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2화
포르투갈의 외교관인 휴고는 현 포르투갈 왕국의 섭정인 페드루 왕자에게 전권을 위임받고 곧바로 에스파냐로 향했다.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태평양을 횡단하는 데 한 세월이 걸리는 포르투갈의 범선을 탈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 때문이다.
해서 휴고는 세비야로 이동해 북미왕국의 세비야 공사를 만나 사정을 설명하고, 새진주와 세비야를 정기적으로 오가는 북미왕국의 연락선에 탑승할 수 있었고.
다만 운이 없게도 휴고가 세비야에 도착했을 때는, 연락선이 며칠 전 세비야를 떠난 이후였기에 새진주에 도착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기는 했지만, 그래도 범선을 타고 이동하는 것보다는 빨랐기에 그런대로 만족할 수 있었다.
아무튼, 그렇게 새진주에 도착한 휴고는 웅크린 늑대를 만나 자신이 다시 북미왕국을 방문한 용건을 설명하고, 새한성에서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외무청에서 잡아 준 숙소에 머무르기로 했는데, 휴고는 외무청 관리를 따라 숙소로 이동한 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맙소사...이 안에 숙소가 있다는 겁니까?”
휴고가 초고층 건물의 입구에서 목을 최대한 젖히며 하늘을 찌를듯한 초고층 건물을 바라본 후 믿기지 않는다는 얼굴로 묻자 외무청 관리가 빙긋 웃었다.
“그렇습니다. 이 초고층 건물은 총 45층 건물인데, 11층부터 40층까지는 숙소거든요.”
“허어...그럼 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 이 초고층 건물에 숙박하는 사람들입니까?”
초고층 건물의 주변에는 정말 사람이 바글거릴 정도라, 새삼 놀랍다는 얼굴로 휴고가 묻자 외무청 관리가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닙니다. 10층까지는 여러 상업 시설이 존재하거든요. 그걸 이용하려는 사람들이지요.”
“아...”
“그리고 저 기다란 줄은 전망대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만든 줄이고요.”
외무청 관리가 초고층 건물의 입구에서부터 길게 늘어선 줄을 가리키자 휴고가 고개를 갸웃했다.
“전망대?”
“예. 이 초고층 건물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보니 한 번쯤 이 초고층 건물의 꼭대기에 올라 주변 풍경을 감상하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아서 말입니다. 해서 41층부터는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전망대가 존재합니다.”
이러한 외무청 관리의 설명에 휴고는 흥미를 나타냈다.
“그럼 저도 전망대를 방문할 수 있는 겁니까?”
“방문할 수야 있습니다만...굳이 그러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전권대사님께서 지내실 숙소는 39층이라 전망대의 풍경과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겁니다.”
외무청 관리의 설명에 휴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39층? 그럼 거의 꼭대기에서 지내게 된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아시다시피 이곳의 숙소는 높은 층일수록 창문을 통해 볼 수 있는 경치가 다르기에 높은 층에 위치한 숙소는 하루 묵는데도 무척 비싼 값을 치러야 합니다. 그리고 숙박료가 비싼 만큼 숙소의 시설도 무척 좋지요. 그러니 전권대사님께서도 만족하실 겁니다.”
“호오...”
자신만만한 얼굴로 이야기하는 외무청 관리를 보고 휴고는 더는 지체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겨 승강기를 타고 숙소로 이동했고, 외무청 관리의 장담대로 어지간한 고위 귀족가의 응접실에나 가야 볼법한 호화스러운 실내에 놀라고, 커다란 창문을 통해 새진주의 풍경을 확인하고 다시 놀라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허. 이런 건물을 고작 3년 만에 건설하다니...역시 북미왕국의 국력은 차원이 다르군. 차원이 달라. 이런 북미왕국과 맞서는 것은 멍청한 짓이야. 어떻게든 북미왕국과 다시 외교 관계를 맺고, 우호적으로 지내면서 북미왕국의 발전을 따라가야 해.’
그렇게 휴고는 초고층 건물의 숙소에서 새진주의 풍경을 한참 동안 바라보며, 어떻게든 이번에 방문한 목적을 달성하겠다고 다짐했을 때,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렸다.
“누구십니까?”
“접니다.”
“음?”
휴고는 자신을 안내한 외무청 관리의 목소리에 어리둥절하며 발걸음을 옮겨 숙소의 문을 열자 외무청 관리가 조금 미안하다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방금 연락을 받았는데, 전권대사님께서 다시 외무청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예? 갑자기 왜...”
