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9화
강희제는 조선 정벌군의 총사령관인 색액도가 급히 전령을 보내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전으로 그 전령을 불러들였고, 전령이 가져온 장계를 받아 이를 읽다가 기가 찬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허. 조선군의 허를 찌르겠다면서 등주에 있던 수군함대까지 동원해 기세 좋게 압록강을 넘어 조선 땅을 밟아놓고...고작 3일 만에 도망쳤다?”
“헉?!”
장계를 확인하는 강희제의 표정이 썩 좋지 않아 좋은 소식은 아닐 거라 예상했던 청나라 대신들은 강희제의 말에 기겁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는지 강희제가 점차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거기에 지금 봉황성에 있는 병력이라고는 고작 2만 명이 전부? 3일 만에 4만 명을 날려 먹었다고? 이게 정말인가?”
“흡!”
“허억!”
일단 조선도 청나라가 공격하리라는 것을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다는 것과 최근 조선의 국운이 흥하고 있었기에 저항이 심할 수도 있다는 것은 예상했다.
그렇기에 처음 강희제의 한탄에 색액도가 조선의 거센 저항에 막혀 잠시 상황을 재정비하기 위해 물러난 것으로 짐작했던 청나라 대신들은 그 피해가 자신들의 예상을 뛰어넘자 경악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사옵니다. 황상 폐하.”
“허어...”
“맙소사...”
적막만이 감도는 대전의 중앙에 무릎을 꿇고 있던 전령이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하자 청나라 대신들은 일제히 탄식을 터트리며 잠시 웅성거리기도 했지만, 곧 용상에 앉아 있는 강희제의 얼굴이 심상치 않았기에 하나둘 입을 꾹 닫았고.
강희제는 이 장계에 적힌 내용이 모두 사실이라는 전령의 대답에 분노했지만, 곧 마음을 가라앉혔다.
지금 저 대전에 색액도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면야 바로 분노를 터트리며 목이라도 쳤겠지만, 전령에게 화를 내봐야 무엇하랴 하는 생각이 들었던 탓이다.
그리고 삼번이 반란을 일으킨 후 수많은 패전 소식을 접하기도 한 만큼 나름대로 이런 상황이 익숙하기도 했고, 이런 상황에선 분노를 터트리는 것보다는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강희제였고.
해서 강희제는 애써 한숨을 내쉬며 화를 가라앉히고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전령에게 물었다.
“후우. 대체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거지? 정백기를 데리고 가서 고작 조선군 2만에 대패했다? 영시위내대신이 그 정도로 무능하진 않을 텐데?”
강희제가 색액도에게 조선 정벌군 총사령관 자리를 맡긴 것은 일단 그의 능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색액도는 삼번을 두둔하는 말을 입에 올려 자신의 신임을 잃었고, 자신의 신임을 되찾기 위해 어떻게든 이번 조선 정벌을 성공시키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그렇기에 성삼기 중 하나인 정백기까지 기꺼이 내어준 것인데 색액도가 고작 조선군 2만에 대패했다는 사실이 이해가 가지 않아 장계를 살펴봤지만, 장황한 미사여구 덕분에 무엇이 문제인지 상황을 파악하기 힘들었기에 전령에게 직설적으로 묻자 전령이 움찔하며 말을 흐렸다.
“그것이...”
이에 강희제는 전령이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눈치채고 입을 열었다.
“말해보게. 자네에게 죄를 묻지 않을 테니.”
강희제의 확답에 전령은 안도하면서 곧바로 이번 패전의 원인을 이야기했다.
“조선군의 화력이 너무 강했사옵니다. 황상 폐하.”
“그게 무슨 소린가?”
“조선군은 이미 북미왕국의 무기로 무장하고 있었고, 그 때문에 고작 2만 명이라고 하기엔 차원이 다른 화력을 보여주었사옵니다.”
아직도 색액도와 조선 정벌군은 자신들이 싸운 병력을 조선군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다른 계절이었다면 복식으로 구분할 수 있었겠지만, 날이 워낙 춥다 보니 북미왕국군이든 조선군이든 다 똑같은 방한 장비를 착용한 터라, 그리고 북미왕국군은 조선군처럼 수많은 깃발을 들고 다니지도 않았기에 청나라군은 자신들과 전투를 벌인 병력이 전부 조선군이라 생각하고 있었고.
해서 전령이 이렇게 이야기하자 강희제는 일전에 조선을 다녀왔던 사신을 떠올리고 표정을 찌푸렸다.
