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5화
정성국과 안토니오 부왕은 전용 식당에서 식사를 시작하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안토니오 부왕은 북미왕국에 우호적이었으며 꽤 능숙하게 북미왕국 말을 할 줄 알았고, 그동안 정성국과 안토니오 부왕은 편지를 통해 친분을 쌓아 온 만큼, 분위기는 화기애애한 편이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 식사를 마친 안토니오 부왕은 수저를 내려놓고 커다란 식탁 맞은편에 앉아 있는 정성국을 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정말 즐거운 식사 시간이었습니다.”
“그렇습니까? 그거 다행이군요. 아무래도 동양식에 가까워서 입맛에 맞지 않으실까 걱정했었는데...”
“아닙니다. 이국적이어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그리고 배 위에서 이런 훌륭한 식사를 할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에 더더욱...이것도 다 냉장고 덕분이겠지요?”
안토니오 부왕이 이 응접실 위쪽에서 불을 밝히고 있는 전등을 힐긋 바라보며 질문을 던지자 정성국은 살짝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뭐 그렇지요. 덕분에 식재료를 신선하게 보관하는 것이 가능하니까요. 물론 숙수들의 실력도 뛰어난 편이고요.”
“그 이야기를 들으니 무척 탐나는군요. 혹시 최근 북미왕국에서 수출하고 있는 축음기처럼 태엽으로 돌아가는 냉장고를 개발해 수출하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정성국은 안토니오 부왕의 말에 미소를 지었다.
축음기가 전기로 돌아가는 제품과 태엽으로 돌아가는 제품, 이렇게 2가지 제품이 있다 보니 전기로 돌아가는 모든 제품을 태엽으로 대체할 수 있다고 착각한 것 같았다.
해서 정성국은 안토니오 부왕의 착각을 정정해주었다.
“아쉽게도 냉장고의 경우 적정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돌아가야 하는 만큼, 전기가 필수적이라서 말입니다.”
“아...그렇습니까? 그거 정말 안타깝군요.”
안토니오 부왕은 정성국의 대답에 무척 아쉬워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냉장고의 경우는 장거리 항해를 주로 하는 에스파냐에게도 꼭 필요한 물품이었기에.
다만 전기는 증기기관과 같이 북미왕국의 중요 기술 중 하나였고, 가끔 에스파냐 대사가 전기를 생성하는 물질의 수입 문제를 꺼낼 때마다 일고의 여지 없이 단호히 거절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기에 안토니오 부왕은 지금의 분위기를 망칠까 우려해 그저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고.
그때 식탁 위의 모든 접시를 치운 시종이 새로운 접시를 안토니오 부왕 앞에 내려놓았고, 안토니오 부왕은 접시에 예쁘게 장식된 동그란 모양의 음식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이건?”
“후식입니다. 아이스크림이라는 건데...”
“아. 이게 바로 아이스크림입니까?”
“아시는군요. 그렇습니다. 녹기 전에 드시지요.”
정성국이 권하자마자 안토니오 부왕은 접시 위에 있는 숟가락으로 견과류로 장식된 하얀색의 아이스크림을 듬뿍 떠서 입에 가져간 후 자신도 모르게 감탄했다.
“오오...달콤하고 부드러운 것이 참으로 맛있군요.”
그런 안토니오 부왕의 반응에 정성국은 피식 웃었지만, 안토니오 부왕은 아이스크림을 연신 먹어 치우며 냉장고에 대한 아쉬움을 계속 표출하기 시작하자 정성국은 빠르게 주제를 바꾸는 것이 낫겠다 싶어 급히 입을 열었다.
“그보다 필리핀 도독령은 누에바 에스파냐 부왕께서 담당하시지요?”
순식간에 아이스크림을 먹어 치우고 시종을 통해 2번째 접시를 받고 기뻐하던 안토니오 부왕은 정성국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뭐 이곳에서 동인도 제도까지의 거리가 거리인지라 이쪽에서 임명한 필리핀 총독이 저를 대신해 통치하기야 합니다만...헌데 갑자기 그것은 왜?”
“아. 북미왕국에서도 슬슬 동남아시아에 직접 배를 보낼까 해서 말입니다. 헌데 부왕께서도 아시다시피 북미왕국의 배들은 연료 보급 문제 때문에 전용 항구가 필요한 터라 동남아시아의 섬이나 땅을 매입하거나 장기간 조차하고 싶습니다.”
