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5
누에바 에스파냐가 멕시코 북서부 지역의 은을 비롯한 각종 광물을 멕시코시티로 운반하기 위해 만든 길을 따라 누에바 에스파냐 식민지 정부에 반기를 든 이들이 남하하기 시작하자, 식민지 정부에서는 잔뜩 긴장하며 이들의 움직임을 살피기 위해 애를 썼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과나후아토에서 멕시코시티 방면으로 남하하는 병력이 2만여 명에 달했고, 여기에 이들 중 절반 가까이가 머스킷으로 무장하고 있다 보니, 식민지 정부로서는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해서 식민지 정부가 멕시코시티에서 숨을 죽이고 있자, 그동안 식민지 정부와 혁명 세력 사이에서 눈치를 보고 있던 멕시코시티 주변 도시와 마을들은 하나둘 혁명 세력에 항복하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항복이라기보단 자연스레 혁명 세력에 합류했다고 해야 할까.
원래 멕시코시티 주변 도시의 주민들 역시 식민지 정부의 정책에 반감이 있었지만, 멕시코시티에 주둔해 있는 병력 때문에 반감을 드러내기 어려웠었다.
헌데 과나후아토에서 대규모 병력이 남하하기 시작했고, 식민지 정부는 멕시코시티의 방어를 우선시하면서 오히려 기존의 멕시코시티 주변 도시에 배치한 얼마 안 되는 치안 병력마저 멕시코시티로 불러들이니, 멕시코시티 주변 도시와 마을에 거주하던 에스파냐인들은 불안해할 수밖에 없었고.
결국, 도시와 마을을 통치하던 관리들마저 하나둘 멕시코시티로 도망치기 시작하자, 멕시코시티 주변 도시와 마을들에 거주하던 에스파냐인들 역시 멕시코시티로 피난하기 시작하면서, 멕시코시티 주변 도시와 마을들은 원주민들이 장악하게 되었고, 원주민들은 당연히 혁명 세력에 합류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덕분에 순조롭게 멕시코시티 주변 도시들을 모두 장악하게 된 혁명 세력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였고.
일부는 이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멕시코시티를 공격하자고 주장했지만, 제대로 된 공성 무기 없이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를 함락시키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아는 이서빈은 이들을 달래며 지원군의 합류하면 멕시코시티 동쪽의 틀락스칼라 지역으로 진군, 틀락스칼라를 장악해 멕시코시티를 압박해 저들이 멕시코시티에서 나올 수밖에 없도록 만들겠다는 기존의 계획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과나후아토 사령관인 리카르도가 이서빈의 의견에 손을 들어주면서 혁명 세력은 멕시코시티의 북쪽 테포트소틀란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북미왕국에서 보내준 군수 물자로 무장한 과달라하라 혁명 조직의 지원군이 당도하자, 이서빈은 부관과 앞으로의 일을 상의하다 보고를 받고 즉각 밖으로 나왔고.
북문으로 들어오는 지원군의 기나긴 행렬에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던 부관은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화들짝 놀라며 급히 이서빈에게 질문을 던졌다.
“어라? 사령관님. 저기 마차에 실린 것들...혹시 화포 아닙니까?”
“그래. 화포가 맞네.”
정보국의 현지 정보원들을 통해 미리 정보를 전달받았던 이서빈이 고개를 끄덕이자, 부관은 자신에게도 이를 숨겼던 이서빈의 행동에 조금 서운함을 느꼈지만, 그보다는 화포를 실은 마차가 생각보다 많아 그 수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호기심이 서운함을 압도했기에, 부관이 이서빈을 바라보고 질문을 던졌다.
“헌데 화포를 실은 마차가 생각보다 많아 보이는데...화포가 몇 문이나 되는 겁니까?”
이에 이서빈은 담담히 대꾸했다.
“50문이라고 하더군.”
“허. 50문이요?”
생각보다 많은 수의 화포에, 부관은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터트렸고.
그러다가 조금 의아하다는 듯 이서빈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 목소리를 낮추어 질문을 던졌다.
“화포는 머스킷과 달리 구하기가 쉽지 않아서, 본국에서 당분간은 최대한 에스파냐의 화포를 노획해서 사용하라는 지침까지 내렸잖습니까? 헌데 저건 어디서 구한 화포랍니까?”
이에 이서빈은 슬쩍 주변을 살핀 후, 다들 지원군을 구경하느라 자신들의 대화에 관심을 두는 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부관에게 아주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본국에서 극비리에 만든 녀석인 것 같더군.”
