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2화. 최후의 전투로....... >
“어, 어서 달려라! 붉은 모래 부족으로!”
거대 전갈, 셰일에 올라탄 누군가가 재촉했다. 그런 그의 주위로는 수하들이 부랴부랴 보필하고 있었다.
“응? 버박? 버박은 어디 있느냐!”
화려한 의복을 입은 중년의 사내가 셰일을 몰고 가다 급하게 주위를 향해 물었다.
“버, 버박 도련님께서는······저희가 계속 가기를 권유했지만 놓고 간 것이 있다고 아직 남은 듯합니다.”
“이, 이런 멍청한 녀석들! 내 아들을 그럼 그냥 두고 왔다는 말이냐!”
중년 사내, 무쉬드 후샹이 노발대발하며 셰일의 방향을 틀었다.
“돌아간다!”
“부, 부족장님! 지금 돌아가시면 위험합니다!”
“그런 위험한 곳에 내 아들을 두고 왔다는 말이냐! 이 빌어먹을 녀석들아!”
무쉬드가 진짜로 돌아가기 시작하자 수하들은 제자리에서 어쩔 줄을 몰라하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기만 했다.
달려가던 무쉬드는 뒤늦게 그 사실을 깨닫고 고개를 돌려 소리쳤다.
“따라오지 않고 뭣들 하나!”
“······.”
묘한 침묵과 함께 점차 거리가 멀어지고 이내 무쉬드는 시야에서 수하들이 사라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외쳤다.
“이놈들! 버박만 데려오게 되면 이번 일에 대한 죗값을 치르게 될 거다!”
말은 이리 했지만 무쉬드는 그럴 일이 없을 거라 내심 짐작했다. 그로서는 이렇게라도 말하지 않으면 분한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을 뿐.
“제길! 제길!”
사지로 걸어 들어간다는 사실이 허무하고 어색했다. 그 어이없는 감정은 이내 자신의 아들인 버박에게로 향했다.
“도대체 뭘 두고 왔다고!”
두고 온 물건이 있다 해도 아무렴 목숨만 할까. 아들의 행동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내 지나쳐온 길을 되짚어가자 저 멀리서 피난민 행렬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무쉬드가 버리고 도망쳤던 부족민들이었다.
“부족장?”
“뭐? 부족장이라고?”
집을 버리고 떠나온 이들이 다시 나타난 부족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이내 서로의 말이 닿을 거리에 도착하자 무쉬드가 급하게 물었다.
“버박을 본 자가 있느냐!”
“버, 버박 도련님이라면······.”
누군가가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을 꺼내자 두 눈이 뒤집힌 무쉬드가 게거품을 물며 그에게 다가갔다.
“보았느냐!”
“그, 그렇습니다. 도련님께서는 도시에서 농성중이셨습니다.”
“농성? 노오옹서어엉?”
믿을 수 없는, 아니 믿기 싫은 상대의 말에 무쉬드가 뒷목을 잡으며 부들부들 떨었다.
“부, 부족장님. 소인이 이런 말을 하기에는 뭣하지만 그냥 포기하고 가던 길을 가시는 것이······.”
“닥쳐라!”
상대의 말로 인해 다시 제정신을 되찾은 무쉬드가 버럭 소리치고는 이내 셰일을 몰았다. 제물은 모두 포기할 수 있어도 아들만큼은 포기할 수 없는 무쉬드였다.
‘버박을 못 살리면 죽는 것이 낫다!’
일부다처제의 문화를 가진 여타 사막의 부족들과 달리 무쉬드는 한평생을 단 한명의 여인만 바라보았다. 그렇게 서로 사랑했던 아내를 잃은 것이 고작 몇 해 전.
그녀와의 결실인 버박을 무쉬드는 포기할 수가 없었다. 아내의 사후, 그의 삶은 오직 버박만을 위한 것이었기에······.
피난 행렬을 역주행하며 급하게 셰일을 타고 달려간 무쉬드는 이내 점점 인적이 드문 장소로 빠져 결국 아무도 없는 허허벌판에 도착했다.
“여기 남아있으면 좋겠지만 내가 살아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으니······.”
무쉬드는 타고 온 셰일에서 내려 그대로 풀어주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부족장에게만 은밀히 전해지는 비밀통로를 찾아 들어갔다.
비밀 통로는 유지보수가 잘 되지 않아 손상이 있어보였지만 워낙 건조한 사막이라 큰 문제없이 버티고 있는 모습이었다.
덜컥!
한참을 걸어 이내 비밀 통로의 끝에 도달한 무쉬드가 위로 올라가는 사다리를 타고 천장을 열었다. 슬쩍 주변을 살펴보자 그가 알던 익숙한 공간이 시야에 들어왔다.