“새한성에서 바로 결정을 내렸다고 하더군요.”
자신이 웅크린 늑대와 만나 자신이 방문한 목적을 이야기한 지 몇 시간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새한성에서 결정을 내렸다는 말에 놀라지는 않았다.
휴고도 전화의 존재를 알고 있었으니까.
다만 휴고는 혹시 새한성에서 팔마레스의 흑인들이 건국한 나라라는 앙골라 장가를 계속 지원할 속셈이라 포르투갈의 제의를 단칼에 거절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어 내심 불안했지만, 일단은 불안을 애써 가라앉히고 외무청 관리와 함께 다시 근처에 있는 관공서 건물로 이동했고.
미리 기다리고 있던 웅크린 늑대는 응접실로 들어오는 휴고를 보고 미안하다는 얼굴을 하며 말했다.
“이거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생각보다 새한성에서 빠르게 결정을 내려서 말입니다.”
“아닙니다. 결정이 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보다야 나으니까요. 헌데 새한성에서는 어떤 결정을 내렸습니까?”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휴고의 물음에 웅크린 늑대가 슬쩍 미소지으며 입을 열었다.
“앙골라 장가를 설득하려면 먼저 포르투갈이 두 가지 조건을 수락해야 할 것 같다고 하더군요.”
휴고는 북미왕국이 포르투갈의 제의를 단칼에 거절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안도하면서도, 조건이 걸려있었기에 긴장을 풀지 않고 웅크린 늑대를 바라보았다.
“조건이라면...?”
“먼저 포르투갈은 앙골라 장가의 독립을 인정하고, 앙골라 장가가 장악한 영역을 앙골라 장가의 영토로 인정했으면 합니다.”
북미왕국의 말은 현재 포르투갈이 장악한 브라질 북부 해안 지역을 제외한 흑인들에 의해 상실한 영토의 모든 권리를 포기하라는 뜻이었는데, 이건 휴고도 예상했던 조건이었기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야 뭐...알겠습니다. 현재 앙골라 장가가 장악한 영역을 앙골라 장가의 영토로 인정하겠습니다.”
그리고 휴고가 깔끔하게 상실한 영토의 권리를 포기하자 웅크린 늑대는 조금 의외라는 얼굴로 다시 한번 확인하기 위해 되물었다.
“인정하시겠다고요?”
“예. 브라질 식민지 전체를 되찾겠다고 본국에서 병력을 계속 파견해가면서 전쟁을 키울 생각은 없으니까요.”
어차피 당장은 북미왕국의 무기로 무장한 앙골라 장가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어떻게든 앙골라 장가를 막기 위해 자신이 이곳에 온 것이고.
그런 만큼 브라질 북부 해안 지역을 제외한 그동안 개척했던 브라질 지역을 되찾기는 글렀고, 이 사실을 리스본을 떠나기 전 페드루 왕자에게도 이야기해두었으며, 페드루 왕자도 협상을 통해 이를 되찾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 자체를 하지 않았기에 걸릴 것이 없는 휴고였고.
“그렇습니까? 그거 다행이군요.”
그리고 이러한 휴고의 대답에 웅크린 늑대는 생각보다 포르투갈이 앙골라 장가의 북진을 많이 우려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내심 이를 이용하면 새한성에서 원하는 것을 쉽게 얻을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웅크린 늑대의 귀에 휴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다른 조건은 뭡니까?”
이에 웅크린 늑대는 생각을 멈추고 다시 입을 열었다.
“앙골라 장가는 분명 현 포르투갈의 식민지인 브라질 북부 해안 지역에서 앙골라 장가의 영역으로 도망치는 노예들을 보호할 겁니다. 이 점을 양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웅크린 늑대의 말에 휴고가 잠시 안색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도망치는 노예를 보호하겠다라...”
“예. 앙골라 장가의 백성들은 대부분 노예 출신이었기에, 결코 같은 처지의 노예들을 외면하지 않을 겁니다.”
“으음...”
도망쳤던 노예들이 식민지 총독부를 점령한 후 나라를 세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현재 포르투갈이 장악하고 있는 브라질 북부 해안 지역에 있는 노예들도 동요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노예들이 반란을 일으키지야 않겠지만, 노예 신분을 벗어나기 위해 도망칠 가능성은 충분했고.