“예? 본국에서요? 갑자기 왜요?”
부관은 이서빈의 대답에 기겁했다.
부관 역시 무기 생산 공방에서 동맹국들을 위해 전장식 화포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여기서 만든 화포를 누에바 에스파냐 혁명 세력에게 넘겨주었을 때, 그러한 사실이 뒤늦게라도 알려지게 되면 에스파냐에서 문제를 제기할 것이 뻔했고, 그러면 그동안 공식적인 개입은 없을 거라고 말해왔던 본국은 외교적으로 곤란해질 수밖에 없었다.
해서 그동안 정보국에서 유럽의 무기 상인과 접촉하며 화포를 구하기 위해 애를 써왔던 것이고 말이다.
헌데, 갑자기 본국에서 화포를 생산해 지원해주었다고 하니 무척 놀랍기도 했고, 또, 이 때문에 이서빈이 자신에게도 화포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었구나 싶어 서운함을 날려버렸고.
그때 이서빈의 아주 조용한 목소리가 부관의 귓가에 겨우 들려왔다.
“대량의 화포를 구하기 쉽지 않은데 화포도 없이 성벽으로 둘러싼 도시를 점령하긴 쉽지 않으니 본국에서 조금 무리한 것 같더군.”
이에 부관은 본국의 결정이 충분히 이해 간다는 얼굴로 대꾸했다.
“하긴...화포 없이 성벽을 깨긴 쉽지 않긴 하죠. 아. 어쩌면 본국에서는 저희가 과나후아토 인근 요새를 힘으로 함락시키지 못했다는 소식에 급히 화포를 만들어 보낸 것일 수도 있겠네요.”
부관의 말에 이서빈은 슬쩍 웃었다.
시기를 생각하면, 그리고 정보국 요원인 유철승이 전해준 바에 따르면, 본국에서 과나후아토 인근 요새의 공략이 지지부진한 것 때문에 화포를 만든 것이 아니라, 당시에는 유럽에서 화포를 구하기가 힘들어 어쩔 수 없이 직접 생산해 넘겨준 것이었기에.
다만, 굳이 이를 시시콜콜 이야기할 필요는 없어 보이기도 했고, 자신과 부관이 속닥이는 모습에 주변의 다른 이들이 슬슬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만큼, 이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썩 내키지 않았던 이서빈이 한발 물러서며 큰 목소리로 말했다.
“아무튼, 화포가 생겼으니 도시 공략이 생각보다 쉬워질 것 같아 그게 다행이야.”
“그렇기는 하네요. 아. 그러고 보면 화포에 머스킷으로 무장한 혁명군도 늘어난 만큼, 바로 멕시코시티를 공략해도 되지 않을까요?”
이서빈을 비롯한 북미왕국 출신의 혁명군 지휘부가 만장일치로 멕시코시티 공략이 아닌, 틀락스칼라의 공략을 결정한 이유는 역시 제대로 된 공성 무기 없이 두꺼운 성벽으로 둘러싸인 멕시코시티를 공략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혁명 세력에서 더 많은 병력을 동원해서 수적 우위를 앞세우면 공략할 수도 있긴 했다.
다만, 이 경우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었을뿐더러, 멕시코시티를 함락시킨다고 해도 혁명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에스파냐 본국에서 누에바 에스파냐를 탈환하기 위해 보내는 병력을 모두 격파해 에스파냐가 더는 누에바 에스파냐에 병력을 보내지 못하게 만들어야 혁명이 성공적으로 끝나는 것이니만큼, 북미왕국 출신 혁명군 지휘부는 어떻게 해서든 병력을 보존하기 위해 멕시코시티 공략을 미룬다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헌데, 이렇게 50문에 달하는 화포가 생긴 이상, 이 화포를 앞세워 천천히 성벽을 두드리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은 부관이 계획 변경을 논했고.
“그게...음?”
이에 이서빈은 부관에게 무어라 답하려다, 뒤쪽이 왠지 모르게 부산해지자 고개를 돌렸고.
뒤쪽에서 과나후아토 사령관인 리카르도가 휘하의 지휘의 지휘관들과 함께 자신에게 다가오는 모습이 보이자 이서빈은 부관에게 이 문제는 나중에 이야기하자는 눈빛을 보낸 후 리카르도에게 말을 건넸다.
“아. 오셨습니까.”
이에 리카르도가 계속해서 테포트소틀란으로 들어오고 있는 지원군의 행렬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대답했다.
