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3화
“허이구. 춥다. 추워.”
막사 밖으로 나온 어영청의 중년 병사가 살을 에는 듯한 추위에 몸을 잔뜩 움츠리며 투덜거리자 뒤따라 나오던 젊은 병사가 맞장구쳤다.
“그러게 말입니다. 북방이 춥다는 말은 많이 듣긴 했는데 이렇게 추울 줄은...”
“아니. 북방이 추워도 그렇지 아직 10월도 안 되었는데 이리 추운 것이 말이 되나?”
이에 화롯불 근처에서 압록강 쪽을 응시하던 마른 병사가 중년 병사의 투덜거림을 듣고 타박했다.
“뭘 그러슈. 북방이야 입동 전에도 삭풍이 몰아쳐서 골병들기 싫으면 겨울옷을 준비해야 하는 건 유명하지 않수. 추우면 이리 와서 불이라도 쬐슈.”
마른 병사의 말에 중년 병사와 젊은 병사는 화롯불로 다가가 화롯불의 온기를 쬐다 중얼거렸다.
“어휴. 그나마 나라에서 방한 장비를 마련해줘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되놈들 막겠다고 북방으로 올라왔다가 정말 골병들뻔했어.”
“그러게 말입니다. 조금 무겁긴 한데 방한 장비를 다 착용하면 무척 따뜻하니...”
젊은 병사가 중년 병사의 말에 대꾸하자 마른 병사와 함께 불을 쬐고 있던 통통한 병사가 입을 열었다.
“이게 무겁기는. 이전에 입던 피갑보다 훨씬 가볍구만.”
“허. 돈도 많소이다. 피갑이라니. 난 지갑을 써서 그런지 이게 좀 무겁긴 한데?”
이 시대 옷이나 갑옷 등은 기본 보급품이 아니었다.
당연히 방한 장비 역시 마찬가지였고, 장교들이나 형편이 좋은 병사들은 솜옷 위에 개, 소, 돼지 등의 생가죽으로 만든 피갑을, 피갑을 구하기 어려운 형편의 병사들은 피갑 대신 송진으로 한지를 여러 겹 붙여 만들어 방어력과 더불어 보온력을 챙긴 지갑을 솜옷 위에 걸쳤고.
그렇기에 통통한 병사가 피갑과 비교하며 이번에 나라에서 보급해 준 양모로 만들었다는 두툼한 외투가 가볍다고 이야기하니 중년 병사가 조금 부럽다는 표정으로 투덜거리자 압록강을 응시하던 마른 병사가 고개를 돌려 중년 병사에게 말했다.
“나도 지갑을 썼지만, 지갑보단 이게 훨씬 따뜻하고 그리 무거운 편도 아닌데 뭘 그러슈.”
이 말에 젊은 병사도 고개를 끄덕이자 투덜거리던 중년 병사는 마지못해 수긍하고 있을 때 마른 병사가 손에 끼고 있는 두툼한 장갑을 매만지다 입을 열었다.
“그러고 보면 세계신문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나라 사정이 점차 나아지기는 하는 모양이유. 예전 같았으면 나라에서 방한 장비를 내어준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인디.”
마른 병사의 말마따나 예전에는 병사들의 처우가 그리 좋지 못했다.
기본 장비들을 병사들이 직접 마련해야 하는 것은 당연했고, 식사조차 부실하기 짝이 없어 훈련이 끝나면 밖에 나가 배를 채워야 했을 정도였으니.
하지만 이번에 어영청을 개혁한다면서 녹봉과 함께 기본 장비를 지급해주었고, 배불리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양을 배급해줄 정도였으니 나라 사정이 확실히 나아진 것을 체감할 수 있었기에 중년 병사가 그 말에 수긍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양반들은 지금 시대를 태평성대라고 하지 않소.”
이때 통통한 병사가 슬쩍 입을 열었다.
“물론 예전에 비한다면야 식량이 풍족해 굶을 걱정이 없으니 태평성대라고 할만하지. 하지만 이 방한 장비들은 나라에서 마련해 준 것이 아니라고 하던데?”
“그게 무슨 소리요?”
“이 장비들. 북미왕국에서 내어준 거라던데?”
한창 한양에서 훈련받다 급히 북방으로 올라온 후 나라에서 각종 방한 장비를 병사들에게 나눠준 것을 기억하는 중년 병사는 그게 무슨 해괴한 소리냐는 표정으로 통통한 병사를 바라보았다.
“에이. 뭐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니오? 북미왕국에서 왜 우리에게 방한 장비를 내어줘?”
