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국사냥꾼-557화 (557/561)

#53. 알라의 검 (20)

전 세계의 언론들은 내가 프로파간다용으로 연출한 기적을 대서특필했다.

「속보입니다. 오늘 새벽, 현지 시각으로 4월 3일 오전 06시경, 알림 샤히디 성전군의 특공대가 카자흐스탄 북부의 핵심 관문인 콕셰타우의 남쪽 방어선을 돌파하여 시가지 외곽까지 진출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특공대가 돌파구를 열었고, 후속한 카자흐스탄 기병대가 돌파구 일대의 방어선을 장악했다고 하는군요.」

「콕셰타우는 러시아가 불법적으로 합병한 괴뢰국 세베로-카자흐스탄스카야 인민공화국의 중요한 요충지로서, 괴뢰국의 수도 페트로파블과 더불어 북부 합병지역 내의 유이한 철도 집결지입니다.」

「군사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곳을 뚫어낼 경우, 러시아가 그동안 공들여 건설해온 카자흐 북부지역의 방어선은 한순간에 의미를 잃어버린다고 합니다. 카자흐스탄 민주정부군은 곧바로 괴뢰국의 수도 페트로파블까지 막힘없이 진격할 수 있게 된다는군요.」

「페트로파블이 단순히 봉쇄되기만 해도 러시아군의 철도보급과 기동은 큰 난항을 겪으리라는 게 전문가들이 내놓은 결론입니다.」

「과연 카자흐 민주정부군과 알림 샤히디의 성전군은 러시아가 새로운 방어선을 구축하기 전에 콕셰타우를 탈환할 수 있을까요? 알라의 검이 다시 한 번 기적을 일으킬 수 있을지, 전 세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카자흐스탄 방면에 투입된 샤히디 성전군은 공식적으로는 카레아덱 조약기구에 고용된 용병의 신분이었다.

그러나 이들이 성전군이라는 사실은 이 세상에 모르는 사람이 없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언론들부터가 대놓고 샤히디 성전군이라고 부르고 있잖은가.

콕셰타우 인근의 방어선은 러시아가 카자크 기병대에게 정신없이 털리면서 간신히 고착화시켜놓았던 전선이었다.

러시아는 이 전선의 가장 단단한 부분이 하루아침에 깨지리라곤 상상도 못 한 모양이었다.

솔직히, 공격을 행한 나부터가 여기까지 바라고 한 일이 아니었으니, 당한 입장에서는 얼마나 황망하고 억울한 기분이 들었겠나.

「남쪽의 방어선은 사실상 뚫릴 걱정이 없다.」

노획한 문서들을 보건대, 러시아가 기존에 상정하고 있었던 최악의 사태는 자기네 역사를 다분히 참고한 것이었다.

「고로 우리가 가장 우려해야 하는 것은 적들이 동쪽과 서쪽의 방어선을 뚫고 들어와 도시를 전체적으로 포위하는 상황이다. 스탈린그라드의 전훈은 적들 또한 알고 있을 테니까!」

회의록에 적혀있던 확신에 찬 말은, 러시아 지휘부가 포병화력과 방공망, 감제고지가 제공하는 관측능력의 우세, 참호선 및 철조망 등으로 보강한 최첨단 거대 지뢰지대의 접근거부능력을 그만큼 강하게 믿고 있었음을 보여주었다.

스탈린그라드의 전훈이란 소련이 실시했던 천왕성 작전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골치 아픈 시가지와 그 전면의 방어선은 그대로 두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측면을 뚫어 도시 전체를 포위·봉쇄하여 나치독일 6군의 주력을 고사시켰던 작전이다.

결과적으로, 전황은 러시아가 걱정하던 최악의 사태와 유사하게, 그러나 더 나쁜 형태로 전개되었다.

가장 견고했던 정면이 돌파당하면서 군 전체가 동요하는 가운데, 정면의 구멍으로 밀물처럼 쏟아져 들어온 민주정부군 기병대가 도시를 포위하는 동시에 동서의 방어선 측후방을 무자비하게 두들겨 박살내기 시작한 것이다.

