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0화
5월이 되자 조선은 매년 그래왔듯 대규모의 조선 사절단을 북미왕국으로 보냈다.
일부 관리들은 북미왕국에 사절단을 보내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거론하며, 전쟁이 벌어진 작금의 상황에서 북미왕국에 대규모로 사절단을 보내는 것은 낭비라고 지적하며 사절단의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이야기했지만, 조정 신료 대다수는 그 의견에 펄쩍 뛰었다.
물론 당장 북방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면 또 모르겠지만, 작년 용암포 전투 이후로 북방은 조용했을뿐더러, 이번 전쟁에서 북미왕국에 큰 도움을 받고 있기도 했고, 청나라와의 관계가 어그러진 이상, 그리고 훗날을 위해서라도 북미왕국과의 교류에 더욱 집중해야 하는데 사절단의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그리고 새한성에는 여러 나라의 외교관들이 상주해있기에, 이전과는 달리 사절단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면, 유럽 각국이 조선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지레짐작하고 얕잡아 볼 수도 있었기에.
해서 대부분의 조정 신료들은 이전처럼 대규모로 사절단을 구성해 북미왕국에 파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연 역시 이 의견에 동의해 예조 참판을 정사로, 호조 참의를 부사로 하는 대규모 사절단을 구성해 북미왕국으로 보냈고.
조선 사절단이 도착했다는 보고를 받은 정성국은 으레 그래왔듯 조선 사절단의 방문을 축하하는 환영 만찬을 열었다.
“허어. 듣기는 했지만, 정말 서양인들이 많구려.”
만찬장을 둘러본 예조 참판이 만찬장 곳곳에 보이는 서양인들을 보고 놀란 듯 중얼거리자 옆에 있던 호조 참의가 맞장구쳤다.
“그러게 말입니다. 어째 이전에 새한성을 방문했던 분들께서 이야기하신 것보다 더 많은 것 같은데 말입니다.”
이에 조선 사절단을 안내했던 푸른 안개가 웃으며 슬쩍 끼어들었다.
“허허허. 작년에 북방항로가 닫힌 이후 덴마크와 프랑스가 아국과 외교 협상을 마치고 새한성 내에 대사관을 설립했습니다. 그러니 이전에 새한성을 방문했던 사절단분들이 말씀하신 것보다는 환영 만찬에 참석하는 유럽인들이 더 많을 수밖에요.”
“아. 그렇습니까?”
“그리고 올해도 몇몇 나라와 협상 중이라 아마 내년에 새한성을 방문하는 조선 사절단의 일원 분들은 더 많은 유럽 각국의 대사들과도 만날 수 있을 테고요.”
이러한 푸른 안개의 설명에 예조 참판은 북미왕국의 강대함이 유럽에 널리 퍼졌고, 이 때문에 유럽 각국이 북미왕국과 통교하려고 애를 쓴다고 생각해 새삼 감탄하고 있을 때, 옆에 있던 호조 참의가 입을 열었다.
“음. 북미왕국과 외교 협상을 맺고 새한성에 대사관을 세우는 나라들이 점차 많아지는 모양이군요. 허면 저희도 사절단을 파견하는 것이 아니라 새한성에 대사관을 세워야 할까요?”
호조 참의의 말에 푸른 안개는 유럽과 조선의 사정이 다르지 않으냐는 얼굴로 말했다.
“글쎄요? 유럽 각국이 어떻게든 새한성에 대사관을 세우려는 것은 아국의 정보, 특히 새한성의 동향을 수집하기 위해서입니다. 아시다시피 외국인들은 외교관의 신분이 아닌 다음에야 외국인 거주 구역을 벗어나기 힘들고, 설사 외교관들이 방문한다 하더라도 어지간한 협상은 새진주에서 처리하니 말입니다. 하지만 조선의 경우는 상황이 조금 다르지 않습니까.”
유럽의 경우 새한성의 동향을 파악하려면 대사관을 설립하는 방법 외엔 딱히 다른 방법이 없었다.
북미신문을 통해 간접적으로 정보를 획득할 수야 있었지만, 한계가 있었고.
해서 북미왕국과 외교 협상을 맺고 대사관을 설립했지만, 조선의 사정은 달랐다.
조선 사절단은 새한성뿐만 아니라 유럽 외교관들도 접근하지 못하는 다른 지역이나 공방들도 어느 정도 드나들 수 있었기에 굳이 북미왕국의 정보를 수집하겠다고 대사관을 설립할 필요까지는 없었다.
