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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탈출하라-566화 (566/850)

566화

북방에서 청나라군이 배를 이용해 압록강을 도하해 용암포에 상륙했다는 긴급 장계가 도착한 이후 조선의 조정 대신들은 노심초사하며 퇴궐하지 않고 있었다.

아무리 조선에서 이번 전쟁을 대비해 많은 준비를 하고, 북미왕국에서 미리 지원군을 일부 보내 주었다고는 하나 병자년의 기억이 남아있는 노신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그나마 곧바로 압록강을 도하한 청나라군의 선봉대가 의주대로를 따라 남하하다가 북미왕국에서 보내 준 조선 지원군에 의해 패퇴했다는 철산 도호부사의 장계가 도착하면서 조정 대신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고.

다만 장계에 조선 지원군이 청나라군이 상륙한 용암포로 북진한다는 내용과 의주에 배치되어 있는 조선군 일부가 용암포로 이동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고, 조선군과 조선 지원군이 용암포로 진군하게 되면 전투가 벌어지리라는 것과 이 전투가 이번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거라는 것은 능히 짐작했기에 조정 대신들은 다시 마음을 졸이며 북방에서 다시 장계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북방에서 새로운 장계가 도착했다는 이야기에 조정 대신들은 곧바로 대전으로 달려갔고.

심각한 얼굴로 장계를 확인하던 병조판서가 곧 환한 미소를 짓다가 곧바로 조선의 국왕인 이연에게 허리를 숙이며 외쳤다.

“압록강을 넘은 청나라군 본대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었다는 보고이옵니다! 전하!”

“아! 그게 참말인가?”

청나라군이 압록강을 건너 도하했다는 장계가 올라온 이후 가장 초조했던 사람 중의 한 명이 바로 이연이었다.

병자년에 발발했던 호란으로 할아버지인 인조는 청 태종에게 머리를 조아려야 했으며, 이 전쟁의 패전으로 아버지는 인질이 되어 심양으로 끌려가야 했고, 자신 역시 심양에서 태어났었으니 청나라에 반감이 있으면서도 내심 이번에도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패배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으니까.

헌데 전쟁의 전초전에서도 승리를 거두었고, 청나라군 본대와 전투를 벌여 대승을 거두었다고 하니 표정이 확 밝아지며 되묻자 병조판서가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그렇사옵니다. 전하! 승전을 경하드리옵니다!”

““승전을 경하드리옵니다!””

이연은 승전을 축하하는 조정 대신들의 인사를 대충 받아준 후 자세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조정 대신들과 함께 유혁연이 보낸 장계를 확인했다.

유혁연이 지휘하던 훈련도감과 어영청 일부가 남하하던 도중에 청나라군의 위협을 받았다는 것, 그래서 조선 지원군과 합류하지 못하고 있을 때 조선 지원군이 탐사대를 보내 청나라군을 내쫓아 겨우 조선 지원군과 합류했다는 것, 합류한 후 얼마 되지 않아 청나라군이 대규모 공세를 펼쳐 야간 전투를 치렀다는 것과 청나라군이 퇴각하고 해가 뜨자 용암포로 진격해 청나라군을 용암포에서 섬멸할 계획을 세웠지만, 청나라군은 이미 그 기동력을 이용해 도주할 기미가 보여 조선 지원군에서 기동력이 좋은 일부 부대를 보내 이들의 도주를 저지하려 했고 그러면서 전투가 벌어져 결국 압록강을 넘은 청나라군 본대 대다수를 섬멸할 수 있었다는 병조판서의 이야기에 조정 대신들은 몇 번이고 탄성을 질렀지만, 일부 대신들은 그 내용을 곰곰이 살펴보고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인물 중 한 명이었던 병조참판이 슬쩍 의문을 제기했다.

“아니. 이거 장계가 정확한 것 맞습니까? 비록 청나라군이 야간 공격에 실패하긴 했지만, 날이 어두워 퇴각하는 청나라군을 추격하지 못했으니 그 피해가 크지 않을 테고, 용암포로 퇴각한 청나라군의 수가 꽤 많을 텐데 이런 병력을 고작 북미왕국의 탐사대 3천 명만으로 섬멸했다는 뜻입니까?”

“설마 그랬겠습니까. 탐사대가 청나라군과 전투를 벌이는 사이 뒤따르던 화약 무기로 무장한 본대가 전투에 참여했겠지요.”

예조참판이 그게 말이 되느냐는 표정으로 웃으며 반박했을 때 병조판서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훈련대장이 올린 장계에 따르면 본대가 도착하기 전에 전투는 거의 끝났다고 합니다. 해서 본대는 전장 정리 정도만 도왔다고...”

