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광장으로 가는 길 (12)
베이징 하수도의 식인악어 사태는 8월 중순에 접어들어서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었다.
대중적인 오해와 달리, 악어의 가죽은 소구경 총탄을 튕겨내지 못한다. 다만 단단한 가죽과 두꺼운 근육이 피탄에 따르는 피해를 경감시켜줄 뿐. 솜씨 좋은 사냥꾼이라면 소구경 저위력탄(.22LR) 단 한 발만으로도 거대한 바다악어를 잠재울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평범한 악어가 상대일 때의 이야기. 내가 손수 회로를 열어준 두 바다악어는 강화계수가 10을 넘어가는 본격적인 생체병기들이었다.
「생명」으로 총상을 회복시켜가며 실험해본 바, 생체강화로 질기고 튼튼해진 악어가죽은 철갑탄을 장전한 소총사격을 튕겨낼 만큼의 방호력을 보유했다. 입사각이 나쁠 경우 중기관총 단발 사격마저 도탄시켰을 정도.
내가 새긴 회로의 효율이 효율이기에, 생체중량 1.3톤짜리 악어가 지닌 각성체로서의 힘은 배 이상 무거운 코뿔소 자연각성체들과 비교해야 할 수준이었다. 그러니 하수도로 진입한 중국의 엽사집단들이 무더기로 죽어나간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물론 악어들이 지금까지 살아있는 게 순전히 악어들만의 능력은 아니었다.
우선 나는 두 악어의 활동영역을 완전히 분리해놓았다. 바다악어는 영역본능이 굉장히 강한 짐승인 고로, 두 생체병기가 서로 마주치기라도 했다간 어느 한쪽이 죽어나갈 때까지 싸움을 벌일 게 뻔했으므로.
분리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경계로 삼을 지점마다 악어들에게 의도적으로 각인시킨 내 체취를 뿌려두면 그만인 일.
이는 악어들의 활동을 간접적으로 통제하는 방법이기도 했다. 내 체취와 함께 대마법사의 존재감과 악몽 같은 나날을 경험한 악어들은 감히 ‘공포스러운 존재의 영역’을 침범하려 들지 않았다.
다음으로, 군경이 설치하는 각종 트랩들은 내 부하들에 의해 파괴되었다. 내 부하들은 내 거짓된 대자들이 제공한 채널을 통해 베이징 항재지휘부(抗灾指挥部/재난대책본부)의 데이터를 손금 들여다보듯 모니터링하고 있었기에, 함정을 설치할 계획이 업데이트되면 타임 테이블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가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게 가능했다.
베이징 재난당국은 그야말로 환장할 노릇일 것이다. 폭탄도, 독극물도 아무런 소용이 없으니.
‘슬슬 죽여야 할 때이긴 하지만.’
악어들이 너무 오래 살아남으면 항일전쟁 승리기념일 행사에 차질이 빚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면 민간인이 아니라 군대를 겨냥하여 테러를 터트린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내 목표는 대로를 행진하는 중국군 대열을 쓸어버리는 것이었다.
나는 일찍이 아부 알 까심에게 장담했다. 중국의 군사력을 공격하고 중국의 명예를 똥통에 처박아 주겠다고.
열병식에 참가할 부대들은 일체의 탄약을 휴대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전투력이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어쨌든 총기를 들고는 있는 병사들이 상대이므로 비무장한 적을 공격했다는 불명예는 피할 수 있다.
최소한 시각적으로는 그렇게 보이겠지.
선동에 중요한 건 진실이 아니라 인상이다. 군사에 문외한인 사람들이야 말할 것도 없고, 군인들의 무력함을 머리로 이해하는 자들이라 한들 학살이라는 느낌을 받지는 못할 것이었다. 시각적 인지의 즉발적인 영향력은 추론에 따른 인지를 능가하게 되어있으니까.
악어들의 죽음을 계기로 돌아오기 시작할 지하세계의 주민들은 큰 걱정거리가 아니다. 질서가 완전히 초기화된 지하세계에선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기까지 아무리 많은 시체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고, 괴기스러운 소문이 돌게 하기도 쉬울 테니.
무엇보다, 지상으로 쫓겨났던 쥐족은 적잖은 수가 알 수 없는 행선지로 강제이송을 당한 상태였다.
그러니 지저에 공백지대를 만들기는 어렵지 않겠지.
“베이징에 온 것을 환영하오. 환경이 이렇다보니 아직 실감은 나지 않겠소만.”
장소가 장소인지라, 내 목소리는 동굴에서처럼 조금 울리는 느낌이었다. 샤히디와 샤히디 그룹의 구성원들은 자신들이 마주한 공간 자체에 압도당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대체…… 여기는 대체 뭐지? 적의 심장부 아래에 어째서 이런 장소가 있나?”
