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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특성으로 최강 네크로맨서-288화 (288/415)

< 288화. 웨이브 클리어 그리고 히든 피스 >

아드리아스의 등 뒤를 쫓던 아가타는 갑작스레 생겨난 날개에 놀라며 활을 꺼내 들었다.

그러나 그것이 곧 아드리아스가 만들어낸 것이라는 걸 깨닫고는 멍하니 그가 앞서 달려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알 수 없는 것투성이야.’

처음 그의 의뢰를 받았을 때까지만 해도 그녀가 모든 걸 담당하게 될 줄 알았다.

잡일부터 유적지까지의 길 확인, 그리고 유적지 내부 공략까지.

아드리아스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지만 어느 정도 무력만 강할 뿐 흔하디흔한 귀족일 거라는 게 그녀의 생각이었다.

그러나······.

“나도 먼저.”

앞서 가는 아드리아스를 뒤따라 비비안이 굉장한 속도로 따라붙었다.

저들과 함께하며 알게 된 거지만 왜 여태까지 큰 명성이 퍼지지 않았을까 의문이 생길 정도의 실력자들이었다.

비록 로들렌 아카데미라는 대륙의 내로라하는 인재들이 모인 장소에서 그 유명세를 떨쳤지만 그녀의 눈에는 그저 병아리들끼리 누가 더 키가 큰지 키를 재는 모습처럼 느껴졌었다.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그랬었다.

콰아아앙!

어느새 보이기 시작한 현장에는 거대한 덩치를 지닌 괴이한 형태의 괴물이 온몸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끼이이익!

-구우웩!

몸 여기저기에 달린 알 수 없는 짐승들의 머리가 각기 괴성을 지르고 있었다.

용병왕으로 이름 높은 무토 키네인이 검집에 칼을 집어넣은 상태로 그런 괴물을 마주하고 있었다.

검은색이었던 머리카락이 어느새 하얗게 탈색이 된 무토 키네인이 발도를 하자 오기 전에 들렸었던 귀를 찢는 소음이 뿜어졌다.

피이잉----

콰아아아앙-------!

붉은 검기가 대지를 가르고 경로에 있던 모든 걸 지워냈다.

괴물도 그 공격에 맞고 몸이 쩍 갈라지며 피를 쏟았다.

그 유명한 무토 키네인의 오러 비기, 개벽(開闢).

“아가타!”

정신없이 무토의 오러 비기를 감상하던 중 어느새 괴물의 근처에 다다른 아드리아스가 그녀를 호명했다.

“늑대처럼 보이는 얼굴만 집중적으로 쏘십시오! 지금부터 당장!”

“네!”

왜 늑대의 머리만 노리라는지 알 수 없었지만 할 일이 생겼다는 느낌에 활을 꺼내든 그녀의 팔이 경직됐다.

지금까지 여행을 하며 한 번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아드리아스는 백작이라는 고위 귀족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노숙에 능숙했으며 산이나 숲에서 길을 잡고 나아가는 것도 능숙했다.

파이시라는 흑마법사와 겨루었을 때 보였던 실력과 바다 위에서 보여주었던 그 신위는 초인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인물.

‘임무가 없었으면 내 존재의의도 없었을 정도로 다재다능.’

동족들이 주었던 임무만 아니었으면 자괴감에 의뢰비를 환불하고 돌아갔을 수도 있었다.

그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 자신의 도움을 바라고 있다는 사실에 환희까지 느껴지는 아가타였다.

핑!

돌조각을 수집하며 다시 주웠던 화살들이 파공음을 울리며 출발했다.

비록 다른 인물들과 같이 강력한 파괴력은 없었지만 정확도만큼은 누구보다 자신이 있었다.

퍼억!

맞혔다.

하지만 그녀는 쉴 새 없이 다음 화살들을 쏘아냈다.

아가타는 1분에 30발이나 되는 화살을 정확하게 쏠 수 있었다.

마나와 수인 혼혈로서 강화된 신체는 일반인이 10초에 1발도 쏘기 힘든 활을 자유자재로 다루게 만들어주었다.

