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국사냥꾼-260화 (260/561)

#31. 승천의 계단 (3)

국제 고위험 수렵협회는 미국의 주도하에 설립된 범국가적 비정부기구로서, 지회(支會)가 존재하는 국가들의 헌터 인력을 느슨하게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당연하게도 이런 협의체가 하나만 존재하지는 않았다. 새로운 시대의 질서를 다툴 능력이 있는 국가들이 합종연횡을 거듭하며 비슷한 조직들을 잇따라 출범시켰던 탓. 큰 질서 안의 작은 질서를 꿈꾸며 구 식민지권에 블록 형성을 꾀하는 프랑스 같은 국가도 있었다.

이런 단체들은 서로 간의 경계가 모호한 편이었다. 아직 확실하게 주도권을 장악한 단체가 존재하지 않는 과도기였기에, 여기에도 이름을 올리고 저기에도 이름을 올리는 헌터단체들이 많았던 것이다.

따라서 국제 고위험 수렵협회의 교류행사에 참가하는 건 딱히 부담을 느낄 일이 아니었다. 수연을 동반하여 호텔의 연회장에 들어선 나는, 수상해 보이지 않을 만큼 사람들과 어울리며 이탈리아 기사들에게 접근할 기회를 찾았다.

나는 정장과 드레스를 차려입은 남녀들을 보며 조금 어이없는 심정을 느꼈다.

‘허영이 줄줄 흘러넘치는 자리로군.’

이 자리에 모인 건 일선에서 뛰는 엽사들이 아니었다. 내가 단장입네 대표입네 하는 높으신 분들이었지. 정부로부터 의뢰받은 일들은 아랫사람들에게 맡겨두고, 본인들은 사업에 필요한 인간관계를 만들어 두겠답시고 화려한 연회장에 출석한 자들.

물론 인간관계가 사업에 중요한 것은 맞다.

그러나 이 자리가 요구하는 격식은 지나칠 정도로 과한 감이 있었다. 그도 그럴 게, 이 자리에 모인 인간들의 과반은 본디 먹고 살기 위해 목숨이 위험한 일에 뛰어들어야 할 만큼 가진 게 없었던 인생들인 것이다.

행운과 시운에 힘입어 높은 지위에 올랐을 뿐인 밑바닥 인생들이, 평소부터 동경하던 상류사회의 생활을 흉내 내는 모습이란.

이 하류인생들에게 바람을 넣은 건 첫째가 세계 주요 국가들의 호사스러운 영입경쟁이었고, 둘째가 헌터들 사이에 존재하는 소수의 진짜배기 상류층 출신들이었다.

내가 찾던 기회는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천박하지 않습니까?”

영어로 말을 걸어온 건 눈가에 주름이 잡힌 검은 머리의 이탈리아인이었다. 샴페인 잔을 쥔 손가락엔 금빛의 인장반지가 끼워져 있다.

표적이 스스로 다가오다니. 시작부터 운이 좀 따라주는군.

이런 속내를 감추며, 나는 모르는 척 되물었다.

“천박하다니, 뭐가 말씀이십니까?”

질문을 받은 이탈리아인은 샴페인을 든 손으로 연회장 전체를 가리켜보였다.

“뭐긴 뭐겠습니까. 우리네 흉내를 내려고 애쓰는 저 뜨내기들이지요.”

“저는 좀 달라 보였던 모양이군요.”

“아무렴요. 선생께는 잘 숙성된 포도주 같은 기품이 엿보입니다. 이는 벼락출세한 자들이 하루 이틀의 연습으로 흉내 낼 수 있는 게 아니지요. 멀리서 봐도 차이가 느껴질 정도니까.”

이 자리에 저의 동류가 얼마 없다는 뜻.

그야 그렇겠지. 내가 이 자리에서 내보이는 행동거지는 정말로 ‘귀족적’인 것이니까. 전근대적 기사단에 속한 명문가의 자손에겐 나름대로 뼈대 있는 집안의 후예 정도로 보였겠지.

하나 그래봐야 교육을 잘 받은 동양계일 뿐이다. 이탈리아인의 말과 생체신호에선 내가 너를 이렇게 인정해주니 기쁘지 않느냐는 시혜적인 뉘앙스가 묻어났다.

요컨대 이 이탈리아 놈이 내게 접근한 건 내가 다른 뜨내기들과 달라 보여서가 아니었다.

술잔을 왼손으로 옮겨 쥔 이탈리아 놈이 눈인사를 곁들여 조금 늦은 자기소개를 해왔다.