“조선군이 북미왕국의 무기로 무장하고 있었다고? 조선을 다녀왔던 사신단은 아직 조선군이 북미왕국의 무기로 무장하지는 않았다고 보고했던 것 같은데?”
“아니옵니다. 대부분의 조선군은 강력한 북미왕국의 무기로 무장하고 있었고, 이 때문에 강을 건넌 후 곧바로 한양으로 남하하던 선봉대는 동수의 조선군에 의해 큰 피해를 보았사옵니다.”
이에 강희제는 약간의 호기심과 흥미가 담긴 시선으로 전령을 바라보며 물었다.
“흐음...북미왕국의 무기가 그렇게 대단하던가?”
“그렇사옵니다. 기존의 조총과는 달리 재장전이 빠르다 보니 계속해서 사격할 수 있었고, 그 때문에 최고 속도로 말을 달려도 몇 번의 총알 세례를 감당해야 했기에 적에게 접근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사옵니다.”
“허. 서양인 신부들에게 말은 익히 들었는데 그 정도였나?”
강희제는 전령의 상세한 설명에 북미왕국의 무기가 생각보다 더 쓸만하다 싶어 놀란 표정을 지었고, 그런 강희제의 반응에 전령이 슬쩍 덧붙여 말했다.
“북미왕국의 무기는 그뿐만이 아니었사옵니다. 조선군이 사용하는 화포의 포탄은 그냥 쇳덩이가 아니라 땅에 떨어진 후 폭발했사옵니다. 해서 조선군의 진영을 야간에 공격했을 때 쏟아지는 수많은 포탄에 큰 피해를 보아야만 했사옵니다.”
“흠. 포탄이 폭발한 다라...그게 작열탄이라고 했던가?”
그 말에 강희제가 신음을 흘리며 중얼거리자 내각대학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렇사옵니다. 다만 작열탄은 북미왕국만이 사용한다는 포탄인데...그걸 조선군이 사용할 줄은 몰랐군요.”
조선과 북미왕국의 사이가 각별한 만큼, 청나라가 조선을 공격하면 북미왕국이 지원군을 보낼 수도 있다고 판단했고, 그 때문에 북미왕국의 여러 정보를 수집했었기에 빠르게 재장전할 수 있다는 총과 포탄 안에 화약을 넣어 폭발한다는 작열탄의 존재야 청나라에서도 알고 있었다.
다만 작열탄의 경우 북미왕국은 절대 타국에 판매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걸 조선군이 사용했다는 것은 확실히 의외였기에 내각대학사가 어두운 표정으로 대답하자, 강희제가 상황을 대충 짐작하고 혀를 찼다.
“쯧. 빠른 재장전으로 적의 접근을 막고 폭발해 주변에 광범위하게 피해를 주는 작열탄을 발사해 원거리에서 피해를 강요한 다라...꽤 효과적인 전술이로군.”
강희제의 추측에 다른 대신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조선 정벌군이 왜 그렇게 큰 피해를 보았는지 수긍했을 때, 전령은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듯 다시 입을 열었다.
“또한, 조선 기병들은 연사가 가능한 조총을 사용했사옵니다.”
“연발총이라고?! 그게 정말인가?”
강희제는 조선 기병들이 연발총을 사용했다는 전령의 이야기에 화들짝 놀라며 되묻자 전령이 급히 머리를 조아리며 대답했다.
“그렇사옵니다. 황상 폐하. 우리 용맹한 대청의 병사들은 어떻게든 접근해 칼을 휘두르려 했지만, 적들은 장전 없이 계속해서 접근하는 병사들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고, 그때마다 용맹한 대청의 병사들은 속수무책으로 쓰러질 수밖에 없었사옵니다.”
“으음...”
강희제는 전령의 말에 상황이 머릿속에서 그려졌기에 신음을 흘렸고, 내각대학사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북미왕국에 연발총이 존재한다는 신부의 말은 과장되었다 여겼는데 거짓이 아니었나 보옵니다.”
서양인 신부들은 북미왕국에 연발총도 존재한다고 이야기하긴 했지만, 청나라에서는 이를 허풍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헌데 연발총은 실제로 존재했고, 이 연발총으로 무장한 조선 기병들 때문에 큰 피해를 보았다고 하니 대신들은 생각보다 북미왕국의 무기들이 대단해 안색을 흐릴 수밖에 없었고.
“거기에...철괴물도 있었사옵니다.”
전령의 말 속에 약간의 공포심이 뒤섞였다는 것을 파악한 강희제는 눈을 가늘게 뜨며 되물었다.
“철괴물?”
