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성지의 수호자 (12)
12월 29일. 이스라엘 전역에선 강도 높은 순환단전 조치가 개시되었다.
이스라엘은 화력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기형적으로 높은 나라였다. 핵무기 보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상업용으로는 단 한 기의 원자로조차 운영하고 있지 않은 탓이다.
상업용 원자로가 전무한 이유는 간단하다. 테러나 폭격, 탄도탄 공격 등의 표적이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 주변국에 쌓아놓은 원한이 원한이고, 식민지에 축적되어있는 울분이 울분이잖은가.
유대 제국주의자들에게 가나안은 단순한 영토가 아니다. 신이 이스라엘 민족에게 허락해준 신성한 땅이 반영구적인 죽음의 대지로 변할 위험은, 시온주의가 골수까지 스며있는 유대 제국주의자들이 감히 감수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렇기에 대안은 화력발전과 재생가능 에너지뿐이었다. 그러나 태양광 등의 재생가능 에너지에 아무리 많은 투자를 해도, 기본적으로는 화력발전에 의존하는 정도가 클 수밖에 없었다. 세계적인 화석연료 산지들이 지척이어서 화력발전의 경제성이 높기도 했다.
이런 나라에서 샤히디가 상세 불명의 테러로 최신예 초계함을 갈아버린 것은, 표면적으로 발생한 피해 이상의 거대한 여파를 불러왔다.
「이스라엘 인근 해역의 해상 위험보험료가 또다시 인상되었습니다. 일부 재보험 회사들은 주요 해상보험회사들에 대하여 이스라엘 해역 내에서의 추가 운송계약에 대한 리스크 담보가 불가하다는 통지를 한 것으로 알려져-」
일찍이 일본이 해상보험료 할증으로 나라가 망할 위기에 처했던 것처럼, 해운으로 원유와 가스를 수입해오는 이스라엘 또한 해상보험료 할증과 선편 격감으로 몸살을 앓았다.
여기에 더해진 게 중동 주요 산유국들의 대(對) 이스라엘 석유 수출 금지 조치였다.
「비록 우리가 지금 당장 알림 샤히디의 성전에 참여할 순 없으나, 국제질서에 반하는 이스라엘의 범죄와 민족말살정책을 규탄하는 의미에서 무역제재를 가할 수는 있다. 이 순간 이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3개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원유 및 가스 수출을 중단할 것을 결의한다.」
이는 나와 미국, 그리고 제재에 참여한 산유국들 사이에서 직간접적인 사전 교감이 선행된 사안이었다.
이슬람 산유국의 군주들은 “미국이 단기간의 침묵을 약속했다.”라는 샤히디의 말을-즉 나의 말을-믿고 일을 벌였다. 내가 샤히디의 이름으로 쌓아놓은 명성이 명성이라, 누구도 서면으로 된 보증이나 안전장치 따위를 요구하지 않았다.
한편 미국은, 추후 미국이 나서서 제재 중단을 촉구하면 산유국들이 즉시 수출을 재개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샤히디의 성전이 실질적인 승리로 끝나고 협상이 종료된 다음에도, 산유국들은 협상 결과가 완전히 이행될 때까지 제재를 고수하겠다는 식으로 강경한 태도를 보여줄 예정이었다. 이스라엘은 국가 간의 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전적이 너무 많은 나라라는 이유를 들어서.
미국이 개입할 시점이 바로 이때였다.
나는 샤히디의 계정을 가지고 백악관의 미치광이를 유혹했다.
“미국이 나서자마자 즉시 문제가 해결되는 겁니다. 이스라엘과 미국 내의 유대인들은 당신의 행동에 깊은 감사를 표하겠지요. 당신과 미국의 국제적 리더십을 이만큼이나 훌륭하게 과시할 기회가 언제 다시 오겠습니까?”
미국 대통령의 답변은 「완벽하다」였다. 가면 갈수록 자아도취가 깊어지는 듯한 이 미치광이에게. 탁월한 중재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자신의 명성을 드높일 기회를 주겠다는 유혹은 몹시 강렬한 것이었을 터였다.
산유국들의 수출 규제는 어디까지나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인 수출만을 막는 조치여서, 미국 대통령은 본격적인 중재에 나서기 전에도 대체수출과 우회수출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미국 안팎의 유대인들에게 생색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백악관의 참모들이나 국무부 관리들을 납득시키는 구실이기도 했다. 주변국들이 이스라엘을 즉시 침공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미국의 역할을 가져다붙일 수 있었다.
