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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특성으로 최강 네크로맨서-278화 (278/415)

진화 특성으로 최강 네크로맨서 (278)

날개의 힘

일이 예상치 못하게 흘러갔지만 어쨌든 좋았다.

원래보다 몇 년은 일찍 화신이 된 탓인가, 호넨은 기상천외한 행동을 하고 말았다.

‘성흔이 있을 때부터 짐작은 했지만 벌써 화신이 됐을 줄이야.’

또 미래가 변했다.

하지만 이번 일에 한해서는 나쁘지 않았다.

덕분에 제파르 교단의 최대 돈줄이자 간부인 제레드를 변명의 여지도 주지 않고 그 자리에서 죽였으며 이제 곧 호넨도 죽일 수 있을 테니까.

아무리 호넨이 화신이 되었다고 해도 여기 모인 인원들과 근처에 있을 바하트나 수라한이 합세하면 질 수가 없었다.

‘일찍 화신이 돼서 그런가, 철이 없군.’

산전수전 다 겪은 후에나 화신이 되었던 녀석이었는데 이번에는 너무 일렀던 모양이다.

펄럭!

콰직―――!

날개가 움직였다.

그 힘을 이용해 단숨에 치고 나가 검을 휘두르자 상대의 몸이 깊게 파였다.

다른 사람들이 오기도 전에 먼저 죽여 버릴 수도 있겠는데.

“크아아악!”

크리스는 상처도 내지 못했던 호넨, 아니 이제는 하네스가 된 화신이 비명을 질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지금의 내 능력은 화신의 완벽한 천적이었으니까.

[??의 날개]

―유니크

―뛰어난 빛의 재능이 신살의 씨앗과 합쳐져 피어난 날개.

―날개를 펼 시, 기본 스테이터스가 매우 향상된다.

―날개를 편 상태로 초월자와 관련된 것을 상대할 시 뛰어난 위력을 발휘한다.

―성장이 끝나지 않았다.

확인을 못 했었지만 탑에서 만난 초월자들 덕분에 신의 흔적 5개를 전부 모았던 신살의 씨앗.

탑의 보상 방에서는 그 신살의 씨앗과 내 천재급 빛의 재능을 합쳐 이 날개로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밑바닥에 떨어진 자]

―??

―죄악의 부작용이 줄어든다.

속삭이는 자가 나를 강제로 진화시키며 생긴 등급을 알 수 없는 특성.

덕분에 특수 기술 사용 후의 부작용이 많이 줄어들었다.

물론 아예 없어진 건 아니라 중복 사용을 하면 여전히 위험할 거다.

‘굳이 죄악까지 사용할 필요도 없겠지.’

곧 내가 말했던 이들이 올 거다.

“아드리아스 크롬웰!”

“시끄럽다.”

날개는 사용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대신 엄청난 양의 마나를 소모했는데 분노까지 흡수한 원죄로 인해 5분은 유지가 가능했다.

그리고 그 5분이면 전투 시간으로는 충분했다.

콰직!

크게 휘두른 하네스의 주먹이 내 갈락슈르와 맞부딪혔다.

그러자 상대의 주먹이 둔기에 맞은 것처럼 으스러졌다.

“아직 덜 됐군.”

화신이 된 지 며칠도 안 된 게 분명했다.

애초에 화신이란 신이 강림한 모습으로 성격도 조금 더 초월적인 방향으로 변한다.

지금의 녀석은 아직 물이 덜 빠졌다는 소리.

“어째서! 어째서 내 힘이 통하지 않는 거냐!”

가면이 울분을 토하는 모습은 꽤나 신선했다.

나는 하네스의 목에 새겨진 역십자가의 성흔을 보며 말했다.

“이제 그만 끝내자.”

하지만 그 끝은 내가 내지 않지.

우두둑!

하네스의 목이 갑작스레 뒤틀렸다.

강한 반발력과 내구도로 버티고 있었지만 하네스는 괴로운 듯 소리쳤다.

“어떤 새끼야악!”

“별 그지 같은 놈이 아카데미 내부로 흘러들어 왔구먼.”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다시 마나가 요동쳤다.

꾸드드득!

“괴물인지 사람인지도 모르겠구나. 어이, 아드리아스. 저것이 대체 무엇이냐?”

바하트가 디에네를 옆에 달고 나타났다.

공간 이동이 가능한 만큼 단숨에 도착한 모양이었다.

이윽고 관중석에 있던 실력자들도 차츰 연무장에 도착했다.

에레스티얼 후작, 유노르 후작, 그리고 몇몇 귀족들과 교수들까지.

“내 딸을 구해 줘서 고맙네.”

에레스티얼 후작이 내게 고개를 숙여 왔다.

근데 지금은 인사를 받을 때가 아닌데.

꽈득!

“하찮은 벌레들이!”

광기 섞인 핏빛 마나가 하네스를 중심으로 소용돌이쳤다.

그러자 바하트의 마법이 풀리며 순식간에 그가 내게 달려들었다.