“그렇사옵니다. 영내시위대신께선 철괴물을 보고 북미왕국의 기물 중 하나라고 하셨습니다만...”
그 말에 철괴물이 무엇인지 짐작한 강희제가 입을 열었다.
“아! 그러고 보니 조선에 그 철도를 건설하기 위해 북미왕국에서 기물을 다수 보냈었다고 했는데...조선군이 그걸 전장에 동원했다고?”
“그렇사옵니다. 황상 폐하. 겉이 철판으로 둘러 있어 대청의 병사들이 아무리 칼을 휘둘러도 아무런 타격을 주지 못했사옵니다.”
“으음...”
처음 기물의 존재를 확인했을 때, 기물을 전장에 투입하면 위력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긴 했었다.
철판을 둘렀기에 일반적인 공격은 무시할 수 있을 테니까.
다만 그 기물들은 건설 장비에 불과하다는 말에 아쉬우면서도 안도했었는데, 조선군이 이 건설 장비들을 전장에 투입했고, 그 때문에 어떻게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는 말에 강희제가 신음을 흘릴 때, 전령이 덧붙여 보고했다.
“또한, 그 기물 위에는 거대한 조총이 달려있었사온데 이 거대한 조총 역시 계속해서 총알을 쏟아냈사옵니다. 이에 용맹한 대청의 병사들은 속수무책으로 쓰러졌고, 어떻게든 전황을 뒤집어보려던 영내시위내대신께서는 결국 분루를 흘리며 철수 명령을 내릴 수밖에 없었사옵니다. 황상 폐하.”
“허.”
“으음...”
“끙...”
전령의 말에 상황을 짐작한 강희제와 대신들은 탄식할 수밖에 없었고.
전령도 보고할 것은 다 보고했는지 다시 머리를 조아리자 강희제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조선군이 연발총과 기물을 전투에 사용한 것은 조금 의외로군.”
이에 내각대학사가 동의한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렇사옵니다. 서양인 신부들이 이야기하기를 북미왕국은 이 기술들이 유출될까 우려해 타국에 절대 판매하지 않는 품목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았사옵니까.”
“그렇지. 그리고 그렇게 중요한 무기와 기물을 조선군에 넘겨준 것을 보면...정말 북미왕국은 조선을 각별하게 생각하는 모양이야.”
그 말에 다른 대신들도 수긍하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그런 것 같사옵니다. 황상 폐하. 하여 소신은 더욱 걱정스럽사옵니다. 지금도 북미왕국의 무기로 무장한 조선군 2만을 감당하지 못해 정백기가 큰 피해를 입었사온데 내년 봄이 되고 북미왕국이 조선을 돕기 위해 병력이라도 파견한다면...”
“그렇사옵니다. 그나마 북미왕국의 본토는 이곳에서 무척 멀리 떨어져 있는 터라 병력을 많이 파견하긴 어려울 거라 여겼습니다만, 북미왕국의 무기로 무장한 조선군이 생각보다 강한 것을 생각해보면...”
“그러니 바로 조선에 화친을 제의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건가?”
일부 대신들의 말에 강희제가 무표정한 얼굴로 반문하자 다른 대신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아니 되옵니다. 황상 폐하. 조선에 먼저 화친을 제의한다는 것은 조선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만방에 알리는 것과 같사옵니다. 그렇게 되면 반란군은 더욱 기세를 올릴 것이 분명하옵니다.”
“그렇사옵니다. 황상 폐하. 또한, 이 일이 알려진다면 다른 속국들 역시 우리 대청을 얕잡아볼 수도 있사옵니다. 그러면 전란은 확대될 것이옵니다.”
조선과의 화친을 반대하는 대신들을 내각대학사가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다가 강희제를 바라보고 입을 열었다.
“하지만 조선은 북미왕국의 무기로 무장한 터라 상대하기 까다롭고, 지금 만주에는 영내시위내대신이 이끄는 2만 명이 전부이옵니다. 그러니 조선이 만주를 공격하기라도 한다면 어찌 이를 감당하겠사옵니까.”
“맞사옵니다. 황도의 안전을 생각해서라도 일단 조선에 화친을 제의하고, 남쪽의 반란군들을 모두 제압한 후에 다시 방자한 조선을 징치하면 되는 문제 아니겠사옵니까.”
하지만 화친을 반대하는 대신들은 오히려 화친을 제의하는 대신들이 현실을 모르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어차피 조선은 병력이 적고, 태반은 보병이라 아국의 기동력을 두려워해 결코 압록강을 넘지 못할 것이옵니다. 헌데 지레 겁먹을 이유는 없사옵니다.”
