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조선을 탈출하라-780화 (780/850)

#780

갑자기 시종들이 부산히 움직여 결혼식장 옆의 공터를 비우고 무언가를 준비하는 모양새에, 일부 귀족들은 무슨 일인가 싶어 연회장에서 시중을 드는 시종들에게 질문을 던졌고.

피로연의 여흥을 돋울 겸 북미왕국에서 귀족들이 원하는 대로, 전차와 장갑차의 사격 시범을 보일 거라는 이야기에 귀족들은 흥미와 기대가 가득한 시선으로 공터를 바라보며 떠들기 시작했다.

“호오. 그저 먼 발치에서 그 유명한 북미왕국의 기물인 검차가 움직이는 모습을 구경한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는데, 검차의 사격 모습까지 볼 수 있다니...하하하. 이거 운이 좋군요.”

이번 결혼식에 참석한 스웨덴의 중년 귀족인 헨리크의 중얼거림에, 이곳에서 친분을 쌓은 스웨덴 귀족인 마쿠스가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말입니다. 혹시나 해서 와본 건데, 안 왔으면 크게 후회할 뻔했습니다.”

그리고 마쿠스와 마찬가지로 어쩌다 보니 같은 숙소에서 머물게 되어 친분을 쌓게 된 젊은 귀족인 야콥슨이 헨리크와 마쿠스의 말에 활짝 웃으며 대꾸했다.

“하하하. 맞아요. 해적들이 멀리서 보기만 해도 벌벌 떤다는 북미왕국의 전선들이나, 최근 북미왕국 내에서 주요 이동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자동차, 북미왕국의 정예병으로 이름 높은 호위대와 탐사대에 고작 10대로 2만 명에 달하는 청나라 기병을 순식간에 격파했다는 검차를 직접 본 것만으로도 한 반년간은 이야깃거리가 넘칠 것 같은데 말입니다.”

마쿠스의 말대로 스웨덴 사교계에서 최소한 반년 가까이는 이번에 정성국이 스웨덴을 방문한 일로 시끄러울 것이 분명했고, 또한 영지로 돌아가 아이들에게 해줄 이야깃거리로도 충분했기에, 헨리크가 고개를 끄덕였을 때, 마쿠스가 야콥슨의 말에 웃으며 지적했다.

“가장 중요한 것이 빠졌군요. 북미왕국 국왕 전하께 직접 인사드린 것 말입니다.”

“아. 그건 그렇군요. 아무래도 북미왕국의 영향력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북미왕국 국왕 전하의 위상도 무척 올라갔으니...”

“예. 특히, 이번 방문으로 북미왕국 국왕 전하의 위상은 더욱 올라갈 테고, 자연히 북미왕국 국왕 전하에 관해 묻는 이들이 더욱 많아질 테니 말입니다.”

이들은 영지에서야 나름대로 대접을 받긴 했지만, 그래 봐야 시골 귀족들에 불과했다.

그러니 스웨덴 사교계에서도, 별다른 영향력을 보일 수 없었고.

하지만 이번 일로, 잘만하면 나름대로 영향력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 잔뜩 들떠있었고.

그때 헨리크가 고개를 돌려 정성국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귀족들을 바라보며 부럽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다만, 조금 아쉽긴 합니다. 저 귀족들처럼 북미왕국 말만 유창하게 할 수 있었으면, 북미왕국 국왕 전하께 인사를 올렸을 때 조금 더 길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러게요. 아무래도 북미왕국 말은 생소하다 보니, 배우기가 쉽지 않고, 일이 많아 따로 시간을 빼기 어려워 포기했었는데, 새삼 후회되는군요.”

이들이 아무리 시골 귀족이라 해도 북미왕국의 국력이 대단하다는 것이나, 북미왕국의 기술이 범상치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여기에 스웨덴이 북미왕국과 정식으로 외교 관계를 맺고, 또 동맹까지 맺었으니, 앞으로 스웨덴에서는 북미왕국의 영향력이 더 강해지면 강해졌지, 약해질 리는 없다고 판단했고.

