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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탈출하라-527화 (527/850)

527화

조선의 이조판서인 유철은 한양을 떠나 청나라로 돌아가는 청나라 사신단을 배웅하기 위해 영은문으로 나왔고, 배웅을 받고 영은문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는 청나라 사신단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때 옆에서 한숨과 함께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휴우. 저 사신단이 북경에 도착하면 결국 청나라가 움직이겠지요?”

유철의 옆에 있던 정태화가 청나라 사신단에 눈을 떼지 못하며 그렇게 묻자 유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전쟁을 피할 수 있으면 좋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시간을 끌 필요는 있었다.

그렇기에 조선에서는 지금까지 청나라에 사신을 보내 청나라의 출병 요구는 현 조선의 사정에서 감당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하며 출병을 하는 대신 식량을 지원해 청나라가 반란군을 진압하는 것을 돕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강희제나 청나라의 신료들은 이대로 조선이 발전하도록 내버려 두었다가는 훗날 강력한 우환거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조선을 강하게 압박하기로 마음먹었기에, 조선의 사정이 나쁘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아는데 계속 조선이 출병을 거부하려는 것은 소문대로 남방의 역도들과 손을 잡았기 때문이 아니냐고 윽박질렀고.

계속해서 부인하는 사신에게 정말로 조선의 사정이 그렇게 안 좋은지 직접 확인하겠다며 조선에 사신단을 파견했다.

조선에서도 청나라가 사신단을 보낸 목적이 조선을 염탐하기 위해서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사절단을 받지 않으면 즉각 전쟁이었기에 일단 받아들였고, 조선에서 계속해서 협상을 진행해왔다.

다만 청나라 사신은 강희제에게 받은 명령이 있었기에 조선 내의 정보나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에 주력하면서 협상에서는 단 한 걸음도 물러나지 않았다.

그렇게 협상을 지지부진하게 끌면서 충분히 조선의 정보를 파악했다고 생각한 청나라 사신은 한 걸음 물러나는 척하면서 최후의 통첩을 해왔고.

출병 대신 세자의 입조와 더불어 매년 막대한 군자금과 식량을 요구하는 청나라의 제안에 조정 대신들은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협상은 그대로 종료되었다.

그런 만큼 저기서 점차 멀어지는 청나라 사신단이 북경에 도착하면 결국 전쟁이었기에 정태화는 유철이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자 꽤나 복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신음을 흘렸고.

“으음...”

유철은 그런 정태화의 반응에 정태화를 바라보며 물었다.

“걱정되십니까?”

“아무래도 병자년의 경험이 생생하니까요. 물론 이전과는 달리 올 한해 전쟁 준비를 착실히 하긴 했지만...솔직히 걱정이 안 될 수야 없지요. 그리고 전쟁의 참상을 생각하면 저들의 요구를 받아주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물론 세자 저하의 입조야 불가능합니다마는...그것도 협상을 통해 조정하면 되었을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유철은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만약 전쟁을 피하고자 저들의 요구를 들어주었다면 청나라는 계속 우리를 압박하고 더 많은 조공을 요구했을 겁니다. 영상 대감께서도 아시잖습니까.”

청나라 사신단은 조선의 발전을 경계하는 것이 확연히 들어 날 정도였다.

그렇기에 조선의 발전을 방해하기 위해 무리한 요구를 해왔고.

거기에 조선에서는 최근 재정 확보를 위해 북미왕국에서 건네준 차관으로 단천 은광이나 운산 금광을 비롯한 조선 팔도에 여러 광산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이를 어떻게 안 것인지 자신들의 요구는 조선의 사정을 생각하면 충분히 들어줄 수 있는 조건이라고 이야기했었으니 유철의 말대로 일단 전쟁을 피하고자 청나라의 요구 조건을 들어준다고 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유철의 말에는 정태화 역시 공감해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그리고 아국을 돕기 위해 이미 북미왕국의 일부 병사들이 조선으로 파병되었고, 또 파병될 예정이며 우리 조선의 병사들과 북미왕국 병사들이 계획대로 저 북방에서 청나라군을 막아낸다면, 전쟁의 피해도 그리 크지 않을 겁니다.”

유철의 장담에 정태화는 자신들을 돕기 위해 기꺼이 병력을 보낸 북미왕국을 떠올리며 마음속의 불안감을 떨쳐내고 슬쩍 미소지었다.