“아. 일종의 거점 항구가 필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흐음...”
안토니오 부왕은 아이스크림이 녹을까 연신 숟가락으로 아이스크림을 퍼서 입안에 넣으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 필리핀 총독부에서 해적들로 인한 피해가 크다며 추가로 해군을 배치해달라고 요청해왔지만, 당장 누에바 에스파냐의 해군도 일부를 빼서 본국으로 보낸 탓에 여유가 없어 필리핀 총독부의 요청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헌데 북미왕국이 동남아시아에 진출하게 되면, 해적들로 인한 피해가 줄어들 테니 북미왕국의 동남아시아 진출을 돕기 위해 섬이나 땅을 매각하는 것도 나쁠 것은 없다고 판단한 안토니오 부왕이었다.
물론 북미왕국이 동남아시아에 진출하는 것을 돕는 것은 위험성이 크긴 했다.
북미왕국은 건국 배경 때문인지 주로 원주민들의 편을 드는 경우가 많았고, 에스파냐는 아직 외국에 알려진 필리핀 지역을 제대로 통치하고 있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에스파냐에서 필리핀을 부왕령이 아닌 도독령으로 만든 것도 다 그 때문이고.
그렇기에 필리핀 총독부는 그동안 필리핀 내의 중소 국가들을 공격해왔지만, 술루 술탄국과 마긴다나오 술탄국, 라나오 술탄국 등은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더불어 이들은 잉글랜드, 네덜란드와 교역하면서 에스파냐와 대항하고 있었고.
이런 상황에서 북미왕국이 동남아시아로 진출하고 이들 국가와 접촉한다면, 당연히 북미왕국에서는 이들의 편을 들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되면 필리핀 총독부에서 목표로 하고 있던 민다나오 섬의 완전 정복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었고.
‘그렇지만 지금은 아국의 상황이 썩 좋은 것도 아니고...해적 중 일부는 술루 술탄국 출신이니 어쩌면 북미왕국을 통해 술루 술탄국의 세력을 위축시킬 수도 있겠지. 그게 아니더라도 북미왕국에 중재를 요청해 이들 나라와 평화롭게 지낼 수 있다면 나쁠 것은 없고.’
안토니오 부왕이 그렇게 생각을 정리했을 때 정성국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고민 중이던 안토니오 부왕을 설득하기 위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에스파냐 대사나 네덜란드 대사에게 듣기로는 동남아시아에 해적이 들끓어 걱정이라고 들었는데...상황을 봐선 북미왕국의 해군 일부를 주둔시킬 생각이고요.”
이에 안토니오 부왕은 슬쩍 미소지으며 곧바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야 북미왕국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북미왕국에서 항구를 만들 수 있도록 땅이나 섬을 팔겠습니다. 헌데 동인도 제도. 아니 동남아시아에는 워낙 많은 섬이 있는 터라...혹시 북미왕국에서 원하시는 섬이라도 있으십니까?”
이에 정성국은 시종에게 손짓했고, 시종은 즉각 동남아시아 지역이 상세하게 그려져 있는 커다란 지도를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정성국은 그 지도의 한쪽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다.
“일단 마리아나 제도의 섬 중 하나를 매입했으면 합니다. 동남아시아의 무역이 활성화되면 계속해서 호주를 거쳐 동남아시아를 방문하는 것보다 본국에서 하와이를 거쳐 직접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직행하는 항로를 이용하는 것이 나아 보이니까요.”
“마리아나 제도라...”
안토이노 부왕이 정성국이 가리킨 곳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을 때 정성국이 덧붙여 말했다.
“그리고 루손 섬 북쪽에 항구를 건설할 부지를 조금 매입했으면 하고요.”
“루손 섬 북부에 말입니까?”
북미왕국 배의 경우 증기기관이 장착되어 있었기에 움직이려면 석탄이 필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하와이에서 곧바로 동남아시아로 이동하기 위해 중간에 마리아나 제도를 매입하겠다는 것은 이해했지만, 루손 섬 북부를 원하는 것은 조금 이해하기 어려웠다.
루손 섬 북부는 동남아시아의 북동쪽에 위치해 있는 탓에 동남아시아와의 무역이나 북미왕국 해군이 주변 해역을 정착하는 거점으로는 썩 좋은 위치가 아니었으니까.