“아드리아스 크롬웰! 너부터 죽여 주겠다!”

끼에에엑―――――!

퍼걱!

그리고 그런 하네스를 향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검격이 쏟아졌다.

수라한의 비기, 무량귀곡반야가.

“기사학부 교수님들은 당장 주변을 차단해 주십시오.”

수라한은 등장하자마자 교수들을 통제했다.

그리고는 여전히 반야가에 맞서 몸을 움직이는 하네스를 향해 달려갔다.

“바하트 탑주님, 부탁드립니다.”

“흥.”

바하트는 코웃음을 쳤지만 마법은 발동됐다.

엄청난 압력이 일점에 모이며 하네스의 몸을 짓눌렀다.

“난 신이다! 난 신이라고!”

쿠궁!

하네스는 역시 화신답게 바하트의 마법을 어느 정도 저항했다.

하네스의 정체를 정확히 모르는 이들은 그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표했다.

“대륙 10인의 마법도 버티다니…….”

“정체가 대체 뭐지?”

그 순간 하네스의 앞으로 달려간 수라한이 검을 휘둘렀다.

동시에 에레스티얼 후작과 유노르 후작도 합세하여 공격을 펼쳤다.

콰가가각!

“단단하군.”

“호오, 이건 놀랍군요.”

유노르 후작과 에레스티얼 후작이 각각 말했다.

뒤를 이어 수라한도 인상을 찌푸리며 슬쩍 물러났다.

“뭐 하는 괴물이냐.”

하네스는 그 틈에 내게 입은 상처들을 회복하고 있었다.

화신이 된 신체는 엄청난 재생력으로 뭉개진 육체를 복구했다.

“이런.”

그 기색을 눈치챈 수라한이 내게 말했다.

“우리가 움직임을 봉쇄하겠다. 죽일 수 있겠나?”

난 대답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갈락슈르에 마나를 계속 불어넣었다.

예기가 중첩되는 갈락슈르의 특성으로 이미 한계에 다다른 날카로움을 만든 상태.

“죽이지 말고 제압해라.”

그러나 그런 우리의 행동을 바하트가 초 쳤다.

“놈은 내 연구실로 데려가야겠어.”

왜 처음에만 마법을 쓰고 가만히 있나 했더니 그런 이유였나.

쓰읍, 바하트에게는 미안하지만…….

난 하네스를 살려 둘 생각이 없었다.

펄럭!

피잉―――!

세 명의 검사가 하네스를 묶어 두는 사이 내 날개가 움직였다.

그와 동시에 탄환과 같이 앞으로 움직인 나는 하네스의 성흔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

하네스가 내 노골적인 공격을 눈치채고 괴성을 질렀다.

그 괴성엔 마나가 담겨 곧 주변을 초토화했다.

콰과과과광―――――――!

위력 하나는 무시무시했다.

만약 저 녀석이 화신이 된 상태로 몇 년만 묵어 있었으면 탑에서 상대했던 ‘쫓는 자’보다 강해졌을 것 같았다.

덕분에 내 접근을 막은 하네스는 거칠게 몸을 움직이며 자리를 박찼다.

그러더니 뜬금없이 도망을 치기 시작했다.

“도망간다!”

누군가가 외쳤고 하네스의 뒤를 따라 여러 인물이 추격을 시작했다.

그러나 그 추격이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흥, 이 몸 앞에서 도망이라니 배짱도 좋구나.”

바하트가 손을 내밀고 이내 뒤틀었다.

“크으흑.”

곧이어 하네스가 도망을 치다 고꾸라지며 괴로워했다.

가슴을 움켜쥐며 쓰러진 모습이었는데 그 이유는 바하트의 손에 바로 드러났다.

“이게 네 녀석의 심장인가.”

대륙 10인 중 하나이자 최고의 마법사인 바하트의 마법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의 손에 들린 것은 다름 아닌 하네스의 심장이었다.

‘여전히 괴물 같네.’

상대의 심장을 공간 이동 시키는 무시무시한 마법.

저항 없는 타인을 공간 이동 시키는 것도 최상급 마법이건만 바하트는 적대하는 대상의 심장도 여유롭게 뽑아냈다.

“뭔가 이상하군. 심장이 하나가 아닌 건가?”

바하트가 중얼거릴 때 나는 바닥을 보이기 시작한 마나를 느끼며 재빨리 하네스에게 다가갔다.

하네스의 심장을 공격하면 큰 피해를 줄 수는 있었지만 죽일 수는 없었다.

파괴된 심장마저도 복구하는 게 불사자 하네스.

그러나 그런 녀석에게도 재생이 안 되는 약점이 있었다.

‘누구나 알 수 있지만 뚫기는 힘든 약점.’

바로 성흔이었다.

콰직!

더 이상 날카로워지기도 힘든 갈락슈르가 쓰러진 하네스의 몸을 꿰뚫었다.

그 부위는 정확히 성흔이 새겨진 부분.