“그러게 말입니다. 이 방한 장비들을 북미왕국에서 사 왔다는 이야기를 착각하신 것이 아닌지?”
물론 방한 장비는 조선의 것이라기보다는 북미왕국의 복식에 가까웠기에 병사들은 북방에서 싸워야 할 자신들을 위해 나라에서 북미왕국의 물품을 사서 보급해준 것으로 알고 있었고, 젊은 병사가 이를 언급하며 통통한 병사에게 잘 못 알고 있는 것 아니냐며 묻자 통통한 병사가 답답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라니까. 내가 아는 형님 그러는데 이 방한 장비들은 북미왕국에서 건네준 거라고 하더이다. 원래는 북미왕국에서 비축하고 있던 방한 장비들이라나?”
하지만 중년 병사는 통통한 병사의 말을 못 미더워했다.
“아니. 북미왕국에서 왜 비축하고 있던 방한 장비들을 내어주겠어? 나라에서 북미왕국이 비축하고 있던 방한 장비들을 사들여서 우리에게 나눠준 것 아닌감?”
“왜 내어주긴. 우리 조선과 북미왕국 간의 관계는 형제국이나 마찬가지잖소. 최근 북방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과 우리와 훈련도감 병사들이 북방에 배치된다는 사실을 북미왕국에서 미리 알았던 모양이더이다. 그래서인지 북미왕국에서 방한 장비뿐만 아니라 식량과 연료 같은 각종 물자도 지원해줬다고 하던데?”
실제로 조선의 병사들이 받은 방한 장비들은 모두 북미왕국에서 조선에 건네준 것이었다.
정성국은 조선군의 상황을 뻔히 알고 있었고, 북미왕국군의 장비와 보급품이 조선군과 너무 차이가 나면, 조선군의 사기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조선군이 사용할 보급품 물량까지 보내라고 지시했고, 군사청에서는 비축 물자를 급히 조선으로 보낸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지원에 조선은 북미왕국에 감사하면서 이를 널리 알리겠다고 했었지만, 북미왕국 측에서 청나라의 첩자들을 생각해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이를 알리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고.
북미왕국에서 각종 물자를 보낸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중에 북미왕국의 무기가 있다는 사실을 청나라에서도 짐작할 테니 이를 경계한 것이다.
해서 조선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조심히 사용하라는 말과 함께 방한 장비를 병사들에게 보급했고, 그래서 병사들이 상황을 착각한 것이고.
그리고 통통한 병사는 하급 지휘관이라 할 수 있는 대정과 친분이 있어 이런 사실을 살짝 들었기에 이를 말해주었지만, 병사들은 미심쩍어했다.
“허. 우리 조선과 북미왕국이 형제 관계나 다름없다고 해도 그렇지. 각종 물자를 그냥 내어줬다고?”
북미왕국이 부유하다는 사실이야 이들도 잘 알고 있었다.
북미왕국이 조선에 알려진 지도 꽤 시일이 흘렀고 조선에서 발행되는 세계신문에도 북미왕국에 관한 내용이 많다 보니 조선 백성들은 북미왕국의 사정을 어느 정도 알 수밖에 없었달까.
다만 북미왕국이 부유하다고 해도 자신들이 사용할 물자를 그냥 내어주는 것이 말이 되나 싶었다.
한두 명도 아니고 이곳에 배치된 병사가 중앙군만 1만 5천 명에 달하니 말이다.
해서 병사들이 도저히 못 믿겠다는 표정이자 통통한 병사가 오히려 그런 병사들이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며 말했다.
“뭘 그리 놀라시오. 10년 전쯤에 큰 가뭄이 들었을 때도 북미왕국에서 우리에게 식량 지원을 해준 적이 있지 않았소. 그거하고 똑같은 거지.”
“어? 그렇게 생각하니 또 그렇네?”
생각해보면 10년 전쯤 큰 가뭄과 뒤이은 홍수 덕에 농사가 완전히 망해버려서 엄청난 기근이 올 것 같았지만, 나라에서 대대적으로 구휼미를 풀어 겨우 기근을 넘긴 적이 있었다.
그리고 나중에 듣기로 이때 나라에서 푼 구휼미가 대부분 북미왕국이라는 나라에서 지원해 준 식량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후로 북미왕국의 사정이 조선 내에 알려지며 북미왕국의 국왕은 조선 출신이라 조선이 위급한 처지라는 소식을 듣고 큰 대가 없이 식량을 지원해준 것이라는 이야기에 조선 사람들은 무척 놀라면서도 기꺼워했으며, 그 후로도 북미왕국은 조선의 발전을 위해 이런저런 지원을 아끼지 않아 조선의 사정이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조선의 발전을 위해 철도라는 것을 건설한답시고 조선 팔도가 소란스러울 정도였다.