해서 비싼 돈을 들여가며 잉글랜드에서 겨우 북미왕국 말과 글을 가르쳐 줄 가정교사를 고용했다.

다만,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것이 당연히 쉽지는 않았고, 북미신문의 내용은 가정교사를 통해 알 수 있었기에, 굳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가며 북미왕국 말을 배워야 하나 싶어, 헨리크와 마쿠스는 배움을 멈추고 대신 자식들에게는 꼭 배우라고 명령했었고.

헌데, 이 때문에 아까 정성국과 인사를 나눌 기회가 생겼을 때, 간단한 인사말 외에는 하지 못했기에 둘이 안타까워하자, 북미왕국 말을 어느 정도 할 줄 아는 야콥슨은 괜히 나서봐야 자기 자랑을 하는 것처럼 들릴까 봐 자신도 잘 못 하는 척 아쉬운 표정을 지었고, 이렇게 분위기가 가라앉자, 가장 연장자인 헨리크가 분위기를 바꿀 겸 입을 열었다.

“아쉽기는 한데, 뭐 이제 와서 후회해 봐야 어쩌겠습니까. 그보다 저 공터에서 사격 시범을 할 모양인 듯하군요.”

그리고 이렇게 가라앉은 분위기가 질색인 야콥슨은, 헨리크의 말에 급히 공터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흠. 여기서는 잘 안 보일 것 같은데...사격 시범까지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미리 자리를 잡아 두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예. 그게 낫겠습니다. 여긴 너무 멀어요.”

야콥슨의 의견에 헨리크와 마쿠스가 동의하면서 이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공터 쪽으로 이동했다.

다만, 다른 귀족들도 생각이 비슷한지 사격 시범을 제대로 보기 위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 공터 쪽으로 이동했기에, 이들은 조금씩 발걸음을 빨리해, 겨우 앞쪽의 자리를 맡을 수 있었고.

때마침, 시종들이 어느 정도 공터를 정리하자 결혼식장 주변에 배치되었던 전차와 장갑차가 1대씩 공터로 이동하면서, 이들이 서 있는 곳을 지나치자, 이들은 전차와 장갑차에서 들리는 굉음과 그 크기에 잠시 압도되어 숨을 멈추었다가 내뱉으며 감탄사를 토해냈다.

“허어.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저 육중한 크기의 철 상자가 움직이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군요.”

헨리크의 감탄에 마쿠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말입니다. 헌데 기차는 저것보다 더 크다지요?”

“그렇다더군요.”

야콥슨의 대답에 마쿠스는 생각이 많은 얼굴로 전차와 장갑차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허. 저 기물들을 보아하니 정말 북미왕국에 한 번쯤은 가보고 싶은데...”

이에 헨리크와 야콥슨은 쓰게 웃었다.

작년에 칼 11세가 북미왕국을 방문하고, 이때 협상을 통해 일부 귀족들이 북미왕국을 방문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건 힘 있는 귀족이나 칼 11세의 측근 귀족들이나 가능했기에.

다만, 야콥슨은 다소 희망 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래도, 처음에는 극히 제한적인 교류만 허용했던 북미왕국이, 어느덧 그 문호를 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언젠가는 자유롭게 북미왕국을 오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특히, 우리 스웨덴은 북미왕국의 동맹국이니 말입니다.”

야콥슨의 말에 헨리크나 마쿠스는 쓰게 웃었다.

분명 야콥슨의 말이 틀린 것은 아니긴 한데, 젊은 야콥슨과는 달리 자신들은 나이가 있다 보니, 과연 자신들이 죽기 전에 북미왕국의 정책이 바뀔까 싶었던 것이다.

