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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특성으로 최강 네크로맨서-340화 (340/415)

< 340화. 암전(Dark Change) >

니바스?

내가 알고 있는 그 니바스?

충격이 연속적으로 내 뇌리를 치고 나갔다.

맥스웰이 사실은 여럿이었다는 것과 집회 소속의 페이드마저 맥스웰이었다는 것도 놀라웠는데 니바스라니?

““동요가 적군.””

모든 맥스웰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들의 말과는 달리 나는 충분히 놀라고 있었다.

““그런 강철 같은 정신으로 지금까지 불가능한 운명의 개변을 행해온 것이겠지.””

“운명의 개변? 뭔 개소리냐.”

나는 갈락슈르를 뽑아들었다.

저들이 맥스웰이건 니바스건 확실한 건 단 하나.

나는 루나를 구해야한다.

““그대는 이미 정해진 운명들을 개변해왔다. 예를 들면 그대를 돕고 있는 살렘 예디디아의 운명이 그렇지.””

“꼭 초월자라도 된 것처럼 말하네. 너, 뭐라도 되냐?”

““하하하, 유쾌하구나. 니바스라는 이름을 듣고 동요가 없었던 점에서 이미 확인했지만 역시 그대는 매력적이다.””

맥스웰‘들’이 동시에 웃는 모습은 그로테스크했다. 개별의 인격체인 것 같았지만 동시에 모두가 같은 반응을 보인다는 게 평범해보이지는 않았다.

““그대에게는 감사를 표하고 싶었다. 그리고 한 가지 제안도 하고 싶었지.””

감사나 제안을 들을 여유 따윈 없었다.

난 곧바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 루나에게 다가갔다.

““사실 이 모든 계획은 반쯤 포기하고 있었다. 수백, 아니 천년에 가까운 세월을 계획한 일이었지만 운명을 바꿀 수는 없었기 때문이지. 하지만 아드리아스 크롬웰이여, 그대라는 운명의 개변자가 등장한 덕분에 내 계획도 완성이 될 수 있었다.””

우웅--!

보랏빛의 구체가 날아왔다.

전혀 본 적이 없는 형태의 마나 배열이었기에 짐작조차 가지 않는 마법이었다.

스르륵--

촤아악!

그림자 마법이 펼쳐지며 구체를 막았지만 그림자는 그대로 왜곡이 되며 일그러졌다.

‘중력?’

단숨에 정체를 파악한 나는 등골이 서늘해졌다. 구체의 정체는 중력을 조종하는 마법이었다.

그리고 구체는 하나만이 아니었다.

우우우웅------!

주변이 보랏빛의 구체로 가득 들어찼다.

““루나 펜드래곤, 내 딸, 아니 실험체 1223번은 원래 죽을 운명이었다. 그 운명을 바꾼 것 또한 바로 그대. 1223번의 운명이 바뀌지 않았다면 이 원대한 계획도 사라졌겠지.””

스콰아아앙-------!

갈락슈르가 하얀 빛을 뿜으며 휘둘러졌다.

백색 섬광이 검은 오러에 휩싸인 채 중력구를 스쳐지나갔다.

‘닿지도 못한다.’

중력의 왜곡은 공격조차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부족하다는 걸 다시 알려주듯 내가 서있는 공간이 온갖 마법진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불길하기 짝이 없는 핏빛의 색깔로.

“친······구?”

“루나!”

루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선을 돌리자 루나가 힘겹게 몸을 비틀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대가 1223번의 친구가 되어줘서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그래도 좋은 추억을 선물한 셈이군.””

“······그 주둥아리, 언제까지 떠들 수 있는지 보자.”

우와아아앙!

내 주변으로 마나의 폭풍이 휘몰아쳤다.

곧이어 검은 아공간들이 진동을 하며 열렸다. 마치 재앙의 시작을 알리듯 거칠게 요동치는 기운들.

-지독한 마나의 기운. 일그러졌지만 신의 기운도 느껴지는구나.

-······재밌네. 탈리스만도 놀라운 일이었는데 이건 완전 다른 차원의 공간이야. 넌 왜 항상 이런 일에 휘말리는 거냐?

크리브마허 그리고 리치킹 하룬겔이 등장했다.

그 뿐 아니라 니켈을 제외한, 내가 소환할 수 있는 모든 언데드가 강렬한 기세를 풍기며 아공간에서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경의를 표하지. 거인족과 드래곤, 나조차 그토록 찾아 헤매던 존재들을 둘이나 데리고 있다니······.””