그 말에 다른 조정 대신들도 의아하다는 기색으로 서로를 바라보다가 유혁연이 올린 장계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아니. 아무리 탐사대가 연사가 가능한 회전 단총으로 무장하고 있어도 어찌 몇 배나 많은 청나라군을 상대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혹시 용암포에 상륙한 청나라군의 규모가 작은 것 아닙니까?”

혹시 과장된 장계가 아닐까 싶어 공조판서가 질문하자 병조판서는 장계를 슬쩍 확인 후 답했다.

“전투 후 확보한 포로들을 심문해 알아낸 정보에 따르면, 용암포에 상륙한 청나라군은 5만 명이라고 합니다.”

“5만 명? 청나라군이 동원한 병력이 그렇게나 많단 말입니까?”

이에 조정 대신들은 화들짝 놀랐다.

의주에서 조선군과 대치하고 있던 청나라군이 1만에 달했으니 청나라에서는 이번에 조선을 공격하기 위해 무려 6만에 달하는 병력을 동원했다는 뜻이었으니까.

물론 단순히 오랑캐라 여겼던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패배하고 굴욕을 당하면서 인조와 당시 신료들이 청나라군의 규모를 은근슬쩍 부풀리기는 했지만 실제로 이전 병자년의 전쟁에서 청나라군이 동원했던 병력이 4만 정도였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리고 당시와는 달리 청나라는 이미 입관해 중원을 장악해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규모가 달라졌다고는 하나, 아직 내부 정리를 하지 못해 병력 대부분이 남쪽에 묶여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청나라군이 정말로 조선을 경계해 많은 병력을 동원했다는 의미이기도 했고.

해서 조정 대신들은 청나라군이 6만에 달하는 병력을 동원했다는 것에 놀라다가 문득 장계의 내용을 떠올리고 더 믿기 어렵다는 표정으로 반문하기 시작했다.

“아니. 그러면 그 5만 명이나 되는 청나라군을 하루 만에 섬멸했다는 뜻입니까?”

“그렇습니다. 훈련대장이 올린 장계에 따르면, 9월 25일 인시에 용천에서 벌어진 야간 전투 당시 청나라군은 대략 2만 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하며, 사시에 용암포 인근에서 약 2만 5천 명에 달하는 청나라군과 조선 지원군 간의 전투에서 청나라군은 약 1만 5천 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발생했고 5천 명 정도는 압록강을 넘어 도주했으며, 나머지 5천 명은 무기를 버리고 항복했답니다.”

그러면서 병조판서는 장계와 함께 올라온 유혁연이 카무이쿠르에게 부탁해 얻은 전투 후 찍은 사진들을 조정 대신들에게 보여주기 시작하자 이연을 비롯해 조정 대신들은 들판에 널리고 널린 수많은 사체를 확인하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허억!”

“마...맙소사...”

더불어 이 사진들을 확인하면서 장계가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렇기에 조정 대신들은 더욱 기겁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북미왕국이 지원군을 보내 주기도 했고, 훈련도감 병사들은 신식 소총으로 무장한 터라 청나라군을 상대로 충분히 일전을 벌일 수 있다고는 여겼지만, 하루 만에 청나라군을 격파하리라고는 감히 예상하지 못했었으니 말이다.

거기에 장계에 따르면 북미왕국의 탐사대는 무려 8배가 넘는 청나라 기병을 단독으로 상대해 격파한 셈 아닌가.

“허어. 연발로 발사할 수 있는 회전 단총으로 무장한 탐사대의 화력이 대단하다고는 짐작했습니다만 고작 3천 명으로 청나라군 2만 5천 명을 물리치다니...참으로 놀랍군요.”

예조판서의 감탄에 병조참판이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아니. 제가 파악하기로 회전 단총은 연발로 발사할 수 있다고는 하나 6발의 총알을 미리 장전해 발사하는 구조라 6발을 발사한 후엔 재장전이 필요하고, 그렇기에 아무리 탐사대라 하더라도 몇 배나 많은 청나라군을 상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텐데...”

그런 병조참판을 보고 병조판서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용암포 전투에서 벌어진 대승은 탐사대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훈련대장의 보고에 따르면 탐사대보다는 특수군이 운용한 북미왕국의 신무기가 대활약했다더군요.”

“신무기요?”

병조판서가 북미왕국의 신무기를 거론하자 일부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유철이 눈을 빛내며 말했다.

“아! 그 검차 말입니까?”