“그래야지요. 그보다 가도의 공사는 어찌 되었습니까?”

북미왕국에서 자신들의 제안을 받아들였을 때부터 곧바로 가도에 병력이 진주할 수 있도록 공사를 진행했었기에 정태화가 묻자 유철이 답했다.

“일단 임시 선착장의 건설이 완료되었기에 이제부턴 북미왕국의 배들도 가도에 정박할 수 있을 거라는군요.”

“그럼 탐사대가 머물 병영은...”

“한창 건설 중이라고 합니다. 예정대로 기초 공사는 끝난 모양이고 지금은 창고와 목장을 건설 중이겠지요.”

유철의 대답에 정태화가 조금은 걱정스럽다는 듯 질문을 던졌다.

“으음...정말 병사들이 머물 숙소를 짓지 않아도 되는 거랍니까?”

“어차피 가도에 오래 머물 것도 아닌데 굳이 지을 필요가 있느냐고 그러더군요. 제대로 된 건물을 짓는데도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요.”

“허나 북쪽이라 천막생활이 쉽지 않을 터인데...”

“잊으셨습니까? 저들은 북방보다 더 북쪽에서 생활했다는 사실을?”

지금 조선에 들어오는 병사들은 대부분 홋카이도, 아이누 섬, 카무이 반도 등 조선의 북방보다도 더 북쪽에서 지내던 병사들이라는 사실을 떠올린 정태화가 멋쩍은 듯 웃었다.

“아...참. 그렇지요.”

“그리고 이번에 기술자로 위장해 조선으로 들어와 철도 부설 현장 주변에 배치된 북미왕국 병사들도 천막생활을 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 말에 정태화는 고개를 끄덕인 후, 어느덧 자그마한 점이 되어 버린 청나라 사신단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보다 청나라 사신단이 떠났으니, 슬슬 훈련도감과 어영청의 병사들도 북쪽으로 올려보내야겠습니다.”

일단은 청나라와 협상 중인 상태였고, 곧바로 병력을 북방으로 올려보낸다면 청나라에 꼬투리를 잡힐 수도 있었기에 미루고 있었지만, 협상이 완전히 틀어진 이상 지체할 필요는 없었기에 정태화가 이를 언급하자 유철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지요. 더 추워지기 전에 병력을 올려보내는 편이 나을 듯싶으니. 바로 조당에서 논의하도록 하지요.”

* * *

‘짝짝짝!’

커다랗고 금으로 장식되어 무척 화려한 모양의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는 곡이 멎자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메트 4세는 손뼉을 쳤다.

“하하하. 이거 정말 신기한 기계군. 태엽을 감으면 음악이 흘러나오다니. 물론 직접 악사들의 연주를 듣는 것에는 못 미치긴 하지만 썩 나쁘지 않아.”

이에 친선 사절의 대표로 오스만 제국을 방문한 세비야의 북미왕국 공사가 빙긋 웃으며 답했다.

“만족하셨다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메흐메트 4세는 자리에서 일어나 북미왕국의 사절단이 가져온 예물 중 하나인 축음기를 가까이서 잠시 관찰하면서 입을 열었다.

“그보다 북미왕국은 정말 신기한 물건들이 많군. 이전에 구한 사진기도 그렇고.”

“아...사진기를 아시는군요.”

메흐메트 4세는 조금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북미왕국 공사를 보고 씩 웃으며 말했다.

“그럼. 유럽에 소문이 자자한데 모를 리 있나. 이야기를 듣고 궁금해서 바로 상인들을 통해 사진기를 구해 초상사진도 찍어보았네. 꽤 오랜 시간 동안 움직이지도 못하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 것이 영 답답했네만 초상화를 그릴 때보다야 낫고 결과물도 나쁘지 않더군.”

“그렇지요. 흑백이라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흑백사진은 흑백사진 나름의 멋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제가 이번에 예물로 가져온 사진기는 북미왕국의 최신형 사진기로 이전의 사진기보다 훨씬 발전된 형태입니다.”

“호오. 그래?”

메흐메트 4세가 북미왕국 공사의 말에 흥미를 보이자 북미왕국 공사가 씩 웃으며 말했다.

“예. 사진을 찍는데 5분 정도면 충분합니다. 훨씬 편하게 초상사진을 찍을 수 있지요.”

