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화
조선 지원군 사령관인 카무이쿠르는 막사 안에서 총 조장들과 앞으로의 전략을 의논하다가 아이누 탐사대가 조선군과 함께 돌아왔다는 보고를 받고 곧바로 막사를 나왔다.
그리고 탐사대의 호위를 받으며 숙영지로 들어오고 있는 조선군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 유혁연을 확인하고 빙긋 미소를 지었다.
“어서 오시지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훈련대장님.”
평양 인근에서 헤어진 후 만난 적은 없었지만, 계속해서 전령을 통해 편지를 주고받으며 나름대로 친분을 쌓았던 카무이쿠르가 유혁연을 반기자 유혁연이 그런 카무이쿠르에게 다가와 그의 손을 덥석 부여잡고 입을 열었다.
“예.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리고...탐사대를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유혁연이 처음 남하할 때만 하더라도 신식 소총으로 무장한 훈련도감의 병사들에 비록 조총으로 무장했지만, 철저히 훈련시킨 어영청 병사들도 있으니 청나라군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고 여겼고 조선 지원군과 합류하는 것도 그리 어려울 거라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청나라군은 계속해서 조선군을 압박했고, 날이 저물고 시야가 제한되자 병사들은 주변에서 들리는 말발굽 소리에 주변을 경계하느라 제대로 된 전투를 한 번도 치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지쳐버렸다.
이를 파악하고 유혁연은 이동을 멈추고 병사들을 둘로 나누어 어떻게든 병사들에게 휴식을 주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병사들은 제대로 휴식하지도 못하고 있었기에 이대로 간다면 정말 위험하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헌데 카무이쿠르가 자신들을 돕기 위해 탐사대를 보낸 덕에 자신들을 집요하게 압박하던 청나라군은 물러났고 큰 피해 없이 조선 지원군과 합류할 수 있었으니 유혁연은 카무이쿠르에게 고마울 수밖에 없었기에 이를 표현하자 카무이쿠르가 그런 유혁연의 반응에 괜찮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아닙니다. 동맹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을요. 그보다 병사들이 많이 지쳐 보이는군요.”
카무이쿠르가 옆에서 잔뜩 지친 얼굴로 발걸음을 옮기는 조선군을 바라보며 이야기하자 유혁연이 한숨을 내쉬고 수염을 쓰다듬으며 하소연하듯 말했다.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온종일 청나라군에게 집요하게 시달렸으니까요. 이동하랴 전투 준비하랴 병사들이 고생 많았지요. 특히나 해가 진 이후엔 청나라군이 더 집요하게 우리를 압박했고, 덕분에 병사들을 절반씩 교대하며 휴식을 취하게 했음에도 제대로 쉬지도 못한 터라...”
병사들뿐만 아니라 유혁연도 지친 기색이 꽤 역력했기에 카무이쿠르는 바로 유혁연에게 권했다.
“그렇습니까? 그럼 병사들을 바로 쉬게 하시지요. 저희는 이곳까지 오는데 별다른 방해를 받지 않았기에 아직 괜찮거든요. 그러니 저희가 주변을 경계할 테니 안심하시고 일단 휴식을 취하시지요.”
“으음...허면 염치불구하고 신세 좀 지겠습니다.”
자신들을 배려해주는 카무이쿠르의 말에 유혁연은 다시 한번 감사의 뜻으로 가볍게 고개를 숙인 후 곧바로 병사들을 지휘하기 위해 조선군이 향하는 공터로 이동했고,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카무이쿠르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탐사대 총 조장에게 시선을 돌렸고.
탐사대 총 조장의 보고에 생각에 잠기며 중얼거렸다.
“흐음...청나라 기병이 공격해와서 회전 단총을 사용해 청나라 기병의 접근을 막았다고?”
“예. 청나라 기병의 숫자가 예상외로 많은 것 같아 갑오 소총만으로 저들을 쫓아낼 수 있을 거란 보장이 없었기에 바로 회전 단총을 사용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생각해보면 아이누 탐사대도 창설된 지는 꽤 되었지만, 지금까지 실전을 치른 적은 없었기에 실전에서, 그것도 가시거리가 짧은 밤에 훈련받은 대로 말 위에서 빠르게 재장전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었다.
그런 만큼, 곧바로 회전 단총을 사용하라고 명령을 내린 총 조장의 결정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생각한 카무이쿠르가 말했다.