“후우.”
싸늘한 정적이 주변을 맴돌자 긴장이 된 무쉬드는 슬며시 몸을 밖으로 꺼낸 뒤 자신이 나온 뚜껑을 다시 덮었다.
그가 도착한 곳은 도시 내부의 부족장이 거주하는 거대한 저택이었다. 정확히는 궁이라고 표현해도 될 만한 거대 저택 중에서도 부족장을 위한 침실 중 하나였다.
“헉, 헉!”
셰일이 없어 결국 직접 뛰어다니게 된 무쉬드는 거친 숨을 내쉬며 버박을 찾기 시작했다.
‘농성을 하고 있다면 성벽 위인가?’
생각해보니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가 알던 자신의 아들은 도시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할 만큼 고귀한 성정이 아니었다. 그걸 알고 있기에 당연히 도망쳤을 줄 알고 자신도 큰 걱정 없이 나왔던 것 아닌가. 그런데 그 무시무시한 괴물들을 상대로 농성을 하고 있다니?
콰득! 콰직!
저택 부지를 벗어나 도시 외곽으로 갈수록 소란이 선명하게 들려오기 시작했다.
“부, 부족장?”
“도망친 게 아니었어?”
그리고 도시 안에는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남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싸울 수 없는 이들은 집안이나 건물의 안쪽에 틀어박혀 곧 다가올 끔찍한 최후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이들의 시선을 느끼자 무쉬드는 묘한 감상에 빠져버렸다.
‘이렇게나 많은 부족민들이 남아있었던 말인가?’
사실 생각도 해보지 않았던 문제였다. 부족민들은 오직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한 존재로 여겨왔을 뿐, 한 번도 같은 인격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으니까.
“우릴 버리지 않으셨어!”
“버박 도련님이 남아계신다고 들었을 때는 믿지 않았는데 설마 진짜일 줄이야.”
“후샹 가문 만세! 검은 전갈 만세!”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성벽을 향해 달려가는 무쉬드를 향해 환호하며 반겼다.
차마 아들을 데리고 다시 도망치기 위해 돌아왔음을 밝힐 수 없었던 무쉬드는 고개를 숙이며 바닥만 보고 달렸다.
‘도대체······.’
왜 이들은 도망가지 않았던 것인가. 왜 여기 남아서 자신의 마음을 뒤숭숭하게 만드는 것인가.
“부, 부족장님 만세!”
“먄셰!”
이제 다섯 살이나 되었을까 싶은 아이들의 외침도 들려오자 무쉬드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 수밖에 없었다.
전투에 보탬이 될 수 없는 이들은 전부 이곳에 모여 있었다. 작은 아이부터 늙은 노인들까지. 특히 아이들을 보는 무쉬드의 눈빛은 갈피를 못 잡고 흔들려버렸다.
탁! 탁. 타앗.
점차 걸음이 느려진 무쉬드가 이내 자리에 멈춰 서자 거리로 나온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더욱 연호했다.
“무쉬드! 무쉬드!”
“후샹이 우리를 수호한다! 우린 다 살 수 있어!”
결국 무쉬드는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
“왜!”
“에?”
“왜 아직도 이곳에 남아있는 거냐, 이 밥버러지들아!”
갑작스런 폭언에 순식간에 정적이 흘렀다.
“도대체 왜! 죽을 게 뻔한 장소에 남아있는 거냔 말이다! 아이들은! 아이들은 대체 무슨 죄지!”
무쉬드의 아내는 유독 아이들을 좋아했다. 선천적으로 몸이 약했기에 버박을 낳고 건강이 악화되었지만 그럼에도 아이를 좋아하는 그녀의 성정은 변하지 않았었다.
“이······이 거지같은 것들이!”
“부, 부족장님?”
무쉬드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잊고 있었던 아내의 죽음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런 아내가 이 광경을 보면 분명 슬퍼할 거란 사실도 그의 몸을 갉아먹었다.
“버박이 어디 있는지 아는 자가 있나!”
“버, 버박 도련님은 성벽 위에······.”
“기다리고 있거라!”
무쉬드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운동을 하지 않아 볼품없는 몸이었지만 지금은 지칠 줄을 몰랐다.
콰직! 카각!
-끼에에엑!
성벽에 가까워질수록 소음이 심해졌다. 온갖 비명과 악의가 넘실대는 게 눈으로 보일 정도였다.
-꾸이이익!
퍼억!
그때 성벽 위에서 무언가가 달리던 무쉬드의 앞에 떨어졌다. 떨어진 충격으로 반쯤 터져 나간 모습이었지만 여전히 꿈틀거리며 기이한 살기를 내뿜는 그것은 여러 생물이 합쳐진 것 같은 괴물이었다.
