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조선을 탈출하라-779화 (779/850)

#779

결혼식이 끝나자, 음악가들의 연주를 시작으로 스웨덴 왕실에서 주관하는 피로연이 시작되었고.

말뫼 항에서 정성국이 주최한 연회에 참석하지 못했기에, 더욱 필사적으로 정성국과 대화하려는 수많은 귀족들의 기세에 밀려 쉬지 않고 끝도 없이 대화를 나누던 정성국을 구해준 것은 바로 예복을 갈아입고 나온 칼 11세였다.

“이렇게 먼 길을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칼 11세는 정성국에게 정말 고마웠다.

스웨덴의 귀족들은 이번 결혼을 반대하는 편이었다.

오죽하면 칼 11세가 수도인 스톡홀름에서 멀리 떨어진 이 스코네 지방에서 결혼식을 열었겠나.

이게 다 스톡홀름에서 결혼식을 해봐야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 같아 고민 끝에 스톡홀름에서는 멀고, 그나마 덴마크 왕실을 지지하는 지역인 스코네 지방에서 결혼식을 하는 것이 분위기가 좋을 것 같아 결정한 일이었다.

다만, 스코네 지방의 주민들이 이번 결혼을 반긴다 하더라도, 이들이 식장에 들어올 수는 없는 법이라, 결혼식 자체는 무척 소박하게 진행될 것 같아, 울리카에게 미안한 마음을 품고 있었고.

헌데, 갑작스럽게 정성국이 이번 결혼식에 참석함으로써, 수많은 귀족들이 하객으로 참석한 덕분에 성대한 결혼식을 열 수 있었다.

더불어, 이를 통해 유럽에선 땅에 떨어졌던 스웨덴 왕실의 위상도 조금이나마 살릴 수 있었을뿐더러, 이렇게 각국에서 이번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사절단을 보내는 모습에, 한때 잘나갔던 시절의 향수를 떠올린 일부 스웨덴의 노귀족들이 태도를 바꿔 이번 혼인 동맹과 칼 11세를 지지하기도 했고.

그러니 칼 11세는 정성국의 방문으로 여러 가지 이득을 취할 수 있었고, 그 때문에 진심으로 고마워 공식 석상임에도 살짝 머리까지 숙이자 정성국은 기겁하며 손을 내저었다.

“아닙니다. 내가 중매를 선 셈이니, 결혼식에 참석하는 것은 최소한의 도리겠지요. 오히려, 이 정도 규모의 호위 병력을 허락해 준 스웨덴 측의 배려에 고마울 뿐입니다.”

이에 칼 11세는 머리를 펴며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뒤늦게 호위 병력의 규모를 확인하고 나서 조금 당황하긴 했습니다. 다만, 예상보다 더 많은 축하객들이 몰려와 말뫼 항이 혼란스럽다는 보고에 아차 하며 추가로 병력을 파견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북미왕국의 호위 병력이 말뫼 항의 치안 유지를 돕고, 또 이 룬드 지역의 치안 유지와 통제마저 도왔기에, 이렇게 아무런 사고 없이 결혼식을 치를 수 있었으니...그 부분을 생각하면 오히려 제가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을 할 수밖에 없군요.”

물론 정성국이 결혼식에 참석한다는 소식이 알려지고, 수많은 귀족들이 결혼식에 참석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칼 11세도 나름 준비를 하긴 했다.

다만, 귀족들이 움직이는 데 혼자서 움직일 리 없었고, 여기에 이 시대에 여행하는 것은 아무래도 위험하다 보니, 호위를 위한 병사까지 함께하다 보니, 그나마 룬드는 몰라도 말뫼 항의 경우는 통제를 거의 상실한 상황이었다.

또한, 사람이 모이면 분쟁은 빠질 수가 없었고, 여기에 유럽의 귀족들은 이런저런 식으로 얽힌 것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말뫼 항은 수많은 다툼과 분쟁으로 무척이나 혼란스러워졌고.

헌데 정성국이 대규모 함대를 이끌고 등장함으로써, 그리고 말뫼 항에 정박한 이 대규모 함대에서 제대로 무장한 북미왕국의 병력이 끝도 없이 내리면서, 귀족들이나 병사들은 자연스레 행동거지를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더불어 말뫼 항의 관리를 맡은 스웨덴 관리들을 통해 현 말뫼 항의 상황을 파악한 호위대장이 호위 병력 빼서 말뫼 항 곳곳을 순찰시킴으로써 혼란스러웠던 말뫼 항은 갑작스럽게 평온해졌고, 그 이후로 아무런 다툼이나 사고조차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니 칼 11세로서는 오히려 정성국이 참석한다는 이야기에 눈이 뒤집혀 북미왕국이 내건 모든 조건을 따지지도 않고 수락해 나중에 이를 전달받고 살짝 질책했던 스웨덴 전권 대사에게 미안할 정도였고.