퍼버벅!

“잘 하고 있습니다! 화살이 다 떨어질 때까지 쏘세요!”

아드리아스가 소리쳤지만 목표물에 집중한 아가타는 제대로 듣지도 못하고 쉼 없이 화살을 쏘았다.

틱!

“아!”

그러다 전부 떨어진 화살을 느끼고 화살통을 확인했을 때, 강렬한 마나의 기운이 전장에 맴돌았다.

“이제 슬슬 끝내자.”

무토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그의 검이 다시 발도됐다.

피이잉-----

서걱!

괴물의 목덜미 위로 솟은 털 달린 팔이 순식간에 잘려나갔다.

그 뒤를 이어 괴물의 품으로 파고든 비비안이 칼춤을 췄다.

퍼버벅!

순식간에 난도질이 되며 헤집어진 괴물의 신체 속에서 핏빛 수정이 발견됐다.

-베어라.

소름 돋는 한 마디.

괴이한 날개를 단 아드리아스가 한 차례 펄럭이자 마치 공간 이동을 한 것처럼 괴물 앞에 나타나더니 새하얀 검을 휘둘렀다.

스겅!

쩌저저적!

검은색의 오러가 수정을 베어냈다.

뛰어난 시력을 가진 아가타는 멀리서도 수정의 중심부에서 균열이 가기 시작하며 부서져 내리는 게 보였다.

“끝났습니다.”

쿠웅!

끝을 알리는 아드리아스의 말이 거대한 괴물이 쓰러짐과 동시에 들려왔다.

아무리 뛰어난 마법사여도 어쩌면 자신의 활 실력으로 저격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아가타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내 오러 비기로도 쓰러트릴 수 없던 괴물이었어. 근데 크롬웰 백작, 그대의 말대로 하니 단숨에 끝이 나는군. 도대체 어떻게 한 거지?”

“전 마법사입니다. 적의 약점을 파악하는 것도 제 역할이죠.”

무토가 그럼에도 납득이 가지 않는 표정으로 무언가를 물어보려 했지만 아드리아스는 비비안의 몸에 묻은 피를 마법으로 씻겨낼 뿐이었다.

“아가타도 고생하셨습니다. 저 늑대 모양의 머리가 괴물의 재생을 담당하던 건데 덕분에 쉽게 끝낼 수 있었어요.”

“네에······.”

아가타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시체에게 다가가 꽂혀있는 화살을 다시 수거하기 시작했다.

‘난 어떻게 해야 하지?’

동족들의 도움 요청에 의뢰주를 속이는 듯한 형태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지만 보면 볼수록 아드리아스는 적이 되기 싫은 인물이었다.

아무리 동족들이 부탁을 해왔다고 해도 목숨이 더 소중했다.

‘고민을 좀 해봐야······.’

근심이 깊어지는 아가타였다.

**

“시체를 혹시 제가 가질 수 있습니까?”

내 물음에 무토는 다시 검게 돌아온 머리카락을 넘기며 손을 저었다.

“도와준 건 고맙지만 계산은 바로 해야지.”

“돌조각 50개를 주겠습니다.”

-베어라.

소름 돋는 한 마디.

괴이한 날개를 단 아드리아스가 한 차례 펄럭이자 마치 공간 이동을 한 것처럼 괴물 앞에 나타나더니 새하얀 검을 휘둘렀다.

스겅!

쩌저저적!

검은색의 오러가 수정을 베어냈다.

뛰어난 시력을 가진 아가타는 멀리서도 수정의 중심부에서 균열이 가기 시작하며 부서져 내리는 게 보였다.

“끝났습니다.”

쿠웅!

끝을 알리는 아드리아스의 말이 거대한 괴물이 쓰러짐과 동시에 들려왔다.

아무리 뛰어난 마법사여도 어쩌면 자신의 활 실력으로 저격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아가타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내 오러 비기로도 쓰러트릴 수 없던 괴물이었어. 근데 크롬웰 백작, 그대의 말대로 하니 단숨에 끝이 나는군. 도대체 어떻게 한 거지?”

