위에 존재하는 것이라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고 있을 따름.

따라서 주석은 내가 거짓 대자들과 함께 연출한 결과물을 더욱 신빙성 있게 받아들일 것이다. 그는 자신이 기다리던 숙청과 교통정리의 기회를 손에 넣겠지. 외부인들은 이해할 수 없는, 꽌시를 기초로 한 정치세계에서 작용하는 그들만의 오묘한 법칙이다.

여하간 다방면의 견제로 인해 실패를 거듭한 거짓 대자들은, 기존의 권력관계에 얽혀있지 않은 국안부 밖의 조력자에게 비밀리에 도움을 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바로 전국엽협(全国猎协) 중앙위원장, 즉 무림맹주 직을 맡고 있는 미주에게.

무림맹주의 능력과 애국심은 이미 숱하게 검증된 바다. 그리고 전국엽협은 짧은 연혁과 무림맹주의 성향에 힘입어 중앙정부에 속한 부처들 중에서 정치적 중립성으로는 제일이라고 할 만한 곳이다. 다른 부처들로부터 경원시 당하는 측면도 없잖아 있었다.

고로 거짓 대자들이 미주에게 도움을 청한 것은 주석이 보기에도 그럴싸할 판단이었다. 주석은 미주 또한 신뢰하고 있기도 하고.

맹주부 직속 수화천검대(守华千剑队)는 미주가 직접 가려 뽑은 무력집단이라고 했다. 무림맹주 친위대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대주 왕홍보 이하 23인은 국안부의 교육훈련을 이수한 후 작전에 투입된 제1진이었다.

단순히 목적만 놓고 보면 내가 이들을 직접 대면해야 할 이유 따윈 없었다.

그러나 미주는 내게 자신의 안목을 검증해달라고 부탁했다.

「제 일로 형님을 번거롭게 해드리는 점은 송구하오나…… 괜찮으시다면, 제가 사람을 제대로 골랐는지 한번 확인해주지 않으시겠습니까?」

「제가 무림맹주로서의 페르소나를 폐기처분하지 않는 한 어떤 상황에서도 제게 충성할 집단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제 판단에 불과하니까요. 형님께서 봐주시는 것만큼 확실할 순 없겠지요.」

이렇게 말하는 미주는 조금 자신이 없는 듯한 태도였다.

나는 미주에게 답해주었다.

“얼마든지 봐주도록 하마. 그리고 송구할 건 뭐냐. 네 일이 결국 내 일인 것을.”

이에 미주는 살풋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렇기는 합니다. 제 삶은 온전히 형님께 바쳐진 것이니까요. 다만 제 능력이 부족함을 언제나 근심하고 있을 뿐입니다.」

무림인 암살자들은 이런 과정을 거쳐 나를 보게 된 것이었다.

나는 종종 내 부하들의 충성을 검증하는 방식과 동일하게, 황금기의 눈을 거짓말 탐지기로 써서 무림인 암살자들의 됨됨이와 속내를 파악했다.

결과는 꽤나 고무적이었다. 머릿수가 스물셋이고 보면 썩은 낱알이 한둘쯤은 섞여있을 법한데, 모두가 미주에게 진심으로 충성하는 인간들이었던 것이다. 어디까지나 중국의 애국자이자 무림맹주인 미주에게 바치는 충성이긴 했지만, 그래도 여간한 안목으로는 이렇게까지 잘 골라낼 수가 없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더니, 미주가 관리자로서 지닌 능력이 전보다 성장한 것은 분명해 보였다.

대주 왕홍보는 자신이 미주에게 은혜를 입었노라 이야기했다.

“맹주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지금쯤 제갈표국 물류센터에서 상하차(装卸)나 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틸 약값이나 벌고 있었을 겁니다. 수술비 마련은 꿈도 꾸지 못했겠지요. 그분께서는 제게 두 번째 인생을 선물해주셨고, 그 인생을 애국자로서의 보람으로 채울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은혜를 아는 사람이라면 어찌 충성을 바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왕홍보는 본디 불사암 환자였다. 각성능력을 쓸 때마다 통증이 심하고 암세포 증식이 빨라져서 상하차 일도 겨우 하는 처지였다고. 미주는 왕홍보를 발굴하여 너무 늦지 않은 시점에서 불사암 제거시술을 받게 해주었다고 한다.

다른 녀석들도 다 나름의 그럴듯한 사연들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나이를 떠나 미주를 비공식적인 스승이자 두 번째 어버이 정도로 여겼고, 시나리오상 미주의 스승이 되는 내게 극진한 존경과 예의를 표했다.

