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국사냥꾼-177화 (177/561)

#21. 의사, 열사, 그리고 테러리스트 (4)

옛 일제가 식민지마다 두었던 형무소들이 그러했듯이, 식민지 위구르의 강제수용소는 수용자들의 정신을 고통과 공포로 굴복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시설이다. 그러므로 공산당 당원증을 지닌 간수들이 위구르인들에게 자행하는 잔혹행위의 강도는 일제가 자행한 그것에 결코 뒤지지 아니했다.

내가 거둔 그룹들로부터 증언을 듣고 종합해본 바, 카라마이 수용소의 간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고문은 메리옘도 당한 바 있는 혹한에의 노출이었다. 한여름 혹서에 몇 시간이고 알몸으로 방치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무슬림과 무슬리마들로 하여금 스스로 데운 돼지기름을 갈구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선 혹한 쪽이 더 선호되었다고.

더욱이 이 혹한 노출엔 간수들의 수고가 적게 든다는 장점도 있었다. 두들겨 패며 즐기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그런 생활이 1년 365일 계속되다 보면 그저 팔이 아프고 땀이 나는 귀찮은 노동에 불과할 뿐. 한 번에 수십 명 단위의 방목이 가능한 혹한 노출이야말로 노동력 소비를 최소화하는 형태의 고문인 것이다. 장차 출하할 상품에 하자를 더하지 않는 방식이기도 했고.

그 다음으로 인기가 높은 고문은 전기고문이었다. 기다란 막대형 전기충격기로 여기저기 쿡쿡 찔러가며 스위치를 눌러주기만 하면 되는 것. 찌르는 부위로는 구강 내부의 점막, 귀, 묶어서 고정시킨 발바닥, 손바닥, 성기, 유두 등이 선호되었다. 한곳만 내리 지져대면 피부가 타거나 괴사해서 상품의 품질에 문제가 생기지만, 여러 부위를 내키는 대로 번갈아 지져주기만 해도 큰 문제없이 상품을 출하하는 게 가능했을 것이다.

전기고문으로 최대치의 고통을 주려면 높은 숙련도가 필요하다곤 하나, 아마추어의 기술로도 필요한 만큼의 고통을 선사하기엔 충분하다.

편의성 면에선 음식물 강제주입도 빼놓을 수 없었다. 식도 깊숙한 곳까지 튜브를 쑤셔 박은 다음 동물사료로 만든 죽, 고춧가루 섞은 물, 돼지기름이나 돼지가 싼 똥오줌 따위를 주입하는 것이다. 이 고문은 차라리 죽게 해달라며 식사를 거부하는 수용자들에게 주로 시행되었다. 너희는 우리의 허락 없인 죽을 수도 없다면서.

그 외에 손톱과 발톱 밑에 대나무 가시 박기, 장시간에 걸쳐 다리뼈를 변형시키는 호랑이 의자, 다리미로 주름을 밀어준다는 미용시술, 오수 밖으로 머리만 간신히 내놓을 수 있는 수중독실, 허리를 접어놓고 고중량으로 짓눌러 꼽추를 만들어주는 압박틀, 생체실험용 약물주입 등의 다른 고문들이 많지만, 내가 거둔 위구르인들은 모두 노예시장에 출품될 상품들이었기에 외관을 망칠 가능성이 높은 고문은 받아본 사람이 드물었다.

이런 경험들을 해왔기에, 메리옘의 그룹은 하나같이 고통의 역치가 높은 편이었다. 고문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트라우마가 남아있더라도, 혹독한 훈련에 따른 고통쯤이야 힘들다는 소리도 없이 참아내는 것.

내게 의존하는 심리를 잘만 이용하면 언젠가는 고문에 대한 트라우마도 극복하도록 만들 수 있으리라.

“다음은 버티컬 점프 50회다! 전원 준비!”

교관의 구령에 발목의 무게추를 풀어낸 메리옘 그룹이 질서정연하게 이동하여 호흡을 가다듬는다.

이들의 앞에 놓인 건 2미터 높이로 쌓인 석재였다. 처음엔 50센티 높이로 시작해서 2미터까지 올라온 것. 잠정적인 목표치는 3미터다. 제자리높이뛰기로 3미터를 올라갈 수 있게 되면 그때부터는 시가지에서의 장애물 극복 능력이 현저하게 상승한다. 여간한 단층건물은 한 번 뛰어서 올라갈 수 있게 되는 까닭이다. 그 전에도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올라갈 때 손까지 써야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화력공백의 유무가 달라진다.

실전에선 1초 이하의 화력공백이 생사를 좌우할 수 있었다.