다만, 괜히 이를 이야기해봐야 아까처럼 분위기가 가라앉을 테니, 헨리크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대꾸했다.

“허허허. 확실히 일리가 있어. 빨리 그 날이 왔으면 좋겠구만.”

이에 마쿠스는 헨리크의 생각을 눈치채고, 바로 끼어들어 화제를 바꾸어 버렸다.

“그보다, 가까이서 보니 검차의 저 육중한 동체가 주는 압박감이 무척 크군요.”

유럽 귀족들조차 전차와 장갑차의 존재를 제대로 알지 못했는데, 시종이라고 알 리가 없었다.

해서, 이번 사격 시범을 담당한 호위대장은 일단 시종에게는 유럽인들에게 익숙한 검차의 사격 시범을 진행한다고만 알렸고.

해서 마쿠스가 전차와 장갑차를 보고 검차라고 지칭하며 자신들의 옆을 지나갔을 때 느껴진 진동이나 굉음이 주는 압박감을 떠올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자, 야콥슨이 수긍했다.

“예. 거기에 겉에 두꺼운 철판을 둘렀기에, 저 검차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꽤 난감해 보이기도 하고요.”

“맞습니다. 솔직히 저는 처음에 조청전쟁 당시 활약한 검차의 이야기를 듣고 과장이 너무 심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직접 검차를 보니...충분히 가능할 것 같기도 해요.”

마쿠스의 이야기에 헨리크가 공감하며 대꾸했다.

“으음...확실히, 저 검차가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모습을 보면, 막아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도망쳐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지요.”

그때 이들 옆에서 사격 시범을 기다리고 있던, 한 깡마른 인상의 노년 귀족이 이들의 대화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다 슬쩍 끼어들었다.

“그래도 고작 10대로 2만 명이 넘는 청나라군을 완전히 격파했다는 것을 믿는다는 것은 조금...”

아니지 않냐는 말을 애써 삼킨 노년 귀족이었지만, 이 자리에서 이를 모르는 이는 없었다.

그리고 이는 사실이었다.

실제로 용암포 전투 당시, 북미왕국은 특수군과 탐사대가 함께 움직여 청나라군을 격파했으니까.

다만, 원래 이런 이야기들이 다 그렇듯, 한 단계씩 거치며 조금씩 변형되어 어느덧 용암포 전투는 검차 10대가 청나라군 2만 명을 격파한 것으로 유럽인들이 알게 되었고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명확히 알고 있는 이는, 최소한 이 자리에는 없다는 점이었고. 동시에 헨리크는 갑작스럽게 끼어들어 딴지를 거는 노년 귀족의 행동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곳에는 자신보다 권세가 강한 귀족들이 수도 없이 많았기에, 애써 정중하게 대답했다.

“크흠. 검차엔 총알을 계속해서 발사할 수 있는 기관총이라는 병기도 장착되어 있다고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가능했을 테지요.”

“에이. 그래 봐야 얼마나 총알을 발사할 수 있겠나.”

헨리크의 말을 대놓고 반박하는 노년 귀족의 행동에 마쿠스와 야콥슨의 표정이 슬쩍 찌푸려졌고.

그때, 노년 귀족과 동행인 듯한 날카로운 인상의 젊은 귀족이 입을 열었다.

“흠. 그렇긴 합니다. 소문으로는 기관총이 마치 비처럼 총알을 쏟아낸다고 하는데...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하겠습니까? 기껏해야 1분에 2, 30발 발사하는 것이 전부이겠지요.”

젊은 귀족의 말에 노년 귀족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헨리크 일행을 바라보았을 때, 야콥슨이 젊은 귀족을 보고 말했다.

“그것만 해도 무척 대단한 것 아닙니까?”

야콥슨의 말대로였다.

기관총이 1분에 2, 30발의 총알을 발사한다는 소리는, 달리 이야기하면 2, 3초에 1발씩 발사한다는 소리였는데, 머스킷에 숙련된 병사들이 1분에 약 3발을 발사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대단한 일이었으니까.

