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국사냥꾼-553화 (553/561)

#53. 알라의 검 (16)

그레이스가 난데없이 관짝을 하나 보내왔다. 숨구멍이 뚫려있는 관짝의 내용물은 무언가 마법적인 비틀림을 겪은 듯한 살아있는 인간이었다.

그레이스는 내게 전화를 걸어 이야기했다.

「영국 본토에서 활동하던 내 기사단이 제법 흥미로운 것을 찾았어. 내가 뭐라고 설명을 하기보다는 당신의 눈으로 직접 살펴보는 쪽이 빠를 거야, 조금 분하기는 하지만, 나로서는 이것의 본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할 능력이 없기도 하고.」

꼬박 여덟 시간 동안 6천 킬로미터를 날아온 화물은, 내가 가까이로 다가가자 쿵쿵 울리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손발이 단단히 묶인 내용물이 두 눈을 부릅뜬 채 관 뚜껑을 머리로 박아대면서 나는 소리였다.

“…….”

관 안의 인간은 내가 있는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선이 정확하게 마주치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내가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관 안의 인간 역시 눈알을 오른쪽으로 굴리고, 내가 왼쪽으로 움직이면 관 안의 인간 또한 눈알을 왼쪽으로 굴린다.

관에 들어있는 인간이 만약 각성능력자였다면, 체외로 전개된 마력장을 통해 내 존재감을 느끼고 눈알을 굴리는 거라고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관으로 포장된 영국인은 비각성자였다.

물론 영혼에 회로가 열리지 않은 비각성자라고 해도, 일단 영혼이라는 걸 지니고 있는 존재라면 최소한의 마력장도 함께 지니게 되어있다.

하지만 그 마력장은 무언가 유의미한 기능 수행을 담보하기엔 너무나도 미약한 것.

일반적인 비각성자 인간을 기준으로 삼을 때, 자연적인 마력장의 범위는 자질이 아주 우수한 경우라 할지라도 피부로부터 수 밀리미터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보다 강한 다른 마력장의 범위로 들어가면 체내로 꺼지다시피 밀려버리는 나약한 마력장이다.

그럼에도 관 속의 인간은, 대마법사의 마력장 속에서조차 제 영혼으로부터 마법적 파장 같은 것을 방출했다. 황금기의 눈으로도 일정 거리 이내에서 의식하고 봐야 인지 가능할 만큼 미약한 파장이었다.

파장이 미치는 범위는 반경 1.7미터 가량. 관 속의 인간은 이 파장을 통해 내 존재를 감지하는 듯했다.

파장의 범위 내에 경태 이하의 다른 각성자들이 들어와도, 관에 들어있는 인간의 눈은 오로지 내 움직임만을 뒤쫓았다.

나는 관을 염동장막으로 봉인한 후 운송을 담당한 그레이스 복제체에게 질문했다. 이 인간에게서 나오는 파장의 존재를 알고 있느냐고.

“아, 당신의 눈엔 그게 파장의 형태로 보이나요?”

“그럼 너희는 이걸 어떻게 발견했지?”

“마법적 현상을 탐지하는 아티팩트가 있거든요. 이걸 E 클래스 아티팩트라고 해야 할지 앤티쿼티라고 해야 할지…….”

E 클래스 아티팩트란 일반적인 아티팩트들과 다르게 중간의 철자를 e로 써서 구분하는 고가치 아티팩트(Artefact)를 의미했다. 앤티쿼티는 그보다도 더 급이 높은 마도구를 말하는 것이었고. 앤티쿼티 위에는 황금기의 유산들만이 존재한다.

신경계에 왠지 모를 긴장의 색채가 엿보이는 복제체는 볼을 긁적이며 말했다.

“아무튼 생김새는 대충 나침반이랑 비슷한데, 이걸 가지고 그레이터 런던을 감시하던 칠각기사단 정예 단원들이 한낱 비각성자에게 나침반이 반응하는 걸 수상히 여겨서 일단 납치하고 본 거라고 해요. 최종적으로는 어머니께서 친히 이상성을 확인하셨고요.”

나는 나침반이라는 말에 그레이스-596을 떠올렸다. 전율하는 거인의 숲 속에서 죽은 596의 유품엔 「열화」의 최적화 코드를 내장한 묵주와 함께 탐색용 나침반이 포함되어 있었다. 짐작했던 대로, 해당 나침반은 그레이스가 규격화한 군수품이었던 모양이다.

복제체가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파장이 보인다고 하셨는데, 결국은 마법적인 작용인 거잖아요? 비각성자에게서 어떻게 그런 게 나올 수가 있나요?”