이 모든 구상은 기본적으로 수연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었다.
경태는 무척 즐거워했다.
“와, 미쳤다. 마르띠네즈 제독에 술타나에 국안부 경감들 등등으로도 모자라서 이제는 미국 대통령까지 키워주시는 형님의 위엄! 기나긴 역정을 거쳐 마침내 암중에서 세계를 경영하는 자리에까지 오르신 형님의 모습을 보니, 형님의 둘째가는 팬인 이 김경태는 가슴이 절로 웅장해짐을 느낍니다.”
“……둘째가는 팬?”
“아쉽지만 첫째 자리는 당분간 수연 누님에게 양보하기로 했습니다. 어디까지나 당분간이긴 하지만요. 당분간.”
“…….”
이런 외교적인 조치들을 취해놓고서, 나는 이스라엘 남부의 송전망을 파괴하는 공격으로 이스라엘의 에너지 위기를 심화시켜주었다. 주로 남부에 몰려있는 태양광 발전시설들이 유대인 거주지로 전기를 보내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즉각 발작을 일으켰다.
「전력시설이나 상수도 같은 민간시설물을 고의로 공격하는 건 제네바 협약과 로마 규정을 위반하는 명백한 전쟁범죄다! 말로는 정의를 위해 싸운다느니, 유엔 결의안을 준수하라느니 떠들어대는 알림 샤히디의 본질은 테러리스트에 불과하다!」
「샤히디의 테러행위로 인해 수많은 민간인들이 인도적인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병원도, 학교도 정상적인 전력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세계는 알림 샤히디의 추악한 본질을 깨닫고 진정한 정의를 회복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나는 알림 샤히디의 입으로 여론전에 대응했다.
「당신들의 말엔 심각한 오류가 있다. 우리는 민간시설물을 공격한 게 아니다. 다만 당신들이 멋대로 강탈한 땅에 멋대로 세워놓은 발전소들의 통제권을 그 땅의 정당한 주인들에게 돌려주었을 뿐이다. 식민지에 건설된 모든 시설물은 마땅히 식민지인들의 소유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거기서 나오는 전기를 쓰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대들이 오랜 세월 핍박해온 사막의 아들들에게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라. 그동안 체납해온 모든 대가를 일시불로 정산한다면 전기를 공급해주지 못할 것도 없다.」
「그게 아니더라도, 당신들에겐 여전히 자력으로 전기를 공급할 능력이 있다. 명분 없는 전쟁을 이만 포기하고, 전장에 배치했던 방전능력자들을 민간영역에 대한 전력공급 임무로 전환하면 된다.」
「그대들에겐 그대들 스스로를 구할 능력이 있으며, 그대들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그대들 자신의 그릇된 욕망임을 깨달아라.」
이외에도 나는 샤히디의 이름으로 이스라엘의 약점을 계속해서 후벼 팠다.
「저들은 학교와 병원에 전기 공급이 끊어졌다며 나를 비난하지만, 정작 자신들은 베두인들에게 전기는 고사하고 물조차 제대로 공급하지 않아 왔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린 모양이다.」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에 꾸준히 건설해온 정착촌들은 또 어떠한가? 원래 있던 주민들을 밀어내고 장벽을 둘러칠 적에, 밀려나는 자들의 땅에 물과 전기가 있는지 신경이나 써봤는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쫓겨난 황무지에서 물이라도 마음대로 끌어다 쓸 수 있었으면 내가 이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원래부터 물이 부족한 가나안 땅에서 그나마 있는 수자원은 유대인들이 우선적으로 차지하는데,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대체 어디서 물을 끌어다 쓴단 말인가? 이것은 내가 언급했던 조용한 죽음의 한 단면이다.」
이러한 프로파간다는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반향을 일으켰다. 이스라엘의 유대인들이라고 해서 꼭 제국주의자들만 있는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원래부터 극우 진영의 강경한 식민정책을 비판해왔던 진보언론들은 이 기회를 틈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총동원령이 내려진 이후로는 민족반역자 취급과 극우세력들의 테러가 두려워 입을 다물고 있었으나, 소위 ‘샤히디 쇼크’로 대중의 전쟁수행의지에 찬물이 끼얹어지자 다시 정부를 비판할 용기를 얻은 것이다.