이를 막으려면 노예들을 더욱 철저히 관리, 감독하거나, 앙골라 장가와의 국경 지대를 철통같이 방비해야 하는데,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러니 돈을 더 써가며 노예들을 감독하고 관리하던가, 아니면 노예를 해방하고 적당히 대우해 주어 앙골라 장가로 도망치지 못하게 달랠 수밖에 없었고.
어느 쪽이든 포르투갈의 입장에선 출혈이 클 테지만, 그렇다고 이를 거부하면 브라질 북부 해안 지역을 모두 잃을 수 있었기에 어쩔 방도가 없다는 것을 이해한 휴고가 어깨를 으쓱했다.
“알겠습니다. 앙골라 장가로 도망치는 노예들을 되돌려달라고 주장하지 않겠습니다.”
이런 휴고의 대답에 웅크린 늑대는 슬쩍 미소를 지으며 새한성이 원하는 것을 확보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좋군요. 그 정도 조건이라면 앙골라 장가를 설득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겠지요. 다만...”
“다만?”
“아시다시피 앙골라 장가는 포르투갈에 깊은 원한을 갖고 있습니다. 해서 앙골라 장가는 무주공산인 살바도르 남쪽으로 영역을 넓히며 노예들을 해방해 이들 중 상당수를 병사로 징집하고, 살바도르에서 노획한 무기들로 무장시켜 북진해 포르투갈을 남미 대륙에서 아예 내쫓을 계획을 세우고 있지요.”
“헉!”
휴고가 웅크린 늑대의 설명에 가슴이 철렁해 무어라 이야기하려 할 때 웅크린 늑대가 먼저 말했다.
“헌데 이런 상황에서 아국이 포르투갈을 위해 앙골라 장가를 설득하려면...꽤 많은 노력을 해야 할겁니다. 각종 지원도 약속해야 할 테고 말입니다. 안 그렇습니까?”
그러면서 웅크린 늑대가 묘한 미소를 짓자, 휴고는 북미왕국에서 중재의 대가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헛웃음을 터트렸다.
다만 웅크린 늑대의 말처럼 앙골라 장가가 병사들을 북진시킨다면 포르투갈은 이를 막을 수 없었기에 북미왕국에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중재를 부탁해야 한다는 사실에 휴고가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북미왕국에서 우리 포르투갈을 위해 움직이는 만큼, 대가를 지불해야겠지요. 허면 북미왕국은 무엇을 원하십니까?”
이에 웅크린 늑대는 눈을 빛내며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앙골라 장가가 포르투갈과 전쟁을 끝내게 되면, 지금 징병한 병사 중 상당수가 다시 무기를 내려놓고 작물을 재배하고 광물을 캘 겁니다. 그리고 노예 시절과는 달리 노동의 대가를 받을 테니, 사고 싶은 것도 많을 텐데...이를 앙골라 장가 자체적으로 생산하긴 힘들 테니 아국과의 교역량이 늘어나겠지요. 헌데...”
“헌데?”
“앙골라 장가와 가장 가까운 아국의 영토는 생크루아 섬입니다만...이곳에서 앙골라 장가의 항구까지는 거리가 꽤 멀어서 말입니다. 중간에 쉴 수 있는 항구가 있어 나쁠 것은 없겠지요. 물론 그 항구가 아국의 항구라면 더 좋을 테고 말입니다.”
그 말에 휴고는 인상을 조금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북미왕국이 중재의 대가로 약간의 이권이나, 재물을 원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는 전혀 달랐기에.
다만 북미왕국의 배들은 바람이 아닌 연료를 태워 움직이는 만큼, 북미왕국이 항로 중간에 있는 항구를 원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기에 휴고는 잠시 고민하다 질문을 던졌다.
“흐음...브라질 북부 해안 지역에 존재하는 항구를 하나 북미왕국에 넘겨달라는 겁니까?”
“그럴 수야 있겠습니까. 그저 아국이 항구를 세우고 이를 유지할 수 있게 브라질 식민지의 땅을 좀 얻었으면 합니다.”
그 정도면 크게 부담될 것은 없다고 생각한 휴고가 다시 질문을 던졌다.
“혹시 원하시는 위치라도 있으십니까?”
이 질문에 웅크린 늑대는 자리에서 일어나 응접실 한쪽에서 남미 대륙의 지도를 가져와 응접실 탁자 위에 펼쳐놓고 한 곳을 손으로 가리켰다.