“너무 놀랄 것 없소. 원래 있던 시설을 조금 손보았을 뿐이니.”
“원래 있던 시설이라면 압제자들의 자산이 아닌가?”
“맞소. 그러나 그들은 이곳으로 오는 길을 모르지. 원래 있던 출입로는 다 끊어졌고, 그대들이 지나온 길은 내가 따로 손을 써서 뚫어놓은 것이니까.”
내 말을 들은 샤히디의 눈에 한층 더 강한 혼란이 깃들었다.
“당신이 뚫었다니? 그게 가능한 일인가? 압제자들의 심장부에서, 압제자들이 모르게 그런 규모의 공사를 벌이는 일이 가능하다고? 우리가 걸어온 통로의 길이가 얼마였으며 폭과 높이는 또 얼마였는데?”
“역으로 생각하시오. 이 정도를 준비할 능력이 있어야 비로소 빨갱이들의 심장부를 치고도 살아 돌아갈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요.”
“…….”
샤히디 그룹이 거사 당일까지 머물 예정인 이 공간은 나와 내 부하들이 이용하는 지휘용 벙커와는 또 다른 장소였다. 이곳에서, 알림 샤히디를 위시한 테러리스트들은 작전계획과 지저의 길목들을 숙지하며 때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침묵하던 샤히디가 다시금 물었다.
“악어는 괜찮은 건가? 요즘 베이징의 지하엔 웬 각성체 식인악어들이 출몰한다고 들었는데.”
“이만한 준비를 한 내가 악어에 대한 대책은 안 세워두었겠소? 당신들은 다른 건 생각하지 말고 그저 거사를 준비하는 데에만 집중하시오.”
나는 까딱이는 손짓으로 위구르인들을 이끌었다.
샤히디 그룹을 위해 마련된 교육실 겸 회의실엔 9월 3일에 행해질 중국군 열병식의 상세한 자료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기초 브리핑은 전술 마스크로 하관을 가린 경태가 진행했다.
“열병식 당일엔 베이징 전역에 계엄이 발효됩니다. 지하철 1호선은 운행이 중지되고, 도로교통도 엄격하게 통제되며, 시가지엔 무장경찰의 통제를 받는 85만 명의 민병(民兵)이 배치되죠. 이들 민병은 숫자만 보면 굉장히 위협적입니다만-”
경태는 스크린에 민병 부대들의 배치계획을 띄웠다.
“보시다시피 이들은 도시 전체에 분산되어있는 데다, 소요 제압을 목적으로 소부대 편성만 되어있고 무장수준이 낮아 거사엔 딱히 방해가 되지 못할 겁니다. 여러분이 목적을 달성하고 철수할 때까지 집결이나 완료하면 다행이겠지요.”
배치도를 보던 샤히디의 눈이 짧은 시간 내게로 향했다. 이런 기밀정보를 무슨 수로 손에 넣었는지 의문인 모양이었으나, 이내 이해하기를 단념한 기색으로 눈길을 되돌렸다.
경태는 약간의 시간을 주고서 화면을 바꾸었다.
“지금 보이는 도표는 열병식에 참가할 인원과 장비들의 편성, 행진대열의 구성, 각 제대와 행진대열이 대로에 진입하는 순서 및 통과예정시각을 정리한 것입니다. 이 중에서 붉게 강조 표시된 제대들이 바로 여러분의 살상구역에 들어올 타격목표들입니다.”
이번 열병식엔 50개의 대열과 11개의 방진으로 분열(分列)할 1만 5천의 정규군 병력, 전차와 장갑차, 순항미사일 발사차량 및 이동식 대륙간탄도탄 발사체계(TEL) 등을 포함한 580대의 군용장비, 그리고 165기에 달하는 항공기들이 참가한다.
개별 대열의 살상지대 진입시간까지 표시된 정교한 타격계획은 위구르인들을 다시 한 번 술렁이게 만들었다.
“가장 먼저 공격할 목표는 열병식 현장 위를 전시비행(展示飛行/플라이오버)으로 통과할 바로 이 항공편대입니다. 해군 함재기 5기, 조기경보기 1기, 공군 전투기 8기가 아주 밀접한 대형을 이룬 채 저속, 저공으로 지나갈 텐데, 여기다 대고 지대공미사일을 무더기로 갈겨주는 게 공격개시의 신호입니다.”
해군 함재기는 러시아의 기술을 훔쳐 만든 J-15이고, 조기경보기는 인민해방군 전체를 통틀어도 5기 밖에 없는 최신형(KJ-2000)이며, 조기경보기를 뒤따를 전투기들은 공군 주력기의 최신 개량형(J-10C)이었다.