“잘했네. 가뜩이나 수에서도 밀리는데 굳이 회전 단총의 존재를 숨기겠다고 갑오 소총만으로 대응했다가 적들의 접근을 허용하면 큰 피해를 보았을 테니까.”
“그렇지요. 다만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이라면 청나라군은 이제 우리가 빠르게 재장전할 수 있는 후장식 소총뿐만 아니라 연발로 발사할 수 있는 회전 단총으로 무장했다는 사실까지 파악했다는 겁니다. 그러니 저들은 절대로 정면 대결을 하려 들지 않을 겁니다.”
아직 청나라군은 검차나 기관총, 그리고 이동식 60mm 화포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후장식 소총과 회전 단총의 존재만으로도 자신들의 화력을 극히 경계할 것은 뻔했기에 카무이쿠르는 탐사대 총 조장의 말이 신음을 흘리며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고.
“으음...”
“그리고 조선군을 지휘했던 훈련대장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눠보니 청나라군은 해가 지고 주위가 어두워지자 더욱 근접해 집요하게 압박한 것을 고려하면...”
“야간 기습에 대비해야 한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냉병기로 무장한 청나라군이 승리할 방법은 근접전밖에 없었고, 자신들의 화력을 경계하는 청나라군의 입장에서 가시거리가 짧은 야간 공격은 꽤 매력적인 선택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한 카무이쿠르는 곧바로 대답했다.
“흐음. 알겠네. 지휘관들에게 경계를 더욱 철저히 하라고 일러두지. 그리고 탐사대는 오늘이 첫 실전이었지?”
“예. 그렇습니다. 뭐 말발굽 소리가 들려오는 곳에 방아쇠만 당겼을 뿐이라 실전을 경험했다는 느낌은 없습니다만...”
이에 카무이쿠르는 빙긋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실전은 실전이지. 오늘 본대의 안전을 위해 계속해서 주변을 정찰했고, 조선군을 돕기 위해 첫 실전까지 경험했으니 탐사대원들도 내심 많이 지쳤을 거야. 그러니 오늘은 조선군처럼 안쪽에서 푹 쉬도록 하게.”
“으음...괜찮겠습니까?”
청나라군의 야습을 경계했는데 주변을 정찰할 수 있는 탐사대에게 휴식을 주겠다는 이야기에 탐사대 총 조장이 조금 걱정스럽다는 표정으로 카무이쿠르를 바라보자 카무이쿠르가 씩 웃으며 말했다.
“걱정하지 말게. 만약을 대비해 이동식 60mm 화포를 배치하고 검차도 곳곳에 배치할 생각이니 청나라군의 접근을 미리 파악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거네.”
“알겠습니다.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령관님.”
* * *
슬슬 밤이 늦었기에 부장들과의 회의를 끝내려 했던 색액도는 막사에 들어온 부관의 보고에 흥미를 보였다.
“으음. 용대각이 급히 전령을 보냈다고?”
“그렇습니다. 대인.”
“내용은?”
“그게...”
부관은 용대각이 지휘하던 부대가 조선 기병들과 전투를 벌였다는 보고와 이 때문에 지금껏 견제하던 조선군이 결국 남쪽에 진을 치고 있던 조선군과 합류했다는 보고를 전했고, 자신들의 도하가 모두 끝나기도 전에 두 갈래로 나뉘어 진군하던 조선군이 합류했다는 소식에 혀를 차면서 조선 기병들과의 전투 보고를 상세히 캐물었고.
“맙소사...장전 없이 계속해서 사격할 수 있는 조총으로 무장했다고?”
부관의 보고에 색액도가 믿기 힘들다는 표정을 짓자 부관이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조선 기병들의 총구에서 계속해서 불이 뿜어져 나왔답니다. 해서 잠깐의 전투였지만 피해가 꽤 발생했다고...”
“허. 그게 서양인들의 허풍이 아니었던건가...”
서양인 신부들은 북미왕국에는 연발 사격이 가능한 화약 무기도 존재한다고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청나라에서는 이 부분은 그저 허풍이라고 생각했다.
헌데 그게 실제로 존재하며 조선군이 이러한 무기로 무장했다는 말에 색액도는 당연히 놀랄 수밖에 없었고, 이는 다른 부장들도 마찬가지였다.
해서 부장들은 부관이 전해주는 전령의 보고를 유심히 듣다가 보고가 끝나자 일제히 입을 열었다.
