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7화
쿠나킨이 땀을 뻘뻘 흘리며 작업을 하는 포로들의 모습을 살펴보다가 슬쩍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포로들의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군요. 눈빛도 그렇고요. 전에 봤을 때는 조금 살벌했던 것 같은데...”
이에 아이누 탐사대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정말 다행이지요. 지금껏 저들을 관리하는데 투입된 인원이 상당했으니까요.”
지금까지야 포로들이 순순히 포로 생활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어떻게든 이곳에 도망치기 위해 애를 썼다.
당연히 포로 관리에 많은 인원이 투입되었을뿐더러 포로들은 작업에 열중해 체력을 모두 소모하기보다는 눈치를 보고 적당히 일해 체력을 보존하는 길을 택했기에 작업 속도가 빠른 편도 아니었고.
그러다 보니 아이누 탐사대장은 저들이 탈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식량까지 최소한으로 제공했고, 작업 속도는 더욱 느려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하지만 몇 번의 탈출 사건을 계기로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여긴 아이누 탐사대장은 쿠나킨과 의논해 전쟁이 끝나면 러시아 차르국과의 협상을 통해 포로 신분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었고, 다른 포로수용소처럼 작업 속도에 따라 식사의 양을 증감시키는 방식으로 포로들이 풍족하고 맛있는 식사를 위해 요령을 피우는 포로들에게 눈치를 주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포로들 간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고 작업 속도도 기대한 만큼 나와 현재는 거점 주변에 여러 시설을 건설 중이었고.
“허면 이제 포로 관리에 투입된 인원도 줄이고 작업에 투입하실 겁니까?”
“후우. 저도 그러고 싶기는 합니다만...”
아이누 탐사대장이 복잡한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자 별 생각 없이 질문을 던졌던 쿠나킨은 그런 아이누 탐사대장의 반응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어?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겁니까?”
“아. 참. 생각해보니 이번 방문은 육로가 아니라 해로로 오셔서 다른 부족에 들르지도 않으셨으니 요새 연합의 분위기를 모르시겠군요.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패잔병 일부가 내륙으로 도망쳐 추격을 포기했었잖습니까.”
“예. 기억납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패잔병들은 물자를 확보하기 위해 원주민 부족을 약탈했습니다.”
조금은 어두운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아이누 탐사대장을 보고 쿠나킨 역시 안타깝다는 표정의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뭐 일부 부족은 그냥 저들이 원하는 식량을 내어주고 화를 피한 부족도 있는 모양인데...3개 부족은 거세게 저항한 모양인지 꽤 호되게 당한 모양입니다.”
어차피 패잔병들의 목적은 식량 확보일 테니 아무리 원주민들이 반항했다고 해도 식량만 털어가면 그만인데 마을을 거의 초토화했다는 이야기에 쿠나킨은 패잔병들의 행동에 마음에 들지 않아 자신도 모르게 혀를 찼다.
“쯧쯧. 그것참...”
아이누 탐사대장은 자신이 안이하게 생각해서 일부가 도주했고, 덕분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생각해 씁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무튼, 그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레나 강 서쪽에 자리한 원주민 부족들 사이에는 러시아 차르국을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퍼졌고 일부 부족은 연합에 합류할 뜻을 밝히기도 했고요.”
“어? 코사크인들에게 약탈당한 부족들은 안됐지만 그건 나쁘지 않은 소식이로군요. 연합의 인구가 증가한다는 뜻이니.”
일부 부족이 레나 강 동쪽으로 이주하긴 했지만, 아직 인구 밀도는 무척 희박했다.
해서 레나 강 서쪽에 사는 부족들에게 안전을 위해 연합에 합류하고 레나 강 동쪽으로 이주하라고 권유했지만 많은 수의 부족들이 굳이 이주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을 보였었고.
하지만 이번 일로 여러 부족이 레나 강 서쪽에서 사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으니 연합 입장에서야 나쁠 것 없다는 듯 이야기하자 아이누 탐사대장이 입을 열었다.
“그렇지요. 헌데 고향을 떠나기 싫어하는 일부 부족은 사람을 보내 연합에 공물을 바칠 테니 연합이 자신들을 보호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런 부족이 꽤 많고요.”
“보호라...”
“그리고 야쿠트 족이나 알류트 족, 에벤 족의 족장님들은 이 요청을 받아들였으면 하는 눈치입니다.”