“과달라하라 혁명 조직에서 보낸 지원군이 도착했다는데 당연히 와야지요. 헌데 지원군의 규모가 생각보다 대단하군요.”
“그렇지요? 멕시코인 연합회에서 힘을 좀 쓴 모양입니다.”
이서빈의 대꾸에 리카르도가 덥수룩한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허. 솔직히 조금 놀랍긴 합니다. 처음 북미왕국이 아니라 북미왕국인들이 우리를 돕는다는 말에, 참으로 고마우면서도, 지원이 그리 많지는 않겠구나 싶었는데, 지금 저 모습을 보아하니...”
“전에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북미왕국인들이 기부한 금액으로 이미 머스킷 2만 자루를 비롯해 저희가 3년 넘게 쓸 수 있는 각종 군수 물자를 계약해둔 상태라고 말입니다.”
이서빈이 웃으며 이야기하자 리카르도는 조금 민망하다는 얼굴로 답했다.
“허허. 솔직히...과장이 조금 섞인 줄 알았지요.”
“하하하. 그렇습니까?”
“예. 헌데 지금 저 마차에 실린 것들은 모두 대포, 아니, 화포인 것 같은데 맞습니까?”
북미왕국에서는 대포를 화포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고 리카르도가 단어를 바꾸어 묻자, 이서빈은 그의 배려에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멕시코인 연합회에서 50문의 화포를 구해 보냈다고 하더군요.”
“50문이라...그 정도면 도시를 공략할 수 있을 정도의 수량 아닙니까?”
처음 리카르도가 화포가 실린 마차를 바라보았을 때의 표정이 조금 전 계획을 변경해 멕시코시티를 공격하자는 의견을 제시하던 부관의 표정과 흡사해 혹시나 했었는데, 리카르도가 도시 공략을 언급하자 이서빈은 묘한 표정으로 잠깐 옆에 있는 부관에게 시선을 돌렸다가 다시 리카르도를 바라보며 대꾸했다.
“그렇기야 하지요.”
“허면...화포도 50문이나 생긴 마당에, 앞으로의 계획을 조금 변경하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리카르도가 계획 변경을 이야기하자, 리카르도를 따라왔던 과나후아토의 지휘관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강렬한 눈빛을 보내며 이서빈을 바라보았고.
이에 이서빈은 이번에는 이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아 속으로 혀를 차며, 잠깐 생각하는 척하다가 입을 열었다.
“흠. 전 기존의 계획대로 틀락스칼라로 향했으면 좋겠습니다만...”
기존의 계획을 고수하자는 이서빈의 말에 리카르도는 살짝 미간을 좁혔을 때, 뒤쪽의 지휘관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굳이 그럴 필요 있습니까? 저 화포를 이용하면 멕시코시티의 성벽을 박살 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에 이서빈은 리카르도 뒤에 서 있는 과나후아토 지휘관들을 바라보며 설명했다.
“그렇기야 하겠지요. 다만 그러기까지 시간이 꽤나 걸릴 겁니다. 성벽도 꽤 두꺼울뿐더러, 단순히 쇳덩이를 쏘아내는 것에 불과하니 말입니다. 그러니 일단은 계획대로 틀락스칼라로 진군해 식민지 정부를 압박하고, 이를 통해 식민지 정부가 틀락스칼라를 탈환하기 위해 병력을 파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이서빈의 대답에 다른 과나후아토 지휘관들이 무어라 반박하려 할 때, 리카르도가 손을 들어 지휘관들의 입을 막고 직접 이서빈에게 말했다.
“...물론 멕시코시티에 틀어박혀 있는 에스파냐군을 틀락스칼라로 유인해 이들을 격파한 후 멕시코시티를 점령하는 것이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다만...”
“다만?”
“힘으로 누에바 에스파냐의 수도인 멕시코시티를 함락시킨다면, 혁명 세력의 힘을 누에바 에스파냐 전역에 과시할 수 있잖습니까.”
이에 이서빈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가, 리카르도의 의도를 깨닫고 확인차 질문을 던졌고.
“흠. 힘을 과시해 혁명 세력이 에스파냐 식민지 정부, 더 나아가서는 에스파냐를 상대할 수 있다는 것을 누에바 에스파냐 전역에 알리겠다는 뜻입니까?”
