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화
잠을 자고 일어난 정성국은 함대가 항구에 정박하고 있는 것을 깨닫고 호위대장을 불렀고.
정성국이 자고 있는 동안 함대가 새진도에 도착했다는 사실과 이곳에서 하루 머물며 보급품을 채운 후, 파나마 운하로 이동할 거라는 보고에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대충 씻고 가볍게 아침을 먹은 정성국은 새진도에 도착한 김에 새진도를 둘러보기 위해 평범한 수병 복장으로 갈아입고 배에서 내렸고, 정성국은 새진도의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주변을 살펴보다 의외라는 듯 중얼거렸다.
“흠. 여기도 생각보다 많이 발전했네요?”
새진도는 정성국이 에스파냐를 공격했을 당시 만든 일종의 보급 기지였고, 그 이후로도 군사 거점과 교역 거점으로 사용해왔다.
다만 북미왕국은 인구가 넘쳐나는 편은 아니었고, 굳이 이곳 말고도 정착할 곳은 널려 있었기에 새진도로 이주해 정착하는 백성들은 거의 없었고, 새진도 주변은 원주민도 없는 터라 도시의 확장에는 한계가 있었기에 도시의 규모가 작고 한적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사람도 북적이고 무척 발전한 터라 정성국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짓자 함께 따라 나온 푸른 안개가 웃으며 대꾸했다.
“그렇지요? 국경도시에 가깝다 보니 새목포처럼 거대하진 않습니다만 꽤 괜찮은 편이지요.”
“헌데 생각보다 도시 규모가 조금 큰 것 같은데...?”
이곳에 주둔 중인 병사들은 기껏해야 500명에 불과했고, 이들의 가족들을 합해봐야 그 수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정성국은 의아하다는 듯 묻자 푸른 안개가 입을 열었다.
“전에 보고를 드린 것처럼 쪽배를 타고 이곳으로 이주한 멕시코 원주민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서 말입니다.”
“아. 그들 말입니까?”
푸른 안개의 말에 정성국은 예전 외무청에서 올린 보고를 떠올렸다.
이 새진도는 바하칼리포르니아 반도 남쪽에 위치하고 있었고, 그런 만큼 이곳의 동쪽에 있는 코르테스 해를 지나면 바로 멕시코 지역이 나오는데 새진도를 교역 거점으로 사용한 이후 멕시코 서해안에 사는 원주민들이 쪽배를 타고 코르테스 해를 건너 새진도 인근에 정착하고 있다는 보고를 말이다.
다만 정성국이 보고받기로는 그 수가 적어 그가 신경 쓸 정도는 아니었고, 그 이후로는 별다른 보고를 받지 못했기에 그냥 잊고 있었는데 푸른 안개의 말을 들어보니 사정이 전혀 다른 것 같았기에 급히 질문을 던졌다.
“헌데 그때 한 번이 아니고 설마 계속해서 이주해오고 있는 겁니까?”
정성국의 질문에 푸른 안개가 고개를 끄덕이자 정성국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 질문을 던졌다.
“아니. 이곳에는 에스파냐 외교관도 상주하고 있잖습니까. 원주민들이 이곳으로 이주하는 것을 보고도 아무런 말도 안 합니까?”
“그렇습니다.”
“허?”
푸른 안개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정성국을 바라보고 이곳의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시다시피 이곳은 황무지에 가까워서 사람이 아예 살지 않는 곳이었잖습니까. 그러다 보니 일할 사람이 거의 없던 탓에 이곳을 주로 이용하는 에스파냐인들이 꽤 고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지요.”
초기 새진도에 사람은 북미왕국 경비대원 500명과 관리 일부가 전부였다.
그러다 보니 북미왕국의 배가 도착하면 물건을 내리는 것 정도는 병사들이 가끔 도와주기도 했었지만, 이 물건을 에스파냐에 싣는 것은 오로지 에스파냐 선원들이 해야 했다.
다른 항구라면 일꾼을 고용해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곳은 그게 불가능했고 이곳에서 지낼 때도 배 위에서 지내야 했으니 에스파냐인들은 고생스러울수밖에 없었다.
이를 떠올린 정성국은 상황을 짐작하고 탄성을 질렀다.
“아. 그래서 에스파냐에서는 저들을 새진도에 정착시켜 일꾼으로 만드는 것으로 합의한 겁니까?”