“카라비니에리 사바우디의 수렵기사, 우피씨알레(Ufficiale) 피에르프란체스코 베네벤타노라고 합니다.”

“저는 개마의 부사장을 맡고 있는 안호준이고, 이쪽은 제 참모인 캐서린 리입니다.”

수연이 조용히 묵례를 하자 이탈리아 수컷의 표정이 부드럽게 녹아내린다.

“아, 개마! 그 이름은 저도 들어보았지요. 참모께서 대단히 아름다우시군요, 미스터 안. 두 분 모두 저를 피에르라고 불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식으로 소개를 받고 나서부터, 피에르는 수연을 향해 수시로 미소를 보내었다. 강화한 후각엔 머리를 아프게 만드는 향수의 향기와 성적으로 고양된 인간 수컷의 냄새가 와 닿았다. 수연을 데리고 오지 않았다면 이 수컷이 스스로 접근하는 일 따윈 없었을 터.

본래대로라면 대화를 이어나가려 골몰하는 건 내 쪽이 되었어야 하겠지만, 잘 꾸미고 온 수연의 미색은 그 역할을 표적이 수행하도록 뒤바꾸어놓았다.

초면에 꺼낼 법한 화제가 바닥을 드러낼 즈음, 연회장으로 탐색의 시선을 돌린 피에르의 입가에 희미하게 만족스러운 웃음이 걸린다.

“저기에도 다른 의미로 천박한 인간이 하나 보이는군요.”

공통의 미움을 사는 제3자를 흉보는 것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손쉬운 방편이었다. 피에르가 가리킨 사람은 이번 행사에 얼굴을 내민 주 탄자니아 중국 대사였다.

아프리카 일대에서 중국이 벌이는 여러 활동들의 당위성을 호소하는 한편, 명성 높은 헌터들과 될성부른 떡잎들을 상대로 부지런히 영입제안을 건네는 모습.

중국의 각성능력자 인재영입은 천인계획에서 만인계획으로 확대된 지 오래일 만큼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중이었다. 중국의 외교적 입지와 대외적인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인재영입이 성황이라는 건, 그게 가능할 정도로 엄청난 돈을 쓰고 있음을 의미한다.

‘영입전략 변경도 한몫했지.’

궁지에 몰린 중국 공산당은 인재영입의 방침을 유연하게 수정했다. 국적을 바꿀 필요 없이, 개인이나 집단 단위로 초장기 독점계약을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도 그러했고.

피에르가 냉소했다.

“성난 시위대가 대사관 앞을 점령했는데도 여기 와서 웃고 떠드는 인간이나, 실상 호감이라곤 한 조각도 없으면서 돈 때문에 친밀한 척 어울려주는 인생들이나……. 멀리서 보면 희극이 따로 없습니다.”

“시위대요? 무슨 시위대 말입니까?”

표적이 떠들어대기 편하게끔 모르는 척 되묻자, 피에르는 냉소를 미소로 바꾸며 말했다.

“명성 높은 개마의 부사장이시면서 의외로 소식이 느리시군요. 하긴, 굳이 알아야 할 이유가 없는 지저분한 일이긴 하지요.”

시위가 일어난 이유는 식량 문제였다. 쿡쿡거리며 웃는 피에르.

“누가 알았겠습니까? 분변을 먹여 불린 불사암을 가공해서 식량이랍시고 공급할 줄이야. 가난한 자들에게도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이라는 게 있는 법인데 말입니다.”

중국은 제3세계의 식량 수탈자라는 인식을 불식시키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었고, 불사암 가공육을 활용한 인도적 식량 ‘수출’은 그러한 노력의 한 갈래였다. 불사암 가공육은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기피식품으로 분류되지만, 빈곤한 제3세계의 주민들 사이에선 사실상 주식의 위치로 올라오고 있었으니까. 공산당은 자신들이 식량을 반출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공급하기도 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었던 것.

그러나 얼마 전, 중국의 어느 식품가공공장에서 불사암 덩어리를 오물이 가득한 통으로부터 건져내는 영상이 유출되며 격렬한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불사암은 기본적으로 마소와 마력을 이용해 증식을 이루지만, 추가적인 양분이 주어지면 더욱 빠른 속도로 스스로를 살찌운다.

기실, 야지에서 발견되는 불사암 덩어리들 또한 주변 환경으로부터 양분을 흡수하기는 마찬가지. 이런 불사암을 인위적으로 키운다 치면, 공급할 양분으로 사람과 가축의 똥오줌만큼 저렴한 것도 드물 터였다. 하다못해 음식물 쓰레기조차 가축용 사료 제작을 위한 최소한의 수요가 존재하니까.