미주가 내게 부탁한 것은 제 안목을 검증하는 것 외에도 한 가지가 더 있었다.

기왕 직접 대면할 거라면, 시험을 통과한 이들에게 무림인들이 한결같이 꿈꾼다는 소위 기연(奇緣)이라는 것을 은혜의 형태로 베풀어달라는 것이었다.

그럼으로써 미주 자신에 대한 충성을 강화하고 싶다고.

암살자들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저, 정말이십니까? 태사부님께서 저희들의 임독양맥 타통을 도와주시겠다고요? 맹주님께서 그런 부탁을 하셨단 말입니까?”

임독양맥이 무엇인지는 대충 알고 있었다. 스승새끼가 과거 요가수트라 관련 연구를 할 적에, 요가수트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중의학의 경락(經絡) 개념도 어느 정도 살펴보았기 때문이다.

거의 사이비화 된 중의학자들과 무림인들이 생각하는 경락은 내공이 흐르는 길이며, 임맥과 독맥은 내공이 일정 경지의 순환(소주천)을 이루기 위해 반드시 뚫어야만 하는 두 개의 경락이었다. 마법사의 관점에서는 순환을 기초로 한 회로 구성의 개념이 남아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역할 연기도 역할 연기 나름이다.

이와 관련된 대사는 차마 내 입으로 읊기가 꺼려질 정도로 유치하기 짝이 없었다.

거북함을 느낀 내가 시선을 돌리자, 복면을 쓴 채로 대기하던 경태가 웃음을 꾹 참으며 한 발짝 앞으로 나섰다.

“너희는 그동안 사저(師姐)에게서 많은 영약을 받아 복용했을 것이다. 그 모든 영약들은 바로 오늘을 위한 준비였지. 사저께서는 너희에게 그만한 가치가 있노라 믿었고, 사부님께 간곡히 부탁했지. 너희를 몸소 살펴보시고, 자격이 있다면 은혜를 베풀어주시길 바란다고.”

“그, 그렇다면…….”

“조금 전 사부님께서 너희와 잠시 문답을 나누신 것은 너희의 자질과 됨됨이를 살피는 과정이었다. 범인과는 다른 경지에 도달하신 사부님께서는 눈으로 보고 몇 마디 말을 섞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본질을 간파하실 수 있지. 시험을 통과한 것을 축하한다. 너희들은 오늘 무인으로서 새로운 경지에 오를 것이다.”

미주가 제대로 고른 친위세력에게는 짧게나마 내 시간을 투자해둘 만한 가치가 있었다.

‘돌아가면 승승장구는 예정된 일이니.’

다른 모든 부처들이 샤히디 관련 사안으로는 죽만 쑤고 있는 가운데, 오직 국안부와 무림맹만이 중차대한 성과를 거두는 것이다.

비록 가장 중요한 타겟인 샤히디 암살엔 실패하더라도, 공적을 인정받은 이 무림인들이 미주와 거짓 대자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것은 자명했다.

암살자들은 감격했다.

“아아, 태사부님과 맹주님의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그런 감사는 양맥이 실제로 뚫린 후에 해도 늦지 않다.”

경태는 이들에게 영약으로 꾸민 수면제를 나눠주며 엄하게 말했다.

“이것은 매우 강력한 기운을 품은 영약이라, 복용하고 나면 너희는 잠시 정신을 잃을 것이다. 너희 스스로 운기(运气)를 할 수 없으니, 약기를 흡수하고 임독 양맥을 타통하는 전 과정이 오롯이 사부님의 진기도인(真气导引)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다.”

“그럼 순서를 정해야겠군요.”

“그렇지.”

이 순간 경태 녀석의 신경계엔 즐거움의 색채가 가득했다. 주어진 배역에 거부감을 느끼던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즐거움이었다.

암살자 스물셋의 마력회로를 개선·확장해주는 작업엔 대략 40분쯤 되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짧은 수면에서 깨어난 암살자들은 어지러움이 가시기를 기다려 자신들의 능력을 확인해보았다. 그 결과는 모두가 눈물을 흘리는 감격의 도가니였다.

“사, 삼매진화……? 봐! 내가 마침내 삼매진화를 다룰 수 있게 됐어!”

“난 뇌기(雷气)가 두 배…… 아니, 세 배 이상 강해진 것 같아! 이 정도면 화산파의 청뢰진인(淸雷真人)과도 자웅을 겨뤄볼 수 있지 않을까?”