나는 관의 내용물을 물끄러미 관찰하며 답했다.

“엄밀히 말하면, 이건 평범한 비각성자가 아니다. 폐쇄형 마력회로를 지니고 있어. 외부로부터의 마소 유입 없이 작동하는 기형적인 회로를 말이지.”

복제체의 표정과 신경계에 혼란의 색채가 더해진다.

“인풋이 없는데 회로가 작동한다고요? 그럼 파장의 정체가 마소를 끌어다 쓰지 않는 마법이란 말예요? 말도 안 돼. 그런 게 있을 리가-”

“있다. 영혼을 조금씩 연료로 태워서 스스로를 유지하는 형태의 회로와 마법이라면.”

내 말에 입을 다물었던 복제체는 곧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다고 해도 에너지 효율이 말이 안 되는 수준인걸요? 물리적인 작용이 전무한 영적 차원의 마법이라도, 겨우 영혼 하나를 갈아서 유지할 수 있는 시간엔 한계가 있잖아요. 말씀하신 대로라면 이 화물은 벌써 숨이 끊어졌어야 정상이에요. 아니면 극도의 쇠약 증세라도 보이거나.”

“보통은 그렇겠지……. 영혼을 태워 마력으로 전환하는 효율과 그 마력을 술식 가동에 사용하는 효율 모두, 나를 포함한 어떤 대마법사도 아직은 도달하지 못한 영역에 닿아있다.”

정신세계에서 뒈진 스승새끼를 제외하더라도 내가 직접 싸워본 대마법사만 무려 넷이다. 원탁에 남아있는 다른 마스터들이라고 해서 이들보다 실력이 뚜렷하게 우위일 리가 있나.

드물게 진지한 표정으로 듣고 있던 경태가 물었다.

“황금기의 정수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정수를 그 뭐시냐, 외장형 술식 연산장치? 그걸로 활용해서 구현한 마법이라고?”

무엇을 원하는지를 입력하면 저가 알아서 술식을 완성해주는 장치로서의 정수. 사용자들이 이해 가능한 범위를 초월적으로 벗어난 과정을 거쳐, 반드시 의도와 일치한다는 보장은 없는 결과를 산출하는 원숭이 손(Monkey’s paw).

“그 외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어 보이는구나.”

나는 눈을 찌푸렸다. 화물을 집중해서 보면 볼수록 두 눈이 욱신거리고, ‘갈망’이라는 개념이 점점 더 강하게 뇌리를 맴돈다.

부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 갈망의 개념은, 황금기의 눈이 시각과는 별개로 뇌리에 직접 쑤셔 박는 듯한 느낌이었다. 나는 조금 더 관찰을 이어간 후에야 비로소 살아있는 화물에게 부여된 마법의 본질을 깨달았다.

‘갈망의 이식?’

이 깨달음은 이성과 논리적 추론에 의한 이해가 아니라, 황금기의 눈이 강요하는 감각적인 이해였다.

화물에 걸린 마법은, 빼앗긴 「눈」과 「심장」과 「육체」를 찾는 「정수」의 갈망을 마법 술식으로 이식해놓은 것이다. 「정수」의 의식을 부분적으로 되살려내기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을 본능적인 영역의 갈망이다.

이 갈망의 술식은 특히나 눈에 더 강하게 반응하는 것 같았다.

하기야, 생각해보면 눈은 뇌의 신경계가 길게 돌출되듯이 발달하여 형성된 감각기관이다. 따라서 눈은 육체의 다른 어떤 부위보다도 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발생학(Embryology)적인 관점에서, 눈과 뇌는 동일한 근원을 공유한다. 뇌의 갈망이 눈에 더 강하게 반응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내 말을 경청한 경태가 침음성을 흘렸다.

“요컨대, 원탁은 살아있는 「눈」 감지기를 런던에 깔아놓은 거네요?”

“일단은 그렇게 봐야 할 것 같다. 모르는 채로 런던에 들어갔다면 자칫 낭패를 봤을 수도 있었겠어.”

황금기의 눈을 가지고서도 자세히 보지 않으면 비각성자와 구분이 가지 않는 감지기들이다. 방출하는 파장 역시 미약하기 그지없다.

미리 존재와 정체를 알고 있는 상태라면 모를까, 대비가 되어있지 않은 채 런던에 진입했을 경우엔 불식간에 내 존재가 원탁에 노출되었을지도 모른다. 감지기 이외의 다른 장치들이 깔려있을 가능성도 있겠고.

‘놈들이라고 놀고 있는 건 아니라는 거로군…….’

원탁이 관 속의 영국인에게 심어놓은 회로가 과연 감지기로서의 기능만을 수행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의 여지가 있었다.