양국 간의 외교 협상이야 사절단을 보내 처리를 하든, 아니면 아시아 지역 외교 문제에 전권을 가진 투로시노가 직접 조선을 방문해 처리하면 그만이었고.
더불어 조선이 매년 대규모 사절단을 파견하는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바로 사사로이 타국을 방문할 수 없는 선비들에게 북미왕국을 방문할 기회를 주어 이들의 견문을 넓히는 데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지금처럼 사절단을 보내는 대신 대사관을 설립하는 것은 오히려 조선의 개혁에 좋을 것 없지 않겠는가 싶은 푸른 안개였고.
해서 이 점들을 거론하자 예조 참판과 호조 참의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런 둘의 반응을 확인한 푸른 안개가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그러니 조선은 유럽을 신경 쓰지 마시고, 조선의 사정에 맞게 결정하시지요. 저희야 조선에서 새한성에 대사관을 설립하든, 아니면 지금처럼 매년 대규모 사절단을 파견하든, 크게 상관없으니 말입니다.”
“알겠습니다.”
예조 참판은 푸른 안개에게 조언을 해 주어 고맙다는 표정을 지으며, 일단 새한성의 동향을 알리고 조정 신료들과 이를 논의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호조 참의가 주변을 둘러보다 조금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말했다.
“헌데 유럽 대사들이 저희를 보는 시선이 어째 예사롭지 않은 것 같은데...제 착각일까요?”
호조 참의의 말에 예조 참판도 만찬장을 둘러보았는데, 확실히 만찬장 안에 있는 외국인들은 곳곳에 무리 지어 대화하면서도 이쪽을 바라보고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으며, 이들의 시선이 마치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 같았기에 왜 저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건가 하는 의문을 품었을 때, 푸른 안개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허허허. 착각이 아닐 겁니다. 지금 저 대사들은 조선 사절단이 오기만을 무척 기다렸거든요.”
“예? 저희를 기다렸다고요? 어째서 말입니까?”
물론 유럽 대사들도 북미왕국과 조선의 특수한 관계를 이해하고 있었기에 새한성을 방문하는 조선 사절단의 일원들을 반긴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건 그 정도가 아닌 것 같았기에 예조 참판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푸른 안개가 빙긋 웃으며 답했다.
“저들도 동아시아에서 전쟁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요.”
“아. 전쟁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궁금해서 이를 묻기 위해 저희를 기다린 겁니까?”
“그렇습니다. 뭐 북미신문에도 이번 전쟁에 관한 기사들이 실리긴 했는데 그걸로는 조금 부족하겠지요.”
북미신문은 아직 주간지였고, 지면의 한계도 있었기에 이번 조청전쟁이라 명명한 이번 전쟁의 소식을 많이 싣지 않았다.
물론 상황에 따라 지면이야 늘리거나 특별판을 발행하면 그만이긴 한데, 이번 조청전쟁에 관한 기사가 많이 실리면 실릴수록 백성들의 관심 역시 조청전쟁에 쏠릴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다른 중요한 사안들에 두었던 관심이 사그라질 수밖에 없었기에 북미신문에선 조청전쟁을 비교적 간략하게 다루었다.
청나라가 조선을 침공했고 이에 아이누 섬에 배치되어 있던 아이누 경비대와 탐사대가 조선으로 급파되어 조선 땅을 침범한 청나라군을 물리쳤고, 3함대가 청나라 수군을 모두 침몰시키고 있다는 정도로.
그러니 유럽 대사들은 조청전쟁의 사정을 파악하기 위해 안달 낼 수밖에 없었고.
유럽인들은 청나라를 북미왕국이 건국되기 전까지 아시아, 아니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로 추측했었기에, 전통의 강국인 청나라와 급격히 부상해 어느덧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라고 짐작되는 북미왕국이 맞붙었다고 하니 시시콜콜한 것까지 궁금할 수밖에 없던 탓이다.
푸른 안개가 이러한 사정을 대략 설명하자 예조 참판은 헛웃음을 짓다가 문득 북미왕국이 일부러 조청전쟁에 관한 기사를 제한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푸른 안개를 보고 질문했다.
“음...그럼 만찬이 시작되면 대사들은 이번 전쟁에 관해 질문을 퍼부을 테고 자연스레 조선 지원군의 이야기도 나올 것 같은데 혹시 숨겨야 할 사항이라도 있습니까?”
한마디로 검차와 기관총의 존재를 숨길 생각이냐고 묻자 푸른 안개가 괜찮다는 미소와 함께 고개를 저었다.
“괜찮습니다. 딱히 숨겨야 할 정보는 없으니까요. 아. 전하께서 오셨군요.”