“대인. 적들의 화력이 저희의 예상보다도 더 강력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낮에는 휴식을 취하고, 밤에 공격하는 것이 낫겠습니다.”
“맞습니다. 야간에 전투를 치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어차피 조선군은 조총으로만 무장한 만큼 적아를 구분하기도 쉽고 가까이 붙기만 하면 따로 병사들을 지휘할 필요 없이 병사 개인의 기량과 수로 밀어붙이면 그만이니까요.”
처음에는 고작 2만의 조선군을 상대하기 위해 위험한 야습까지 해야 하나 싶었지만, 남쪽에 있는 조선군을 섬멸한다고 전쟁이 끝나는 것도 아니었고, 강희제의 확고한 신임을 얻기 위해서는 이번 전쟁에서 완벽히 조선을 복종시킬 필요가 있었기에 색액도가 고개를 끄덕였다.
“흠...확실히 한양 인근에 조선군이 얼마나 배치되어 있을지도 모르는 만큼, 최대한 피해를 줄이는 것이 맞긴 하지.”
이러한 색액도의 반응에 옆에 있던 풍채가 좋은 부장이 곧바로 색액도를 바라보고 말했다.
“예. 그러니 지금 바로 조선군을 공격해야 합니다.”
“뭐? 지금 바로? 아직 병력의 이동이 끝나지 않았는데?”
색액도는 너무 급한 것 아니냐는 표정을 지었지만, 풍채가 좋은 부장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조선군도 자신들이 화력에서 우월하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날이 밝으면 곧바로 이곳을 공격할 겁니다. 그러니 그 전에 선수를 쳐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적들은 어떻게든 야전을 피하려 들 것이 분명하니까요.”
다른 부장들도 날이 밝으면 분명 조선군이 곧바로 용암포로 진격하리라 예상하며 그 전에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동의하자 색액도는 상황이 너무 급박하게 변화하는 것 같았기에 떨떠름한 표정으로 막사의 탁자 위에 놓인 커다란 지도를 바라보다가 질문을 던졌다.
“으음...지금 용암포에 주둔하고 있는 병력이 3만 명 정도지?”
“이곳에 5천 명 정도 남았으니 용암포에는 현재 3만 2천 명이 주둔해 있습니다.”
이에 색액도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용대각이 1만 3천 명을 지휘하고 있으니 합하면 총 4만 5천 명이라...”
2만 명에 달하는 조선군과 비교하면 확실히 수에서는 월등하니, 저들이 우월한 화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낮이 되기 전에 승부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여겼다.
그리고 아직은 깊은 밤이고 겨울이라 해가 뜨려면 못해도 세시진 이상은 걸리는 만큼, 바로 움직인다면 해가 뜨기 전에 조선군과의 전투를 끝낼 수도 있어 보였고.
해서 색액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부장들을 바라보았다.
“바로 조선군을 공격할 준비는 되어 있는 건가?”
“물론입니다. 조선군이 근처에 자리 잡았기에 용암포에 있는 병력은 명령만 내리면 전투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두었습니다. 그러니 대인께서 명령만 내리신다면 곧바로 병력을 움직여 한 시진이면 조선군을 공격할 수 있을 겁니다.”
풍채가 좋은 부장의 대답에 해가 뜨기 전에 조선군을 공격하기로 마음을 먹은 색액도가 곧바로 명령을 내렸다.
“알겠네. 허면 해가 뜨기 전에 조선군을 칠 테니 곧바로 준비하도록 하게. 그리고 바로 용대각에게 전령을 보내 우리가 곧 조선군의 진영을 공격할 거라는 것을 알리고, 조선군의 진영이 소란스러워지면 뒤에서 들이치라고 전하고.”
““알겠습니다! 대인!””
* * *
화롯불을 등지고 어두컴컴한 들판을 바라보며 보급품으로 나온 초콜릿을 입에 넣고 오물거리고 있던 키 큰 병사가 품에서 다시 초콜릿을 꺼내다가 문득 고개를 갸웃하며 입을 열었다.
“조장님.”
“음?”
“앞쪽이 묘하게 소란스러운 것 같지 않습니까? 잘은 보이지 않는데 무언가가 가까이 다가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병사의 말에 조장은 어두컴컴한 들판을 바라보았는데 병사의 말처럼 무언가 다가오는 것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적막만이 가득해야 할 앞쪽의 들판에 조금씩 소음이 나는 것을 깨닫고 중얼거렸다.