공통분모가 적어 확신하긴 어려우나, 페르 아스페라를 이루는 조립식 아기들이 영적 다형성 군체의 일부로서 지니는 회로구조와 유사한 느낌을 주는 구조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다른 회로와의 결합을 전제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는 어떠한 의미도 가지지 않는 그러한 구조였다.

혹은, 그 의미를 이해하기엔 내 지식과 능력이 부족한 것일 수도 있겠지.

경태가 경계심을 담아 물었다.

“혹시 지금 이 화물이 영국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을 가능성은 없습니까? 아니면 막 공간을 초월해서, 원탁 놈들이 화물의 눈과 귀로 이곳을 관찰하고 있다거나?”

나는 잠시 숙고한 후 부정했다.

“그렇지는 않을 거다. 황금기의 눈으로도 관측이 불가능한 초현실적인 작용이 있는 게 아니라면.”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관측조차 불가능한 것은 서로 완전히 다른 영역이다. 황금기의 정수가 빚어내는 모든 현상과 술식의 작용은 황금기의 눈으로 관측 가능해야 정상이다…… 라고 나는 생각했다.

이 순간 내게 위안을 주는 것은 전율하는 거인이 빚고 내 능력으로 최적화한 「공간왜곡」의 마법이었다.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마법의 구현은 현실의 물리법칙에 기초한다.

방전 줄기를 유도할 땐 이온화 도파관을 빚어야 하며, 마력을 태우는 불은 어디까지나 마력으로 정제된 마소가 연료를 대신하는 것뿐이고, 열화는 표적 좌표나 궤도상의 물질 극소량을 열량으로 전환하는 술식이다.

그리고 공간왜곡은 염동력이 음의 중력을 발생시키는 질점(質點)들처럼 작용하거나 기존 질점들의 인력을 상쇄하거나 하여 공간이 휘어지도록 만드는 것.

‘마소와 영혼이 암흑물질의 일종이라는 내 가설이 맞다면, 어떤 마법도 현실의 물리법칙을 정면으로 부정하지 않아. 영혼을 다루는 마법은 아직 과학이 조명하지 못한 암흑물질의 상호작용이라고 보면 될 것이고.’

나는 공간왜곡의 숙련도를 높인 끝에 마이크로 웜홀까지 만들어낸 대마법사다. 마법을 이용해 시공을 왜곡할 때 어떤 현상이 빚어지는지 이미 잘 알고 있고, 세상에 유일한 관측수단 역시 가지고 있다.

눈앞의 살아있는 화물이 공간을 초월해 신호를 보내고 있다면, 그로부터 파생되는 현상들을 내가 놓칠 리가 없다.

생각을 정리한 나는 관짝 뚜껑을 뜯어버렸다.

「콰지직-!」

염동력으로 문짝을 잡아 뜯자, 막 머리를 박을 참이었던 내용물은 자연히 상체를 세우고 앉는 자세가 되었다. 나와 시선이 마주친 놈은, 나를 뚫어져라 바라본 끝에 멍하니 중얼거렸다.

“아, 찾았다.”

이것이 화물이 내뱉은 처음이자 마지막의 말이었다.

다음 순간, 화물의 영혼이 송두리째 타오르며 폭발에 가까운 파장을 방출했다. 통상시야에는 보이지 않는 커다란 봉화였다.

그러나 아무리 에너지 효율이 높다 해도 결국 영혼 하나를 태워 빚은 신호일 뿐이다. 봉화의 파문은 내 마력장에 삼켜져 멀리 퍼지지 못했다. 마법사인 그레이스 복제체, 그리고 마법사에 준하는 감각을 지닌 경태 정도나 파장을 느끼고 움찔거렸을 뿐.

영혼을 불사르는 봉화는 내게 한층 더 확신을 주었다. 그레이터 런던엔 필시 이 신호를 감지할 수 있는 별도의 기반이 구축되어 있을 것이다.

“대충 어떤 식의 감지체계인지 알겠군.”

영혼을 잃은 몸뚱이는 연체동물처럼 허물어졌다. 관이 비로소 본연의 쓸모를 되찾은 것이다.

죽은 시체의 표정은 평온과는 거리가 멀었다. 영혼이 삽시간에 갈리는 충격은 영혼이 깃들어있던 유기조직에도 영향을 준다.

나는 경태에게 고갯짓했다.

“치워라. 나는 그레이스와 통화를 해봐야겠다.”

통화는 빠르게 연결되었다.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화상통화에 응한 그레이스는, 내게 전말을 듣고는 턱을 괸 채로 흐응- 하는 비음을 흘렸다.