「네타냐후 정권은 이스라엘을 어디로 이끌어가고 있는가? 신께서 유대 민족에게 내려주신 운명인가, 아니면 오로지 사람의 죄로 말미암은 이스라엘의 멸망과 또 한 번의 바빌론 유수인가?」
「권력에 눈먼 총리의 행보를 돌아보자. 역대 최장기 집권 총리라는 명예를 거머쥐고도 권좌에서 내려오기가 싫었던 그는 『유대인의 힘(이스라엘의 초강경 극우정당/עָצְמָה יְהוּדִית)』과 손을 잡는 최악의 선택을 하지 않았는가? 그 결과가 바로 지금의 이스라엘이 처해있는 이 총체적 난국이다. 한 사람의 권력욕이 민족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은 것이다!」
「우리가 치르는 전쟁은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었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이 전쟁을 멈추어야 한다. 샤히디의 말처럼, 우리에게는 우리 스스로를 구할 능력이 있다.」
해외 언론들 또한 대다수가 샤히디를 편드는 논조의 보도를 쏟아냈다. 이는 시온주의 단체들의 돈지랄로는 극복할 수 없는 대세적인 흐름이었다.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드물다지만, 해외에 거주하는 유대 제국주의자들의 가용자금은 이 문제를 해결할 만큼 많지 못했다.
나를 상대로 섣부른 여론전을 걸었다가 본전도 찾지 못하게 된 이스라엘 정부는 국민들의 불안을 억누르는 것만으로도 힘겨워했다.
대국민 연설에 나선 이스라엘 총리는 피로한 기색을 감추려 애쓰며 목에 힘을 주었다.
「순환단전은 그저 장기전을 대비한 조치에 불과하며, 석유·가스·석탄의 비축물량은 넉넉하다고 해도 좋을 만큼 충분합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는 조금도 불안해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우리 이스라엘은 건국 이래 단 한시도 총력전을 대비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던 나라이지 않습니까? 시온은 앞으로도 10년은 더 싸울 수 있습니다!」
시온은 본디 구약에서 다윗 왕의 도시를 지칭하는 단어였으나, 이후엔 의미가 확장되어 성전이 있는 산(Mount Zion/הַר צִיּוֹן)의 이름이 되었고, 보다 시간이 흐른 다음에는 예루살렘과 이스라엘을 은유적으로 가리키는 용법으로도 자주 쓰이게 되었다.
이스라엘을 굳이 시온이라고 부르는 건 총리의 성향을-혹은 의도와 심리를-선명하게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나는 총리가 떠들거나 말거나 계속해서 이스라엘에게 절망을 더해주었다.
가자지구 안팎에서 인티파다 억제 작전을 펼치던 이스라엘 육군은, 내가 전선에 가세한 시점부터 파멸적인 피해에 신음하기 시작했다.
「이런 음부 같은(סעמק)! 적들이 우리 움직임을 다 꿰뚫어보고 있잖아! 여긴 완전히 쥐덫이야! 여기서 당장 나가야 해!」
우리가 엿듣는 이스라엘 군경의 무전망에선 비명 같은 절규가 난무했다.
이스라엘군의 통신은 미군 수준으로 현대화되어 2,320개의 가용 채널과 단위제대별로 갱신 가능한 대칭열쇠암호 알고리즘(Symmetric-key algorithm)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러한 보안은 황금기의 눈앞에선 큰 의미를 가질 수가 없었다. 다만 통역을 해줄 팔레스타인인들을 한 무리 구해야 했을 따름이다. 교육수준이 낮은 식민지인들 사이에서도 영어·아랍어·히브리어 3개 국어를 구사하는 인재들이 의외로 꽤 존재했다.
이러한 감청과 내 전장파악능력에 기초하여, 경태와 부하들은 오랜만에 제대로 된 시가전 환경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여기에 샤하디 그룹 산하의 지하디스트들 또한 팔레스타인 측의 전선을 보강하고 실전경험을 축적하는 차원에서 전장에 투입되었다. 지하디스트들은 육지와 바다 양쪽에 걸쳐 꾸준히 증원되는 중이었다.
끝없는 유혈로 승리의 역사를 써온 전쟁기계답게, 이스라엘군은 경태가 쓰는 전술을 금세 파악했다.