“그렇습니다. 해서 배를 타고 이곳에 도착한 원주민들은 새진도의 주민이 되어 주로 선착장과 외국인 거주 구역에서 일하게 되었고, 덕분에 에스파냐인들은 편해졌으니 원주민들의 이주를 모른 척하는 겁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원주민들의 수가 좀 많은 것 같은데...”
단순히 선착장과 외국인 거주 구역에서 일하기 위한 원주민들이라면 2, 3천 명 정도면 충분한데 아무리 봐도 새진도의 인구 규모가 그 정도는 아니었기에 정성국이 고개를 갸웃하자 푸른 안개가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요. 최근 새진도의 주민들이 거의 2만에 달할 정도니까요.”
“2만?! 그렇게나 이주한 겁니까?”
“예. 거의 1만 5천명 가량은 멕시코 원주민들입니다. 이곳에서 일하면서 안정적으로 생활하게 된 원주민들이 가족을 불러오면서 저 코르테스 해 건너 멕시코 서해안 지역에 새진도의 소문이 널리 퍼진 모양입니다. 새진도에서 일하면 풍족하게 살 수 있다는 뭐 그런 소문들 말입니다. 그 때문인지 최근에는 생각보다 많은 원주민이 쪽배를 타고 이곳으로 이주하고 있고 그래서 새진도의 관리들도, 에스파냐의 관리들도 이래저래 고민이 많은 모양입니다.”
푸른 안개의 설명에 정성국은 상황을 짐작하고 실소했다.
“이제와서 소문을 진정시키기는 어려운 모양이군요?”
“아무래도 그렇지요. 그렇다고 에스파냐 측에서 강압적인 방법을 쓰자니 아무래도 저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지요.”
북미왕국이 원주민을 탄압하는 행위를 무척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은 에스파냐도 잘 알고 있는 만큼, 병력을 동원하기도 힘들고, 또 병력을 동원한다고 해서 원주민들의 이주를 완전히 틀어막기는 어려웠다.
그렇다고 에스파냐 해군을 멕시코 서해안 북부까지 순찰시키자니 북미왕국 1함대의 분함대가 새진도 인근을 순찰하면서 코르테스 해까지 순찰하고 있었기에 에스파냐 측에선 걸릴 수밖에 없었고.
그렇기에 에스파냐 측에선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못하고 원주민들의 이주를 막기 위해 그동안 부과하던 노역을 조금 줄여준다든가 하는 식으로 원주민들을 회유하고 있다는 이야기에 정성국은 웃음을 참았다.
“큭큭큭. 뭐 우리 입장에서는 크게 나쁠 것은 없어 보이는 만큼 일단은 모른 척하지요.”
“알겠습니다. 전하.”
* * *
크라스니야르 요새의 집무실에서 올라온 보고서를 확인하고 있던 아이누 탐사대장은 부관이 자신의 집무실의 문을 급히 열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음? 무슨 일인가.”
“대장님! 러시아 차르국에서 사절단을 보냈습니다.”
“뭐? 러시아 차르국의 사절?”
시베리아 부족 연합에서는 러시아 차르국과 협상할 뜻을 내비쳤고, 연합에서 러시아 차르국과 협상할 사절단을 파견하면 러시아 차르국과 접촉할 계획이었는데 러시아 차르국에서 먼저 사절단을 보냈다는 이야기에 아이누 탐사대장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짓자 부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정찰병들이 서쪽을 따라 정찰하던 중에 이곳으로 다가오는 러시아 차르국의 복식을 한 인물들을 발견하고 다가가자 그들은 즉각 백기를 올렸답니다. 해서 정찰병들이 일단 그 러시아인들에게 접촉하자 자신들은 러시아 차르국의 사절이고, 이 크라스니야르 요새에 주둔한 연합의 책임자와 대화를 나누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일단 데리고 온 모양입니다.”
아이누 탐사대장은 부관의 보고에 어떻게 할까 잠시 고민하긴 했지만, 어차피 연합에서도 러시아 차르국과 화친을 맺기로 결정한 만큼, 사절단을 받아들이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나쁠 것은 없겠다고 생각을 정리한 아이누 탐사대장이 부관에게 명령했다.
“으음...일단 데려오도록 하게.”
“알겠습니다.”
* * *
러시아의 외교관인 예브게니는 마침내 보이는 크라스니야르 요새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차르의 명령을 받고 런던으로 가서 런던에 주재 중인 북미왕국 대사와 오랜 기간 협상한 끝에 겨우 조약을 맺고 모스크바로 돌아왔는데 이번에는 다시 오지나 다름없는 시베리아로 떠나야 했었으니.