중국 당국은 처음엔 혐의를 부인했다.

「해당 공장은 내수용 제품을 제조하는 곳으로, 식자재 관리의 위생적 일탈은 오직 이 공장에서만 발생한 것이며, 여기서 제조된 제품이 해외로 수출된 사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각국 언론들은 중국에 대한 악의적인 보도를 멈춰주시기 바랍니다.」

이러한 부인이 좀처럼 먹혀들지 않자, 중국 외교부장은 외신기자들이 자리한 공개석상에서 억제된 불쾌감을 드러냈다.

「작금의 사태는 전 세계가 우리 중국에 대해 품고 있는 편견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 당과 인민은 평화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귀한 식량을 나누기로 결의하였는데, 우리의 의지를 어떻게든 폄하하고 싶어 하는 자들은 부당한 선동을 일삼고 있지 않습니까?」

「세계 평화 증진을 향한 우리의 행보를 짓밟으려는 자들이야말로 진정 평화의 적이라 할 만하지 않겠습니까?」

「설령 그 말 같지도 않은 선동이 사실이라 쳐도, 우리 중국이 표적이 아니었더라면 지금처럼 심하게 비난을 받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돼지와 같은 가축에게 사람의 분변을 먹여 기르는 일은 과거 세계 어디에서나 흔하게 행해진 일이었습니다. 가난한 나라의 인민들은 지금도 그러고 있을 테지요. 헌데, 돼지에게 분변을 먹이는 건 괜찮고 불사암에 분변을 먹이는 건 안 괜찮은 이유가 대체 뭡니까?」

「분변으로 불사암을 키우는 건 환경오염도 줄이고 식량위기 해소에도 일조하는 훌륭한 방책입니다. 그럼에도 전 세계가 이 일을 트집 잡는 건 우리 중국을 미워하는 마음의 발로일 게 분명합니다.」

「다시 한 번 호소합니다. 중국에 대한 부당한 혐오를 멈춰주십시오. 우리는 모두 평화를 향해 나아가야 할 형제들입니다. 국제사회가 중국에 대한 편견과 적대를 거두는 순간, 우리 중국은 진정으로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입장표명의 절정은 퍼포먼스에 가까운 공개 똥고기 시식이었다.

「이것은 사람의 똥으로 만든 고기입니다! 이 똥고기의 진위 여부는 여기 와계신 개발자 미츠유키 박사께서 보증해주실 것입니다!」

「똥에 들어있는 단백질도 단백질은 단백질이라는 사실을! 제가 직접! 먹어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일본의 어느 연구소에서 공수해온 이 불사암 이상의 혐오식품을, 중국 외교부장은 두 눈 질끈 감고 입안으로 욱여넣었다. 먹는 내내 오만상을 쓴 채 온몸을 부들부들 떠는 꼴이, 보증인이 없었어도 진위를 의심받진 않았을 듯했다.

이걸 본 경태가 감탄을 금치 못하며 했던 말이 떠오른다.

“와, 중국 외교부장이 언제부터 저런 극한직업이 됐지……?”

외교부장이면 공산귀족들 중에서도 최정상의 공산귀족이라 할 만한 자리. 그런 자리에 오른 자가 모자라나마 월왕 구천의 고사를 흉내 낼 지경이 되었으니, 중국이 자신들의 외교적 고립에 얼마나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지 알 만했다.

이렇듯 고위 공산귀족이 이 악물고 똥고기까지 뜯었건만, 오늘 중국 대사관 앞에 모인 시위대는 상황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알기 쉬운 증거였다.

“우리에겐 잘된 일이지요.”

다양한 손동작들을 곁들여 이쪽도 다 아는 전후사정을 떠들어대던 이탈리아인이, 옅은 비웃음을 머금고 내놓는 평.

“정부들 사이의 외교적인 명분놀음이야 어쨌든, 저들과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진정으로 한편일 수가 없으니 말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맞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얼마를 더 어울려주었을까. 수연에게 홀려 심리장벽이 낮아진 피에르는 나와 수연을 식사에 초대했다.

내가 피에르의 반지로부터 느껴지는 기시감이 어디서 기인하는지 기억해낸 것도 바로 이때쯤의 일이었다. 불현듯 떠오른 기억은 망치처럼 내 뇌리를 후려쳤다.

‘웨스트버튼의 인장반지.’

홍콩 앞바다의 까마귀 섬에서 인형술사를 쳐 죽이는 데 성공했을 때, 내가 얻은 전리품은 연금술의 기호가 새겨진 제례검 한 자루만이 아니었다. 마력이 깃든 외알 안경과 인장반지, 그리고 내가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사설은행의 비밀계좌 카드도 하나 포함되어 있었지.