“으음...확실히 약간의 소음이 들리는 것 같기는 한데...”
“주변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제가 병사들과 함께 앞쪽을 좀 조사해보고 올까요?”
키 큰 병사가 갑오 소총을 들고 조장에게 묻자, 조장은 청나라군이 야간 기습을 할지도 모르니 경계를 더욱 철저히 하고 이상이 있으면 곧바로 보고하라고 명령했던 것을 떠올리고 고개를 저었다.
“아니. 위험해. 일단 사령관님께 보고부터 해야...”
그때 키 큰 병사의 말에 장갑을 벗고 얼어붙은 땅바닥에 손을 댄 다른 병사가 소리쳤다.
“조장님! 땅이 미약하게 울립니다!”
땅이 울린다는 뜻은 청나라 기병대가 움직인다는 뜻이었기에 조장이 급히 소리쳤다.
“젠장! 바로 사령관님께 알리고 총원 전투 준비!”
조장의 외침에 병사들이 급히 전투를 준비하고 있을 때.
‘퍼퍼퍼퍼펑!’
먼 곳에서 포격음이 들려오자 북미왕국의 병사들은 모두 모골이 송연해졌다.
“헉! 청나라군의 화포 공격입니다!”
“젠장! 어차피 어두워서 대충 발사하는 것에 불과해! 그러니 대열을 흐트러뜨리지 마!”
“조장님! 앞쪽에서 무언가가 접근합니다!”
“사격 준비!”
* * *
밤이 깊어 총 조장들에게 잠시 지휘를 맡기고 막사에서 잠깐 눈을 붙였던 카무이쿠르는 멀리서 포성이 들려오자 급히 눈을 뜨고 침상에서 일어났고.
그때 부관이 막사로 뛰어들며 소리쳤다.
“사령관님! 청나라군의 대대적인 공격입니다!”
바깥이 소란스러운 것으로 짐작했기에 카무이쿠르는 곧바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질문을 던졌다.
“그것보다 포격음은 뭔가!”
“아마 청나라군이 구식 화포라도 발사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면 곧바로 대응 포격을...”
‘퍼퍼퍼퍼퍼퍼펑!’
카무이쿠르가 무어라 이야기하기도 전에 근처에서 익숙하고도 커다란 포성이 들렸고, 청나라군의 야간 기습을 대비해 화포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포병들이 청나라군의 포격이 시작되자마자 이동식 60mm 화포를 발사한 것임을 직감한 카무이쿠르가 부관에게 명령했다.
“포병들은 계속해서 청나라군이 섣불리 다가오지 못하도록 주변에 화포를 발사하라고 하게! 그리고 안쪽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병사들도 모두 외곽에 배치하고!”
“알겠습니다! 사령관님!”
부관이 급히 막사를 나서기 무섭게 전령 역할을 맡은 총 조장들이 카무이쿠르의 막사로 들어왔고, 카무이쿠르는 이들에게 즉각 각종 명령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자네는 곧바로 탐사대로 가서 상황에 따라 명령을 내릴 테니 일단 탐사대는 대기하라는 명령을 전하게!”
“알겠습니다!”
‘타타타타타타탕!’
“자네는 훈련대장님께 말을 전하게. 일단 신식 소총으로 무장한 훈련도감 병사들만 후방의 경계에 투입해달라고!”
“예! 바로 전하겠습니다!”
‘퍼퍼퍼퍼퍼퍼펑!’
“자네는 특수군에게 가서 명령을 전하게. 해가 뜨기 전에는 위험한 만큼, 일단 검차는 움직이지 말고 배치된 자리에서 접근하는 청나라군에게 기관총만 발사하라고!”
“알겠습니다!”
‘콰콰콰콰콰콰쾅!’
“자네는 병사들이 계속해서 사격할 수 있도록 가져온 총알을 바로 나누어 주고!”
“예! 그리 전하겠습니다!”
‘타타타타타타탕!’
명령을 내릴 때 곳곳에서 들려오는 포성과 총성, 그리고 폭발음으로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었음을 깨달은 카무이쿠르는 명령을 모두 내린 후 품 안에서 시계를 꺼내 현재 시각을 확인하고 중얼거렸다.
“3시 50분이라...부디 해가 뜨기까지 잘 버텨줘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