더불어 런던의 경우는 지내는 데 크게 불편하지 않았지만, 이곳은 사정이 달랐고 곧 겨울이 다가올 시기라 춥기로 유명한 시베리아 지역에서 겨울을 보내야 했으니 한숨이 안 나올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다만 예브게니는 점차 가까워지는 크라스니야르 요새를 보면서 불만을 가라앉혔다.
이번 협상은 무척 중요하고, 이번 협상에서 러시아 차르국이 개척한 시베리아 지역을 탐욕스럽게 집어삼키며 서진하고 있는 연합을 막지 못한다면 조국의 앞날이 어두웠기에.
그렇게 예브게니가 마음을 다잡으며 발걸음을 옮겨 크라스니야르 요새에 입성했고, 연합 병사들의 안내에 따라 크라스니야르 요새에 주둔 중인 연합의 지휘관을 만날 수 있었다.
다만 예브게니는 지휘관이 기다리고 있다는 집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조금 당황했는데 런던에서는 자주 보았지만, 이곳에서는 볼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도자기나 커피를 내리는 각종 도구가 있었고, 연합의 지휘관이 꽤 능숙하게 이를 가지고 커피를 내리고 있었던 탓이다.
“어...?”
아이누 탐사대장은 자신을 보고 당황하고 있는 예브게니를 보고 살짝 미소지으며 말했다.
“반갑습니다.”
이에 예브게니는 정신을 차리고 급히 입을 열었다.
“아...예. 반갑습니다. 전 러시아 차르국의 외교관인 예브게니라고 합니다. 혹시 귀하가 현재 크라스니야르 요새의 책임자이십니까?”
“그렇습니다. 아. 물론 저는 러시아 차르국의 사절인 귀하와 협상할 권한은 없다는 것을 미리 밝히고 싶군요.”
“그...렇습니까?”
예브게니는 아이누 탐사대장의 말에 조금은 아쉬운 표정으로 되묻자 아이누 탐사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저는 지휘관이지 협상가는 아니니까요.”
처음부터 자신은 사절과 협상할 권한이 없다고 나오는 이 연합의 책임자를 어떻게 설득해서 진군을 막아야 할지 머릿속으로 고생하던 예브게니는 어느덧 익숙한 커피 향에 마음이 진정되는 것을 느꼈고.
“자. 드십시요.”
“감사합니다.”
예브게니는 아이누 탐사대장이 커피를 권하자 곧바로 커피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 후 중얼거렸다.
“후우. 커피의 향이 참으로 좋군요.”
“그렇습니까.”
“예. 그리고 이곳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기 때문인지 커피의 향이 더욱 그윽한 것 같습니다.”
예브게니의 말에 아이누 탐사대장은 어깨를 으쓱하고 묵묵히 커피를 마셨지만 예브게니는 커피를 익숙하게 마시는 아이누 탐사대장을 보고 뭔가 석연치 않음을 느꼈다.
물론 런던에서 만났던 북미왕국인들과는 느낌이 조금 많이 다르긴 했다.
다만 그들처럼 수염을 깎고 머리를 짧게 자르며 익숙하게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꼭 북미왕국인들 같았기에 예브게니는 혹시나 하는 표정으로 슬쩍 떠보았다.
“헌데 이 커피는 왠지 익숙한 것 같군요.”
“익숙하다?”
“예. 저는 이곳에 오기 전 북미왕국과의 협상을 위해 런던에서 꽤 오랫동안 머물며 북미왕국 대사관을 드나든 적이 있습니다. 그때 북미왕국 대사가 내려주던 커피와 무척 흡사한 것 같군요.”
아이누 탐사대장은 예브게니가 자신이 북미왕국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불어 북미왕국이 이미 러시아 차르국과 조약을 맺은 상태에서 자신이 북미왕국인이라는 것이 밝혀지면, 아무리 자신이 현재 용병의 신분으로 연합에 고용된 형태라고는 하지만 여러모로 곤란하긴 했기에 아이누 탐사대장은 애써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했다.
“뭐 그 커피도 북미왕국산 커피이니만큼 맛이 비슷하겠지요.”
하지만 예브게니는 집요했다.
“사령관님께서 입고 계신 복식도 북미왕국 대사의 복식과 묘하게 비슷한 것 같은데...”