유혁연은 꾸준히 장계를 올렸었고, 당연히 평양에서 조선 지원군을 만난 일과, 당시 조선 지원군의 사령관인 카무이쿠르와 대화했던 내용 역시 그대로 조정에 보고했었다.

그렇기에 조정 대신들은 유철의 말에 이전 유혁연이 올린 장계의 내용을 떠올리고 탄성을 내지르자 병조판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검차는 나름대로 이동 속도가 빠른 터라 탐사대와 함께 용암포로 향했다고 합니다.”

이에 일부 대신들이 이해가 간다는 듯 떠들어댔다.

“하긴...생각해보면 그 검차는 겉을 쇠로 둘렀으니 청나라군의 공격을 무시할 수 있지요. 이를 이용하면 청나라군에게 큰 타격을 줄 수도 있었겠군요.”

“그렇습니다. 굉음을 내며 달려오는 검차를 보고 겁을 먹었을 수도 있겠군요.”

“글쎄요? 그래 봐야 몇 대 되지도 않는데 그것만으로 2만 5천 명에 달하는 청나라군을 상대한다는 것이...”

하지만 병조참판이나 일부 신료들은 검차가 대단하다고는 하나 고작 10대의 검차만으로 청나라군 전체를 뒤흔든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 싶은 표정이었고, 이를 눈치챈 병조판서가 바로 덧붙였다.

“북미왕국의 신무기는 검차만이 아니었습니다. 북미왕국에서는 연발로 사격이 가능한 기관총이라는 신무기를 개발했고, 이 기관총을 검차 위에 부착해 발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더군요.”

“예? 연발로 사격할 수 있는 무기란 말씀이십니까?”

병조참판을 비롯해 조정 대신 대부분이 깜짝 놀라 병조판서를 바라보자 병조판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훈련대장의 말에 따르면 이 기관총은 기존의 무기들보다 크고 무거워 쉬이 다루기는 힘들어 보이지만 한 번에 250발을 발사할 수 있다고 하더이다. 거기에 재장전도 쉽게 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맙소사.”

“어찌 그런 물건을...”

고작 6발을 연달아 발사할 수 있는 회전 단총만 하더라도 무척 위협적이었는데 250발을 계속해서 발사할 수 있다는 기관총이 얼마나 위협적일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기에 조정 대신들은 입을 다물지 못했고, 그런 조정 대신들에게 병조판서가 장계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그리고 이 기관총 덕분에 용천 전투에서도 피해를 감수하고 저돌적으로 돌격해오는 청나라군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었고, 용암포 전투에서도 청나라군에 계속해서 총알을 퍼부어 청나라군의 사기를 꺾고, 대형을 완전히 흐트러뜨려 탐사대와 특수군이 청나라군의 진형을 쉽게 돌격할 수 있었답니다. 덕분에 청나라군은 조직적인 반격을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 바로 도주했고 말입니다.”

검차와 기관총의 조합은 생각보다 위력이 강했다.

용암포 전투에서 청나라군은 처음 보는 철괴물과 계속해서 총알을 발사하는 북미왕국의 무기에 놀라면서도 어떻게든 병력의 우위로 조선 기병들을 상대하려 했다.

하지만 철괴물은 아무런 공격도 먹히지 않았고, 계속해서 자신들을 향해 다가오며 총알을 퍼부어댔으며, 그때마다 청나라의 병사들은 줄줄이 쓰러졌으니 그 공포가 극에 달했고.

결국, 부장들의 통제에도 불구하고 청나라군은 조선 기병을 피해 도망치기 시작했고, 일부가 도망치자 다른 병사들도 앞다투어 전투를 포기하고 도망쳤다.

이에 부장들은 전투가 더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직감하고 마찬가지로 도망치기 시작했고 탐사대와 특수군은 이들을 추격하며 미친 듯이 총알을 퍼부어 전과를 확대했고.

덕분에 공포에 질린 청나라군은 철괴물을 피해 압록강으로 뛰어들거나 무기를 버리고 항복했고, 압록강에 뛰어든 청나라 병사 중 절반 가까이는 강을 건너지 못하고 익사했으며, 겨우 5천 명 정도가 간신히 강을 건널 수 있었다.

그러니 뒤늦게 전장에 도착해 이러한 사정을 파악한 유혁연은 검차와 기관총의 위력을 찬양하는 장계를 보냈고 말이다.

이런 장계의 내용을 확인한 조정 대신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중얼거렸다.

“언젠가 북미왕국이 연발로 사격할 수 있는 소총을 만들어낼 거라 여겼지만...진짜로 만들어낼 줄은 몰랐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이렇게 빠르게 만들어낼 줄은...”