“하하하! 하하하하! 나는 이제 허공답보를 넘어서 육지비행술까지 쓸 수 있다! 이 정도면 나도 일류 고수야!”

들으면 들을수록 유치하여 괴로운 마음이 더해진다. 이들을 빨리 쫓아내고 싶었던 나는 경태에게 다시금 눈짓을 했다. 복면 안쪽에서 헤벌쭉 웃은 경태는 표정과의 온도차가 심한 목소리로 무림인들에게 비밀엄수를 당부했다.

“다들 이미 사저께 주의를 들었겠지만, 노파심에 다시 한 번 당부해두도록 하지. 사부님께서 너희의 소주천을 이뤄주신 일은 철저히 비밀로 부쳐야 한다. 소문이 퍼지면 자질도, 자격도 없는 자들이 욕망에 눈이 멀어 사부님을 찾기 시작할 테니까. 그렇게 되면 결국 너희처럼 진정으로 자격이 있는 자들이 연(緣)을 잃고 말 것이다.”

미주가 요청하고 경태가 신이 나서 디테일을 더한 시나리오 속의 나는 인세(人世)에 미련이 거의 없다시피 한 기인이었다. 그저 제자인 무림맹주의 부탁으로 세상사에 관여하고 있을 뿐. 본래는 심산유곡에 거하며 자신의 수양만이 유일한 관심사였던 그런 인물이다.

“명심하겠습니다! 태사부님의 일은 저희 모두가 무덤까지 가지고 갈 것입니다!”

이렇게 답하는 무림인들은 강렬한 진심의 색채를 보여주고 있었다.

미주는 이들에게 내재되어있는 이기심과 탐욕을 믿었다.

「중국인들은 남들에겐 허락되지 않은 자신만의 특권이나 은밀한 문제해결 수단에 대한 집착이 유독 강한 편이지요. 특히 사회의 밑바닥에서 무질서의 정글을 헤치고 올라온 자들일수록 그런 경향이 더 강해집니다.」

「같은 맥락에서, 반쯤 공상에 빠져 살아가는 무림인들에겐 공통적으로 기연을 독점하고 싶은 강한 욕망이 존재합니다. 제가 이 자리에서 수많은 무림인들과 교류하며 확인한 바이니 믿으셔도 좋습니다. 그 욕망에 다음 기연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더해주면 비밀엄수엔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소주천을 경험한 자들은 대주천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겠지요.」

「사실, 비밀이 새어나가더라도 문제가 생길 여지는 사실상 전후합니다. 작금의 중국 무림엔 무공 경지를 높여준다는 사기꾼들이 백만 단위로 범람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거기에 소문 하나 더해봐야 바닷물에 소금 한 줌 뿌리는 꼴일 뿐입니다.」

「더욱이, 그 소문의 진위를 판단할 권한이 제 손에 있기까지 하지요.」

이 말을 들으며, 나는 미주가 무림맹주라는 우스꽝스러운 옷에 많이 익숙해진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암살자들을 직접 대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정말로 다시 보기 싫다.

암살자들은 내가 지난해 태산에서 흑해자당의 108고수들이 펼친 합격진을 상대하다가 진기(真气)가 상했다는 사실에 탄식했고, 그 상태로 샤히디 암살을 시도했다가 내상을 입고 무승부에 그쳤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탄식했다.

“아아……. 아무리 몸이 성치 않으시다고는 하나, 태사부님 같은 절세고수에게 내상을 입힐 정도라니……. 과연 천마의 무공은 악명에 걸맞게 강대하기가 이를 데 없구나……!”

그러고는 굳은 결의를 담아 맹세했다.

“저희는 태사부님을 도와 당과 조국을 수호하고 정마대전을 막기 위해 신명을 바치겠습니다! 부디 저희를 정의구현의 길로 이끌어주십시오! 사악한 마교도들에게 응징의 철퇴를!”

정마대전(正魔大战)은 무림인들이 다가오는 알림 샤히디의 본토 침공을 일컫는 말이었다. 중국 언론들도 이 표현을 드물지 않게 사용하곤 했다. 공산당이 정(正)이고 이슬람이 마(魔)라는 이분법적인 구분은 프로파간다의 미덕인 단순명료함 그 자체였으니까.

무림인 암살자들의 첫 작전은 콕셰타우로부터 페트로파블로 북상하는 길목에 있는 아스트라한카(Астраханка)에서 이루어졌다.