푸른 안개의 말처럼 만찬장에 정성국이 도착했기에, 조선 사절단의 일원뿐만 아니라 만찬장 내에 있는 사람들은 자리에 앉았고, 정성국이 조선 사절단의 방문을 축하하는 덕담과 함께 만찬의 시작을 알리자, 만찬장은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성국이 적당히 배를 채우고 먼저 만찬장을 벗어나자 그때까지 눈치를 보고 있던 대사들은 조선 사절단의 정사인 예조 참판을 힐긋힐긋 바라보았고, 예조 참판이 식사를 마치고 후식으로 커피와 함께 먹을 다과를 집기 위해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자 에스파냐 대사가 슬쩍 자리에서 일어나 예조 참판을 따라갔다.
“혹시 잠시만 시간 좀 내어주실 수 있으십니까?”
“그러시지요.”
예조 참판은 에스파냐 대사를 따라 자리를 이동했고, 자리에 앉아있던 다른 나라의 대사들은 예조 참판을 환영하며 이런저런 인사를 나누었고.
그러다 잉글랜드 대사가 슬쩍 입을 열었다.
“북미신문을 보니 현재 조선도 저희 유럽처럼 전쟁 중이라 들었습니다만...”
본격적으로 이번 전쟁을 묻기 위해 화제를 꺼내는 잉글랜드 대사를 보고 예조 참판은 역시나 싶어 고개를 끄덕이고 답했다.
“그렇습니다. 저 무도한 청나라가 아무런 명분도 없이 아국의 국경을 넘어 침공했고 그렇게 전쟁이 시작되었지요.”
이에 다른 대사들은 예조 참판의 말에 맞장구치며 청나라를 성토하다가 궁금한 것들을 하나씩 캐묻기 시작했다.
“허면 정말 6만 명의 기병을 동원한 겁니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청나라는 두 나라 사이에 흐르며 국경을 나누는 압록강을 건너기 위해 대규모 수군까지 동원했지요.”
이에 네덜란드 대사는 조금 질린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허. 확실히 청나라의 병력 규모가 대단하긴 하군요. 내부의 반란군을 상대하면서 동시에 6만 명의 기병과 대규모 함대를 동원해 조선을 침공하려 하다니...”
“뭐 청나라야 유목민족이 세운 나라이니 동원할 수 있는 기병이 많기야 하겠지요. 헌데 6만 명에 달하는 청나라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었다지요? 축하드립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예조 참판이 덴마크 대사의 축하를 받고 웃음 짓고 있을 때 에스파냐 대사가 슬쩍 질문했다.
“헌데...조선군도 신식 소총으로 무장한 겁니까?”
“일부는 신식 소총으로 무장했고, 일부는 조총으로 무장했습니다.”
예조 참판의 대답에서 조선군보다는 조선에 파견된 북미왕국군의 역할이 컸음을 짐작한 대사들이 눈빛을 빛내며 조청 전쟁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시시콜콜 질문하기 시작했고, 예조 참판은 가끔 커피로 목을 축이면서 조청 전쟁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설명하기 시작하자 대사들은 이를 경청하며 북미왕국군의 전력을 파악하기 위해 애를 썼다.
그리고 예조 참판이 용암포 전투를 마지막으로 작년에 벌어진 전투를 모두 설명하자 잉글랜드 대사가 흥미롭다는 얼굴로 중얼거렸다.
“호오...그럼 그 용암포 전투를 통해 후퇴하려는 청나라 기병 태반을 섬멸할 수 있었다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헌데 2만에 달하는 청나라 기병을 공격해 섬멸하려면, 조선과 북미왕국에서도 대규모 기병을 동원한 겁니까?”
이에 예조 참판은 고개를 저었다.
“당시에 조선 기병들은 다른 곳에 배치되어 있었기에 용암포 전투의 경우 조선군이 참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예조 참판의 대답에 베일에 가려진 탐사대의 전력을 파악할 수 있겠다고 짐작한 대사들이 급히 질문을 던졌다.
“허면 북미왕국의 탐사대가 청나라 기병을 상대한 겁니까?”
“혹시 조선에 파견된 탐사대의 규모를 알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질문 세례에 예조 참판은 진정하라는 듯 손을 내밀며 대답했다.
“당시 용암포 전투에 참여한 탐사대는 3천 명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러한 대답에 대사들은 기겁했고.
“예?! 3천 명이라고요?”
“북미신문에는 용암포 전투는 일방적인 섬멸전이라고 설명했는데 허면...?”
“그렇습니다. 제가 알기로 탐사대의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압니다.”