콕셰타우 남쪽 감제고지를 지하드 전사들과 카자흐 민주정부군에게 내어주고 철수하기 전, 감제고지의 남쪽 사면에서 아침식사를 하던 나는 나이람달 반군 소속 몽골 각성능력자 기병대가 초원을 질주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몽골인들은 각성능력자와 자연각성체를 모두 「텡게를렉(Тэнгэрлэг)」이라 칭했다. 하늘의 기운을 받았음을 나타내는 말이라나.

카자흐 민주정부의 깃발과 푸른 바탕에 늑대를 그린 깃발을 함께 휘날리며 내달리는 텡게를렉 기병들의 모습은 황금기의 눈으로 보아도 제법 장관이었다.

「쿠궁! 쿵! 쿠르르르릉!」

러시아군이 발악하듯 쏴 갈기는 포탄들이 너른 초원을 광범위하게 타격한다. 포탄이 뚝뚝 떨어지는 자리마다 고원의 흙이 핏물처럼 솟구친다.

러시아 포병대의 명중률은 원래부터 높지 못한 편이었다. 낮은 훈련도, 구식 장비, 썩은 탄약이 삼위일체를 이룬 결과였다.

여기에 관측 거점으로 기능해야 할 감제고지마저 상실해버렸으니, 그렇잖아도 낮았던 명중률이 더욱 낮아진 건 필연이었다. 나는 러시아군이 때때로 날려 보내는 관측드론들을 조기에 관측·격추함으로써 러시아 포병대의 좌표획득을 방해했다.

그럼에도 포화는 예상 이상으로 위협적이었다. 기본적으로 물량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감제고지의 북쪽 사면에도 이따금씩 포탄이 낙하하여 땅을 뒤흔들었다. 나와 내 부하들이 있는 남쪽 사면은 포탄의 입사각 한계 탓에 안전했지만, 폭음과 진동은 식사에 조금 방해가 되었다.

「콰콰쾅! 콰릉!」

나란히 아침을 먹던 경태는 러시아군이 퍼붓는 화력의 총량에 혀를 내둘렀다.

“하여간 물량 하나는 진짜……. 소련의 유산 원툴인 거지들인데 그 원툴이 만만치가 않다…….”

“원툴이라는 게 뭐냐?”

“아, 우리 형님 원툴 모르시는구나. One tool. 즉 내세울 게 하나밖에 없는 경우를 비꼬듯이 표현하는 유행어입니다.”

“흠.”

소련의 유산이 전부인 거지들이라는 표현은 담백한 사실 진술에 가까운 것이었다. 현재 러시아가 전선에 배치한 포병전력은 거의 대부분이 구 소련 시절의 유산이었던 까닭이다.

소련은 “포병은 현대전의 신이다.”, “양에는 양만의 질이 있다.”는 스탈린의 말을 연방이 해체되는 순간까지도 교리처럼 실천했던 나라다.

그런 나라의 포병유산은 시대가 바뀐 지금까지도 여전히 위력을 발휘했다. 보관만 좀 더 잘해놨어도 러시아의 처지가 지금보다는 나았을 것이다.

낮은 집적도와 명중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군의 대규모 포격은 몽골 기병대에게 물량의 힘으로 간헐적인 피해를 강요했다.

그러나 도합 2천 기쯤 되어 보이는 텡게를렉 기병들은 쏟아지는 포화의 위협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파편에 맞아 낙상자가 발생할라 치면, 흩어져서 달리던 동료 기병들이 재빨리 다가와 묘기에 가까운 마상재로 부상자를 확보했다.

기병대가 부르는 군가는 폭음을 뚫고 내가 있는 곳까지 희미하게 와 닿았다. 각성능력자들의 목청도 목청이거니와, 일부 기병들은 아예 스피커를 달고 다녔기 때문이다.