-베른헬······?

하룬겔이 맥스웰 중 하나를 알아보는 듯 중얼거렸다.

-저 자식이 아직도 살아있다고?

““음? 누구지?””

-이 몸은 하룬겔이다. 이 미천한 것아.

““반가운 이름이구나. 설마 그대가 아직도 존재할 줄이야. 몸은 바뀌었어도 인상은 여전히 강렬하군.””

베른헬이라면 분명 집회의 반지를 만들었다는 집회 창시자 중 한 명이었다. 본인들을 보고 니바스라고 지칭했을 때부터 범상치 않음은 알고 있었지만 이게 또 이렇게 이어질 줄은 몰랐다.

콰아아아아악-------------!

대화가 이어지던 중 기습적인 드래곤 브레스가 맥스웰들이 있는 방향으로 쏟아졌다.

““지금까지 그대의 분노는 운명을 개변하는 좋은 밑거름이 되었겠지. 하지만 지금은 소용없다. 그대는 나를 이길 수 없어.””

드래곤 브레스가 쏟아진 이후에도 아무렇지 않게 들려오는 말소리에 내 언데드들이 돌진하기 시작했다.

-크헝!

““다시 말하지.””

루도의 대검이 거칠게 휘둘러지고 동시에 가장 선두에 선 티무르의 정권이 폭풍과 같은 기세를 담고 날아갔다.

““소용없다.””

쿠아아아아앙---------!

마력의 충격이 공간을 뒤흔들었다.

루도의 대검이 밀려나고 티무르의 신형이 날아갔다. 동시에 실선과 같은 마력들이 세차게 휘몰아치며 내 언데드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아드리아스 크롬웰, 그대에게 제안하지.””

맥스웰이 여유를 부리며 손을 펼쳐 보였다.

““우리와 함께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거다. 운명의 개변자인 그대가 함께 한다면 앞으로의 모든 변수도 통제가 가능하겠지.””

“새로운 세상?”

““그렇다. 우리는 최초로 신을 사역하는 위대한 인간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영광의 절반쯤은 그대 덕분이지.””

나는 시선을 돌려 루나를 보았다.

신을 사역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루나를 지칭하는 말로 보였다.

“루나를 신으로 만들 생각이냐?”

““이미 그리 되고 있다. 그대가 루나를 보호하고 지켜준 덕분이지. 그리고 우로보로스를 죽인 것 또한 그대이지 않은가?””

우로보로스······.

아무래도 우로보로스를 죽인 게 맥스웰의 계획 중 일부였던 모양이다. 그 말은 내가 우로보로스를 죽인 건 모두 저들의 의도였다는 거겠지.

““포트리온의 모든 생명력을 마법진을 이용해서 1223번과 우로보로스에게 흡수시켰다. 그렇게 융화된 생명력을 그대가 우로보로스를 죽임으로서 완성시켰지. 이제 1223번은 우로보로스마저 흡수하고 진정한 신이 될 것이다. 이미 그녀의 혈통은 그릇 그 자체이기 때문에 모든 게 완벽한 상황이지.””

포트리온에 초대된 것부터 내가 루나를 지키고 우로보로스를 죽인 일까지.

그 모든 게 사실은 맥스웰의 계획이었다는 소리였다.

““우리가 관찰해온 아드리아스 크롬웰이라면 자신의 목숨을 걸고서라도 1223번을 지킬 줄 알았지. 그대는 그런 사람이니까.””

“하······.”

이 세상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된통 당한 기분이었다. 지금까지는 전부 내 계획대로, 아니 돌발적인 일이 일어나더라도 결국에는 내 의도대로 되었는데 설마 이렇게 당할 줄이야.

“······재밌네.”

““어떤가. 이 정도의 능력을 증명했으면 그대도 우리와 함께함에 있어서 충분히 매력적인 일이라고······.””

“넌 네가 방금 말해놓고도 그런 제안을 하는 거냐.”

탁!

크리브마허가 탐욕의 왕관을 내게 건네고는 날아올랐다.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도 리치킹이 된 하룬겔과 티무르, 그리고 미리내와 용아병들은 사력을 다해 루나에게 다가가려하고 있었다.

““기이한 왕관이군. 설마 죄악인가?””