사진기를 개발한 이후 연구청에서는 그동안 꾸준히 인력을 투입해 사진기를 연구해서 사진기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해서 최근에는 잠깐의 노출만으로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진기까지 개발되었고.

다만 이번에 북미왕국 공사가 예물로 가져온 것은 그보다는 뒤떨어진 제품이었지만, 유럽에 널리 퍼진 사진기의 초기 제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녀석이라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설명하자 메흐메트 4세는 기대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허. 그거 괜찮군. 한 번은 찍었지만 더는 찍기 귀찮았었는데 덕분에 다양한 초상사진을 찍을 수 있겠어.”

그러면서 메흐메트 4세는 다시 알현실의 옥좌에 앉으며 북미왕국 공사를 보고 물었다.

“그보다 북미왕국의 예물 중 혹시 무기는 없나? 북미왕국의 무기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이에 북미왕국 공사는 빙긋 웃었다.

오스만 제국의 군주인 메흐메트 4세는 수렵제라는 이명이 붙을 정도로 국정을 등한시하고 사냥에 심취해 있다는 것은 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메흐메트 4세의 호의를 얻기 위해 본국에 연락해 장인들이 심혈을 기울여 세공한 신식 소총을 가져왔었기에 곧바로 대답했다.

“물론 있습니다. 물론 무기이다 보니 이 알현실로 가져오지는 못했고 시종에게 넘겼습니다만...”

“그래?”

메흐메트 4세는 최근 소문이 파다한 신식 소총을 예물로 가져왔다는 이야기에 눈을 빛내며 뒤쪽의 시종에게 손짓했다.

그리고 잠시 후 시종이 기다랗고 고풍스러운 상자를 가져와 메흐메트 4세에게 바치자 메흐메트 4세는 상자를 연 후 붉은 비단 위에 놓여 있는 화려한 장식이 인상적인 총을 보고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관찰하며 중얼거렸다.

“호오. 이게 그 유명한 신식 소총인가?”

“그렇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머스킷과 그렇게 달라 보이지는 않은데...아. 이게 그 전용 총알인 모양이군?”

메흐메트 4세가 상자 한쪽에 놓인 총알을 꺼내 들고 이야기하자 북미왕국 공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신식 소총 뒷부분의 덮개를 열고 뒤쪽의 걸쇠부터 하나씩 당기면 그 총알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열리게 됩니다. 그곳에 총알을 넣고 다시 걸쇠를 앞으로 당긴 후 덮개를 닫고 방아쇠를 당기면 바로 발사할 수 있지요.”

이에 메흐메트 4세는 상자에서 신식 소총을 꺼낸 후 북미왕국 공사가 이야기한 것처럼 신식 소총을 조작해 약실을 개방한 후 총알을 넣고 물었다.

“이렇게 하는 것 맞나?”

“그렇습니다. 잘 하고 계십니다.”

총알을 신식 소총에 넣은 메흐메트 4세는 다시 역순으로 걸쇠를 잠가 뒤편을 막고 덮개를 닫은 후 북미왕국 공사를 바라보았다.

“흠. 이걸로 발사 준비는 끝난 건가?”

“그렇습니다. 방아쇠만 당기시면 바로 발사되지요.”

북미왕국 공사의 대답에 메흐메트 4세는 고개를 끄덕인 후 신식 소총을 들어 어깨에 견착한 후 알현실 벽에 놓여 있는 화려한 도자기를 조준했고.

‘탕!’

‘쨍그랑!’

도자기가 깨지는 모습에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호오...괜찮군.”

그러면서 메흐메트 4세는 다시 신식 소총을 조작해 재장전하기 시작했고, 그 모습을 보고 북미왕국 공사가 급히 입을 열었다.

“발사 직후라 뜨거운 만큼, 총을 세우셔서 탄피를 뽑아내셔야 합니다.”

“아. 총알 일부가 남아있는 건가? 알겠네.”

메흐메트 4세는 북미왕국 공사의 말대로 약실을 개방한 후 신식 소총을 세워 탄피를 빼고 다시 상자에서 총알을 약실로 집어넣어 재장전한 후 이미 깨져 있는 도자기 옆에 있는 다른 도자기를 조준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탕!’

‘쨍그랑!’