콰득!

“……내가, 신이 된 내가 어떻게…….”

성흔이 뚫린 하네스가 질긴 생명력으로 내 갈락슈르를 잡고 뽑아내려 애썼다.

하지만 내 검을 잡은 하네스의 손이 오히려 잘려 나가며 그는 죽어 갔다.

날개로 인해 보정이 생기지 않았다면 아무리 갈락슈르의 예기가 올라갔어도 단숨에 뚫을 수는 없었겠지.

‘개사기인데.’

게임 속에서 상대한 화신들을 생각하면 아무리 지금의 하네스가 약한 상태라 해도 압도적이었다. 말로 표현하자면 이 날개는 초월자와 관련된 것에 한해서 방어 관통 효과를 지녔다고 해야 할까.

확실히 이 날개는 대초월자 전용 특성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파스스스―――.

이내 목숨을 잃은 하네스가 흩어지기 시작했다.

“아니! 죽이지 말라니까!”

검은 재로 흩어지는 그 광경을 보며 뒤에 있던 바하트가 노발대발했다.

하지만 난 들은 채도 안 하며 검을 집어넣고 날개도 접었다.

접힌 날개는 그대로 허공에 흩어져 사라졌다.

“도대체 뭐였던 거지? 시체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다니…….”

“사람들은 무사한가? 살펴봐야겠군.”

“이 괘씸한 놈! 내가 분명 연구실에 가지고 간다고 했건만!”

여러 반응들이 오가고 나는 가장 먼저 크리스와 세레나의 안전을 확인했다.

다행히 둘 모두 무사한 모습이었다.

“네 이놈! 아드리아스 크롬웰! 녀석을 도로 살려 내어라!”

“디에네도 왔군요. 요즘 잘 지내십니까?”

“……어휴.”

디에네가 나와 바하트를 보더니 고개를 흔들며 한숨을 내쉬었다.

“넌 조금 전까지 그런 괴물하고 싸운 애가 잘도 그런 말이 먼저 나온다?”

“익숙하니까요.”

“그래. 그럼 익숙한 우리 아버지도 상대해 봐.”

“그건 사양하겠습니다.”

그때 저 멀리서 빠르게 다가오는 누군가가 느껴졌다.

그녀는 비비안이었다.

“아드리아스.”

“전 괜찮습니다.”

“응. 다행이야.”

그녀는 무뚝뚝하게 말하면서도 내 어깨를 붙잡고 몸을 이리저리 살폈다.

비비안의 뒤를 따라 함께 온 노아가 어색하게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제게 맡긴 일은 어땠습니까?”

“아드리아스 말대로였어. 그래서 다 죽였어.”

내가 비비안에게 시켰던 일.

그건 제파르와 함께 아카데미로 들어온 하인들을 추적하라는 거였다.

아무래도 한 번 테러를 일으킬 뻔한 전적이 있던 놈들이니 확인차 살펴보라고 한 건데 아무래도 정말로 다시 테러를 낼 생각이었나 보다.

‘계획이 허술한 걸 보면 하네스의 짓이겠네.’

힘에 취해서 날뛰고 싶었겠지.

교단에서는 화신의 명령인 만큼 거부할 수도 없었을 테고.

하지만 이제 제파르의 화신은 없다.

조금 거저먹은 느낌이었지만 후에 가장 강력한 빌런 중 하나가 되는 하네스를 깔끔하게 처리했으니.

“잘했습니다.”

“저번에 걔들이지? 나랑 아드리아스가 막았던.”

“예.”

순간 비비안의 눈에 살기가 감돌았다.

그 강력한 살기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비비안을 돌아볼 정도.

“제파르 교단…….”

씹어 먹을 듯 중얼거리는 그녀를 보자 아무래도 제파르 교단의 미래가 밝을 것 같지는 않았다. 실제로 화신과 돈줄이 죽은 이상 몰락의 길을 걷게 되겠지.

“아드리아스 크롬웰.”

그때 멋지게 콧수염을 기른 에레스티얼 후작과 조용히 따라붙은 유노르 후작이 내게 다가왔다.

“다시 한 번 말하지. 내 딸을 구해 줘서 고맙네.”

“아닙니다.”

에레스티얼 후작의 곁에는 어느새 세레나가 와 있었다.

정신을 잃지 않은 게 대견한데?

“그보다 궁금한 게 있군.”

이번에는 유노르 후작이었다.

“우리의 공격은 통하지 않았다. 물론 난 오러 비기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통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어렴풋이 짐작했지. 수라한의 반야가도 통하지 않았으니.”

난 조용히 유노르 후작의 이야기를 들었다.

주변에서도 마침 내가 하네스를 압도한 게 신경 쓰였는지 주위로 몰려들어 궁금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그래서 묻겠네, 크롬웰 백작.”

유노르 후작의 담담한 음성이 좌중을 흔들었다.

“자네는 오러 비기를 깨우친 건가?”

거참…….

터무니없는 오해를 하고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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