“그건 네가 알 바 없고. 난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루나를 되찾아 올 거니까 그렇게 알아라. 네 제안 따위는 루나에 비하면 티끌만도 못해.”

““1223번은 죽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에게도 영광스러운 일이지. 무려 ‘신’이 되는 것이니까. 이건 되고 싶다고 아무나 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오로지 혈통을 타고난 그릇만이 감당할 수 있는 일.””

“난 이미 초월자를 알고 있어.”

그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말 그대로 ‘초월’자였다.

그리고 초월자가 된 루나는 더 이상 내가 알고 있던 루나가 아니게 되겠지.

“난 초월자가 된 루나가 아니라 지금의 루나를 좋아하는 거야. 네가 멋대로 만들어낸 신 따위가 아니라.”

““모순이군. 설령 모습이 변하더라도, 또는 내용물이 조금 변하더라도, 1223번은 1223번이다.””

“뭐라고 말하든 상관없어. 중요한 건 내 의지와 루나의 의지다.”

모순? 맞다.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딴 거 알게 뭐야.

내가 싫다. 그거면 충분한 이유지.

나는 왕관을 머리에 얹으며 소리쳤다.

“루나!”

내 목소리가 그녀에게 들리도록.

“루나! 당신은 어떻게 하고 싶습니까! 이대로 신이 되고 싶습니까!”

주변으로 마력이 휘몰아쳤다.

“아니면 저와 같이 돌아가고 싶습니까!”

내 말이 전달되었을까.

전투의 소음을 뚫고 루나의 작은 목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난 아드리아스의 친구야. 신이 아니야.”

작지만 선명하게 들려오는 목소리.

그리고 이어지는 확실한 대답.

“돌아갈 거야! 돌아가서 왕만두도 먹고 체리파이도 먹을 거야! 새끼 고양이랑 놀아주고 한스 아저씨네 애기들하고 놀 거야! 모른 할아버지랑 마법 연구도 하고 에이미한테 장난도 칠거야!”

루나가 울먹이며 소리쳤다.

오팔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구슬처럼 굴렀다.

“아드리아스랑 돌아갈 거야! 아드리아스랑 마을 구경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을 거야! 아드리아스랑 여행도 다니고 놀러 다닐 거야! 잠 잘 때 얼굴에 낙서도 하고 돌아다닐 때는 목마도 탈거야! 그러니까······.”

루나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이내 외쳤다.

“돌아가고 싶어!”

“그거면 됐습니다.”

내가 목숨을 걸어야할 이유.

그 대답만으로 충분했다.

촤아악----!

날개가 펼쳐졌다.

원래는 2익으로 한 쌍만 있었는데 어느새 하나가 늘어나 3익이 되어있었다.

‘지금은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눈앞에 있는 맥스웰을 때려눕히고 루나를 되찾아오는 것.

““그대는 분명 운명의 개변자이지만 내 계획까지 바꿀 수는 없다, 아드리아스 크롬웰.””

여전히 여유롭게 지껄이고 있는데 오히려 좋았다. 상대가 방심하면 방심할수록 난 최선을 다해 적을 짓이겨버린다.

““그대의 오리지널 마법도 이미 파악하고 있지. 하지만 우리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상대가 지껄이든 말든 나는 곧바로 특수 능력을 사용했다.

[특수 기술 : 탐욕을 사용합니다.]

[마나 흡수 666%]

[마법 저항력 666%]

[마나 제어 666%]

[육체 재생 666%]

[일시적 재능 ‘통찰(천재)’가 적용]

[일시적으로 체력이 떨어지지 않음]

[초월적 감정 ‘탐욕’ 상태에 돌입]

[66초간 지속]

왕관의 힘으로 초월적 감정 상태를 무효화시켰다. 내게 남은 것은 강력한 버프와 루나를 돌려받겠다는 의지뿐.

후와아아앙----------!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마나의 흐름이 공간을 뒤흔들었다.

““······그건 뭐지?””

천하의 맥스웰조차 죄악을 사용하는 건 처음 본 모양이었다.

-이제부터 이 공간은 내 제어 하에 움직인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마나를 짊어지고 의지로서 표출이 되었다.

입천장에 새겨 넣은 역천의 회로가 불이 붙은 듯 뜨거워졌다.

-그리고 네 계획은 지금, 여기서 부서진다.

< 340화. 암전(Dark Change)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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