“전 마법사입니다. 적의 약점을 파악하는 것도 제 역할이죠.”

무토가 그럼에도 납득이 가지 않는 표정으로 무언가를 물어보려 했지만 아드리아스는 비비안의 몸에 묻은 피를 마법으로 씻겨낼 뿐이었다.

“아가타도 고생하셨습니다. 저 늑대 모양의 머리가 괴물의 재생을 담당하던 건데 덕분에 쉽게 끝낼 수 있었어요.”

“네에······.”

아가타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시체에게 다가가 꽂혀있는 화살을 다시 수거하기 시작했다.

‘난 어떻게 해야 하지?’

동족들의 도움 요청에 의뢰주를 속이는 듯한 형태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지만 보면 볼수록 아드리아스는 적이 되기 싫은 인물이었다.

아무리 동족들이 부탁을 해왔다고 해도 목숨이 더 소중했다.

‘고민을 좀 해봐야······.’

근심이 깊어지는 아가타였다.

**

“시체를 혹시 제가 가질 수 있습니까?”

내 물음에 무토는 다시 검게 돌아온 머리카락을 넘기며 손을 저었다.

“도와준 건 고맙지만 계산은 바로 해야지.”

“돌조각 50개를 주겠습니다.”

“음, 우리 애들 목숨 값치고는 적은데 나 혼자만 잡은 것도 아니니까······. 그렇게 하지.”

사실상 내가 아니었으면 훨씬 고생했을 테지만 굳이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돌조각 50개는 우리가 조금 전에 얻은 숫자를 생각하면 별로 안 되기도 하고.

그나저나 많이도 죽었군.

키네인 용병단이 대충 30명 정도였는데 지금 남은 숫자는 기껏해야 10명이었다.

‘솔직히 우리 전력이 말도 안 되는 전력이긴 했지.’

워록 둘에 오러 마스터가 셋.

나머지 인원들도 절대 약하지 않았다.

게다가 내가 미리 생각해둔 장소에서 적을 맞이한 덕분에 상처 없이 처리할 수 있었다.

원래는 저게 정상이지.

“정리를 좀 해야겠어. 스잔! 죽은 애들 파악하고 멀쩡한 놈들 시켜서 돌 좀 주우라고 해라!”

“옙! 형님!”

단원들이 죽었음에도 슬픔 감정 하나 없어보였다.

그저 그들의 죽음이 익숙하다는 반응이었다.

“메쥬르는 자신의 거처로 돌아갔습니다. 여기서 4시 방향으로 쭉 가시면 거기서 돌들을 보상으로 교환하실 수 있을 거예요.”

“알았어. 그 전에 계산은?”

때마침 루나가 다가와 키메라 골렘의 시체를 아티팩트로 챙기고 돌조각을 세어 내게 건넸다.

“마흔 여덟, 마흔 아홉, 쉰! 여기 있어!”

“감사합니다. 이건 제 몫에서 빼죠.”

나는 곧바로 돌조각을 건네고 몸을 돌렸다.

“먼저 가있겠습니다.”

“또 이런 일이 벌어질까?”

“글쎄요. 봐야 알겠죠. 일단 메쥬르에게 물어볼 생각입니다.”

“빨리 정리하고 가야겠군.”

죽어도 도와달라는 말은 안하는구나.

계산이 철저한 용병왕다웠다.

어쨌든 키메라 골렘의 시신까지 회수했으니 이번 웨이브에서는 볼일 다 봤다.

키메라 골렘은 내가 나중에 따로 핵을 만들어 사용하든, 부위들은 분리해서 개별로 사용하든 일단은 놔두고 보상을 교환할 차례였다.

메쥬르에게서 교환할 수 있는 아이템들은 상당히 좋은 아이템들이 많은데다가 네임드 아이템도 존재했기에 기대를 해볼 만했다.

‘네임드 아이템을 교환하려면 사냥을 더 해야겠지만.’

돌조각 걱정은 없었다.

메쥬르를 한 번 방문한 뒤에 히든 피스를 해결하러 갈 생각이었으니까.