해서 헨리크와 마쿠스는 물론이고, 기관총의 성능을 믿지 못해 은연중에 깎아내리던 노년 귀족마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고.

이에 젊은 귀족이 차분히 대답했다.

“예. 물론 그것만 하더라도 대단한 겁니다. 다만, 간단히 계산을 해보면 답이 나오는 문제입니다. 검차 1대가 1분에 2, 30발의 총알을 발사한다면, 넉넉잡고 계산하더라도 검차 10대가 1분에 발사하는 총알은 고작 300발입니다. 그걸로 2만 명에 달하는 대군을요?”

이에 헨리크 일행은 신음을 흘렸다.

젊은 귀족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나름대로 일리가 있었기에.

그리고 북미왕국의 병사들이 아무리 뛰어난 사격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한들, 모든 총알을 명중시킬 수 없지 않겠는가.

해서 마쿠스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중얼거렸고.

“그렇게 이야기하니 또...”

이에 헨리크가 입을 열었다.

“뭐 이번에 사격 시범을 직접 보면 알 수 있겠지요. 얼마나 과장된 것인지 말입니다.”

확실히 곧 있으면 확인할 수 있는 문제였기에, 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공터를 바라보았다.

그때 준비가 다 끝났는지, 특수군의 한 지휘관이 나서서 큰 목소리로 설명을 시작했고.

“쯧. 설명은 하는 것 같은데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군요.”

헨리크가 혀를 차며 중얼거리자, 마쿠스와 노년 귀족은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고.

이에 야콥슨이 슬쩍 젊은 귀족을 바라보았지만, 젊은 귀족 역시 북미왕국 말을 할 줄 모르는지, 표정을 찌푸리고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

“뭐 별 것 없습니다. 지금부터 일종의 여흥으로 사격 시범을 한다는 것과 처음엔 장갑차, 이후엔 전차가 사격 시범을 할 텐데, 장갑차는 기관총이 장착되어 있고, 전차에는 소형 캐논이 장착되어 있으니, 총성과 포격음에도 너무 놀라지 말라는 설명을 반복하고 있네요.”

야콥슨의 통역에 헨리크와 마쿠스가 놀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어?!”

“자네 혹시...”

이에 야콥슨이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지가 가정교사를 붙여줘서요. 말은 잘 못 해도, 듣는 것은 가능해요.”

“그래? 이거 부럽구만.”

“끙. 내 아들 녀석은 듣는 것도 안되는 것 같던데...”

헨리크와 마쿠스의 말에 야콥슨이 난처한 듯 웃고 있을 때, 젊은 귀족이 슬쩍 끼어들어 질문을 던졌다.

“그보다 장갑차와 전차요? 검차가 아니란 말입니까?”

“예. 저 북미왕국 지휘관의 설명에 따르면, 검차를 개량해 화력을 더욱 증가시킨 것이 전차, 그리고 내부에 공간을 확장해 병력을 수송할 수 있도록 개량한 것이 장갑차라고 하는군요.”

이러한 야콥슨의 설명에 젊은 귀족이 탄성을 질렀다.

“아. 어쩐지 검차의 외형이 둘로 나뉘더라니만...”

“흠. 그럼, 장갑차가 검차와 화력은 비슷하겠군?”

“아마 그렇지 않겠습니까?”

노년 귀족과 젊은 귀족의 말에 헨리크 일행이 고개를 끄덕였을 때, 특수군의 지휘관은 설명을 끝내고 시종에게 손짓했고.

시종들이 몇 번이고 여러 언어로 여인들과 노약자들은 귀를 막으라고 안내한 후, 이쯤 되었다 싶은 특수군의 지휘관이 정성국과 칼 11세, 크리스티안 5세가 자리한 곳을 바라보았고, 정성국이 고개를 끄덕이자 바로 사격을 명령했다.