이런 북미왕국의 행동을 생각해보면 이번 일로 북미왕국에서 지원 물품을 보내는 것도 크게 의외랄 것은 없었기에 병사들이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자 통통한 병사가 피식 웃었고.
그러다 다시 살을 베는 것 같은 찬바람이 얼굴을 때리자 통통한 병사가 움찔하며 중얼거렸다.
“그보다 이렇게 날이 추우니 조금 걱정이오. 아까 보니까 웅덩이엔 살얼음도 끼어 있던데...조만간 압록강이 얼어붙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
이에 정신을 차린 마른 병사가 표정을 굳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말여. 주변 주민에게 듣기로 11월 중순은 되어야 압록강이 얼어붙는다고 해서 아직은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들도 북방에 배치된 이후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왔기에, 압록강이 얼어붙으면 청나라군이 남하할 것이라는 것쯤은 예상하고 있었다.
다만 보통 압록강이 얼어붙는 것은 11월은 되어야 한다고 들었기에 아직은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작년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추위가 일찍 찾아와 압록강의 결빙이 일찍 발생할 것 같았고, 그러면 전쟁이 벌어지는 시기가 앞당겨진다는 뜻이었기에 아무래도 긴장할수밖에 없었고.
그때 젊은 병사가 압록강 쪽을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가리키며 말했다.
“어? 저기 되놈들 또 왔네요.”
이에 병사들은 모두 압록강 건너를 바라보았고.
“하. 쟤들은 춥지도 않나? 뭐 매일같이 얼쩡거리고 있어?”
지금껏 청나라 병사들은 매일같이 압록강 건너편을 어슬렁거렸기에 중년 병사가 투덜거리고 있을 때 통통한 병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근데...이번엔 평소보다 수가 좀 많을 것 같은데?”
그의 말마따나 평소에는 2, 30명 수준의 병사들이 압록강을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돌아가곤 했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압록강 인근으로 다가왔고 그 기세도 흉흉했기에 중년 병사가 마른 침을 삼키며 젊은 병사의 어깨를 치며 말했다.
“병식아. 가서 대정님께 빨리 보고해라. 어째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아...알겠습니다.”
* * *
막사 안에 있던 훈련대장인 유혁연은 탁자 위에 놓인 지도를 살펴보며 물었다.
“흐음...청나라군은 여전히 압록강 주변을 매일같이 정찰하고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어영대장의 대답에 유혁연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대체 청나라의 장수는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20일 넘게 정찰만 한다니...”
봉황성에 청나라군이 집결한 지도 한 달 전이었다.
당시에는 막 북방으로 올라와 의주 곳곳에 임시로 머물 진을 건설하던 중이었기에 유혁연은 내심 긴장했지만, 병력 규모가 1만 명 정도라 부담스럽긴 한데 그렇다고 저 병력이 전부라고 하기는 어려웠고 봉황성에서 가만히 있었기에 일단 두고 보고 있었고.
헌데 그 후로 청나라군은 생각보다 많은 병력을 정찰에 투입하며 의주 맞은편의 압록강 주변을 어슬렁거리기 시작했고, 이런 상황이 20일 넘게 지속되고 있었기에 유혁연은 봉황성에 있는 청나라군 장수의 의도가 새삼 궁금해져서 투덜거리자 어영대장이 슬쩍 입을 열었다.
“아마 압록강의 상황을 상세히 살피고자 함이 아니겠습니까?”
“압록강의 상황이라고요?”
“최근 날이 급격히 추워지면서 조그마한 웅덩이나 냇가에는 살얼음이 끼기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어영대장의 말에 유혁연은 턱수염을 매만지며 반문했다.
“압록강이 얼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매일 같이 정찰병을 보내는 거라고 보시는 겁니까?”
“그렇습니다. 아마 병력 규모로 볼 때 절대로 본대는 아니겠지요. 그럼 결국 선발대일 테니 압록강의 상태를 살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어영대장의 말이 끝나자 유혁연은 지도를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을 열었다.
“흐음...틀린 말은 아닌데 너무 과하지 않습니까? 강의 결빙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저렇게 많은 정찰병을 투입할 필요가 있나 싶은데...”
오히려 유혁연은 청나라 장수의 의도가 많은 병력을 압록강 인근에 투입해 압록강 너머의 북방 사정을 차단하는 것에 있지 않은가 싶어 중얼거렸을 때 부관이 급히 막사로 들어왔다.
