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국사냥꾼-221화 (221/561)

#26. 대호(大虎) (5)

살아있는 버러지가 줄어들면서 깨달은 것이지만, 식인호랑이의 귀는 누군가가 방아쇠를 당기려드는 순간마다 조건반사적으로 꿈틀거렸다. 총이 발사되기 직전, 「끼릭-」 하는 미미한 쇳소리에 반응하는 것. 이는 음속으로 전해지는 발포 예고였다.

다음 순간 호랑이는 몸을 비틀어 저를 노리는 조준선을 비껴낸다. 사방에서 포성을 닮은 총성이 터지는 가운데, 보통은 가까이에서도 못 들어야 정상인 소리를 빠짐없이 포착해내는 비상한 청각. 단순히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소리가 난 방향까지 정확하게 감지해내는 모습이 놀랍다. 과연 국가 단위의 재해로 취급되는 각성체답다고 해야 할까.

덕분에 맞는 총알이 드물고, 맞더라도 가죽을 뚫지 못하고 퉁겨지는 게 태반이다. 후자의 문제는 강화된 가죽과 비스듬한 입사각이었다.

“저게 무슨 수로 사격을 회피하는지 알 것 같으냐?”

내 물음에 경태가 전투현장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로 답한다.

“물론입니다. 저희가 설마 저 정도도 보지 못하려구요. 형님께서 주신 힘을 얼마나 갈고 닦았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이니 확인은 해두어야지. 이런 내 귓가에 절박한 비명이 들려온다.

“왜, 왜 맞지 않는 거야!”

버러지들도 이제는 욕망의 단꿈에서 깨어났다. 패색이 짙어지자 동료들을 내버리고 달아나는 비겁자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여유가 생긴 식인 괴물은, 가장 앞서 달아나던 자를 방탄복째로 씹어 으스러뜨리며, 이제껏 기동에만 써먹었던 염동력을 공격용으로 투사했다.

쿠웅-!

호랑이가 강렬한 앞발질로 땅을 내려치자, 아스팔트 바닥이 반경 수 미터에 걸쳐 산산조각으로 파쇄된다. 호랑이는 이렇게 만들어진 파편들을 염동충격파로 후려쳐 투사했다. 무겁고 뾰족한 아스팔트 조각들의 파도는 농민공들의 비뢰포격보다 훨씬 더 강력한 것이었다.

방어구를 튼튼하게 껴입은 엽사들은 파편의 폭풍에 휩쓸리고도 중상을 면했으나, 그들의 장비까지 멀쩡하기는 어려웠다.

“야, 야시경……. 야시경이……!”

부상보다 치명적인 야간시야의 상실. 싸우려는 자와 달아나려는 자 모두 암적응에 시간을 낭비해야 했고, 그렇게 낭비되는 시간은 곧 정비례로 증가하는 인명손실을 의미했다. 각성자의 밤눈이 아무리 좋다 한들, 야간의 광수용력이 인간의 여섯 배에 달하는 호랑이를 따라잡진 못한다.

‘정말 잘 싸우는군.’

세상에서 가장 악명 높은 식인호랑이의 신체강화 코드는, 코드 그 자체보다는 코드의 활용 면에서 소소한 영감을 주는 것이었다.

“조명탄!”

아직 용케 숨이 붙어있는 리더의 외침에, 거의 몰살 직전에 이른 헌터들 중 하나가 허둥지둥 허리에 달아놓았던 조명탄을 터트린다. 구난신호를 보낼 때 쓸 법한 붉은 색조의 강렬한 빛. 가까운 거리에서 빛이 터져 나오는 순간, 호랑이의 동공이 바짝 졸아들었다.

“잡았-다-!”

멈칫한 호랑이를 겨냥해 방아쇠를 당기는 리더. 몸을 비트는 것만으로는 사선을 비껴내지 못할 간격을 두고, 대구경 개인화기의 총구가 섬뜩하게 번뜩인다. 조준점은 측면을 드러낸 호랑이의 급소. 투명한 사선은 연한 뱃가죽을 뚫고 내장을 터트릴 궤적이었다. 그러나.

“……어?”

덤프트럭에 치이듯 날아간 리더가, 관성을 못 이겨 몇 바퀴를 더 구르고서, 깨진 바닥 위에 누운 채로 왈칵 피를 토한다.

“어떻, 게?”

그르릉-

낮은 소리를 흘리는 호랑이는 총상이 아닌 내상(內傷)을 입은 상태. 조금 전과 완전히 달라진 위치는 제 몸에 염동력을 실어 투사체로 삼은 결과다. 상식적으로는 예측이 불가능한 형태의 순간적인 고속기동. 그 속도는 육체적인 가속의 최대치를 한참이나 상회했다.