「Алтан соёмбо мандуулаад, Улсын сүрийг бадруулаад, Урвасан хулгай дайснуулыг Уухай хийгээд дарцгаая аа.(황금 깃발을 높이 들어라. 우리 조국의 위대함을 높여라. 기만하는 자들을 파괴하고 우리의 적들을 힘차게 약탈하자!)」

「Сүхбаатарын командаар, Сүрлэг жагсаадаар явцгаая аа, Сүртэй тугийг өөдөөс хийсгээд Сөнөөн устган дарав аа хө.(수흐바타르의 지휘 아래, 우리는 위엄차게 전진한다. 위대한 깃발을 저들을 향해 흔들고, 저들을 모조리 도륙해버리자!」

기병들의 용맹한 기동을 보고 있으려니 욕심이 난다. 나는 내가 몽골 기병들을 대량으로 고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타진해볼 가치는 있겠지.’

위구르까지 해결을 보고 나면, 나이람달 반군 아래에 있다는 다섯 군단은 당장 할 일이 없게 될 것이다. 그들 전부를 직고용하는 것까지는 무리더라도, 한 개 군단 정도는 카레아덱 조약기구와 성전군의 그릇에 담아둘 수 있을 듯했다.

내가 황금기의 눈과 대마법사의 힘으로 조용히 돌파했던 지뢰밭은 각성능력자들의 활약에 힘입어 아주 넓게 무력화된 다음이었다. 이 순간에도 무력화 범위가 실시간으로 넓어지는 중이었고.

감제고지로부터의 관측이 차단되고, 지뢰지대 전체에 깔린 원격제어 및 감시 네트워크 역시 무력화된 지금, 지뢰지대 개척은 더는 위험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적어도 러시아 공군과 포병대가 기병대 침투 저지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동안에는 그러하다.

폭발물 방호복 차림에 방탄방패를 든 각성능력자들이 팀을 이루어 새로운 통로들을 만들어냈다. 염동능력자는 땅을 두들겨 신관을 기폭시키거나 수풀과 덤불을 뒤흔들어 스마트 지뢰들의 위장을 벗겨내거나 했고, 발화능력자는 제 마력장 범위 내의 흙과 지뢰를 한꺼번에 구워버리는 식이었다.

감제고지의 제어 네트워크 노드로부터 정지신호를 받은 중국제 자동화 포탑들은 그저 가만히 침묵하고만 있었다.

「콰쾅! 쿠구-웅!」

대전차 지뢰의 폭발은 어지간한 곡사포탄을 능가하는 위력이었다. 그러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온 각성능력자 지뢰제거 팀들은 지뢰 폭발의 파편 따위로는 부상을 입지 않았다.

평범한 도약식 대인지뢰 따위는 코앞에서 폭발해도 무시할 수 있다.

각각의 팀들이 개척하는 통로는 저마다 너비가 제각각이었다. 각각의 능력자들이 지닌 마력장의 폭이 달랐던 까닭이다.

하지만 규격화되지 못한 통로 개척이 딱히 문제가 되는 건 아니었다. 팀이 나아가면서 일정 간격으로 자신들의 마력장 반경을 표기한 깃발을 꽂아두기만 하면 그만인 일.

너른 평야에서 거의 팔십 개 가까운 통로가 동시에 개척되는 광경은 기병대의 돌격과는 다른 의미에서 장관이었다.

경태는 가성비에 감탄했다.

“저게 원래 백 미터에 6억씩은 들어가는 작업인데.”

백 미터에 6억이라는 것은 차량으로 끌고 다니는 로켓 사출 선형 화약(M58)을 쓸 때의 이야기다. 내 조직이 그 물건을 마지막으로 조달했을 때, 미군의 조달단가가 한 세트당 50만 달러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이걸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조금 곤란한 면이 있다. 선형 화약은 그냥 쏘고 터트리면 그만인데, 각성능력자들은 몸소 지뢰밭으로 나아가야 하니까.

