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력을 보는 은행원 051화
처음 콜로서스가 생방송 중인 영상에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
콜로서스 마크 원은 양산형이 아닌 프로토타입.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하기 위해 비행선의 단원자 금 반응로까지 끼워 넣은 원 오프 모델이다.
그 속도를 사람의 눈이 따라잡는 건 애초에 불가능한 일.
“…….”
그렇기에, 매스터한트 감독과 카메라 사이에 끼어든 로봇을 보았을 때 시청자들이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당혹이었다.
“언제 나타난 거지?”
“합성인가?”
“아니야. 처음부터 저기 있었어.”
“개소리하지 마. 처음부터 저기 있었으면 우리가 다 봤겠지.”
화면을 쳐다보던 사람들이 옥신각신하는 사이, 감독과 콜로서스를 비추던 카메라의 영상에 변화가 일어났다.
-고고고고
엔진 소리와 닮은 소음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화면 속 콜로서스가 커져 가고 있었다.
정확히는, 카메라가 콜로서스를 확대하고 있는 것이었지만.
<콜로서스 마크 원, 시범 운용 개시.>
매스터한트 감독의 존재감으로 가득 차 있던 화면에 나타난 새로운 피사체가 형형한 안광을 발하며 시청자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창작물에서나 보던 비현실적으로 세련된 외관과 강인함이 느껴지는 디자인의 로봇.
화면을 가득 채운 그 웅장한 자태에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의 스트리밍 영상과 홈쇼핑 채널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빠져들고 있었다.
매스터한트 감독의 손바닥 정도밖에 되지 않는 크기의 로봇이, 지금은 마치 신화 속의 거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커다랗게 비치고 있었다.
평소에 사용하는 촬영용 카메라와 곤충 관련 다큐멘터리 등을 찍을 때 동원되는 최신형 3D 접사 카메라의 영상을 줌 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어붙인 결과.
매스터한트 감독에게 집중되어 있던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콜로서스에게로 유도되었다.
주인공의 교대. 완벽한 바통 터치.
접사 카메라와 나노이제 초소형 드론 카메라가 자세를 취한 콜로서스를 다양한 각도에서 번갈아 비춘 영상이 북소리와 함께 차례차례 화면에 나타났다 암전하는 것을 반복했다.
압도적인 조형미와 수십 번의 계산을 걸쳐 도출된 최적의 구도는 콜로서스가 허공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도록 돕고 있었다.
“보시다시피 콜로서스의 크기는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드워프인 제가 작다고 말하는 거니까 믿으셔도 됩니다. 보이시죠? 제 손바닥보다 조금 큽니다.”
화면 밖에서 날아드는 감독의 목소리.
영화계의 작은 거인이라는 수식어로 불리는 매스터한트와, 나노이를 수호하는 거대 로봇 콜로서스.
참으로 어울리는 한 쌍이라 할 수 있었다.
“뭐야, 퀄리티 미쳤네.”
“CG 아니야?”
“바보냐? 생중계인데 그게 가능할 리가.”
다시 줌 아웃된 카메라가 콜로서스와 매스터한트를 동시에 포착했다.
콜로서스는 허공에 부유한 채 감독과 주먹을 맞대고 인사를 하거나, 몸뚱이보다 큰 물건을 잡고 비행하는 등.
CG가 아니라는 증거를 계속해서 보여 주었다.
“코스트 퍼포먼스가 아닌 오직 우주 괴수와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는 것만을 생각해 만들어진 원 오프 기체.”
“뛰어난 파일럿이 조종한다면 상상 이상의 무위를 떨치게 될 테죠.”
-우우웅!
감독이 말을 마침과 동시에 다수의 구제용 드론이 바닥에서 떠올랐다.
레이저포가 장착되어 있어 차원을 넘어온 우주 괴수를 격퇴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 방역 회사의 최종 병기.
뉴스에서 몇 번인가 그 모습을 접해 본 사람들은 금방 무언가 이상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방역용 드론이 왜 저런 곳에 있는 거지.”
“키키와이에 우주 괴수라도 나왔나.”
“예약하지 말아야 하는 거 아니야? 우주 괴수 나와서 죄다 방 캔슬되니까 정가 10%로 떨이 판매하는 거 같은데.”
시청자들의 의문이 한창 고조되기 시작한 그때, 카메라가 방향을 바꿨다.
감독과 콜로서스를 기준으로 왼쪽, 텐트의 안쪽을 향해서.
“저건….”