“오크?”
무쉬드는 붉은 오크의 몸을 지녔지만 곤충과 같은 6개의 팔을 지닌 그 괴물을 보며 급히 호신용 검을 뽑았다. 다행히 괴물은 성벽에서 떨어진 충격과 이미 누군가에게 칼침을 맞은 듯 멀쩡하진 못했다.
“죽어라!”
무쉬드는 거하게 기합을 내지르며 검을 내질렀다. 비록 최근 들어서 운동을 하지 않았다지만 젊었을 적에는 나름 연인이 되기 전인 아내에게 잘 보이기 위해 검술을 수련했던 그였다.
서걱!
깔끔하게 베어 넘겨진 괴물을 보며 무쉬드는 자신의 검이 아직 그렇게까지 무뎌지진 않았다 느끼며 성벽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바라보았다.
“무쉬드 부족장님!”
“부족장님께서 왜 여기에?”
때마침 그를 발견한 병사들이 놀란 얼굴로 무쉬드를 맞이했다. 그러더니 이내 무언가를 깨달았다는 듯 다급히 말했다.
“버박 도련님께서는 위에 계십니다!”
“버박!”
무쉬드는 어디서 났는지 모를 힘으로 힘차게 계단을 뛰어올라갔다.
“부, 부족장님! 위는 아수라장입니다! 이 녀석들은 공성병기조차 필요 없이 벽을 타는 놈들이라······.”
하지만 병사의 말은 끝내 전해지지 못했다.
“으랴아아아!”
괴물에 대한 두려움, 전투에 대한 두려움, 죽음에 대한 두려움, 그 무엇도 없었다.
무쉬드는 오로지 버박을 찾겠다는 일념으로 앞을 가로막은 괴물들에게 검을 뿌렸다.
“부, 부족장님?!”
“무, 무쉬드 부족장님께서 오셨다! 모두 힘을 내라!”
그의 등장은 힘겨운 전장의 흐름을 조금이나마 돌려놓게 했다. 동시에 무쉬드는 그토록 찾던 버박을 찾을 수 있었다.
“버박!”
“아, 아버지! 여기는 대체 왜······.”
버박이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무쉬드를 바라봤다. 그 눈빛은 여타 병사들과 다르지 않았는데 무쉬드는 다짜고짜 버박의 팔을 붙잡았다.
“너야말로 여기서 뭐하는 게냐! 왜 도망치지 않고 여기서 싸우고 있어!”
“그, 그것이······.”
재물을 최대한 챙겨 달아나려다 타이밍을 놓쳤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 그것만으로 모자라 주변에서 도망에 실패한 그를 오해하여 띄워주는 바람에 분위기를 타고 전투에 참가했다는 사실은 더더욱.
“부족장님.”
“델버! 그대가 있었군. 어쩐지 버박 녀석의 몸에 상처가 전혀 없는 이유가 있었군.”
후샹 가문의 제일가는 전사인 델버가 고개를 숙이며 나타났다. 과묵한 그가 슬쩍 메이스에 묻은 피를 털어내자 무쉬드는 곧바로 말했다.
“델버, 버박을 데리고 도망가라.”
“아, 아버지?!”
버박은 속으로 기쁘면서도 일부러 당황한 척 연기했다. 빠져나갈 명분이 없었는데 무쉬드 덕분에 전장을 벗어날 수 있게 되어 무척 상기된 표정이었다.
“버박, 가문의 비밀 통로를 알고 있겠지?”
“아! 그, 그곳이 있었군요!”
연기를 하던 버박은 너무나 기뻤던 나머지 평정심을 깨드리며 외쳤다. 그러나 무쉬드는 전혀 개의치 않고 말을 이었다.
“거리에 부족민들이 많이 남아있다. 비밀 통로는 넓으니 최대한 데려갈 수 있는 만큼 데리고 함께 탈출하거라.”
“아, 수, 숭고한 임무군요! 물론입니다. 제가 하죠!”
이내 정신을 차린 버박이 다시 연기를 하며 말하자 무쉬드가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그렇게 되었으니 델버, 그대가 부디 버박을 책임졌으면 좋겠군. 주변의 병사들을 데리고 가다오.”
“부족장님께서는?”
델버의 물음에 버박이 그제야 이상을 눈치 채고 굳었다. 무쉬드의 말은 마치 자신과 델버만 가라는 것 같지 않은가?
‘새, 생각해보니 비밀 통로는 아버지도 알고 계시는데 왜 나한테······.’