일부는 북미왕국의 기술력에 질린 표정을 지었지만, 일부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

“하하하. 북미왕국의 놀라운 기술력 덕분에 청나라군의 주력을 섬멸할 수 있었으니 참으로 다행인 일 아닙니까.”

아직 자신들은 신식 소총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있는데, 북미왕국은 이미 기관총이라는 신무기까지 만들어냈으니 그 기술력의 격차를 실감할 수 있어 아쉬워했던 조정 대신들도, 동맹인 북미왕국 덕분에 손쉽게 청나라군을 상대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었기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정태화가 머릿속에서 잠깐 셈을 해보다가 확인차 병조판서에게 질문을 던졌다.

“허면 청나라군은 이제 얼마나 남은 겁니까?”

“포로를 심문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청나라군은 이번에 조선을 침공하기 위해 총 6만에 달하는 병력을 동원했고, 4번의 전투로 본대라 할 수 있는 5만 명 중 4만 명가량을 잃은 셈입니다. 그러니 2만 명의 병력이 남은 상태이지만 저들은 아국과 조선 지원군에게 호되게 당한 터라 이젠 압록강이 얼어붙는다 하더라도 섣불리 강을 넘어 공격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하더이다.”

이에 정태화가 병자년의 일을 떠올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허허허. 이전의 전쟁과는 양상이 전혀 다르군요.”

“그러게 말입니다. 전쟁이 벌어진 지 3일도 되지 않아 적 주력을 섬멸해버릴 줄은...”

조정대신들 역시 미소를 짓고 있을 때 상석에서 병조판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장계와 장계에 첨부된 사진들을 살펴보던 이연이 입을 열었다.

“허면 현재 우리 군과 조선 지원군은 무엇을 하고 있다던가?”

“일단 조선 지원군은 용암포에 주둔하고 훈련도감 병사들은 의주에서 청나라군과 대치 중인 어영대장을 돕기 위해 다시 의주로 향했다 하옵니다. 그리고 남은 어영청 병사들은 용천 전투와 용암포 전투가 벌어진 현장을 통제하고 정리하고 있사온데...관례라면 전공을 증명하기 위해 시신의 목을 베어 도성으로 보내야 하나 어떤 시신이 우리 병사들의 총을 맞고 사망한 시신인지 알 도리가 없고, 그렇다고 북미왕국의 양해를 얻어 모든 시신의 목을 베어 도성으로 보내자니 그 수가 너무 많아 차라리 선전관을 파견해주십사 요청해왔사옵니다. 전하.”

확실히 이번 전투는 조선군 단독으로 치른 전투가 아니라 조선 지원군과 연합에 전투를 치른 만큼, 명확한 전공을 구분하기는 어려웠다.

물론 조선군이 실질적으로 참여한 전투는 용천 전투가 전부이긴 했지만 말이다.

또한, 철산 도호부사를 통해 북미왕국은 목을 베 전공을 증명하는 관례가 없다는 것과 북미왕국은 전리품에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고, 비록 적이었지만 시체를 훼손하는 것을 썩 좋게 보지 않는다는 장계까지 올라온 터라 아무리 북미왕국의 지휘관이 허락했다고 한들 3만이 넘는 시체의 목을 베 도성으로 보내는 것도 부담스러웠고.

거기에 북미왕국의 의학 서적들이 조선에 전해지면서 조정 대신들도 의학 서적을 읽고 어느 정도 의학 지식을 습득했기에, 아무리 날이 춥다고는 하나 시체가 썩어 전염병이 돌 수도 있는데 목을 베어 도성으로 들이는 것이 꺼림칙하기도 했다.

해서 이연은 바로 선전관을 파견하겠다고 이야기하며 덧붙여 말했다.

“이전에는 전장의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워 적의 수급을 베는 것으로 전공을 파악했지만, 잘못하면 시체가 썩어 전염병이 돌 수도 있으니 적의 수급을 베는 것은 금하도록 하는 것이 어떠한가.”

“지당하신 말씀이시옵니다. 전공을 증명하겠다고 전쟁 중에 전염병이 창궐할 여지를 줄 수야 없는 노릇이니 말이옵니다.”

유철이 고개를 조아리며 이야기하자 다른 조정 대신들도 그 의견에 동의하는 분위기였기에 이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우리 조선도 북미왕국처럼 사진기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아 보이니 북미왕국과 접촉해 신형 사진기를 구매하도록 하라.”

“바로 북미왕국과 협의하겠사옵니다. 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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