“시작!”

구령과 함께 반복운동이 시작되었다. 재작년까지의 기네스 기록이 1미터 65센티인데, 여기선 2미터 높이도 그저 체력단련을 위한 기준에 지나지 않았다. 기록측정을 위해 제대로 한 번 뛴다면 2미터 20센티를 넘기는 녀석들도 많을 터.

앞서 실시한 레그 턱만 하더라도 한국군의 구 특급전사 합격선이 20회에 불과했다.

분야를 막론하고 운동선수들의 자살이 줄을 잇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각성자가 되지 못한 구시대의 선수들은, 이제 채 일주일도 단련하지 않은 앳된 위구르인들에게조차 순수 신체능력으로 밀리는 퇴물들로 전락해버렸으니.

‘뭐, 이해는 간다마는……. 나 같으면 아쉬운 대로 그간 벌어놓은 돈에 만족하면서 행복……아니, 안락한 은퇴생활을 영위할 텐데.’

순간적으로 떠올린 행복이라는 개념은 밥알에 섞인 모래처럼 껄끄러웠다.

뜻한 바를 모두 이루었을 때, 내 생활에 깃들 행복이 대체 무엇일는지.

더 이상 악몽에 시달리지 않는 숙면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울 것 같기는 하지만, 그걸 두고 행복이라 불러도 무방할지는 의문이다.

나는 행복하게 사는 나의 모습을 공상으로도 그리기 어려웠다.

행복에는 마땅히 구성요소가 있어야 한다. 나는 내 일상에 채워 넣을 그러한 구성요소들을 무엇 하나 알고 있지 못했다.

“악!”

앳된 위구르인 하나가 석대를 잘못 디뎌 몸통부터 쿵 떨어지고 만다. 벌게진 얼굴은 외마디 비명이 통증보다 수치스러움과 황망함에 의한 것임을 짐작케 했다. 내 앞이라 긴장하고 내 앞이라 실수를 한 것이다. 마음이 급해진 녀석은 두 번째와 세 번째의 실수를 연거푸 저질렀다. 세 번째엔 발목을 접지르기까지 했다.

“가만히 있어라.”

다가간 내가 등을 받치고 발목에 손을 대자, 울상으로 주저앉았던 녀석이 바들바들 몸을 떨기 시작했다. 도를 넘어선 긴장과 감격, 흥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가까운 훈련병들의 동작이 느려졌다. 이쪽으로 보내는 시선엔 진한 부러움이 녹아있었다.

“실패를 부끄러워하지 마라.”

모두가 들으라고 입에 담는 너그럽고도 가식적인 격려.

“너희의 마음이 언제나 나를 향하여 충실하고 또 너희의 매사 행하는 바가 나를 향한 믿음으로 가득하기만 하다면, 실패를 하든 성공을 하든 너희는 언제까지나 내 총애를 잃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부끄러워하지 말고 두려워하지도 마라. 그저 항상 최선을 다하면 된다. 이해했나?”

“……예, 예! 저의 주인이시여!”

“좋아. 조금 진정한 다음에 단련을 재개하도록. 내게 축복받은 육체를 완벽하게 가꾸는 건 너희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의무다.”

훈련은 어느새 중단되어 있었다. 그룹 전체가 이쪽에 시선을 빼앗긴 탓. 교관 역의 부하도 돌아가는 사정을 알기에 질타를 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기왕 이렇게 되었으므로, 나는 그룹을 구성하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돌아가며 「생명」을 베풀어주었다. 소모된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자그마한 기적. 몸으로 경험하는 이러한 기적들은 신앙의 깊이를 더해주는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이렇게 하다보면, 머지않아 메리옘도 더 이상 스스로를 속일 필요가 없게 되겠지. 그때에 이르면 더는 거짓말을 거짓말로 인지하지도 못하는 처지가 될 테니까. 이는 곧 스스로의 의지로 시작한 자기최면의 완성이다.

이후 몇 개의 코스를 거친 위구르인들의 체력단련은 중량배낭을 메고 달리는 5킬로미터로 마무리되었다. 방독면을 쓴 채로 달리는 것은 아직 무리였는데, 심폐근력 및 심폐지구력의 문제라기보다는 얼굴을 덮어 호흡을 곤란하게 만드는 무언가에 공포감을 느끼는 인원들이 있는 까닭이었다.

‘달리다가 발작을 일으키는 녀석도 있었지.’

원인은 당연히 수용소에서 겪었던 물고문이다. 얼굴에 여러 장의 천을 덮어 물을 붓는, 육체적 손상이 남지 않는 형태의 고문.