“장군! 급보입니다!”
“급보? 무슨 일인가.”
“현재 청나라군의 동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봉황성에 있던 청나라군이 대거 남하해 압록강 너머에서 아군과 대치 중이랍니다!”
“뭐?!”
부관의 보고에 유혁연과 어영대장이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을 때 부관은 이게 끝이 아니라는 듯 말을 덧붙였다.
“또한, 강폭이 좁은 몇몇 구간에서는 나무를 베어 뗏목을 만드는 등 도하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고입니다!”
부관의 보고가 끝나자 유혁연이 급히 질문을 던졌다.
“청나라의 병력 규모는?”
“대략 1만 명으로 추산된다는 보고입니다.”
부관의 말에 어영대장이 고개를 갸웃하며 중얼거렸다.
“허. 봉황성에 있던 병력이 모두 남하한 모양인데...대체 뭐지요? 고작 1만 명으로 우리를 상대할 수 있다고 여기는 걸까요?”
물론 예전의 조선군, 정확히는 지방군이라면 병력이 많더라도 청나라군을 상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그 때문에 조선은 호란이 끝난 후 중앙군 위주의 편제로 바꾸었고, 이곳에 배치된 훈련도감과 어영청은 철저한 훈련까지 끝낸 병사들이었기에 1만 명의 청나라군을 상대하지 못할 것은 없었다.
더불어 저들이 얼어붙은 압록강을 그대로 달려 돌격하는 것도 아니고, 강을 도하할 준비를 하느라 시간을 지체할 수밖에 없으니 오히려 조선에 무척 유리한 상황이었고.
이를 청나라 장수도 모를 리 없을 텐데 이런 상식 밖의 행동을 하자 어영대장이 의구심을 감추지 못했고, 유혁연 역시 비슷한 심정이었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기에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일단 저들이 도하를 준비하는 장소로 병력을 이동시켜야겠습니다. 만약을 대비해야 하니까요. 그러니...”
그때 다시 막사의 문이 벌컥 열리며 다른 부관이 들어왔다.
“장군! 장군! 큰일 났습니다!”
“무슨 일인가? 청나라군이 압록강에 남하했다는 보고라면...”
부관은 상황이 급했기 때문인지 상관인 유혁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외쳤다.
“아닙니다! 현재 청나라군이 압록강 하구에 상륙하고 있다는 급보입니다!”
그리고 이 보고에 유혁연과 어영대장은 기겁했다.
“뭐라고?!”
“아니! 그게 대체 무슨 소린가! 지금 봉황성에 주둔해 있던 청나라군이 압록강으로 남하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는데?!”
방금 들어온 보고에 의하면 봉황성에 있던 1만 명의 병력이 압록강 맞은편까지 남하해 도하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압록강 하구에 상륙하는 병사는 또 무언가 싶어 어영대장이 방금 보고한 부관을 보고 반문했을 때 유혁연이 입을 열었다.
“그보다 상륙? 청나라군이 배를 타고 나타났다는 뜻인가?”
“그렇습니다! 지금 용암포 부근은 청나라의 배로 가득합니다!”
조선에서는 청나라군이 압록강이 얼어붙은 후 강을 건너리라 예상했었기에 일단 의주 북쪽의 압록강이 좁아지는 지역에 병력을 주로 배치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청나라군은 이 지역을 집중적으로 정찰했기에 상대적으로 이곳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고, 자연히 압록강 하류인 용암포 부근은 신경을 덜 쓸 수밖에 없었고.
헌데 이 용암포 부근에 청나라의 배가 가득하다는 이야기에 유혁연은 그제야 청나라군의 생각을 파악했다.
“허어...당했습니다. 청나라군은 병력의 우위를 최대한 이용할 작정이었던 겁니다.”
“으음...봉황성에 있던 선발대로 우리의 시선을 끌고 본대는 후방에 상륙한다는 작전이라는 뜻이군요.”
“예. 그런 것 같습니다.”
유혁연이 골치 아프다는 표정으로 지도를 바라보고 있을 때 어영대장이 곤란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거 어쩌지요? 청군의 상륙을 막겠다고 의주 남쪽의 용천으로 전군을 보냈다간 저희와 대치 중인 1만 명의 청군이 그대로 도하해 남하할 것 아닙니까.”
이에 유혁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요. 이곳에 병력을 남겨둘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병력 배치를 논의하기에 앞서...부관!”
“예! 장군!”
“바로 철산도호부에 있는 조선 지원군 사령부에 연락을 보내게! 어서!”
“알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