아이누 탐사대장의 말에 쿠나킨은 복잡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흐음...그렇게 되면 연합의 영역이...”
“예. 레나 강 서쪽까지 확장되겠지요. 당연히 방어하기도 쉽지 않을 테고.”
“그러한 사실을 다른 부족의 족장님들도 모르지는 않을 것 같은데...”
이미 포로들을 통해 확보한 정보와 북미왕국이 유럽을 통해 확보한 러시아 차르국의 정보는 연합의 족장들도 다 알고 있었다.
헌데도 족장들이 연합의 영역을 넓히는 데 찬성했다는 것이 의아해 쿠나킨이 말을 흐리자 아이누 탐사대장이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이전에야 러시아 차르국의 병사들만 화약 무기를 사용해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젠 원주민들도 화약 무기로 무장했지요. 거기에 러시아 차르국의 다른 거점에 배치된 병력도 많지 않다는 것은 이미 포로를 통해 알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가 계속 연합에 머스킷을 제공한 덕분에 현재는 8천 정이 풀렸고 앞으로도 더 많은 머스킷이 풀릴 예정이니 수에서도 대등하지요.”
물론 시베리아 지역에 배치된 러시아 차르국의 병사들은 모두 합쳐봐야 5천 명 정도에 가까웠다.
하지만 시베리아 지역은 험지였기에 민간인들도 안전을 위해 무장하는 비율이 높았고 야쿠츠크 요새의 경우를 봐도 이들이 전투에 동원될 것이 뻔했다.
그러니 이들까지 고려해야 했지만, 북미왕국이 시베리아 지역에 못해도 2만 정의 머스킷을 풀 예정이고 그 정도면 민간인을 포함하더라도 무장한 인원의 수는 비슷할 거라는 이야기에 쿠나킨이 동의했다.
“아. 그건 그렇지요.”
“그러니 수에서는 확실히 연합이 앞섭니다. 물론 연합에서도 무장한 인원을 전부 동원할 수야 없겠지만 러시아 차르국 병사들은 정말 소규모 단위로 곳곳에 배치되어있는 만큼 러시아 차르국의 민간인들이 무장하고 가세한다 하더라도 연합의 병사들을 감당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뿐입니까? 러시아 차르국과 3번의 전투를 치렀지만, 대승을 거두었고 특히 이동형 60mm화포로 야쿠츠크 요새를 무너뜨리는 광경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연합의 족장님들은 이제 러시아 차르국은 두려운 상대가 아닌데 왜 레나 강을 경계로 서쪽을 완전히 포기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이에 쿠나킨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동안은 원주민 부족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러시아 차르국이 별것 아닌 것처럼 이야기했었는데 여기에 몇 번의 승리, 그것도 별다른 피해 없는 대승이 겹쳐지자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을 넘어 오히려 러시아 차르국을 만만하게 본다는 뜻이었으니.
“끙...너무 손쉽게 이긴 것도 문제군요.”
이에 아이누 탐사대장은 다시 쓴웃음을 지으며 덧붙였다.
“그리고 어차피 레나 강은 1년에 5개월 가까이 얼어붙는 강 아닙니까. 그러니 지리적인 방어선은 사라지는 셈이다 보니...방어를 위해 레나 강을 경계로 삼기보단 아예 적들이 증원되기 전에 최대한 많은 거점을 부숴 러시아 차르국을 서쪽으로 몰아내야 한다는 알류트 족 족장님의 주장이 꽤 호응을 얻고 있어서요.”
생각해보면 그랬다.
추위가 워낙 심한 탓에 10월 만 되도 통행에 별다른 지장이 없을 정도로 강물을 꽝꽝 얼어붙었고 그러다 보니 강을 경계로 방어하는 것이 큰 의미가 없었다.
물론 이곳의 기후에 비교적 익숙한 시베리아 원주민들과는 달리 러시아 차르국이 과연 겨울에 병력을 움직일까 싶기는 했는데 정말 겨울에 움직일 작정으로 방한 장비를 철저히 준비한다면 또 불가능할 것 같지도 않았기에.
그러니 굳이 레나 강의 경계에 집착하지 말고 최대한 러시아 차르국의 거점을 부숴서 러시아 차르국의 세력을 완전히 몰아내야 한다는 알류트 족 족장의 주장도 일리는 있다고 생각한 쿠나킨이었다.