내가 오늘 방독면을 쓴 채로 이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데엔 그러한 공포감을 희석시켜보려는 의도가 깔려있었다. 런던공략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든 간에 방독면 착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테니까.

마지막 중량 달리기를 방독면을 착용한 채 함께해준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이곳에 오면서 혹사했던 내 몸은 단련을 참관하는 사이에 한 번 더 달려도 좋을 만큼 회복되어 있었다.

달리기를 마치고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은 메리옘 그룹은 통제에 따라 식당 앞 작은 공터에 도열했다.

그리고 그 공터의 전면엔 손발이 단단히 묶이고 머리엔 두건을 씌워놓은 산 제물 한 무리가 일렬횡대로 무릎을 꿇고 있었다.

“……?”

맛있는 식사를 기대하며 모인 애젊은 위구르인들이 살아있는 제물들에게 호기심 어린, 혹은 꺼림칙한 시선들을 던진다. 물론 비율은 후자가 더 많았다. 누군가 포박을 당한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안 좋은 기억이 되살아나는 경우였다.

“이들은 죄인이다.”

내 말에, 시선들의 색채는 즉각 혐오와 경멸로 바뀌었다. 아직 죄목을 말하지 않았음에도 높아지는 적의. 메시아가 누군가를 죄인이라 일렀으면 더 이상 이유는 중요치 않은 것이다. 메리옘의 눈에도 차오르는 맹렬한 적의를 조금은 뜻밖으로 여기며, 나는 뒷짐을 지고 말을 이어나갔다.

“이들의 죄는 여럿이다. 많은 사람들을 사기도박에 끌어들여 그들의 돈을 갈취한 죄. 그렇게 갈취한 자들에게 고리대를 벌여 막대한 빚을 지도록 한 죄. 그 빚을 갚지 못한다는 이유로 사람을 죽이거나 폭력을 행사한 죄. 무고한 자를 자살로 몰아넣고 그 가족들을 위협하여 삶의 터전을 빼앗은 죄. 무고한 사람을 가두어 노예로 부린 죄…….”

사기도박장을 털고 꾼들을 사냥하는 것은 내 조직이 벌이는 소소한 수익사업들 가운데 하나였다.

이 사업을 가능케 하는 것은 탐지견 역할을 해주는 도박중독자들의 존재다. 완전히 중독되어 도박 없이는 살아갈 수 없게 되어버린 막장인생들에게, 일정한 판돈을 대어주는 대가로 오프라인 도박장의 정보를 물어오라고 시키는 것이다. 괜찮은 제보가 들어올 때마다 추가적인 보상을 지급하겠노라고.

중독자들이 도박장을 찾아내는 능력은 범인의 상상을 초월한다. 일단 도박장을 찾아낸 그들은 가진 돈이 다 떨어질 때까지 도박을 벌이고는, 빈털터리가 된 다음에야 비로소 분기에 차서 씨근덕대며 이쪽으로 연락을 해오곤 했다.

그러면 이제 내 부하들이 감시를 하다가 열매가 무르익었을 때 뿌리째 뽑아 수확을 하는 것이었다. 적게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까지. 추적이 국내에서 끝나지 않고 해외로 넘어가게 되면 왕왕 천억 대의 자금을 보유한 대어가 낚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산 채로 사로잡히는 조무래기 사기꾼들은 조직의 정기 보수교육에 필요한 교보재가 되어준다.

바로 지금처럼.

“나는 이들에게 사형을 언도한다.”

필요한 건 정의가 아니라 정의롭다는 착각이다. 가장 질 나쁜 범죄자들조차도 자기가 착한 사람이라는 착각 속에서 살아가는 법이니. 그리고 이슬람의 율법으로는 고리대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용서받지 못할 죄인이었다.

“너희들 중에 날 대신하여 이들의 형을 집행할 사람이 있는가? 있다면 손을 들고 앞으로 나서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적의를 불태우던 위구르인들은 일제히 손을 들며 일보를 내디뎠다.

“아주 좋아. 우선은 메리옘. 네가 모범을 보여라.”

갑작스러운 지명에 멈칫했던 메리옘은, 이내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자리로 나와 내 부하가 건네는 대검을 받아들었다. 아직 격투술을 배우지 못한 터라 손잡이를 쥔 품새가 어설펐으나, 겉으로 드러나는 살의 하나만큼은 초식동물의 한계를 넘어섰다.

인세의 지옥이라 해도 좋을 강제수용소 출신에게 독기가 없다면 이상할 노릇.

메리옘을 대기시킨 난, 부하에게 손짓하여 첫 번째 교보재의 속박을 풀어주도록 했다.