쓰는 염동력이 거친 탓에 내상을 입기는 했지만, 그 정도가 경미하여 운동능력을 깎아먹을 정도엔 못 미친다. 생체강화의 힘만으로도 잠깐이면 회복을 완료할 터.

리더의 죽음을 목격한 버러지들은 이제 전의를 완전히 상실했다. 엉성하게나마 남아있던 전투대형이 무너지니, 남은 건 그저 학살뿐이었다.

“도와줘! 보고만 있지 말고!”

우리를 뒤늦게 발견한 도망자의 절규. 등 뒤에선 동료들이 1초에 하나 꼴로 죽어나가는 중이다. 똥오줌으로 바지를 더럽힌 채 울면서 달려오던 최후의 도망자는, 뒤에서 엄습한 호랑이에게 물려 땅에서 발이 떨어졌다.

“으억, 억, 끄윽…….”

호랑이의 치악력이 두꺼운 방탄판을 부술 정도는 못되었으되, 그 사이에 낀 인체는 대형 맹수의 무는 힘을 견뎌내지 못했다. 빠드득 빠드득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붉은 피가 호랑이의 턱 좌우로 폭포수처럼 흘러내린다. 맹수는 방탄헬멧을 발로 누르고 입에 문 몸통을 당겨 죽은 자의 목을 끊어냈다. 질겅질겅 씹어대는 이빨이 방탄판을 제외한 모든 장비들을 박살내놓는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41초. 내 계산보다는 조금 더 걸렸지만, 매초마다 최소 한 명 이상이 죽어나간 셈이니 빨리 끝났다는 점에선 큰 차이가 없다.

경찰과 자경단의 생존자들은 구석구석에 숨어 머리를 처박은 채 벌벌 떨고만 있었다. 이들 가운데 회로가 열려있는 일부, 그리고 학교 내에 피신한 노약자와 미성년 각성자들의 존재는 내 실력행사를 제한하는 환경적 요소들이었다.

다 죽여 버리기도 뭣하고.

크르르르르-

조명탄의 빛이 사그라지는 가운데, 등잔처럼 타오르는 한 쌍의 눈동자가 내가 있는 곳을 똑바로 바라본다.

이 새끼들은 대체 뭘까? 하는 눈빛.

우리의 존재 자체는 냄새를 맡아 진즉에 깨닫고 있었을 것이다. 대상의 흥분과 두려움까지 냄새로 판별해내는 짐승이니, 저를 공격하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 인간들의 체취가 적잖이 이상했겠지.

이상성은 자연계에서 경계의 대상이다. 하물며 그것이 금속과 윤활유와 화약의 냄새를 머금은 이상성임에야.

그럼에도 맹수는 대담한 탐색으로 슬금슬금 거리를 좁혀왔다. 벌써 수천을 헤아릴 인간들을 잡아먹었고, 우리 정도의 숫자는 몇 번이나 상대해봐서 자신감이 있다는 거겠지. 경태가 신호하자, 나와 내 애들은 사격조와 근접전투조로 나뉘어 임전태세에 돌입했다. 퇴로를 차단하는 반포위 대형을 본 호랑이의 눈에 포식자의 흉포함이 깃든다.

직후, 식인호랑이는 예의 그 화려한 입체기동으로 내 애들의 대열에 난입하려 들었다. 겉보기로는 직전의 집단학살이 시작될 때와 다를 바가 없는 상황. 허나 내 애들은 잡다한 엽사들과는 격이 다른 실력자들이었고, 특히나 경태의 사격술은 그 자체로 마법이라 불러도 좋을 경지에 있는 것이었다.

「끼릭-」

맹수가 아까 했던 그대로 난해한 동선으로 튀며 연체동물처럼 몸통을 틀었음에도, 다섯 발의 명중탄이 동시다발적으로 핏물을 터트린다. 이 다섯 발 모두가 경태 혼자서 꽂아 넣은 탄이었다. 다른 부하들은 격발 직전까지만 방아쇠를 당겼을 뿐. 이는 기만으로 이루어진 사선의 창살과 같았다.

사냥감이 어찌 싸우는지 숙지한 이상, 전문적인 싸움꾼들이 사냥감을 기만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정상급의 실력과 동료들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야.

크워어어어어-!

잇따른 피탄에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대열에 난입하여, 학교 전체의 창문에 금이 갈 정도의 성량으로 포효하는 짐승. 용수철처럼 튀어 다니던 탄성을 웅크린 몸에 집중시킨 짐승이, 응축된 힘을 폭발시키며 경태를 향해 쇄도한다. 추가적인 피탄을 감수하고서라도 가장 위협적인 상대부터 쳐 죽이겠다는 듯이.