그런 의문이 안토니오 부왕 얼굴에 쓰여 있었기에 정성국은 북미왕국에서 루손 섬 북부를 원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예. 최근 아국은 대만의 동녕국과 교역 협상을 맺었거든요.”
“동녕국이요? 그 포르모사 섬을 장악한?”
“그렇습니다.”
동녕국과 에스파냐는 비교적 인접해 있던 탓에 자잘한 충돌이 있었던 터라 관계가 썩 좋지 않았는데 북미왕국이 동녕국과 교역 협상을 맺었다는 이야기에 동녕국의 세력이 강성해질까 우려해 안토니오 부왕은 표정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청나라는 동녕국을 반란군으로 취급한다는 것을 떠올리고 물었다.
“어...북미왕국은 청나라와 관계가 비교적 좋지 않았습니까?”
동녕국과 교역 협상을 맺고 교류하면 청나라와의 관계가 어그러지지 않겠느냐고 돌려 묻는 안토니오 부왕의 질문에 정성국은 어깨를 으쓱했다.
“나쁘진 않았었습니다만...최근 청나라와 조선의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었습니다. 어쩌면 양국 간의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아국도 청나라와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겠지요.”
이전까지 가장 강대한 제국이라고 추측되는 청나라와 최근 들어 그 적수가 없으리라고 짐작되는 북미왕국 사이에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안토니오 부왕은 눈을 번뜩였다.
더불어 양국의 충돌로 무언가 이득을 취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기도 했고.
다만 동남아시아에 배치된 군사가 적은 탓에 이번 일에 개입해 무언가 이득을 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떠올린 안토니오 부왕은 조금 아쉬워하면서 말했다.
“그러면 청나라와의 무역도 막힐 테니 차선으로 동녕국과 접촉하신 거군요.”
“그렇습니다.”
정성국의 대답에 안토니오 부왕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보다 다른 곳에 항구를 만드실 계획은 없으십니까? 루손 섬 북부는 너무 북쪽에 위치해 있지 않습니까. 남서쪽의 팔라완 섬이라던가 남쪽의 민다나오 섬 일부를 조차해 거점 항구를 만드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만...”
은근슬쩍 분쟁 지역을 권하는 안토니오 부왕을 보고 정성국은 쓴웃음을 머금고 고개를 저었다.
“루손 섬 남쪽에 거점 항구를 만들어 나쁠 것은 없겠지만...네덜란드 대사에게 듣자니 그곳 상황이 조금 복잡하다고 들어서 말입니다.”
안토니오 부왕이 권한 팔라완 섬의 남쪽은 술루 술탄국이 장악하고 있었고 민다나오 섬의 서쪽은 마긴다나오 술탄국이, 그 내륙은 라나오 술탄국이 장악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 지역에 거점 항구를 건설한다면 이 지역의 분쟁에 괜히 휘말릴 여지도 있고, 꽤 오랫동안 골치를 썩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네덜란드 대사를 통해 파악한 정성국이 괜한 분쟁에 휘말리기 싫다는 이유로 고개를 젓자 안토니오 부왕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휴우. 그렇긴 하지요. 해서 북미왕국이 남쪽의 섬을 매입해 저희와 술루 술탄국과의 완충지대가 되어 주셨으면 했습니다만...”
이에 정성국은 조금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완충지대라...그것도 나쁘진 않겠군요. 다만 당장은 청나라와의 문제가 급해 동남아시아 쪽에 너무 신경을 쓰기는 어려운 상황이라서요. 일단은 마리아나 제도의 섬과 루손 섬 북부에 항구를 건설한 후 상황을 봐서 항로의 안전을 위해 필리핀 남부에 섬이나 항구를 매입하는 것으로 하지요.”
정성국의 말처럼 당장 청나라와의 전쟁이 눈앞에 있는데 동남아시아 지역에 신경을 쓸 수야 없다는 것을 안토니오 부왕도 이해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 후 거의 다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을 숟가락으로 싹싹 긁어먹은 안토니오 부왕은 조금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다만...기왕이면 마리아나 제도 전체를 매입하시는 것이 어떻습니까.”
“마리아나 제도 전체를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려 송구스럽습니다만...최근 프랑스와의 전쟁으로 재정 상황이 썩 좋지 못해서 말입니다.”