값비싸 보이는 청나라 도자기가 다시 부서지는 모습을 보고 북미왕국 공사가 속으로 혀를 차고 있을 때, 메흐메트 4세는 잔뜩 상기된 얼굴로 손에 들고 있는 신식 소총을 바라보며 감탄했다.

“허. 머스킷과는 재장전 속도가 비교되지 않는군. 처음 써보는 내가 자네의 설명만 듣고 이렇게 빠르게 재장전할 수 있다면 이 신식 소총에 익숙한 병사들은 더 빠르게 재장전할 수 있다는 소리 아닌가?”

“그런 편이지요.”

북미왕국 공사가 수긍하자 메흐메트 4세는 잠시 신식 소총을 내려다보다가 진지한 표정으로 북미왕국 공사를 바라보았다.

“이 신식 소총. 유럽 각국에서 앞다투어 사들이고 있다 들었는데 맞나?”

“그렇습니다. 아시다시피 유럽은 한창 전쟁 중이고 암스테르담 전투가 널리 알려지면서 신식 소총을 원하는 나라가 꽤 많아졌습니다. 해서 몇몇 나라와는 계약을 맺기도 했고요.”

이 대답에 메흐메트 4세는 신음을 흘리며 다시 질문을 던졌다.

“으음...계약을 맺었다는 나라 중에 혹시 신성로마제국도 있나?”

“그 부분은 제 소관이 아니다 보니 저도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얼핏 듣기로 현재 전쟁 중인 국가 대부분은 신식 소총을 구매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끙...”

비록 메흐메트 4세가 국정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고, 사냥에만 몰두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바보는 아니었다.

그렇기에 메흐메트 4세는 후장식 소총인 이 신식 소총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고, 만약 유럽 국가들이 이 신식 소총으로 무장한다면 아무리 강력하고 믿음직한 오스만 제국의 군대라 하더라도 밀릴 수밖에 없으리라는 것을 짐작했다.

특히 최근에 서유럽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이 전쟁이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었기에 오스만 제국의 국정을 맡은 카라 무스타파 파샤는 이 기회에 동맹인 프랑스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신성로마제국을 공격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했던 터라 신식 소총을 바라보는 메흐메트 4세의 눈빛은 복잡할 수밖에 없었고.

메흐메트 4세는 신성로마제국이 서쪽에서 한창 전쟁 중이었기에 이번 기회를 잘만 이용한다면 슐레이만 대제도 함락시키지 못한 빈을 함락시키는 것이 가능할 것만 같았는데, 신성로마제국이나 다른 유럽 국가들이 신식 소총으로 무장하고 있다면 호된 반격으로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해서 메흐메트 4세는 북미왕국 공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 신식 소총.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나?”

“음...일단 신식 소총은 아국의 우호국에만 파는 물건이기는 한데...”

북미왕국 공사가 속으로 빙긋 웃으면서도 이를 내색하지 않고 곤란하다는 듯 슬쩍 말을 돌리자 메흐메트 4세가 말했다.

“그거야 지금부터 우호를 쌓아나가면 되는 것 아닌가? 자네가 이곳을 방문한 목적이 양국의 우호 증진과 함께 교역 때문에 온 거라고 했지? 헌데 북미왕국에서 다른 유럽 국가들에는 판매하는 신식 소총을 우리에게만 팔지 않는다면 우리는 북미왕국을 우호적으로 바라볼 수는 없지 않겠나?”

북미왕국 공사는 메흐메트 4세의 다그침에 잠시 생각하는 척하다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으음...알겠습니다. 오스만 제국과의 우호를 위해 신식 소총을 거래하도록 하지요.”

어차피 그가 이곳에 온 것은 본국의 명령 때문이었고, 본국은 유럽에 많은 신식 소총이 풀린 터라 오스만 제국이 급격히 위축될 것을 우려해 오스만 제국에도 신식 소총을 판매하기 위해 자신을 보낸 것인 만큼 이것으로 자신의 목표는 달성했고, 오스만 제국과도 정식으로 외교 관계를 맺고 이곳에 대사관을 설립하면 세비야의 공사인 자신이 오스만 제국을 담당하는 대사로 승진하기로 예정되어 있었기에 속으로 웃음을 터트리고 있을 때 그의 귓가에 메흐메트 4세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하하하. 그래. 잘 생각했네. 자세한 것은 카라 무스타파 파샤와 의논하도록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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