이번엔 염동력의 쓰임새가 다르다. 허공에 발판을 만드는 대신, 몸 전체로 연속적인 충격파를 발산하여 총알의 입사각을 틀고 꽂히는 위력을 감소시킨다. 이는 타고난 사냥꾼의 본능으로 내린 판단일 터.

판단 자체는 양호하다. 그러나 이곳엔 마법사가 있다.

우우우웅-!

대기가 투명한 파동으로 진감하는 순간, 짐승의 털이 전율을 일으키며 한쪽으로 쓸리듯이 눕는다. 내가 공기 중의 수분을 그러모아 쏘아낸 초지향성 음파 공격. 수중에서 쓰는 것에 비해 한참이나 부족한 위력일지라도, 호랑이 하나의 고막을 터트리고 전정기관을 자극하며 안구를 진탕시키기엔 충분한 힘을 담고 있다. 원뿔형 범위공격이라 기동으로 피하기도 여의치 않다.

대기를 흔들던 충격파가 사라진다. 손상된 평형감각으로 말미암아 내딛는 발이 비틀리는 와중에도, 위기를 자각한 호랑이는 비틀린 동선을 수습하며 경태를 향해 폭주했다. 전신에서 필사적인 독기가 묻어나는 맹렬한 돌진이었다. 핏줄 터진 눈은 표적에 고정된 상태. 경태 하나만 제거하면 생로를 열고 빠져나갈 수 있다.

이 살기 짙은 돌진 앞에서, 호랑이의 전면에 여섯 발의 명중탄을 꽂은 경태는 물 흐르는 듯한 동작으로 무기를 교체했다.

“컴 온, 야옹이!”

동시에 번쩍 터져 나오는 강렬한 섬광. 마력을 태우는 불의 순간적인 점화, 휴대용 조명탄을 훨씬 능가하는 세기의 빛이 호랑이의 시력을 마비시킨다. 반면 경태의 신호를 제때 보고 대비한 내 부하들은 그 빛의 영향을 최소한으로 받은 상황. 호랑이의 불완전한 공격을 비껴내며, 경태는 강제돌입(도어 브리칭)용 도구 겸 냉병기로서의 도끼를 휘둘렀다.

“흐리얍!”

경태가 기다란 자루를 단단히 붙잡은 채 무게중심을 낮춰 단단히 버티니, 호랑이 어깻죽지를 파고든 티타늄 합금 도끼날이 근 1미터에 달하는 자상(刺傷)을 그어놓고서 빠져나온다. 뜨겁게 뿜어져 나오는 맹수의 피.

근육이 끊어진 호랑이가 주차장과 가까운 집 한 채를 반파시킨다. 콰르르 요란하게 무너지는 소리. 숨어있던 경관 둘이 굴러들어온 호랑이에 치여 즉사했다.

다음 순간 불붙은 자동차들이 반파된 주택을 향해 미끄러져 들어갔다. 내 부하들이 날붙이로 연료통을 찍어 스파크로 유증기를 터트리고는, 측면을 발로 걷어차거나 염동력으로 밀어버린 차량들이었다. 깨진 연료통으로부터 새어나온 불길이 주차장과 주택 마당에 어지러운 선을 그려놓는다.

귀가 망가진 호랑이가 무너진 지붕을 들썩이며 몸을 일으킨다. 그러나 놈이 휘발성의 불냄새를 맡았을 땐, 자동차마다 연료통에 남은 디젤유의 온도가 위험수위까지 상승한 상태였다. 여기에 손상된 근육의 회복이 아직이라, 호랑이의 탈출은 적시에 이루어지지 못했다.

콰앙-!

샛노란 폭발을 뚫고 나온 호랑이는 낭패한 몰골이었다. 한쪽 안구는 나무 파편이 박혀 깨졌고, 갈라진 상처엔 화상이 더해져 빠른 회복이 불가능해졌다.

패배를 직감한 맹수는 물 냄새가 나는 곳을 향해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등허리에 꽂히는 수십 발의 중량탄들을 감수하면서, 실낱같은 생존의 가능성을 향하여 내달리는 모습. 절뚝거리는 달리기임에도 지그재그로 가속하는 회피기동이 굉장하다. 이번에도 몸 전체로 뿜는 연속 충격파로 피탄의 충격을 최소화한다.

중요한 장기가 상하는 것을 피한다면, 그리고 이곳을 빠져나가 긴 시간 동안 휴식을 취한다면, 입은 총상이 몇 개나 되든 살아남을 확률이 제로는 아니다. 식인호랑이의 생체강화는 그 정도 경지에 올라있었다. 영구적인 장애가 남는 것은 피할 수 없을지라도.