마리아나 제도는 태평양을 횡단하는 에스파냐 입장에서도 괜찮은 중간 기착지였다.
헌데 이곳을 모두 팔겠다는 이야기에 정성국은 조금 의아했지만, 안토니오 부왕이 에스파냐의 재정 상황을 언급하자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섬 하나를 파는 것보다는 마리아나 제도 전체를 팔아 더 많은 돈을 받겠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습니다. 그리고 루손 섬 북쪽에 건설할 항구 부지 역시 많은 부지를 매입하셨으면 하고요.”
이에 정성국은 안토니오 부왕의 제안에 속으로 기뻐하면서도 의아한 표정을 감추지는 못했다.
그 정도로 에스파냐의 재정이 엉망인가 싶어서.
“흐음...그 정도로 상황이 안 좋습니까? 제가 외무청에 듣기로 전쟁도 초반과는 달리 백중지세라 상황이 많이 괜찮다고 들었는데...”
이에 안토니오 부왕은 씁쓸한 표정으로 답했다.
“그렇긴 합니다. 이전과는 달리 네덜란드에서 개발한 부유 화약통 덕분에 프랑스 해군이 섣불리 항구 공격을 하지 못하면서 상황이 많이 나아지긴 했지요. 허나 먼바다에서는 프랑스 해군을 상대하기 어렵다 보니 무역에 타격이 커서 말입니다.”
“어? 최근엔 다른 나라들도 작열탄을 개발했다고 들었고 에스파냐도 개발한 것으로 보고받았습니다만...?”
프랑스가 작열탄을 사용한 이후 프랑스 함대에 의해 막대한 피해를 본 나라들과 이를 목격한 나라들은 일제히 작열탄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슬슬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러한 국가 가운데는 에스파냐도 있었고.
“예. 조악하긴 합니다만 작열탄을 개발하긴 했지요. 다만 생산량도 적을뿐더러 그 전에 갤리온의 1/3 가까이가 침몰한 터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해군 함대를 방어적으로만 운용하다보니...”
“흐음...그렇습니까.”
상황을 이해한 정성국은 잠시 생각하는 척을 하며 시간을 끌다가 입을 열었다.
“솔직히 마리아나 제도의 섬 하나 정도와 루손 섬 북부에 자그마한 거점 항구를 지을 만한 지역만 매입하면 됩니다만...그래도 그동안의 관계를 생각하면 이런 식으로 귀국을 돕는 것도 나쁠 것은 없겠지요.”
“허면?”
“예. 마리아나 제도 전체와 루손 섬 북부 지역을 상당수 넉넉한 가격으로 매입하도록 하겠습니다.”
정성국의 답변에 안토니오 부왕이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오! 정말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자세한 사항은 실무자들에게 맡기기로 하지요.”
이에 안토니오 부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마침 에스파냐 대사도 이곳에 왔으니 그 친구에게 말해두도록 하지요.”
“그러시지요.”
그렇게 영토 매매 문제를 마무리 지은 안토니오 부왕은 시종이 나타나 새로운 아이스크림을 가져다주자 기뻐하면서 숟가락을 떠서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말했다.
“아. 그리고 국왕 전하께 한가지 청이 있습니다만...”
“청이요?”
정성국이 고개를 갸웃하자 안토니오 부왕이 입을 열었다.
“예. 내일이 개통식이고 개통식과 함께 북미왕국의 배들이 운하를 이용하게 되지 않습니까.”
“그렇지요.”
“그때 혹시 저나 본국에서 온 귀족들도 이 북미왕국의 배에 탑승할 수 있겠는지요.”
“아. 배에 탑승해서 파나마 운하를 직접 이용하시겠다는 뜻이로군요?”
“그렇습니다. 원래는 개통식 이후 저와 아국의 귀족들은 갤리온에 탑승해 운하를 이용할 생각이었습니다만...”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운하가 건설되었고, 파나마 운하의 경우 갑문식 운하였기에 그 구조가 독특한 만큼 배를 타고 파나마 운하를 이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했다.
그렇기에 정성국은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러시지요.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데 8시간 가까이 걸린다고 들었으니 운하를 통과하는 동안 배 위에서 조촐한 연회라도 여는 것도 괜찮겠군요. 물론 너무 많은 인원을 탑승시킬 수는 없습니다만...”
“아. 그거야 당연하지요. 아무튼,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국왕 전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