감독이 머물던 텐트 안에는 굳게 잠긴 금속제 문이 있었다.
-고오오오
미세한 진동과 소음을 발하는 문의 주위엔 흐릿한 아지랑이가 보였다.
벽에 달린 문이 아니다.
정말,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장소에 우두커니 세워진 입구.
“이게 뭔지 궁금해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이건 차원신용금고에서 빌린 간이 차원 관문입니다.”
차원 관문.
그 단어를 들은 시청자, 특히나 키키와이에 거주 중인 이들은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설마…!”
“미친 거 아니야?!”
“차원 관문을 열겠다고?”
콜로서스의 시범 운용을 보여 주는 영상에 차원 관문이 등장했다는 것은 오직 한 가지를 뜻한다.
콜로서스가 상대해야 하는 적은 우주 괴수다.
그런 상황에서 차원 관문을 준비했다는 건 즉, 키키와이가 지금부터 0.1차원과 연결된다는 것을 뜻한다.
자칫하다간 대량의 우주 괴수가 이쪽 차원으로 흘러들지도 모르는 상황.
“남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고 돈을 벌려는 거야?”
“저딴 걸 누가 대체 허락한 거야!!!”
키키와이에 사는 사람들이 성을 내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이러한 불만이 터져 나올 거라는 사실을 모르는 매스터한트가 아니었다.
“짐작하고 계시겠지만 이 문은 0.1차원의 우주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바로, 콜로서스들이 서게 될 전장이죠.”
그는 아이를 달래듯 차분한 목소리로 카메라 너머에서 지켜보는 이들에게 말을 걸었다.
“키키와이에 계신 여러분들께선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우주 괴수들은 이쪽으로 넘어올 수 없으니까요.”
그가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차원 관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만큼 개방되진 않았지만, 충분히 우주 괴수나 콜로서스라면 통과할 수 있는 너비.
“미친!!”
“저 인간 뭐 하는 짓이야!!”
“씨발 내가 이렇게 될 줄 알았어!!”
TV와 컴퓨터,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생중계 영상을 보고 있던 키키와이 주민들은 당장 집에 묵혀 두었던 총기를 꺼내 장전하기 시작했다.
만에 하나 우주 괴수가 집 근처에 나타나면 언제든 쏴 죽이겠다는 각오가 그 얼굴에는 서려 있었다.
“자살할 생각인가. 언제 우주 괴수가 튀어나올 줄 알고.”
사람들의 우려대로 차원 관문 너머에 존재하는 0.1차원의 태양계를 떠돌던 우주 괴수들이 붉은 눈을 카메라를 향해 돌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허나, 매스터한트 감독과 촬영진은 관문에서 채 1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의연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기이잉!!
적을 발견하고 쏜살처럼 6-2차원으로 날아드는 수십 마리의 우주 괴수.
평범한 모기와 크기가 그리 차이 나지 않는 주제에 반들반들한 금속성 광택과 살기를 내뿜으며 돌진하는 모습을 보고 겁을 먹지 않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 사장님 잘 부탁드립니다.”
-지이잉!!
콜로서스와 감독 주위를 부유하고 있던 사람 몸뚱이만 한 해충 구제 드론들이 일제히 레이저를 쏘아 냈다.
-화륵!
곧바로 허공에서 재가 되어 사라지는 우주 괴수.
업자의 특수 해충 구제용 드론은 그 크기와 비례하는 살상력을 지니고 있었다.
다만 문제는, 드론들이 미처 처리하지 못한 괴수들이 감독을 향해 날아들고 있다는 점이었다.
<단원자 금 반응로 출력 40%>
<플라즈마 군도軍刀, 착검.>
-부웅!
바로 그때, 감독과 괴수들 사이로 한 줄기 섬광으로 화한 콜로서스가 날아들었다.
-서겅
황금색 광채가 허공을 수놓나 싶더니 반으로 잘린 우주 괴수의 시체가 바닥으로 추락했다.
콜로서스의 추진체가 남긴 궤적은 허공에 한동안 남아 빛으로 그린 그림으로 화했다.
프로토타입 기체의 초월적인 성능과 파일럿의 기예가 빚어낸 결과.
잘려 나간 우주 괴수의 몸은 빛의 입자로 화해 흩어졌다.
1분 전까지만 해도 비명과 욕설, 그리고 엄청난 우려를 쏟아 내었던 시청자들의 입을 다물게 하는 장엄한 광경.
“…….”