그리하여 강물로 뛰어든 호랑이는, 흐르는 물의 표면이 초저주파 대역의 울림과 함께 파르르 흔들리는 순간, 끓는 기름에 몸을 적시기라도 한 양 발광을 하며 펄쩍 튀어 나왔다.

크허어엉-!

거칠게 울부짖으며 천변에 몸을 굴리는 호랑이. 물속은 내 구속력이 지배하는 영역이다. 평범한 생물이라면 즉석에서 분해되고도 남을 진동 속으로 몸을 던졌으니 고통스럽지 않을 리가 있나. 맹수가 정신을 못 차리는 사이, 내 부하들은 바닥을 구르는 맹수의 몸통에 보다 치명적인 총상들을 한가득 더해주었다.

그륵, 그르르륵-

목구멍에서 피가 끓는 거친 숨소리. 힘이 다하여 늘어진 호랑이가 빛이 꺼져가는 눈으로 우리를 바라본다. 그러더니 피가 줄줄 흐르는 몸으로 비틀비틀 일어나, 넘어지고 또 넘어지기를 반복하며 다가오다가, 푹 꺼지듯 무너져서는 다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윽고, 호랑이의 마력장이 신기루처럼 증발했다.

난 한숨을 내쉬었다.

‘이걸로 끝이군.’

정말이지, 갑작스럽게 추가된 피곤한 일정이었다. 그나마 이틀이 채 지나기 전에 마무리 지은 것을 불행 중 다행이라 해야겠지. 오쿠노시마는 이제 안전하고, 내 것이 되어야 할 일제의 유산 또한 안전하다.

조금 시간이 지나자 숨어있던 경관과 자경단의 생존자들이 기어 나왔다. 상황 변화를 감지할 감각이 있는 능력자들을 필두로 하여.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아니었으면 우리는 지금쯤 죽은 목숨이었을 거예요…….”

한 경관이 귀찮은 감사를 전하는 와중에, 다른 생존자들은 죽은 호랑이를 향해 분노와 저주를 퍼부어댔다. 누군가는 우스꽝스러운 발길질을 해댔으나, 다른 이의 제지를 받더니 우리의 눈치를 보며 그만둔다. 호랑이 시체가 일단은 우리의 자산이었으니까.

두두두두두-

뒤늦게 나타난 헬기의 엔진소리가 대지를 두드리며 가까워졌다. 본디 퇴역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마법의 시대를 맞이하여 운명이 뒤바뀐 구식 공격헬기(AH-1S)였다. 구식이라곤 해도 공격헬기는 공격헬기인지라, 단 한 대뿐임에도 위압감이 상당하다.

“제기랄! 늦어도 너무 늦었잖아!”

어느 일본인 능력자가 눈물을 흘리며 하늘을 향해 쏟아내는 원망. 그러나 상황 발생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헬기를 늦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시내에서 범죄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경찰이라도 이보다는 더 시간이 걸릴 테니까.

고도를 낮추고 거리를 좁힌 헬기는, 기수를 호랑이에게 맞춘 채 정지비행에 들어갔다. 가까운 거리에서 육안으로 호랑이의 죽음을 확인한 두 파일럿은 아쉬워서 죽을 것 같다는 표정들을 지어보였다.

표정 너머의 생각을 읽기는 쉬웠다.

「조금만 더 빨리 도착했다면, 현상금의 일부를 주장할 수 있었을 것을.」

작전 중 각성체 사냥에 성공한 자위대원은 현상금 또는 포상금의 30%를 받을 권리가 있다. 지금 같은 경우는 기여도를 따져야 하니 그보다 훨씬 적은 금액이 되겠으나, 그렇다 한들 파일럿 한 사람당 최소 수천만 엔씩의 성과급이 떨어졌을 터. 진급심사에 반영될 가점 역시 포기하기 아까울 이득이다.

대수롭지 않게 무시하려던 나는, 파일럿 하나의 심박이 빨라지며 체내에 긴장의 색채가 번지는 것을 보고 눈을 찌푸렸다.

‘뭐지?’

마르는 입술을 혀로 핥은 앞좌석의 파일럿이 시선을 이쪽으로 두고 무언가를 이야기한다. 그러자 복좌로 앉은 뒤쪽의 상급자가 눈에 띄게 당황하는 기색을 드러냈다. 이쪽 역시 심박이 빨라지고 전신의 신경이 당겨지는 게 보인다.

서로 뭔가를 열심히 떠들어대던 둘은, 이내 상급자가 식은땀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화를 종료했다. 이 새끼들이 설마……. 하는 심정으로 지켜보던 나는, 앞쪽에 앉은 파일럿이 떨리는 손을 무장제어 패널로 가져가는 걸 보고 어처구니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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