그렇게 일행들과 함께 메쥬르가 있던 장소로 돌아오자 어느새 도착해있는 파이시가 보였다.

무토를 도와주러 오지 않고 바로 이쪽으로 왔네.

“무토한테 다녀온 거야?”

“예. 이쪽으로 바로 오실 줄은 몰랐군요.”

“천하의 용병왕이 설마 죽겠나 싶었지. 그리고 방금 같은 일이 또 일어날 수도 있고.”

이제는 라고와 단둘이 다니게 된 파이시는 마침 잘됐다는 듯 메쥬르에게 물었다.

“넌 이런 일이 일어날 걸 알고 있었어?”

“이런 일이라 하시면······?”

“시치미 떼지 마. 조금 전에 네가 말하는 그 미친놈들이 떼거지로 쏟아져 나왔잖아.”

이제 얼굴을 가릴 생각도 하지 않는 파이시는 꼭 이 왕국의 주민 같았다.

그런 그녀가 메쥬르를 붙잡고 화를 내자 왠지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었다.

“전 정말 모르는 일입니다. 부디 노여워말아 주십시오.”

“하아, 됐다. 그래서 그건 얼마야?”

“751개입니다.”

“너무 비싸잖아. 깎아줘.”

자연스럽게 물건을 흥정하는 모습을 보며 나도 루나에게 돌조각을 꺼내달라고 부탁했다.

우리도 슬슬 정산을 해야지.

“돌조각을 분배하겠습니다. 일단 제 몫에서 50개는 빼죠.”

우리가 얻은 돌조각의 개수는 총 6,500여개였다.

한나절동안이나 언데드를 때려 부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개수였지만 어마어마한 숫자였다.

정예 언데드들은 돌조각을 여러 개 떨어트리니 안 나온 녀석들까지 합치면 10,000마리 정도 잡았나.

“800개씩 챙기면 되겠군.”

“남은 건 친구 가져. 우리 대장이니까!”

돌조각을 분배하려 하자 일행들이 각자 800개씩만 가져가려했다.

딱 봐도 나를 배려해주는 게 보여 나는 냉큼 받아들였다.

“사양하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50개를 무토에게 썼는데도 내 몫으로는 900개인가.

그래도 이걸로 내가 원하는 아이템을 모두 얻기엔 많이 모자랐다.

하지만 지금 당장 살 수 있는 건 있지.

히든 피스에 접근할 수 있는 아이템.

“분배는 끝났으니 휴식을 취했다가 12시간 뒤에 보죠. 고생하셨습니다.”

“따로 사냥을 해도 되나?”

“예. 대전사분들이라 걱정은 하지 않겠습니다.”

“하하! 좋군!”

하루 종일 싸웠으니 쉬기도 해야지.

물론 난 그 틈에 히든 피스를 깨러 갈 거지만.

루나는 어느새 라고에게 매달려 조잘대고 있었다.

노아와 아가타도 메쥬르가 내놓은 물건들을 구경하기 바빴고, 북부인들은 지치지도 않는지 그대로 밖에 나갔다.

“이제 뭐 할 거야?”

비비안만이 홀로 내 곁에 남아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단 구경 좀 하죠. 신기한 게 많은 거 같은데.”

“응.”

나와 비비안도 어느새 메쥬르가 진열해놓은 물건들을 구경했다.

게임에서는 그냥 게임창으로 나왔었는데 이렇게 진열을 해놓으니까 조금 번잡한 느낌이네.

‘좋은 것들은 꺼내놓지 않았어.’

게임에서도 보유 돌조각 개수에 따라 목록이 해금되었기에 신기할 건 없었다.

그나저나 내가 찾던 물건이······.

“아, 메쥬르.”

“말씀하시죠, 크롬웰 경.”

“혹시 궁술에 관련된 물건은 없습니까? 보다시피 저희 일행이 궁사거든요.”

그 전에 아가타를 좀 챙겨볼까.

사실 적이 될 지도 모르는 그녀를 챙긴다는 게 웃긴 이야기지만 그만큼 그녀가 무섭지 않았다.