그 찰나의 아름다움에 사람들이 압도되어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틈을 타, 능숙한 스토리텔러인 매스터한트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시청자들을 유도했다.
“말씀드렸다시피 콜로서스는 위기에 처한 나노이를 구하기 위해 태어난 수호신입니다.”
“저희는 괴물을 사냥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 거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여러분께 보여 드리고자 합니다.”
그제야 생중계를 보고 있던 시청자들은 깨달았다.
예고된 ‘시범 운용’이 단순히 콜로서스가 공중제비를 돌거나 화력 투사하는 걸 보여 주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지금부터 실제로 싸우는 거야?”
“우주 괴수랑?”
남자라면 서브컬처를 통해 접한 다양한 상상 속 초과학 전쟁 병기에 대한 로망을 품고 있는 법이다.
그것이 슈퍼 로봇이든, 비교적 현실적인 느낌이 드는 로봇이든 말이다.
하지만 전쟁이 일어났다간 사람끼리 죽고 죽여야 하는 현실에서 그런 로망을 공공연하게 드러낼 수는 없는 법.
그런데, 만일 죄책감 없이 무기의 성능을 실험할 수 있는 괴물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한 차원을 구원한다는 큰 ‘대의’를 짊어지고 파일럿을 태운 로봇이 출격해야 한다면.
그 뒷모습을 지켜보려 하지 않는 이가 과연 얼마나 될까.
“미쳤다….”
어느샌가 전환된 화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시청자들은 콜로서스의 눈을 통해 로봇이 마주하고 있는 관문 너머의 우주를 함께 바라보고 있었다.
광학 줌을 통해 포착한 행성의 모습.
사람들은 어두운 우주 저 너머에 보이는, 작고 푸른 별의 반짝임과.
암흑 물질 사이에서 비행하는 괴수들을 보았다.
“나노이…?”
“저렇게 생겼구나.”
“우리 행성도 저렇게 생겼지 않나.”
“엄청 작댔지?”
“우주 괴수 몇 마리 뭉친 것만 한데, 딱.”
“저기에 정말로 수십억 명이 산다고? 진짜?”
느껴지는 건 작고 작은 지성체들이 사는 신비로운 세상에 대한 경외감.
그리고 그 존재를 위협하는 우주 괴수에 대한 공포와 분노였다.
자신들이 사는 별과 그리 다르지 않은 모양새를 한 나노이 태양계의 별들은 너무나도 작았고, 언제 부서질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위태로워 보였다.
만일 저 별에 살고 있는 게 자신이라면.
정말로,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다른 차원의 사람들을 배려해 관문을 닫은 채 의연하게 죽어갈 것을 각오할 수 있을까?
“…그럴 리가 없잖아.”
사람들은 그제야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스스로의 안위만을 생각하느라,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을 보아왔다는 사실을.
살아 있는 한 누구나 지니고 있는 생존 본능을 정면에서 부정하며 자신들은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니 뭐니.
그딴 헛소리를 늘어놓던 영상 속 매수된 나노이인의 말을, 더는 믿을 수 없었다.
“그래. 저기도 사람 사는 곳인데.”
“사라지게 놔둘 수는 없지.”
“저기에 펄스 폭탄을 던져서 날려 버린다고? 제정신으로 하는 소린가?”
“정치가 새끼들 미친 게 틀림없어.”
“나노이 사람이 자기네들 잊지 말라고 말하던 영상 개 구라 아니냐.”
“누가 돈 주고 시킨 게 분명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지. 누가 죽고 싶어 하는데. 도와 달라 하는 게 정상이잖아.”
사람들이 공감 능력을 한계까지 끌어올리며 다양한 추측을 하던 와중, 화면에 작은 사각형의 팝업 창이 생겨났다.
-지잉
나타난 건 말끔한 스타일의 미남자.
다부진 골격과 단련된 신체가 내뿜는 자신감은 차분히 갈무리되어 있어, 보는 이를 불편하게 하는 일이 없었다.
<영상을 보고 계신 여러분, 안녕하세요. 콜로서스 마크 원의 파일럿을 맡고 있는 아프로입니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 ‘요’자의 발음을 되새기며, 스트리트 패션에 몸을 감싼 아프로가 처음으로 시청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와아….”
“미친… 이 와중에 존잘….”
그 순간, 홈쇼핑 채널에서 생중계 영상을 보고 있던 여성 시청자 중 상당수의 입에서 이루 형용할 수 없는 탄식이 새어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얼굴만 보면 아프로는 부정할 수 없는 미남.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군인 냄새를 뺀 지금, 영웅의 후광까지 짊어진 그는 스타의 가능성을 발현하고 있었다.