“이곳이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웅크린 늑대가 가리킨 곳을 확인한 휴고는 안색이 바뀔 수밖에 없었고.
“...아마존 강 하구? 설마 이곳에 항구를 세우시겠다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그 편이 귀국에도 낫지 않겠습니까. 브라질 북부 해안 지역 중간에 아국의 항구가 있는 것보다는 말입니다.”
“그렇긴 한데 이곳을 북미왕국에 넘긴다면...”
아마존 강 하구에 항구를 건설할 땅을 넘긴다면, 그 땅은 북미왕국의 영토가 될 테니 포르투갈의 선박은 아마존 강을 이용하기 힘들어질 것이 분명했다.
해서 휴고가 웅크린 늑대를 바라보자 웅크린 늑대는 그저 빙긋 웃을 뿐이었고, 그런 웅크린 늑대의 반응에 휴고가 속으로 생각했다.
‘우리가 아마존 강을 이용해 내륙으로 진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곳을 중재의 대가로 넘기라는 거군. 하아..이거 어쩐다...’
휴고는 한참을 고민하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혹시 다른 곳을 넘기는 것은 안 되겠습니까?”
이에 웅크린 늑대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새한성에서는 이곳을 원하더군요. 아마존 강 유역에 사는 원주민들의 보호를 위해서 말입니다.”
“으음...”
웅크린 늑대의 대답에 휴고의 고심은 더욱 깊어졌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앙골라 장가와 평화 조약을 체결하면 해안가를 따라 남쪽으로 확장하긴 어려워진다.
해서 아마존 강을 따라 탐사하며 깃발만 꽂아 두었던 브라질 내륙으로 진출할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저 땅을 북미왕국에 넘긴다면 포르투갈은 브라질 북부 해안 지역에만 만족해야 했으니 말이다.
그러니 휴고가 섣불리 대답하지 못하고 있을 때, 웅크린 늑대가 휴고를 설득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귀국이 아마존 강 하구의 땅을 아국에 넘긴다면, 아국은 앙골라 장가를 설득해 포르투갈과 평화 조약을 체결하도록 바로 움직일 겁니다. 그리고 포르투갈이 앙골라 장가와 평화 조약을 체결하면, 포르투갈은 동맹국의 적국이 아닌 동맹국의 이웃 국가가 될 테고...그럼 포르투갈에 무기도 수출할 수 있겠지요.”
그 말에 휴고가 눈을 빛냈다.
“...무기? 신식 소총을 말이지요?”
“그렇습니다.”
“으음...”
페드루 왕자는 예전부터 신식 소총을 무척이나 원하고 있었다.
인구가 적은 포르투갈로서는 신식 소총으로 무장해 화력을 올리는 것이 최선이었으니까.
특히 페드루 왕자가 이번 일을 계기로 대귀족들을 일부 쳐내기로 마음먹은 만큼, 머스킷의 몇 배의 화력을 낼 수 있는 신식 소총은 더욱 필요했고.
다만 신식 소총의 물량이 무척 부족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 이를 받으려면 꽤 시간이 걸릴 테니 당장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기에 휴고가 잠시 주저하고 있을 때, 웅크린 늑대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이 일대의 땅을 더 넘긴다면, 귀하가 모든 협상을 끝내고 본국으로 돌아갈 때, 5천 자루의 신식 소총과 함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에 한참을 고민하던 휴고는 급히 웅크린 늑대를 바라보았다.
“어? 물량이 있습니까?”
이에 웅크린 늑대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앙골라 장가와의 협상에도 시간이 조금 걸릴 테고, 그 사이에 민간에 풀리는 신식 소총을 확보하면 될 겁니다.”
그 말에 휴고는 결정을 내렸다.
어차피 북미왕국의 중재를 거절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되면 포르투갈은 수백 년에 걸쳐 개척한 남미 지역의 식민지를 모두 잃게 될 테니까.
그리고 어차피 대가를 지불하고 북미왕국의 중재를 요청할 바에는 땅을 더 내어주더라도 신식 소총을 확보해 페드루 왕자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한 휴고가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북미왕국이 원하는 대로 아마존 강 하구 일대의 땅을 중재의 대가로 넘길 터이니, 바로 중재해주셨으면 합니다.”
이에 웅크린 늑대가 씩 웃었다.
“현명하신 판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