다른 기체들이야 그렇다 쳐도, 조기경보기를 상실하는 건 중국 공군 입장에서 굉장히 뼈아픈 손실이 될 게 분명하다. 대당 15억 위안(한화 약 3천억)으로 추정되는 막대한 가격도 가격이거니와, 오랜 시간을 들여 자체개발한 조기경보기는 중국의 국력과 기술을 과시하는 상징적인 무기체계이기 때문이다. 공산당의 자부심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사람 숫자와 운반능력을 고려해서 대공미사일은 9발만 쏠 거지만, 이게 전부 파편식 탄두이고 기체 간 간격이 붙어있다고 봐도 좋을 만큼 조밀한 관계로, 표적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실수를 저지르지만 않는다면 전기 격추도 무리가 아닙니다. 자, 보시죠. 제가 설정한 최적의 표적분배는 이렇습니다.”
경태는 조기경보기를 중심에 둔 이중 쐐기 구조의 편대 대열을 이미지로 띄워놓고서, 레이저 포인터로 표적이 될 기체들을 하나하나 짚어 보였다.
“……이렇게 꽂아주면 전기 격추 확률이 80%를 넘는다는 게 우리의 계산입니다. 그럼 다음엔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습니까?”
질문을 던진 경태가 재차 바꾸는 화면은 격추당할 항공기들의 추락예상범위를 보여주었다.
“미사일 발사로부터 피격까지의 대응시간이 고작 2초 어림에 불과하고, 비행고도도 워낙에 낮은 탓에 조종사들은 뭔가를 해볼 겨를조차 없을 겁니다. 회피기동은커녕 지상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선회조차 불가능한 수준이다 이 말이죠. 따라서 예상되는 추락지점의 원형공산오차는 대단히 작고, 이걸로 우리는 전방의 대로를 손쉽게 차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경태의 눈이 곡선으로 휘어진다.
“앞서 나가던 차량과 보병들의 대열을 덤으로 쓸어버리게 되겠지요. 이것만으로도 낮게 잡아 1천 이상의 사상자가 나옵니다.”
지난 2002년, 우크라이나 리비우의 에어쇼에서 추락사고가 발생했을 때, 관람구역으로 돌진한 전투기는 77명의 사망자와 6백여의 부상자를 만들어냈다.
고작 한 대의 전투기가 그러한 대참사를 빚었을진대, 체급부터 격이 다른 조기경보기에 더해 13기의 전투기가 한꺼번에 추락할 현장은 과연 어떤 광경을 보여줄 것인가.
열병식에 참가하는 보병들의 대오는 25행 14열의 방진이 기본이다. 즉 하나의 밀집방진을 구성하는 인수는 인솔자를 제외하고 350. 고로 추락하는 기체들이 세 개의 방진만 휩쓸어도, 사상자의 수는 경태가 호언한 1천을 넘어서게 된다.
길가에서 오성홍기를 흔들며 열병식을 관람하던 민간인들 중에서도 죽거나 다치는 자들이 나오겠지. 그러나 그 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관객석은 천안문 앞에 집중적으로 배치되어있으며, 그곳은 항공기들의 추락 예상범위로부터 벗어나 있으므로.
‘칠팔십 명쯤은 불가피한 부수적 피해라고 쳐야지.’
어쨌든 이쪽은 군용기를 공격한 것이지 직접적으로 민간인을 살상한 게 아니다. 민간인 살상에 중점을 두는 일반적인 테러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샤히디 그룹이 알라의 이름으로 성전을 선포한 이상, 비교대상은 ISIS 같은 막장 집단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서구세계의 관점에서 샤히디 그룹은 ‘도의적으로 타당한 목적의식과 합리적인 행동양식을 겸비한’ 집단으로 분류될 터. 목적이 위구르의 독립이라는 점에서도 가산점을 받게 된다.
여기에 중국의 평판은 민주진영의 공적이라 해도 좋을 만큼 최악이다. 그런즉 이번 테러로 1세계 정보기관들의 집요한 추적을 받게 될 위험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대공미사일 공격을 가한 다음엔 명중 확인을 생략하고 곧바로 열압력 로켓과 고속유탄발사기 사격에 들어갑니다. 여기, 여기, 여기. 이 지점들을 중심으로 사선을 교차시키면 1분이 지나기 전에 2천 이상의 적들을 더 살상할 수 있어요. 천안문 광장은 빨갱이들이 좋아하는 색채로 물들 겁니다.”