그러나 각성능력자들이 개척하는 통로는 너비가 더 넓고, 지뢰 제거도 훨씬 더 확실하게 이루어진다. 선형화약은 단순히 충격파로 지뢰를 터트리는 식이어서 간혹 지뢰가 제거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까닭이다.

결과물만 놓고 보면, 각성능력자들 쪽이 비용대비 작업효율 면에서 압도적으로 우수하다. 금전적으로는 일당으로 한화 1억씩을 줘도 터무니없이 남는 장사였다.

당연한 말이지만, 실제 고용비용은 그보다도 훨씬 더 적다.

고용비용을 따지는 게 무의미한 성전군 지하디스트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훈련 수준이 전반적으로 괜찮군.’

내 눈에 들어오는 개척반의 절반 이상이 성전군의 부대 휘장을 달고 있었다. 시인성을 낮추고자 전반적으로 색조를 어둡게 바꾼 동 투르키스탄 공화국의 국장이다.

신병과 숙련병을 구분 짓는 첫 번째 경계선이 바로 전장 스트레스 속에서 일정한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는가의 여부다.

1m³당 세 개꼴로 매설되어있는 다종다양한 지뢰들의 폭발은 지하디스트들을 시험하기에 충분한 전장 스트레스였다. 독특한 방식으로 유폭을 일으키는 스마트 지뢰와 지대공 지뢰들은 단조로워지기 쉬운 환경에 변주를 넣어주는 요소들이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처음엔 폭발이 일어날 때마다 움찔거리며 위축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지하디스트 지뢰제거반들은, 개척한 통로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빠른 속도로 폭발에 무뎌졌다. 대담하게 전진 속도를 높이는 팀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각각의 통로에선 신체강화 단일능력 지하디스트 전사들이 교범 그대로의 교대전진으로 후속했다.

나의 군대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콕셰타우 공략에 투입된 지하디스트들의 첫 번째 제파가 감제고지에 도달했다. 장교와 부사관들은 지하디스트들에게 곧장 진지강화를 명령했다. 나는 통역으로 하여금 지하디스트들 사이에서 오가는 질타와 격려들을 옮겨보게끔 했다.

“힘든가? 힘들면 지하드 끝나냐? 천국은 거저로 주어지는 보상이 아니다! 너희를 존경하는 소년소녀들을 실망시키지 마라!”

“알라께서 우리를 보고 계신다! 사령관께서 우리를 보고 계신다! 이슬람 세계와 이슬람 세계의 미래인 아이들 또한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우리의 어깨 위에 하느님과 사령관과 수많은 신앙의 형제자매들의 기대가 걸려있음을 기억하자!”

“우리 사단을 응원하는 형제자매들의 숫자가 어제부로 10만 명을 돌파했다! 우리는 그 응원에 보답해야 한다! 침략자들을 무찌르고 알라의 정의를 회복하자!”

질타와 격려에서 언급되는 소년소녀들의 존경이나 형제자매들의 응원은 기본적으로 샤히디 유겐트의 활동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지난달 「국제 이슬람 소년단」과 「국제 이슬람 소녀단」이라는 이름으로 정식 출범한 샤히디 유겐트는 마무르의 건의에 의해 이른바 ‘댓글부대’로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나는 관찰력이 남다른 알라의 전사예요. 이 언어의 천재 마무르는 조선족 우마오당과 대한민국 국정원의 서로 다른 여론조작 활동들을 관찰함으로써 인터넷 댓글부대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칭찬은 브론즈도 춤추게 한다! 가끔 칭찬 좀 받았다고 티모를 고르는 미친놈들이 있어서 문제긴 하지만, 이데올로기 교육을 받은 댓글부대의 응원은 브론즈 등급 전사들을 바람직하게 세뇌하고 동기를 부여할 강력한 수단이 되어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정치적으로 올바른 지하드 원리에 입각한 또 하나의 브랜드 뉴 정신전력 강화 패러다임이다!」

당시 이 광기 넘치는 말을 들은 경태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아니 여기서 국정원은 또 왜 나와. 이것도 한국이 잘못했다고 해야 하……나?”라고 중얼거렸었다.