「그런 거였어? 당신 말처럼 모르고 들어갔으면 조금 난처해졌을 수도 있겠네.」

“메드크럭스 관련 정보는 검토해봤나?”

「해봤지. 당신 부하들이 참 유능한 것 같더라. 솔직히 탐이 날 정도야. 그런데, 갑자기 그 이야기는 왜?」

“놈을 요격하는 시점을 앞당겨볼까 싶어서.”

「응?」

그레이스가 갸우뚱 고개를 기울였다.

「메드크럭스의 소재를 파악하려면 시일이 더 필요한 거 아니었어? 당신이 공유해준 자료를 보니, 코스모스 2379의 기록을 단서로 추적해도 최소 서너 달 가량은 걸릴 거라는 예상이 첨부되어 있던데. 그 사이에 뭔가 큰 진전이라도 있었나 봐?」

“그렇지는 않다.”

「그러면?」

“내 참모가 그러더군. 수풀에 도사린 독사를 끌어내기 위해 독사의 위치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겠느냐고. 보통의 뱀은 덤불을 흔들기만 해도 용수철처럼 튀어나와 입질을 하는 법이라고.”

이는 수연이 올린 조언이었다.

「아하.」

저편으로부터 청량한 웃음소리가 넘어온다.

「맞는 말이네. 독사의 냉정함이 품고 있는 독의 치명성과 비례하는 건 아니지. 그래서, 덤불을 한번 건드려 보려고?」

“그래. 그렇잖아도 생각은 하던 차였는데, 조금 전 결심이 섰지.”

메드크럭스의 대략적인 소재는 앞으로 한 달 안에 뽑아낼 수 있다. 오차범위가 매우 크겠지만, 메드크럭스가 긴장 속에서 과민반응을 하게끔 유도하기만 하면 성공이다.

설령 그 자신이 직접 공격에 나서지 않아도 상관없다. 미리 준비해둔 다른 공격수단들과 「천벌」인지 뭔지 하는 보조위성들을 활용한 대응 요격은 그 자체로 오차범위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단서들이 될 테니.

「괜찮겠어? 메드크럭스가 의외의 침착함을 발휘할 경우엔 시간낭비로 끝날 수도 있잖아.」

“지금은 스승새끼가 알고 있던 메드크럭스를 믿어보기로 하지.”

스승새끼가 알고 있던 놈은 전사의 정신을 지니고 있지 못했다.

이건 결코 적을 얕보는 것이 아니다.

‘전장의 경험은 다른 어떤 노력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종류의 자산이니까.’

목숨을 건 실전을 한 번이라도 경험한 병사와 그렇지 않은 병사 사이엔 엄청난 격차가 있으며, 한 번의 실전을 겪은 병사와 사선을 숱하게 넘나든 베테랑 사이에는 그 이상의 격차가 존재한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위협적이었던 적은 마스터 로더필드였다. 놈은 생명을 위협하는 대적을 목전에 두고 두려움이 아니라 환희와 흥분을 느끼는 미치광이이지 않았나. 나는 아직까지도 놈의 하초(下焦)에 쏠리던 혈류를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여하간, 메드크럭스는 자신이 직접 위협에 노출되는 상황에서 냉정함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찌감치 우주로 올라가버린 놈이 무슨 수로 전장 경험을 쌓았겠나.

“아무튼, 네게 부탁할 것이 있다.”

「흠. 당신이 내게 부탁할 것이라……. 대충 짐작은 가지만, 일단 말해 봐.」

“대기권을 벗어나는 동안 관측을 피하게 해줄 레이더 음영지대가 필요하다. 네가 주술사 왕으로서 지닌 힘을 활용하면 충분한 규모의 음영지대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본다만…… 어떤가. 가능하겠나?”

주술사 왕의 영향력이면 아프리카 중부와 동부 전역의 하늘을 온갖 종류의 전파 교란수단으로 뒤덮고도 남는다. 주술적인 명분으로 이를 정당화하기도 어렵지 않고.

고급스러운 교란수단은 못 쓰겠지만, 피부 검은 주술신앙 광신도들의 물량은 그 자체로 양을 초월하는 질이 되어줄 것이다.

‘운이 따라준다면, 메드크럭스는 이것만 보고도 대응에 나서겠지.’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던 그레이스가 조금 짓궂은 느낌의 미소를 머금었다.

「가능이야 하지.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방법을 제안하고 싶은걸?」

“다른 방법? 그런 게 있나?”

「응. 이번 일, 레이디 아밀라리아를 활용할 수 있을 것 같거든.」

나는 생각도 못 해본 제안에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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