손에 땀을 쥔 위구르인들은 때론 숨 쉬는 것도 잠시 잊어가며 이어지는 브리핑에 집중했다. 갈수록 더 짙어지는 흥분의 냄새와 열기. 경태의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가 이들에겐 상상으로도 그려보기 어려웠던 복수와 승리의 예언일 것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브리핑이 끝났을 때, 알림 샤히디는 의혹에 찬 표정으로 물었다.
“국가주석은?”
이 한마디 물음은 한껏 달아올라있던 다른 위구르인들에게도 찬물을 끼얹었다. 샤히디는 경태와 나를 번갈아 보며 다시금 물었다.
“이만큼 치밀한 계획을 세웠는데, 왜 국가주석을 죽인다는 이야기는 없나? 그 독재자야말로 중공의 정점이자 압제자들의 중핵이지 않은가? 다른 목표들을 다 포기하는 한이 있어도 그놈을 먼저 죽여야 할 게 아닌가?”
경태는 어깨를 으쓱이며 나를 보았고, 나는 샤히디에게 담담한 답을 돌려주었다.
“주석은 살려놔야 하오.”
“어째서!”
“그 인간이 죽으면 인민해방군은 옛 군구 시절로 회귀해버릴 테니까. 각 지역마다 반쯤 군벌처럼 행세하던 때로 돌아갈 거란 말이오. 그때보다 더 악화될 공산도 작지 않고.”
지금의 주석이 이룩한 정치적 업적 중 하나가 바로 국가수반으로서 군을 확실하게 휘어잡은 것이다. 주석이야 본인의 영구집권을 위한 노력을 경주했던 것이었겠지만.
그런 인간이 후계구도도 마련해놓지 못한 채로 덜컥 죽어버리면, 기껏 개편해놓은 개별 전구(战区)들은 권좌를 둘러싼 당내의 갈등과 다툼 속에서 지난날의 이권과 지위를 되찾고자 할 것이다.
“당신네 민족의 땅은 신장생산건설병단이 장악하고 있지. 그들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배력이 약해지는 건 당신들에겐 결코 좋은 일이 아니오.”
“…….”
“지금이야 건설병단이 군사적 자율성을 잃고 서부군구에 종속된 처지지만, 과거의 권한을 회복하고 나면 무슨 일이 있어도 세력의 근거지를 포기하려 들지 않을 거요. 위구르 자치구가 없는 건설병단은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니까.”
“……중국과의 협상은 가능해도 건설병단과는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인가?”
“바로 그렇소.”
“협상을 해야 하나?”
“하지 않으면?”
나는 비스듬히 시선을 기울이며 말을 이었다.
“당신네 땅은 지금 위구르 민족과 한인(한족)들의 숫자가 거의 비등해진 지경이잖소? 그럼 중앙정부에게 협상을 강요해서 당신들에게 유리한 구획 분할과 단계적인 권리 이전, 그리고 한인 인구의 이주를 요구하는 게 낫겠소, 아니면 자기네 터전을 지키겠다는 260만 둔전병들을 상대로 최후의 1인까지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이는 게 낫겠소? 둘 중 어느 쪽이 더 현실적이며, 어떤 방식으로 독립을 해야 당신네 민족에게 미래가 있겠느냐 이 말이오.”
문제의 핵심은 지나치게 많은 자치구 내 한족 인구다. 둔전병만 헤아려도 260만이고, 전체 인구는 물경 9백만에 이른다.
천만에 불과한 위구르족이 그들을 다 죽이거나 싸워서 몰아내는 건 현실성 없는 망상 그 자체였다. 설령 기적적인 성공을 거둔다 한들, 불타버린 도시와 초토화된 생산기반, 그리고 극한까지 감소한 생산인구만이 남을 뿐.
반면 통제력이 살아있는 중국 중앙정부에게 협상을 강요한다면, 민족의 강역을 온전히 되찾지는 못할지언정 독립 자체는 꿈꿔볼 수 있다. 미래를 도모할 인구와 기반을 보유한 위구르 독립국가의 탄생이다.
여기까지가 내가 준비한 변명이었다.
‘중국이 너무 빠르게 망가져버려도 곤란하단 말이지.’
이슬람 세계에서의 명성과 그로부터 파생될 동원력이 런던 공략의 도구인 것처럼, 중국의 첩보자원도 런던 공략의 도구이기는 마찬가지다. 또한 중국은 지금 주술사 왕의 병기창 역할을 해주고 있지 않은가. 나는 두 마리 토끼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내 진의와는 별개로, 내가 전개한 논리엔 흠잡을 구석이 존재하지 않았다. 왜냐면 모두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자 진실이니까.
“내 말을 들으시오, 위구르인.”
나는 어두운 표정의 샤히디를 곧게 응시하며 못 박았다.
“당신네 겨레에게는 이것이 최선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