어쨌든 광기와는 별개로 실효성이 높은 제안이었기에, 나는 마무르의 제안을 곧바로 실행에 옮기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성전군은 사단이나 여단, 연대, 대대 등의 단위로 동영상 플랫폼과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에 채널을 개설했다.

개인 단위의 채널 운영은 군사보안을 위해 엄격히 금지했다. 사적인 정보를 올리는 건 가능하지만, 군사정보를 올릴 경우 정보의 민감성과 무관하게 무거운 처벌이 내려진다.

완벽한 사고예방은 불가능한 일이었으되, 보안수칙을 알라의 이름으로 맹세케 하고 휴대전화 단말기에 감시용 어플 설치를 의무화함으로써 사고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는 있었다. 이 어플은 내 조직의 일부 직군에서 이미 쓰고 있던 보안용 어플을 조금 손본 것이었다.

댓글부대는 이런 준비를 거쳐 활동을 개시했다.

이는 전사들의 동기부여와 정신교육 수단인 동시에, 샤히디 유겐트에 속한 소년소녀들의 동기부여와 정신교육 수단이기도 했다.

먼저 지하드 전사들은 구독과 좋아요, 알람 설정, 칭찬과 동경과 찬사로 가득한 댓글의 숫자에 비례하여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군기가 더 엄정해졌다.

존경하는 사령관 샤히디의 명령에 따르고 그의 가르침을 내면화하는 것은 그렇잖아도 스스로가 원하던 일이다. 그런데 그 원하던 일을 행하면 즉각적인 정신적·감정적 보상 피드백이 이루어지는 게 아닌가.

이 보상회로의 성능은 대단히 강력했다. 내가 샤히디를 가장해 주입하는 가르침을 이중으로 내면화시키는 수단이었다.

‘잘 포장된 명예는 정신적인 마약이나 다름없지.’

부작용만 없다면 마약에 중독된 군대만큼 강력한 전투집단도 드물다.

다음으로 샤히디 유겐트의 소년소녀들은 자신들의 우상에 대한 동경을 키우는 한편 더욱 큰 소속감과 자긍심에 도취되었다. 샤히디 유겐트가 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샤히디가 이끄는 성전의 영광과 아름다움을 담아낸 사진 및 영상자료들이 전부였기 때문이다.

보면 볼수록 내 꼭두각시의 위대함이 더 커지고, 그 꼭두각시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신들이 자랑스러워지는 정신교육 자료들.

이들의 댓글부대 활동은 이슬람 세계 전체의 반응을 끌어내는 마중물로서도 작용했다. 댓글부대의 활동이 채널의 인기도를 끌어올려, 일반적인 무슬림들과 무슬리마들 역시 해당 채널들을 접하기 쉽게 만들어주었던 것이다.

상대적으로 비율은 적지만, 비 이슬람 세계에서도 성전군 채널들의 구독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였다.

콕셰타우에서의 볼일을 마친 후, 나는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 근교의 모처에서 중국이 비밀리에 침투시킨 암살자들과 마주했다.

암살자들의 정체는 국안부의 거짓 대자들이 미주에게 협조를 구해 빌린 것으로 되어있는 무림인 특작조였다. 공식적으로는 무림맹 소속의 일반 무림인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국안부 요원 신분을 가지고 있는 자들.

이들은 내 위장신분을 확인한 후 일제히 부복했다.

“충당애국 중화천하! 이렇게 뵙게 되어 일생의 영광입니다, 태사부님! 회회천마 암살 작전을 명받은 정파무림맹 맹주부 직속 수화천검대(守华千剑队) 대주 왕홍보(王洪波) 이하 23인, 맹주님의 스승이신 태사부님께 예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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