이에 대사들은 도저히 전투 결과가 믿기지 않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비록 청나라 기병이 구식 군대이고, 탐사대가 연사가 가능한 회전 단총으로 무장하고 있었기에 탐사대가 유리할 거라 예상하긴 했지만, 몇 배나 많은 병력을 상대로 압승을 거둔 것은 상황이 전혀 달랐으니까.
더불어 북미왕국의 해군은 그 대단함이 널리 알려졌지만, 북미왕국 육군의 경우는 대규모 전투를 벌인 적이 없었기에 북미왕국의 국력이나 무장으로 미루어 강할 거라 짐작했을 뿐이지, 확실한 것은 아니었는데 전투 결과를 보니 북미왕국의 육군 역시 강력했으니.
“허어. 탐사대야 회전 단총으로 무장했으니 굉장히 강력할 거라고 예상하긴 했습니다만 고작 3천 명으로 청나라 기병 2만 명을 상대해 승리를 거두었단 말입니까? 그것도 피해가 거의 없이?”
하지만 잉글랜드 대사는 아무리 무장이 대단하다고 해도 이게 가능한 결과인가 의문을 표하자 예조 참판이 잉글랜드 대사의 심정을 이해하고 웃으며 말했다.
“이해합니다. 저도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는 무척 놀랐으니까요. 헌데 용암포 전투의 승리는 탐사대도 큰 활약을 했지만, 특수군의 활약이 무척 대단했다고 하더군요, 특수군이 아니었다면 일방적인 승리는 어려웠을 거라고 하더이다.”
“특수군이요?”
프랑스 대사가 고개를 갸웃했을 때, 에스파냐 대사가 아는체하며 대꾸했다.
“아. 작년에 새로 창설되었다는 그 특수군이 조선에 파견되었던 겁니까?”
이에 잉글랜드 대사 역시 특수군의 존재를 떠올리고 베일에 가려진 특수군의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급히 질문을 던졌다.
“특수군의 규모는 어느 정도였습니까?”
“특수군의 규모 자체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고작 20명에 불과했으니. 하지만 이들이 타고 있던 검차는 일당백, 아니 일당천에 가까웠고, 청나라 기병들은 이들을 상대할 방법이 없어 결국 도망쳤다고 합니다.”
“예? 비행기가 아니라 검차라고요?”
“검차가 대체 뭡니까?”
예조 참판의 대답에 대사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당시 검차나 기관총의 경우 극비였기에 대사들은 특수군을 비행기를 운용하는 부대라고 생각했었던 탓이다.
그리고 예조 참판이 검차에 관해 자세히 설명하자 대사들은 특수군이 비행기뿐만 아니라 북미왕국의 각종 신무기를 운용하는 부대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검차를 직접 보진 않았지만, 어떤 무기인지 짐작할 수 있었기에 한마디씩 했다.
“건설 장비를 무기화했다고 보면 되겠군요?”
“건설 장비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부터 전장에 투입하면 괜찮겠다 싶긴 했는데...”
“그렇지요. 그리고 두꺼운 철판을 두른 육중한 건설 장비를 무슨 수로 상대하겠습니까.”
“예. 대포면 모를까 기껏해야 창칼로는...”
용암포 전투에서 검차가 대활약했다는 이야기를 납득한 대사들을 보고 예조 참판이 덧붙였다.
“거기에 검차에 장착된 기관총이 청나라 기병을 향해 총알을 비처럼 쏟아내자 기관총이 조준하는 방향의 청나라 기병은 모조리 쓰러졌다는군요. 그러니 청나라 기병들은 겁을 집어먹고 도망치기 시작했고...특수군과 탐사대는 이들을 추적하며 막대한 전과를 올렸다고 하더이다.”
“기관총?”
“기관총이라는 이름은 처음 듣습니다만...북미왕국에서 새로 개발한 총입니까?”
네덜란드 대사가 흥미를 보이며 질문하자 예조 참판이 말했다.
“그렇습니다. 기관총을 직접 본 이들은 끝도 없이 총알을 쏟아내는 기관총의 위력에 다들 감탄할 수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끝도 없이? 회전 단총과는 다른 모양이군요?”
네덜란드 대사의 질문에 예조 참판이 고개를 저었다.
“기관총은 한번 장전하면 250발을 연속해서 발사할 수 있답니다. 회전 단총과는 비교도 할 수 없지요.”
“헉!”
“맙소사...”
대사들은 예조 참판의 설명에 놀란 표정을 지으면서도, 그 위력을 짐작하고 어떻게든 이를 얻을 수만 있다면, 유럽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끝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눈을 빛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