해서 칼 11세가 미소와 함께 이야기하자 정성국이 빙긋 웃으며 답했다.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맙군요. 그보다, 바로 스톡홀름으로 돌아가는 겁니까?”

이곳과 스톡홀름은 꽤 먼 편이라 결혼식도 끝났겠다 바로 움직이는 건가 싶어서 정성국이 묻자, 칼 11세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생각보다 많은 하객들이 온 만큼, 이들과 간단히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꽤 시간이 걸릴 테니 바로 떠날 수야 없지요. 또, 이곳에서 스톡홀름까지 이동하는 데만 하더라도 열흘이 넘게 걸리는지라...그때까지 첫날밤을 미룰 수도 없는 노릇 아닙니까.”

이에 정성국은 활짝 웃으며 대꾸했다.

“하하하. 그럼 여기에 신방을 차린 모양이군요?”

“예. 그렇습니다. 그나마 괜찮은 저택을 빌려 신방을 마련해두었었지요. 해서 이곳에서 잠시 머물다가 스톡홀름으로 출발할 생각입...어라? 그러고 보니 북미왕국은 저희가 따로 마련해둔 숙소를 거절했다고 보고받은 것 같은데...”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가 싶어 칼 11세가 이를 묻자 정성국은 별일 아니라는 듯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이곳에서 말뫼 항까지 금방 오갈 수 있으니 잠은 말뫼 항에 정박한 아국의 배에서 해결할 생각입니다.”

“아. 하긴, 북미왕국의 선박들은 크고 넓은 데다 각종 편의 시설 덕분이 지내기에 무척 쾌적하니, 비좁은 건물에서 머무는 것보단 오히려 그편이 낫겠군요.”

칼 11세는 작년에 북미왕국을 방문하기 위해, 북미왕국에서 마련해 준 배를 타고 페로 제도까지 방문했었기에, 북미왕국의 배가 다른 유럽의 범선과는 달리, 무척 쾌적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더불어, 북미왕국 왕실에서 왕실 전용 기차나, 여객선을 보유한 것은 잘 알려져 있었고.

그러니 정성국이 움직인 이상 이 왕실 여객선을 이용했으리라 짐작한 칼 11세가 웃으며 이야기하자, 정성국은 어떻게 보면 자신의 편의를 위해 스웨덴의 배려를 거절한 셈이라 급히 변명했다.

“하하하. 뭐 꼭 그렇다기보다는, 호위 문제라던가, 워낙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제대로 된 숙소를 구하기 어려우니 겸사겸사 배에서 머무는 것일 뿐입니다. 배에서 생활하는 게 편할 리 없지요.”

“하하하. 제가 잠깐 탔었던 북미왕국의 수송선조차 지내기 괜찮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편할 것 같은데요?”

이에 정성국이 조금 난감해할 때, 뒤에서 크리스티안 5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긴 해. 나나 우리 가족들도 이 친구의 배에서 신세를 지고 있는데 무척 편하더군. 거기에 커다란 연회장을 비롯해 각종 시설이 있어서 이 친구 배에 타본 유럽의 귀족들은 북미왕국의 왕실 여객선을 떠다니는 궁전이라고 이야기할 정도고.”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크리스티안 5세를 보고 칼 11세가 입을 열었다.

“오셨습니까.”

“응. 아...굳이 존대 안 해도 되지?”

이에 칼 11세는 슬쩍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게, 사석에서야 크게 상관없습니다만...”

“아. 물론 공적으로 대화할 때야 적당히 예를 차리는 것은 당연하지. 내가 그 정도고 개념이 없지는 않다고. 그보다...내가 무슨 말을 할지 대충 짐작은 하지?”

한때는 라이벌이나, 혹은 숙적으로 여겼지만, 이제 울리카와 결혼을 했기에, 자신의 매제이자 가족이 된 칼 11세를 잠시 복잡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크리스티안 5세가 도끼눈을 뜨고 바라보았고.

그런 크리스티안 5세의 반응에 칼 11세는 쓰게 웃으며 그가 원하는 말을 해 주었다.

“걱정하지 마시지요. 아까 성경에 대고 선언한 것처럼 울리카를 아끼고 보살피며 살 테니까요.”

“그래. 꼭 그래라. 울리카에게 눈물이라도 나면 나뿐만 아니라 얘도 가만 안 있을 테니까.”