그런 생각에 미칠 때쯤, 무쉬드가 들고 있던 검을 가볍게 휘두르며 웃었다.
“누군가는 남아서 뒤를 맡아야하지 않겠나? 내가 비록 그대만큼 싸우지는 못해도 존재 자체만으로 병사들의 사기는 올릴 수 있겠지.”
“······부족장.”
델버가 굳은 표정으로 경칭을 생략했고, 버박은 두 눈과 입이 찢어질 듯 커지며 믿기 힘든 표정을 지었다.
“보아하니 시간이 얼마 없군. 어서 가게.”
“······그동안 제가 오해했군요.”
델버가 차분하게 가라앉은 얼굴로 중얼거렸다. 그러자 무쉬드는 무언가 내려놓은 듯한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
“아니, 오해가 아니네. 난 그대가 짐작했던 그 무쉬드가 맞아.”
“그렇다면······?”
“죽을 때가 되니 이런 나도 변하는 거겠지.”
무쉬드의 덤덤한 말에 델버의 표정이 깨졌다. 그는 진심으로 감복했다는 표정으로 한쪽 무릎을 꿇어보였다.
“버박 도련님은 제가 목숨을 걸고 지켜내겠습니다.”
“이왕이면 부족민들도 잘 부탁하네. 특히 아이들. 어린 아이들이 많더군.”
변한 것 같은 무쉬드의 모습을 버박이 멍하니 바라봤다.
-끼리릭.
“으, 으아아악!”
좋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갑자기 이전과는 다른 광포한 기운이 휘몰아치며 성벽 위가 아수라장이 되었다.
다른 괴물들의 2배는 되어 보이는 크기의 하얀색 키메라가 온몸에 흉기를 두른 채 등장하여 병사들을 도륙내고 있었다.
“크흠, 어서 가거라!”
“아, 아버지!”
무쉬드가 델버에게 눈짓했다. 그러자 델버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한 번 꾸벅 숙이고 버박을 끌고 갔다.
-끼리릭?
그러나 그들의 도주 시도는 실패에 그쳤다. 단숨에 공간을 도약하며 다가온 하얀 키메라가 델버와 버박의 앞을 막았다.
“흐읍!”
그러자 델버가 단숨에 적을 압살하기 위해 거대한 메이스를 내려찍었다.
깡!
“깡?”
버박이 저도 모르게 반문했을 때.
촤아악!
갈가리 찢긴 무언가에서 피안개가 흩어지며 사방을 적셨다.
“······어어?”
버박이 자신의 온몸을 적신 피를 보고 몸을 내려다보았다. 이내 무언가가 툭하고 굴러오며 버박의 앞에 멈췄다.
“델버?”
후샹 가문의 최고 전사인 델버가 머리만 남은 채 입술을 들썩였다.
도망.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입술은 분명 그리 말하고 있었다.
“버박! 도망가라! 여기는 내가 최대한 막아보마!”
당황할 기색도 없이 무쉬드가 버박의 앞을 가로막았다. 델버조차 막지 못한 괴물을 무쉬드가 막아낼 수 있을 리가 없었지만 그는 주저 없이 나섰다.
“어서!”
퍼억!
“크흡!”
하얀 키메라가 마치 장난을 치듯 낫처럼 생긴 팔 하나를 내려찍었다. 그 일격에 어깨가 관통당한 무쉬드가 뒤로 나자빠졌다.
“아버지!”
버박이 후들후들 떨리는 팔로 검을 치켜들며 외쳤다. 압도적인 공포로 인해 두 다리는 제자리에 못 박힌 듯 움직이지를 못했다.
“제, 제길······.”
무쉬드의 얼굴에 음영이 드리워졌다. 순간 주마등처럼 자신의 인생이 스쳐지나가며 이내 버박에게 생각이 미쳤다.
“너만은 반드시 살리고 싶었다!”
“아버지이!”
끝이다.
무쉬드와 버박이 동시에 느낀 생각이었다.
휘융----!
그래서일까. 둘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기이한 소음을 한 귀로 흘려들었다. 그러나 점차 커지는 기이한 소음은 이내 눈앞에 등장했다.
콰아앙------------!
“아?”
하얀 키메라가 있던 장소에 무언가가 떨어져 내리며 주변으로 흙먼지가 자욱하게 끼었다. 이내 서서히 걷히는 흙먼지 사이로 언젠가 들어봤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기 좋게 도착했군요.”
-끄르륵.
박살난 바닥과 처박힌 키메라.
그 위를 밟고 고고하게 선 아드리아스 크롬웰이 키메라의 대가리에 검을 박아 넣은 채 웃고 있었다.
< 402화. 최후의 전투로…….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