「붙잡히지 마라! 한곳에 붙잡혀있으면 곧 ‘그놈들’이 온다! 손실을 감수하고 신속하게 뒤로 빠져! 얼마의 손실이 나오든 전선을 재정비하는 게 최우선이다!」
경태는 가자지구 전체에 종심(Depth)이 들쭉날쭉한 고착전선이 형성되도록 유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을 총궐기시킨 후, 물막이와 같은 이스라엘군의 전선을 탁탁 쳐서 쪼개어 분노한 팔레스타인인들이 그 균열로 쏟아져 들어가게끔 손을 쓴 것이다.
종심이 가장 깊어지는 곳에선 적아가 1.7킬로미터 깊이로 뒤섞여 혼돈스러운 전장을 만들어냈다.
우리가 오기 전이었다면, 이스라엘군은 이 사태를 크게 반겼을 것이다. 난전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을 일거에 싹 쓸어버릴 기회가 찾아온 셈이니까. 이스라엘이 그토록 바라고 또 바라왔던 정면대결의 양상이다.
조직력이 형편없고 개인이나 소부대 단위의 전투력마저 허접스러운 테러리스트들은, 결코 정면대결로 정규군을 이길 수 없다. 불리한 교환비를 무릅쓰고 파편화된 소모전을 벌이다 전멸하는 정도가 최선일 터.
그러나 국지적 전력우세를 달성할 수 있는 힘과 신출귀몰한 기동성을 겸비한 전략예비대, 그리고 마법 그 자체인 전장파악능력이 더해지면 사정이 완전히 달라진다.
비루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이 샤히디 그룹 산하 지하디스트 지원군과 함께 이스라엘군을 붙잡아두고 있으면, 내 부하들이 가서 이스라엘군을 분쇄해버리는 단순한 싸움이 전선 전체에 걸쳐 숱하게 반복되었다.
복잡한 지휘 따위는 없다. 그런 건 애초에 가능하지도 않았다. 현시점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요소는 하늘을 찌를 만큼 높아진 사기 하나가 다인 것을. 통일된 지휘가 가능할 정도로 체계가 잡혀있었으면 애당초 이스라엘군에게 이렇게까지 밀려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경태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고기방패 이상의 역할을 기대하지 않았다.
「총알이 아예 박히질 않아! 저 새끼들 대체 뭘 입고 있는 거야! 저런 괴물 새끼들이 대체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온 거냐고!」
「미친! 전차 포격이 비틀렸어! 무슨 염동 방어가……! 보통은 터져야 정상이잖아! 비틀리는 게 아니라!」
「의무병! 의무병! 소대장님 피탄!」
나는 전파를 타고 넘어오는 유대인들의 비명을 만족스럽게 들었다. 전투가 끝나는 대로 죽여 없애야 할 팔레스타인인 통역들은, 흥분과 두려움으로 가늘게 떨면서도 열심히 저가 듣는 히브리어를 영어로 옮겨주었다.
강자의 입장에 경도되어 생존본능이 무뎌지는 건 피해야 할 일이나, 그렇다고 강자로서의 힘을 써먹을 줄 모르는 것도 바람직하지 못한 노릇이다.
그래서 내 부하들은 때때로 압도적인 힘 그 자체만을 믿고 상식을 벗어난 공격을 감행했다. 지금 내 눈에 들어오는 싸움이 바로 그런 공격의 현장이었다. 시가전 환경의 특수성을 배제하고 보면, 전선에 충격을 가하는 전차부대와도 같은 공격이었다.
내 부하들의 각성능력은 꾸준히 강화되어왔고, 조립식 아기들과 마도서 봉쇄수도원이 내 수중에 들어온 후로는 그 상승곡선의 기울기가 더욱 가파르게 변했다.
마도서 봉쇄수도원은 또한 내 부족한 아티팩트 제작능력을 보완해주는 도구이기도 했다. 나는 일선 전투인력의 생존성 제고를 위한 장비제작에도 일정한 시간을 투자해왔다.
그렇게 만든 장구류들 중엔 사람이 아니라 동물을 위한 것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춘식아! 가라!」
경태 녀석은 지휘를 즐기는 느낌이었다. 경태의 장난기 어린 외침이 있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한 개 분대의 이스라엘군 병사들이 숨어있던 건물에서 쿠궁 쿵 울리는 소리가 마치 기관포성처럼 연속으로 터져 나왔다.
날렵하게 뛰어 들어간 춘식이가 병사들 사이에서 천마군림보를 쓰는 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