이곳에서 사냥당한 독립운동가는 ‘사이드’라는 활동명으로 알려진 샴세덴 에흐메트 압두미지트라는 인물이었다. 샤히디 진영에 합류하기 전까지는 중동에서 동 투르키스탄 이슬람 당의 모집책으로 활동했고, 중국에선 중국인들이 이용하는 슈퍼마켓을 폭파한 혐의로 수배목록에 올라있던 테러리스트다.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울 만한 커리어가 비무장 민간인들을 학살한 슈퍼마켓 폭파인 것만 봐도 이 인간의 수준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시시한 업적을 과대 포장하여 정신승리를 하는 것은 모든 약소한 독립운동조직의 활동가들이 불가피하게 앓아야 하는 정신병이었다.

샴세덴 압두미지트는 동 투르키스탄 이슬람 당 내부에선 제법 비중이 있는 간부였다. 그래서 샤히디 진영에 합류한 뒤에도 제법 그럴싸한 직위와 권한을 얻었으며, 나를 통해 이 인간의 실제 역할에 관한 왜곡된 정보를 입수한 중국 국안부는 ‘사이드’를 최우선적으로 제거해야 할 목표들의 목록에 올려놓았다.

카자흐스탄 사람들은 아시아계 혈통을 지니고 있는 경우가 꽤 많다. 그래서 현지인 복식을 한 무림인 암살자들은 단순히 외양만으로는 의심을 받지 아니했다.

내가 의도적으로 침투로를 열어놓은 무대에서, 무림인들은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냈다.

베이징은 이 성과를 보고받자마자 환희의 도가니로 화했다. 대자들이 전하기를, 보고의 진위를 여러 번 확인한 주석은 한바탕 괴성을 지른 후 중화인민들의 대적(大敵) 하나가 천벌을 받았음을 대대적으로 공표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이 얼마나 값진 승리인가! 얼마 만에 듣는 희소식이란 말인가! 저들은 결코 무적이 아니다! 항거불능의 재난 따위가 결코 아니야! 인민들 모두가 이 소식을 알게 해라! 지금의 우리에겐 무기력한 체념과 패배주의에 맞설 희망이 필요하다!」

중국 가짜 빨갱이들의 기쁨을 더욱 키워주고자, 나는 샤히디로 하여금 비통함으로 가득한 성명을 내도록 했다.

내게 처음 지시를 받을 때, 샤히디는 선배 독립운동가의 죽음에 음습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를 미리 예상했던 나는 이 쓰레기가 좀 더 진심어린 비통함을 연기할 수 있게끔 도움을 준비해놓았다.

“샤히디. 그대에게 유감스러운 소식을 하나 전해야 할 것 같소.”

「위대한 스승이시여. 갑자기 유감스러운 소식이라니요?」

“저들이 어찌 정보를 입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대와 그대 형제들을 위한 하렘의 여인들 역시 차량으로 이동하던 도중 무신론자들의 암습을 받았소. 내 부하들이 곧바로 응전하며 구조에 나섰소만, 일부는 구해내지 못했지.”

「예?! 죽었단 말입니까?! 그 아름다운 여인들이?!」

“다시 말하지만, 일부일 뿐이오. 너무 상심하지는 마시오.”

특정한 유대인들과 77세 헤크마티아르를 포함해서 샤히디가 특별히 더 아끼던 인형들을 골라 파괴하고 불태우긴 했지만, 어쨌든 일부는 일부였다.

인형들을 불태우는 광경은 샤히디에게 보여주기 위해 고해상도 폐쇄회로 영상으로 저장해놓았다. 총상과 파편상이 난 시체들은 뜨거운 불길에 익어가며 지글거리는 동물성 기름을 떨어뜨렸다.

경태 녀석은 이러한 광경을 보며 아련하고 쓸쓸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치익치익 유대인…… 치익치익 탈레반…….”

해당 기록을 전달받은 샤히디는 비로소 내가 원했던 수준의 비통함을 보여주었다.

「으아아아아! 안 돼! 안 돼에에에에! 용서하지 않겠다! 절대로 용서하지 않겠어! 알라께 맹세코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 시○핑!」

나는 이 눈물 젖은 절규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별도의 공개용 영상을 촬영하더라도, 이 절규는 편집을 통해 삽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런 과정을 거쳐 제작한 샤히디의 성명 영상은 온 이슬람 세계가 함께 눈물을 흘리도록 만드는 걸작이었다.

중국 주석의 기쁨이 한층 더 크게 부풀어 올랐음은 물론이다.

주석이 느끼는 기쁨의 크기는 곧 거짓 대자들과 미주가 받게 될 총애의 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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