하지만 알류트 족 족장의 말대로 러시아 차르국의 거점을 공격해 모두 몰아내도 그 뒷일이 문제였기에 쿠나킨이 이를 지적했다.
“으음...하지만 그렇게 되면 곳곳에 거점을 추가로 건설하고 병력을 배치해야 하는데 그게 되겠습니까?”
“저도 그 이야기를 했지요. 그러자 야쿠트 족 족장님이 그러시더군요. 굳이 곳곳에 거점을 만들고 병력을 배치할 필요가 있느냐고. 러시아 차르국을 서쪽으로 몰아내고 그 지역의 원주민들을 연합에 합류시키고 머스킷과 물자를 지원해주면 그만 아니냐고 말입니다.”
물론 원주민들의 수가 적긴 한데 어차피 러시아 차르국도 대규모 원정대를 조직하긴 어려우니 그 정도만 해도 충분할 거로 생각한다는 야쿠트 족 족장의 말에 쿠나킨은 주변을 둘러보고 살짝 목소리를 낮췄다.
“그렇긴 한데...본국에서는 인구도 적은 연합의 영역이 넓어져 봐야 관리만 어렵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래서 레나 강 동쪽을 연합의 영역으로 생각하고 발전시킬 계획을 짜둔 것이고요. 그러니 이러한 연합의 분위기를 전하면 뭐라고 할지...”
이에 아이누 탐사대장도 목소리를 낮추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헌데 제가 막는 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강하게 반대한다면, 그리고 이동형 60mm 화포를 지원해주지 않겠다고 이야기한다면야 연합의 행동을 막을 수야 있겠습니다만...”
아이누 탐사대장은 공식적으로는 북미왕국 상단의 용병대장에 불과했기에 발언력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아이누 탐사대장의 지휘로 이번에 대승을 거둔 만큼 연합 내에서 아이누 탐사대장의 발언력이 커지긴 했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선에서 연합의 행동을 막으려면 극단적인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연합과의 관계가 서먹해질 것은 뻔했기에 아이누 탐사대장이 말을 흐리자 쿠나킨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그동안 쌓아놓은 신뢰와 영향력을 상당 부분 잃게 되겠지요. 그건 좋을 것 없고요. 알겠습니다. 전 이곳에 계신 족장님들과 잠시 대화를 나눈 후 바로 복귀해 본국에 이러한 분위기를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훗날 러시아 차르국과의 협상을 생각해서라도 강하게 압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보고하지요.”
“예. 잘 부탁드립니다.”
* * *
라위터르는 입안에 퍼지는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에 빙그레 웃으면서 입을 열었다.
“허허허. 이곳에 와서 입이 무척 호강하는군요.”
“입에 맞으시나 보군요. 그럼 더 드시지요. 얼마든지 있으니.”
정성국은 라위터르가 평소와 비슷해 보였기에 내심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라위터르가 북미왕국으로 온 이후 정성국은 라위터르와 차를 마시며 친분을 쌓았기에 몇 달 전 네덜란드가 반프랑스 동맹에 가입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라위터르가 다시 네덜란드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었으니까.
라위터르가 비록 아직은 정정하기는 해도 이미 70을 넘긴 만큼 위험한 전쟁터로 향하는 것이 조금 우려스러웠던 것이다.
하지만 보고받기로는 라위터르는 이전처럼 군사대학에서 예비 사관들을 가르치고 평소처럼 여러 연구에 정력을 쏟고 있다는 이야기에 조금 안도했고.
하지만 그동안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라위터르가 현 네덜란드의 총독인 빌럼 3세를 썩 탐탁지 않게 여긴다 한들 아직 조국인 네덜란드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고 그런 네덜란드가 전쟁 중인데 묘하게 태평한 눈치의 라위터르였기에 정성국은 슬쩍 입을 열었다.
“그보다 네덜란드의 소식은 들으셨습니까?”
이에 라위터르는 아이스크림을 떠먹던 자그마한 티스푼을 내려놓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물론 루이 14세의 영토적 야욕이 대단하기에 프랑스를 견제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프랑스와의 전쟁으로 국토 대부분이 파괴되었기에 복구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에 다시 다른 나라들과 동맹을 맺어 전쟁에 참여하다니. 대체 총독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왠지 모르게 한 발짝 물러선 느낌으로 네덜란드의 총독인 빌럼 3세에게 불만을 터트리는 라위터르를 보고 정성국이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질문을 던졌다.