“연합은 동맹인 북미왕국과 활발히 교역하고 있고, 북미왕국의 물품들은 이곳에 많이 풀리고 있는 만큼, 그리고 이 복식이 꽤 편하고 따뜻한 편이라 북미왕국의 복식을 입은 연합 사람들이 무척 많을 겁니다.”
“그렇...습니까?”
“그렇습니다.”
예브게니는 의심의 서린 눈동자를 지우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연합의 책임자에게 당신 북미왕국인 아니냐고 대놓고 추궁할 수야 없었기에 일단은 말을 고르고 있을 때 아이누 탐사대장은 계속해서 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봐야 좋을 것 없다고 판단했는지 이야기의 주제를 바꿨다.
“아무튼, 한창 전쟁 중인 상황에서 이렇게 러시아 차르국이 사절단을 파견한 까닭은 결국 우리 연합과 화친을 맺기 위해서입니까?”
그 말에 예브게니는 허리를 바로 세우고 아이누 탐사대장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렇습니다. 이웃끼리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처음 연합이 반기를 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미개한 원주민들이 감히 덤빈다면서 토벌대를 보냈던 러시아 차르국에서 이렇게 나오니 아이누 탐사대장은 확실히 러시아 차르국의 사정이 좋지는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연합에서도 러시아 차르국과 화친을 맺을 생각이고 자신은 협상에 아무런 권한도 없긴 하지만 훗날 이곳에 도착해 예브게니와 협상할 연합의 외교관을 위해 예브게니의 기를 눌러 주도권을 잡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여겨 일부러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
“왜 그러시는지...?”
“우리 시베리아 원주민들을 인간 취급도 안 했던 귀국이 이제와서 이웃이니 사이 좋게 지내자고 이야기하는 것이 조금 놀라워서 말입니다.”
아이누 탐사대장이 싸늘한 눈빛으로 이렇게 이야기하자 예브게니는 등골이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다만 이곳까지 오면서 예브게니도 협상을 대비해 여러 상황을 상정했었기에 즉각 대처했다.
“저희가 시베리아 원주민들을 인간 취급도 안 했다고요? 그건 오해입니다. 차르께서는 분명 처음 조공을 바치고 복속을 맹세한 시베리아 지역의 원주민 부족들의 행동에 기뻐하시면서 제대로 대우하라고 이야기했었습니다.”
“제대로 대우? 걸핏하면 약탈하고 행패를 부리는 것이 제대로 된 대우요?”
아이누 탐사대장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따지자 예브게니는 면목이 없다는 듯 고개를 숙이며 변명했다.
“그게...시베리아 지역이 워낙 넓다 보니 차르께서 이 지역을 각 지역 사령관들에게 맡겼는데 이들이 조금 지나치게 행동한 것 같습니다.”
“흥.”
잘못을 지역 사령관에게 떠넘기는 예브게니를 보고 아이누 탐사대장이 콧방귀를 뀌고 있을 때 예브게니가 말했다.
“뒤늦게 이러한 실태를 알고 차르게서는 분노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명령하셨지요. 다만 이미 시베리아 원주민들은 연합을 이루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도 이해하셨습니다. 해서 차르께서는 그동안의 일을 사과하고 연합이 장악한 영역을 인정하는 선에서 서로의 앙금을 풀고 평화적인 관계를 맺길 원한다며 저를 보내신 거지요.”
“흐음...”
“그리고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제가 북미왕국의 외교관과도 협상했었는데 그때 북미왕국에서는 아국에게 연합과 이웃인 만큼 사이좋게 지내라고 강권하더군요. 해서 제가 이렇게 연합을 방문한 것이고요.”
예브게니는 슬쩍 북미왕국을 입에 올렸고, 아이누 탐사대장은 뻔히 그 속셈을 눈치챘지만 내색하지 않고 반응했다.
“으음...북미왕국에서 말이오?”
“그렇습니다.”
꽤 강경해 보였던 연합의 책임자가 북미왕국을 입에 올리는 순간 복잡한 표정을 짓는 것처럼 보였기에 속으로 쾌재를 부른 예브게니가 다시 입을 열려고 할 때 연합의 책임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알겠소. 일단 이를 위쪽에 알릴 테니 톰스크 요새로 돌아가시구려. 위쪽에서 답이 내려오면 전령을 보내리다.”
“알겠습니다. 허나 그때까지는...”
“아. 알겠소. 러시아 차르국을 먼저 공격하는 일은 없을 거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