지금의 그녀는 발아조차 못한 씨앗 상태.

‘그 전에 어떻게든 내 편으로 만들어봐야지.’

우리의 대화를 들은 아가타가 나를 향해 어색하게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다.

메쥬르는 내 물음에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이내 안쪽의 문으로 들어간 메쥬르는 금방 무언가를 들고 다시 나왔다.

“여러 가지가 있는데 추천하는 물건은 이겁니다.”

바로 나왔네.

내가 생각했던 그 아이템이었다.

[루엘라의 진심]

[마나 전도율 60%]

[마나를 이용해 무형의 화살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얇은 장갑이었다.

투명하게 느껴질 정도로 색상도 옅고 장식 하나 없었지만 그 존재감은 대단했다.

“장갑?”

비비안이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어느새 아가타는 물론이고 노아와 파이시도 다가와 그 장갑을 구경했다.

“이 장갑은 마나를 이용해 화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마나만 충분하다면 계속해서 생성하는 게 가능하죠.”

“아아!”

안 그래도 화살의 개수로 고생하던 아가타가 놀란 탄성을 자아냈다.

다른 사람들도 놀랍다는 시선을 던진 건 마찬가지였다.

“강력한 아티팩트네. 물론 비싸겠지?”

파이시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메쥬르에게 물었다.

그러자 메쥬르는 아무렇지도 않게 가격을 말했다.

“9,444개입니다.”

“······무리네.”

파이시가 은근히 살 생각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만큼 좋은 아티팩트라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아아······.”

조금 전에 나온 탄성이 탄식이 되어버린 아가타가 후드에 감춰졌지만 딱 봐도 축 늘어진 귀를 하고 있었다.

“아가타, 아직 시간은 많습니다. 조금 고생하면 구입할 수 있을 거예요.”

“네.”

내 말이 조금은 힘이 되었는지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여전히 장갑에서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몸만 돌렸다.

“사냥하고 오겠습니다.”

“몸조심하십시오. 웬만하면 이타야들이랑 같이 다니시고.”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12시간 뒤에 뵙겠습니다.”

의욕이 아주 충만한데.

이걸로 잠깐 동안은 씬에 대한 생각을 지우게 할 수 있겠지.

아가타까지 나가자 나는 본격적으로 물건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알고 있는 티를 내면 안 되기에 천천히 살폈는데 그러던 중에 드디어 찾고 있던 물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건 뭐죠?”

“작은······조각상입니다.”

본인이 말하고도 조금 어색했는지 메쥬르가 애매하게 말했다.

메쥬르도 이 물건을 그저 골동품이라고 생각했겠지.

“얼마입니까?”

“5개입니다.”

역시 굉장히 저렴한 가격.

하지만 여기는 게임이 아닌 현실이었다.

흥정이 가능하다는 말이지.

“2개.”

“그건 안 됩니다. 5개.”

“3개.”

“5개입니다.”

“딱 한 개만 깎아줍시다. 4개.”

“으음······.”

고작 돌조각 하나로 이 지랄을 한다는 게 나도 해놓고 조금 어이가 없네.

파이시나 비비안도 그런 나를 각자 이상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데려다 준 은혜도 있으니 4개로 해드리죠.”

“사딸라. 땡큐.”

“예?”

“아닙니다. 여기 4개.”

돌조각 4개를 주고 산 조각상을 살펴봤다.

역시 내가 알던 그 히든 피스가 맞다.

“그런 걸 왜 산 거야?”

“취미입니다.”

파이시가 희한하다는 표정을 지우지 못하며 물었지만 곧이곧대로 말해줄 수는 없지.

나는 이내 계속 내 옆에 붙어있던 비비안에게 물었다.

“비비안은 원하는 게 없습니까?

“응. 더 모아서 나도 좋은 거 사려고.”

“그럼 저랑 사냥이나 가시죠.”

“좋아.”

비비안과 함께하는 히든 피스 탐험 출발이다.

< 288화. 웨이브 클리어 그리고 히든 피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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