인형술사의 반지와 안경은, 비록 마력이 깃들어있기는 하였으되 실질적인 기능이 존재하지 않는 물건들이었다.

그럼에도 이 두 물건에 어떤 용도가 존재한다면, 생각해볼 수 있는 가능성은 마법적인 대칭열쇠(Symmetric key) 정도가 고작이었다. 하나의 마법적 장치를 열쇠와 자물쇠로 분리해 놓는 형식.

만약 이 가설이 사실일 경우, 열쇠와 맞물릴 자물쇠는 웨스트버튼의 본가에 있을 확률이 높았다. 그 본가의 위치가 원탁의 본거지와 지극히 가깝기에, 나는 반지와 안경에 대한 관심을 사냥 당일에 내려놓았던 상태.

떠올리기 힘들었던 이유가 달리 있는 게 아니었다.

‘한번 확인을 해봐야겠는데.’

아직 확신을 내리기는 어렵다. 인형술사의 반지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 적의 일이란 말인가. 인형술사와 교전을 치른 기억은 선명하지만, 그 선명한 기억 속에서도 반지의 형상은 정확한 회상이 불가능했다. 그 반지가 피에르의 반지와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른지는, 본사에 연락하여 사진과 영상을 보내라고 해야 비로소 정확하게 알 수 있을 터였다.

그러나 이런 내 생각이 무색하게, 피에르는 스스로 결정적인 단서를 언급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 기사단의 수련법은 정말로 뭔가 다르거든요.”

이탈리아인들의 식사는 길다. 미인을 앞에 두고 술까지 마신 수컷의 입은 가면 갈수록 가볍고 경쾌해졌다. 나와 수연을 제외하면 제 사람들로 가득한 자리라 더 마음을 놓은 면도 있을 것이었고.

“글쎄요. 그건 어디나 다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남들보다 나은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고.”

수연이 차분하게 반문하니, 내가 있거나 말거나 제 기사단으로 오라고 수연을 유혹하던 피에르가 두 손을 모아 흔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절대로 그렇지 않아요, 캐서린! 자세한 내용은 대외비라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만, 이 수련법을 제대로 전수받은 기사들 중 건강에 문제가 생긴 사람은 이제껏 한 명도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사실이라면 대단하군요.”

“대단하지요! 심지어 평기사들은 수련법의 전부를 전수받은 것도 아닙니다! 규칙상, 수련법의 정수에 접근하려면 기사단 내에서의 계급이 높아져야 하지요. 계급이 높은 기사의 가족들에게도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조금 궁금해지기는 하네요. 고위 기사들은 얼마나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을지가.”

“제 아버님의 능력을 보시면 놀라움을 금하실 수 없을 거라 장담합니다. 제 아버님께선 기사단에 최초로 수련법을 공개한 분이시자, 성 모리스와 라자러스의 기사단 전체에서 가장 강력한 각성능력자시니까요.”

한동안 제 아버지 자랑을 늘어놓은 피에르는, 그 아버지가 했다는 말을 아무 생각 없이 입에 담았다.

“아버지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지요. 이 수련법은 장차 우리 집안이 승천의 계단을 오르도록 해줄 첫 번째 열쇠라고.”

승천의 계단.

이 순간 피에르의 가문과 원탁 사이의 상관관계는 확실한 것이 되었다.

“……승천의 계단이라. 아버님께서 독특한 표현을 쓰시는군요.”

내 말에 내게로 눈을 돌린 피에르는, ‘아, 그래. 이 사람도 있었지.’ 하는 표정으로 긍정했다.

“아버님께서 다소 시적인 표현을 즐기는 분이시긴 합니다.”

“그렇습니까?”

“예. 근래 들어 그런 경향이 더 강해지셔서 자식으로서 곤혹스러울 때도 있지요.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서 뜻을 여쭤보면, 언젠가 너도 알게 될 거라고만 하시고. 하하.”

그럼 그 아버지라는 새끼를 잡아다 족쳐봐야겠는데.

물론 성급한 행동으로 원탁을 자극할 생각은 없다. 이놈들은 여기서 오래 활동할 예정인 모양이니, 본래의 계획을 진행하며 천천히 방법을 고민해 봐도 괜찮겠지. 이놈들이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를 관찰하면서.

아버지를 불러내는 가장 좋은 미끼는 역시 피를 이은 자식인 법.

남은 식사시간 내내, 나는 피에르를 어떤 방식으로 낚싯바늘에 꿰어야 좋을지에 대해 숙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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