“우읍-”

가장 먼저 두건이 벗겨진다. 갑작스레 밝아진 시야에 눈을 찌푸리며 신음을 흘린 교보재는, 5미터 거리에 칼을 든 외국인이 서있는 걸 보고 두 눈을 크게 떴다. 내 부하가 손발의 구속을 끊어주고 물러나자, 교보재는 제 손으로 재갈을 풀어내고서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리고는 주변을 경계하며 작게 중얼대는 소리.

“씨발…….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여……. 이 짱깨새끼들은 또 뭐고……?”

이곳에서의 의사소통이 오직 표준중국어로만 이루어졌기에, 교보재들 입장에선 우리가 중국인이라고 오해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위구르인들에겐 앞으로도 한국어를 가르칠 계획이 없다.

땡그렁-!

몸이 자유로워진 교보재의 발치에 군용 대검(帶劍) 한 자루가 던져진다. 눈치를 보던 교보재는 조심스레 칼을 집어 들며 대상이 불명확한 질문을 혼잣말처럼 읊조렸다.

“뭐여, 저 가시나랑 일대일로 붙어보라 이 말인감? 이기면 나는 살려서 보내주겠다고? 그런 거여?”

“그렇다.”

흠칫. 내가 내뱉은 갑작스러운 한국어에, 교보재는 혼란이 더해진 표정으로 나를 응시했다.

“조선족……?”

“그게 중요한가?”

“당신들 대체-”

“잡소리 말고 준비나 해라. 멍청하게 서 있다가 칼 맞아 죽기 싫다면.”

“이런 씨팔.”

이런 대화가 오가는 사이, 메리옘은 거칠어진 숨을 고르게 되돌리는 데 힘쓰고 있었다. 교보재의 사지를 풀어주었을 땐 생각했던 것과 달라 당황하는 눈치였던 것이, 이제는 내가 원하는 바를 헤아리고 각오를 다지는 눈치다.

나는 손가락을 퉁겼다.

“시작.”

상황은 순식간에 전개되었다.

메리옘의 돌진은 엉성하기 짝이 없었으나, 그럼에도 각성자가 아닌 교보재에겐 지나치게 빠른 속도였다. 태앵-! 교보재가 방어적으로 내미는 칼을 4.7인분의 근력으로 쳐서 날려버린 메리옘은, 고쳐 잡은 대검을 비무장이 된 교보재의 배에 세차게 찔러 넣었다.

“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모르는 표정으로 자신의 배를 내려다보는 교보재.

“아-아아아아!”

심장박동이 최대치까지 상승한 메리옘은, 입으로는 비명 같은 소리를 지르면서, 무아지경에 가까운 아마추어의 칼질로 교보재의 복부를 연거푸 찔러댔다. 두 번, 세 번, 네 번, 다섯 번……. 1초에도 여러 번을 찌르는 고속 반복운동이 마치 기계의 그것을 떠올리게 한다.

“그, 그만, 그만…….”

교보재의 다리가 힘없이 꺾인다. 복강에 열다섯 개의 구멍이 뚫린 인간의 애걸이란 피를 문 입에서 신음처럼 새어나오는 기침 섞인 속삭임이었다. 얼어붙은 땅에 투둑 후두둑 떨어져 번져가는 뜨겁고 붉은 얼룩들. 뒤로 천천히 두 걸음을 물러난 메리옘은, 양손으로 칼을 감아쥔 채 어정쩡한 자세로 나를 바라보았다. 열이 오른 듯 멍한 얼굴과 가쁘게 들썩이는 어깨가 지금의 상태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잘했다. 아주 잘했어.”

내가 천천히 박수를 치자, 메리옘의 그룹은 그룹의 리더를 동경 어린 시선들을 집중시켰다. 움찔거리던 메리옘의 입가에 이내 어떻게든 미소라고 불러줄 법한 무언가가 걸린다. 이렇게 웃는 얼굴엔 대각선으로 핏방울들이 튀어있었다.

첫 번째 교보재는 나와 광신도들의 갈채 속에서 느릿하게 죽어갔다.

이후의 살인실습은 매우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준비된 교보재가 교육생의 숫자보다 적었으므로, 나중에 가서는 그저 사람을 죽이는 감각을 익히게 해주는 데 의의를 두고서 단체로 달려들어 칼침을 놓도록 했다.

성년과 미성년이 혼재한 교육생들은 대체로 나이가 어릴수록 더 맹목적이고 강렬한 살의를 보여주었다.

언젠가 한 차례 곱씹은 바, 아이들이 악을 배우고 행하면 그만큼 순수한 악이 또 없는 것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