이에 썩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래도 나쁘지는 않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 크리스티안 5세가 덴마크와 스웨덴의 국왕이 북미왕국말로 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에 슬쩍 물러나 흥미로운 시선으로 둘을 관찰하고 있던 정성국을 가리키자, 정성국은 당황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응? 나도?”

“당연한 것 아니냐! 내 동생은 네 동생이나 마찬가지라고!”

“하. 하. 하.”

크리스티안 5세의 억지에 정성국이 난처한 웃음을 짓고 있을 때, 칼 11세는 이번에 크리스티안 5세에게 제대로 된 확신을 주지 않으면 두고두고 골치 아플 것 같다는 생각에, 속내를 조금 털어놓기로 마음먹고 입을 열었다.

“굳이 이런 말은 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예전에 새한성에서 처음 울리카를 보았을 때, 남다른 느낌을 받았습니다.”

울리카를 딸처럼 생각하는 크리스티안 5세는 칼 11세의 고백에 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옆에 있던 정성국이 다시 흥미로운 얼굴로 끼어들었다.

“호오. 그래요? 첫눈에 반했다는 소립니까?”

이에 칼 11세는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글쎄요. 그걸 첫눈에 반했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마치 잃어버렸던 내 반쪽을 만났다고 해야 할지...”

“오오!”

정성국이야 전생에도 둘이 부부였었다는 사실을 알기에 칼 11세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고.

그런 정성국의 반응에 칼 11세는 정성국이 대외적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이런 사랑 얘기에 관심이 많은가 보구나 여기며, 일단 이 자리에서 중요한 것은 정성국보다는 크리스티안 5세이기에, 팔짱을 끼고 자신을 묘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크리스티안 5세를 응시하며 말했다.

“아무튼, 그런 느낌을 받았기에, 다른 신하와 귀족들의 반대를 무시하면서 제가 이번 결혼을 밀어붙인 거지요. 그러니 제가 울리카를 울릴 일은 없을 테고...뭐 아국의 귀족들도 더는 울리카를 무시하거나 험담하지 못할 테니 울리카가 마음고생 할 일은 별로 없을 겁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말로요.”

이렇게 칼 11세가 슬쩍 진심을 내보이자, 크리스티안 5세는 나중에 칼 11세의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야 몰라도, 당장은 울리카가 좋은 남편감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내심 안도했다.

다만, 지금까지 크리스티안 5세는 칼 11세에게 꽤 퉁명스럽게 굴었기에 바로 태도를 바꾸기는 겸연쩍어 헛기침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크흠. 그렇다면 다행이고.”

그리고 크리스티안 5세의 표정을 보고 그가 마음을 풀었다는 것을 확인한 칼 11세는 빙긋 웃다가, 각국의 국왕들끼리 심각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 감히 끼어들지는 못하고, 이야기가 언제 끝나나 주시하고 있는 주변의 여러 귀족들의 시선을 깨닫고 입을 열었다.

“그보다...이렇게 이야기를 나누고 친분을 쌓는 것이 무척 기쁘긴 한데, 일단 저는 이번 결혼식에 참석한 하객들과 간단히 인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이에 잠깐의 휴식이 끝났음을 깨달은 정성국은 조금 안타까웠지만, 기왕 여기까지 온 김에 최대한 많은 귀족들과 친분을 쌓고, 이들이 북미왕국에 우호적으로 바라보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러시지요. 저도 이 기회에 여러 귀족들과 이야기를 나눠야 하니까요.”

“쳇...어쩔 수 없지.”

* * *

칼 11세, 그리고 크리스티안 5세와 헤어진 정성국이 또다시 수많은 귀족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칼 11세가 또다시 정성국을 찾았고.

정성국은 잠시 휴식할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네덜란드 귀족과의 대화를 잠시 멈추고 칼 11세와 연회장 외곽으로 빠졌다.

그 후, 정성국은 칼 11세에게 자신을 부른 용건을 물었고, 칼 11세의 용건에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예? 지금 그게 무슨...전차와 장갑차의 사격 시범이요?”

이에 칼 11세가 고개를 갸웃하며 고개를 돌려 저 멀리 보이는 전차와 장갑차들을 가리키며 물었다.

“전차와 장갑차? 저게 검차가 아니었습니까?”

“아. 검차를 개량하고 목적에 맞게 세분화시킨 겁니다.”

정성국의 말에 칼 11세는 눈을 빛내며 웃다가 정성국을 바라보고 요청했다.

“호오. 그래요? 그럼 오히려 더 좋군요. 가능할까요?”