“네덜란드 대사는 별말 없던가요?”
이에 라위터르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예. 없더군요.”
그런 라위터르의 표정에 정성국은 괜히 물은 것이 아닌가 싶어 속으로 혀를 차면서도 입을 열었다.
“그건 좀 의외로군요. 프랑스가 작열탄을 개발했기에 당연히 네덜란드 대사가 경의 복귀를 요청할 줄 알았는데...”
“그보다는 제가 은퇴를 번복하고 네덜란드로 돌아오는 것이 더 껄끄러웠던 모양입니다. 총독은 은퇴한 저를 경계해 저와 가까웠던 함장들도 지상이나 한직으로 발령내고 자신의 사람들을 함장 자리에 앉혔으니 이제 와서 저를 찾지는 않을 거라고 짐작했습니다.”
“그...렇습니까?”
라위터르의 대답에 정성국이 조금 당황하자 라위터르는 그런 정성국이 반응에 피식 웃으며 다시 티스푼을 들고 아이스크림을 한입 떠서 그 달콤함에 미소 지으며 말했다.
“예. 최근 받는 편지들은 다 한직으로 발령 난 옛 부하들이 보낸 편지들이거든요. 해서 북미왕국으로 오라고 권하기는 했습니다.”
“오. 그렇습니까? 잘 되었군요. 최근 하도 많은 배를 건조하는 터라 경험 많은 뱃사람들이 온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허허허.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참으로 다행이군요. 그리고...그래도 네덜란드는 제 조국이었기에 몇 가지 조언도 했지요.”
“조언이라면?”
“별 것 없습니다. 작열탄을 개발하기 전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해전을 피할 것, 암스테르담을 방어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배를 징발해 화약을 실어 화선으로 운용할 것, 정 위험하다면 제가 고안한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 사용할 것 정도지요. 작열탄으로 무장한 프랑스 해군을 현 네덜란드 해군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상대할 수야 없으니까요.”
정성국은 라위터르가 고안했다는 무기에 호기심을 나타냈다.
“경이 고안한 새로운 무기라고요? 무슨 무기입니까?”
호기심을 보이는 정성국을 보고 라위터르는 별것 아니라는 듯 손을 내저으며 자신이 고안한 무기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 별 것 아닙니다. 화약통을 3등분 해서 아래쪽은 비우고 가운데는 화약을 채우고, 맨 위쪽은 기다란 심지로 채운 폭약통입니다. 썰물 때 불을 붙여 이 폭약통을 바다에 띄운다면 자연스럽게 적에게 흘러가 적에게 타격을 줄 수 있을 것 같거든요. 화선의 축소형태랄까요?”
이러한 라위터르의 설명에 정성국은 꽤 놀란 표정을 지었다.
“허. 기뢰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예? 허허허. 북미왕국엔 그런 무기가 있는 모양이군요?”
라위터르가 자신이 생각한 무기가 이미 북미왕국에 이미 존재하는 것 같아 조금 놀랍다는 표정을 짓자 정성국이 말했다.
“해류를 타고 바다를 떠도는 폭탄을 연구 중이긴 합니다. 잘만 이용하면 굳이 함대가 없어도 항구를 방어할 수 있으니까요. 헌데 라위터르 경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무기를 고안했다니 놀랍군요.”
그러면서 정성국은 라위터르의 조언이 무척 효과적이라는 것과 네덜란드 해군이 이를 따르기만 해도 암스테르담에 적이 상륙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덧붙였지만, 라위터르는 꽤 회의적인 표정을 지었다.
“글쎄요. 제가 조언하기는 했지만, 지금의 해군 지휘부에서 제 조언을 들을지는 의문이군요.”
자신이 편지를 보낸 함장들은 이제 실권이 거의 없는 만큼 자신의 조언이 과연 해군 지휘부에 먹힐지 의문이라는 이야기에 정성국은 쓴웃음을 지으며 라위터르를 위로했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조언이든 마다하지 않을 거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네덜란드는 이미 적지만 신식 소총으로 무장했으니 잘만 운용하면 저번 전쟁처럼 허무하게 밀리지는 않을 겁니다.”
라위터르는 그 말에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