“하옵고 남쪽의 반란군들을 아직 정리하지 못했음에도 논의 끝에 조선을 징벌하기로 결정한 것은 조선의 방자함이 도를 넘어섰기 때문이옵니다. 헌데 우리가 먼저 화친을 제의해 약세를 보인다면 조선은 더욱 우리 대청을 얕잡아 볼 것이 분명하며, 전대 조선왕처럼 다시 우리 대청을 공격하려 할 뜻을 품을 것이 분명하옵니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이쪽에서 먼저 화친을 제의해서는 아니 되옵니다.”
“또한, 조선에 다녀온 사신단의 말에 따르면 조선은 태평성대나 다름없고 북미왕국과의 교류로 국운이 흥하고 있다 하였사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에 시간을 주면 훗날 크게 후회할 것이옵니다. 그러니 더 많은 병력을 만주로 보내 봄이 되기 전에 조선의 항복을 받아내야 하옵니다.”
확실히 아직 남쪽의 반란군들을 다 정리하지 못했음에도 이렇게 조선을 공격하게 된 것은 조선에 더 시간을 주었다가는 조선이 성장해 건드리기 어려울 정도가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서양인 신부들은 유럽에서 전해진 소식을 알리며 북미왕국의 기술력이 대단하다고 연신 떠들어댔는데, 그 북미왕국이 조선과 무척 각별한 사이라 계속해서 교류하고 있으니 조선이 성장할 것을 우려한 것이다.
특히 조선은 자신들에게 항복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적으로는 북벌을 외치거나 아직도 명나라 황제의 제사를 지내기도 했었으니.
해서 강희제 역시 아무리 비가 내릴 때 비를 피하는 것이 상책이라고는 하나 이 상황에서 곧바로 조선에 화친을 제의하면 조선이 더 기고만장해질 것을 우려했다.
더불어 시간을 주면 줄수록 북미왕국이 조선에 더 많은 무기를 지원해줄 수도 있었으니.
또한, 조선의 위치가 청나라의 고향인 만주와도 가깝고 이 연경과도 가까우며 조선인들은 자신들에게 패배했던 것을 치욕으로 여기고 있으니 그냥 조선의 성장을 내버려 두었다간 후대에 막대한 피해를 볼 수도 있었고.
해서 강희제 역시 화친보다는 기왕 군사를 동원한 김에 조선을 정벌해야 한다고 여겼지만, 문제는 병력이 없다는 점이었다.
성삼기 중 정백기가 반신불수 된 상황에서, 그리고 조선군이 북미왕국의 무기로 무장했기에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친위세력인 양황기와 정황기마저 전장에 투입할 수야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해서 강희제는 화친을 반대하는 내대신을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더 많은 병력을 만주로 보내자? 그런 병력이 어디 있나?”
“어차피 남쪽의 반란군은 기세가 많이 줄어들지 않았사옵니까. 허니 남쪽에서 병력 일부를 빼고, 추가로 병사들을 모집해 만주로 보내야 하옵니다.”
내대신의 대답에 내각대학사가 기겁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랬다간 남쪽의 반란군들이 다시 기사회생할 것이옵니다! 통촉하여주시옵소서! 황상 폐하!”
“흠.”
확실히 남쪽에서 반란군을 상대하고 있는 병력을 뺀다면 반란군의 진압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최근 전략을 바꾸며 한창 반란군을 압박하는 상황이었으니.
해서 강희제는 고민했지만, 어차피 반란군은 오삼계를 중심으로 뭉쳐있는데 비록 오삼계가 정정하다고는 하나 고령이라 장기전으로 간다 하더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강희제가 결정을 내렸다.
“남쪽에 있는 병력 일부를 만주로 보내도록 하지.”
“황상 폐하! 아니 되옵니다!”
대각대학사를 비롯한 일부 신료들이 강희제의 결정에 기겁하며 목소리를 높였지만, 강희제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 이대로 조선을 그냥 내버려 두었다간 후대에 우리 대청의 화근으로 자랄 수 있다. 그러니 이 기회에 조선을 완전히 굴복시키고 조선의 부를 약탈해와야 해. 그러니 당장 남쪽에 있는 병력 일부를 빼서 만주로 보내고, 한인들을 징집해 만주로 보내도록.”
이미 강희제는 마음을 굳힌 듯 보였고, 이번 삼번의 난 때도 그랬듯 강희제가 마음을 먹었으면 이를 뒤집지는 못한다는 것을 잘 알기에 대신들은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황명을 받들겠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