이에 정성국은 매끈한 턱을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아니...뭐 불가능할 거야 없긴 한데...갑자기 왜?”

정성국의 뜬금없다는 반응에 칼 11세가 쓰게 웃으며 답했다.

“뭐 북미왕국의 검차에 관한 소문이야 무성한데 유럽인들 가운데 실제로 검차를 목격한 이는 거의 없었잖습니까. 헌데 결혼식장 외곽에 검차, 아니. 전차와 장갑차가 대거 배치되어 있다 보니, 전차와 장갑차가 정말 소문만큼 대단한 병기일지 궁금해하는 귀족들이 무척 많더군요. 그리고 저한테 저 전차와 장갑차를 가리키며 혹시 스웨덴에서 준비한 행사 중에 저 전차와 장갑차의 사격 시범은 없는지 지겹게 묻기도 했고요.”

“이런...”

조청전쟁 당시 청나라의 정예 기병을 순식간에 격파해버린 검차에 대한 소식이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유럽인들은 검차를 꽤나 궁금해했다.

다만 다른 기물들이나 병기들과는 달리 검차는 구경하기 어려웠다.

일단 검차는 시범적으로 생산한 것에 불과했으니까.

여기에 정식으로 소수 양산된 전차나 장갑차 역시, 북미왕국 내에서 운용했으니, 유럽 귀족들이 이를 직접 보긴 거의 불가능했고.

헌데 정성국이 호위 병력으로 특수군을 대동한 덕분에 소문의 검차로 짐작되는 신병기를 직접 보게 되었으니 귀족들은 무척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었고, 그렇다고 정성국에게 직접 이를 묻거나 요청하는 것은 부담스러웠으니, 자연히 이번 피로연을 주최한 칼 11세에게 물어보거나 요청한 것이다.

그리고 칼 11세의 말에서 이러한 상황을 대충 짐작한 정성국이 아차 하는 얼굴로 탄식하며 미안하다는 시선을 칼 11세에게 보냈고.

다만 칼 11세는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헌데 생각해보니, 이번 피로연의 여흥을 위해 사격 시범을 진행하는 것도 꽤 괜찮아 보여서 말입니다.”

“흠.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정성국이 왜 말을 흐리는지 짐작한 칼 11세가 괜찮다는 듯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뭐 결혼식에 관한 얘기보다 북미왕국의 전차, 장갑차에 관한 이야기만 퍼질 거라고요? 괜찮습니다. 오히려, 이 기회에 북미왕국의 강력함이 유럽 내에 널리 알려지는 것도 저희로선 나쁠 것 없으니까요.”

“그게 무슨...?”

“아시다시피 강군을 육성하고 유지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잖습니까. 해서, 아국은 병력 규모를 줄이고 있고요. 헌데, 이 때문에 일부 귀족들은 무척 불안해합니다. 잘못하면 타국이 쳐들어올 수 있다는 거지요.”

물론 북미왕국의 국력을 생각하면 어느 나라가 쳐들어오겠는가 싶긴 한데, 아무리 북미왕국이라도 대규모 병력을 당장 파견하긴 어렵다는 사실은 다들 알고 있었다.

그나마 아이누 섬은 큰 편이라 이곳에 꽤 많은 병력이 주둔하고 있지만, 유럽에 가까운 페로 제도는 그렇지 않다는 것도 불안했고.

그러니 순식간에 타국이 스웨덴을 침공하고, 북미왕국이 지원군을 보내기 전에 전쟁을 끝내면, 아무리 북미왕국이라도 답이 없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귀족들이 꽤 많았다.

그래서 기껏해야 왕성을 경비할 정도의 병력만 남기고 과감하게 군 규모를 축소한 후, 이렇게 아낀 돈으로 각 지역을 개발해 경제를 발전시킨 후, 재정이 풍족해지면 그때 다시 군을 재건하려는 칼 11세의 계획에 우려하는 귀족들이 꽤 많았고.

칼 11세가 이를 설명하자 정성국이 잠깐 생각에 잠겼다 중얼거렸다.

“흠. 그러니 일종의 여흥으로 사격 시범을 진행해, 스웨덴 귀족들의 불안을 달래겠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북미왕국 육군의 강력함을 널리 알린다면, 그만큼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북미왕국을 두려워할 테고, 자연히 북미왕국의 동맹국인 아국을 침공하는 것이 멍청한 짓이라는 관념도 틀어박힐 테니 나쁠 것 없지요.”

이에 정성국은 잠깐 고민했지만, 스웨덴 입장에서도 나쁠 것 없고, 북미왕국 입장에서는 오히려 환영할 일이었는데 뺄 이유가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하라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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