이에 장갑차에 장착된 기관총을 잡고 앞쪽에 설치된 나무 표적판을 응시하던 사수가 바로 방아쇠를 당겼고.

‘타타타타타타탕!’

‘콰드드드득!’

굉음과 함께 기관총이 총알을 쏟아내며 나무 표적판을 하나씩 박살 내는 광경에, 귀를 막고 이를 멀리서 지켜보던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1분도 채 되지 않는 사이에 설치된 5개의 커다란 나무 표적판이 모두 박살 나자, 기관총 사수는 방아쇠에서 손을 뗐고.

그제야 계속된 총성이 멈추자 잠깐의 적막이 감돌았지만, 곧 정신을 차린 귀족들의 경악성에 다시 공터는 소란으로 가득해졌다.

“헉!”

“맙소사!”

“이게 대체...”

이 자리에 있는 귀족들은 기관총의 존재를 모르지 않았고, 대단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허나, 실제 발사되는 모습을 본 것은 아니었기에, 막연히 상상할 수밖에 없었고.

헌데 지금 직접 목격한 것은 자신들의 상상을 넘어서는 것이었기에 이들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북미왕국 해군의 경우 수많은 전적이 있기에 누구나 강력하다고 인정하지만, 북미왕국 육군의 경우는 아무래도 직접 전투에 참여한 경우가 거의 없었기에, 북미왕국과 교류가 없는 나라에서는 약간 평가 절하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확히는, 막연히 북미왕국의 좋은 장비들로 무장했기에 강력하겠다고 생각할 뿐이지, 북미왕국 해군처럼 절대 맞서지 못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할까.

그러니 이들은 방금의 사격 시범에 경악했고.

그리고 이렇게 놀란 것은 헨리크 일행들도 마찬가지였다.

해서 헨리크는 도저히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이미 박살 난 나무 표적판을 바라보다가 중얼거렸다.

“아니. 그 짧은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총알을 퍼부었길래, 저 나무 표적판이 모두 박살이 난 건지...”

이에 야콥슨이 슬쩍 미소지으며 옆에 있는 노년 귀족과 젊은 귀족을 바라보고 말했다.

“그건 모르겠습니다만, 하나는 알겠군요. 고작 1분에 2, 30발 수준이 아니라는 것과 기관총의 위력이 신식 소총보다 위력이 더 강해 보인다는 것 말입니다.”

야콥슨의 말에 이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던 노년 귀족과 젊은 귀족은 얼굴을 붉혔고.

“크흠.”

“음...확실히 위력이 너무 강하군요. 기관총이 저 정도로 강력하다면, 고작 10대의 검차에 패배한 청나라군도 이해는 되는군요.”

다만, 야콥슨을 조금 못마땅하게 바라보며 헛기침하던 노년 귀족과는 달리 청년 귀족은 순순히 자기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렇게 젊은 귀족마저, 과장된 소문을 진실로 인식했을 때, 장갑차 옆에 대기하고 있던 전차가, 박살 난 나무 표지판만 존재하는 공터를 조준했고.

이에 특수군 지휘관의 손짓에 다시 시종들이 귀를 막으라고 소리치자, 귀족들은 급히 귀를 막았고, 적당히 분위기가 잡히자 특수군 지휘관은 들고 있던 깃발을 흔들었다.

그러자, 전차의 지휘관이 고개를 끄덕이고 전차 내부에 사격 명령을 내렸고.

‘퍼엉!’

전차에서 이동식 60mm 화포가 발사되자, 처음 포성을 들은 귀족들은 다시 한번 화들짝 놀랐고.

‘콰쾅!’

작열탄이 나무 표적판에 명중하며 굉음과 함께 폭발하며 주변을 날려버리자, 귀족들은 저 멀리서 나무 조각들과 흙이 비산하는 모습에 경악했다.

“꺄악!”

“으헉!”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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