<예쁘죠? 저기 보이는 별. 저곳이 제 고향, 나노이입니다.>
남성 소비자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중성적인 이미지 메이킹 노선을 거부한 상남자다운 목소리.
하지만 그 눈빛은 고향을 위해 싸우는 파일럿의 비장미와 애수를 담아 완성된 ‘사연 있는 남자’의 것이었다.
<제 가족이, 친구가, 소중한 사람들이 아직도 저기서 두려움에 잠을 설치고 있어요.>
<그런데, 누가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퍼뜨리더라고요. 저희가 죽을 각오를 마쳤다나 뭐라나.>
쓸쓸해하는 표정으로 말을 이어 가는 아프로.
사전에 외워 온 그의 대사는 나노이 사람들이 동귀어진을 결심했다는 거짓 선동을 믿고 0.1차원에 폭탄을 던져 넣으려는 정치가를 지지하던 이들의 양심을 자극하는 것이었다.
영상을 보던 몇몇 시민들은 차마 부끄러움에 화면 속 아프로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고 있었다.
<저흰 단 한 번도 생존을 포기한 적이 없어요. 누가 뭐라 하든… 이길 때까지 싸울 겁니다.>
<그걸 위한 콜로서스니까요.>
나노이는 순순히 멸망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친숙한 단어만을 골라 전한 짧지만 강렬한 메시지.
담백한 진심이 담긴 메시지가 온 차원에 퍼지고 있었다.
아프로는 조종석 내부의 카메라를 향해 온화한 미소를 짓고는 연습했던 대로 톤을 올려 주의를 환기시켰다.
<자, 그럼! 암울한 얘긴 여기까지 하고! 실전을 통해 콜로서스 마크 원의 성능을 보여 드릴 차례군요!>
<저! 에이스 파일럿 아프로의 영상을 보고 계신 범차원의 고객 여러분께선 구독과 좋아요, 알림 설정 꼭꼭 부탁드립니다! 크라우드 펀딩 많이 참여해 주세요!!>
<포르테 스토어 이용하시는 여러분도 문의 전화 부탁드릴게요!!>
아주 잠깐, 분위기를 바꿔 BJ라도 되는 것처럼 쾌활하게 인사를 마친 아프로는 조종간을 잡고 뇌파를 투사했다.
전속력으로 차원 관문의 틈새를 향해 돌진하는 콜로서스.
기체 전방에 달린 카메라가 비추는 우주의 풍경과 그 뒤를 따르는 나노이제 초소형 드론 캠이 찍은 3인칭 시점의 영상이 교차 편집되어 화면에 흐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콜로서스가 관문을 넘어선 순간.
-치지직
-치지지지직
“뭐야, 갑자기.”
전파 수신 상태가 양호하지 못한 건지, 콜로서스와 드론 캠이 0.1차원의 우주로 진입한 순간 화면에 노이즈가 끼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 거야.”
“아니, 장비 불량 같은 건가?”
“이상하네―”
그리고 사람들이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한 그때.
콜로서스와 드론 캠이 송출하던 신호가 뚝 끊기고 전혀 상관없는 영상이 화면에 흐르기 시작했다.
[나노이는 마지막 방벽이 되어 우주 괴수와 함께 산화하겠습니다.]
[부디, 저희를 잊지 말아 주세요. 여러분의 앞길에 영원히 지식의 빛이 함께하길….]
바로, 정치가들이 타 차원 거주 중인 나노이 연기자를 고용해 찍은 거짓 선동 영상.
“저게 왜 여기서 나와?”
“어떻게 된 거야?
의문의 목소리가 하나둘씩 터져 나오기 시작한 즈음.
어째서인지 여전히 가동 중인 전파 하이잭 장치의 영향으로 모든 연락 수단이 끊어진 콜로서스를 향해 날아드는 우주 괴수 하나.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
그런데 콜로서스는 어째서인지 회피 기동을 하지 못하고, 우주 괴수의 주둥이에 꿰뚫리려 하고 있었다.
“안 돼.”
-!!!
산소가 존재하지 않는 우주 공간에서 일어난 소리 없는 폭발.
“아프로 씨!!!!!”
콜로서스 마크 원의 최후를 목격한 김지안이 처절한 고함을 내질렀다.
그 목소리는 가짜 영상이 흐르는 동안에도 생생하게 모든 차원에 중계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