이서빈이 자신의 의도를 완벽히 파악한 듯 보이자 리카르도는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정확합니다. 아시다시피 누에바 에스파냐 남동부 지역의 주민들이 현 식민지 정부에 아무런 불만이 없겠습니까? 절대 아닙니다. 불만은 많아요. 다만, 누에바 에스파냐 남동부 지역의 주민들은 우리가 결국 식민지 정부, 더 나아가서는 에스파냐를 상대하지 못할 거라 여긴 거지요. 허나...”
“멕시코시티를 힘으로 함락시키면 이들의 마음이 변할 것이다...이거군요.”
“맞습니다. 해서 계획을 변경해 멕시코시티로 향했으면 좋겠습니다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에 이서빈은 꽤 고민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생각하기에는 틀락스칼라로 에스파냐군을 유인해 격파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누에바 에스파냐 전역에 혁명 세력이 강하다는 것을 알릴 수 있다고 보았기에.
다만, 리카르도의 말처럼 힘으로 멕시코시티를 함락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점은 이해했고.
이 때문에 이서빈은 한참을 고민하다 겨우 생각을 정리하고 입을 열었다.
“...흐음. 그럼 차라리 이렇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말씀하시지요.”
“당분간은 이곳에 머무르며 멕시코시티 인근 도시들을 장악하는 데 힘쓰는 겁니다. 더불어 이들 도시에서도 혁명군을 모집해 병력 규모를 더욱 키우고요.”
“예? 굳이 그럴 필요가...”
리카르도는 화포가 생긴 김에 곧바로 멕시코시티를 공격하고 싶었는데, 이서빈이 조금 더 숨을 고르자고 이야기하자 표정을 찌푸리며, 뭐라고 반박하려 할 때, 이서빈이 먼저 말했다.
“그럴 필요가 있습니다. 상황이 조금 바뀌긴 했거든요.”
“무슨 상황이 말입니까?”
상황이 바뀌었다는 말에 리카르도가 의아한 듯 이서빈을 바라보자, 이서빈은 주변을 슬쩍 둘러본 후, 조용히 말했다.
“멕시코인 연합회에서 올해 안에 대규모 군수 물자를 보내주겠다고 해서 말입니다.”
“대규모 군수 물자라면...?”
“아까 말했듯이 이미 멕시코인 연합회가 머스킷 2만 자루를 계약했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에 리카르도는 반색했고.
“아. 그 물량을 올해 안에 확보해 보내주겠다고 한 겁니까?”
이서빈은 그런 리카르도를 보고 고작 그 정도로 놀라면 어떻게 하느냐는 시선을 보내며 말했다.
“그렇습니다. 거기에 추가로 2만 자루의 머스킷, 그리고 200문의 화포를 올해 안에 보내주겠다더군요.”
이에 리카르도를 비롯해 과나후아토 지휘관들을 경악한 표정으로 이서빈을 멍하니 바라보았고.
잠시 후 리카르도가 말을 더듬으며 물었다.
“...그...그게...그게 정말입니까?”
자신의 말에 생각보다 충격이 큰지, 리카르도는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한 모양새였기에, 이서빈이 담담히 웃으며 대답했고.
“예. 이미 그러한 조건으로 계약했다고 하더군요.”
이서빈의 담담한 웃음에 겨우 정신을 차린 리카르도가,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아니. 기부금만으로 그 막대한 양의 군수 물자를 구매한다는 것이야 북미왕국인들이 워낙 부유하니 어떻게 이해라도 하겠습니다만...아무리 무기 상인이라 해도 그 엄청난 양의 군수 물자를 구할 수 있는 겁니까?”
“당연히 불가능하지요. 허나, 멕시코인 연합회와 거래하는 잉글랜드 상인의 뒤에 잉글랜드 정부가 있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잉글랜드는 에스파냐를 흔들기 위해, 잉글랜드 상인을 통해 우리 혁명 세력에게 물자를 판매하는 거고요.”
“허어...”
리카르도는 그동안 이서빈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유럽에 대해 알게 되었기에, 이서빈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다만, 이해와는 별개로, 리카르도는 정말 잉글랜드가 자신들을 은연중에 도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여전히 놀란 눈치였다.
해서 이서빈은 지금이 리카르도를 설득할 기회라고 확신하고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으며 리카르도에게 말했고.
“그러니 기왕 멕시코시티를 힘으로 함락시켜 혁명 세력의 힘을 만방에 과시할 거라면, 잠깐 기다렸다가 압도적인 힘으로 박살 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리카르도는 이서빈의 제안을 마다할 수 없었는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도록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