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화. 갈락슈르, 니켈 그리고 대련 내기
니켈의 자아를 보여 주려던 내 계획을 돌연 멈출 수밖에 없었다.
트라울러는 내 뜬금없는 행동보다는 갈락슈르에 더 관심을 보였다.
그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내게 가까이 다가오더니 갈락슈르의 검신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이 검은 어디서 난 거지?”
“아는 분에게서 받았습니다.”
“내가 잠시 살펴봐도 되겠나?”
이러려고 검을 뽑았던 건 아니지만 트라울러에게 순순히 검을 건넸다.
니켈의 자아를 증명하는 거야 조금 있다가 해도 되니까.
그리고 혹시 모른다.
내가 모르는 두 번째 봉인 해제 방법을 트라울러가 발견할지도.
“놀랍군. 아름다운 검이야.”
그는 한참을 갈락슈르의 무게 중심과 예리도를 확인해 보며 감탄했다.
특히 새하얗다 못해 눈이 부시는 검신을 계속해서 찬양했다.
“정말 놀라운 검이다. 실용성은 물론이고 예술성까지 잡았어. 이런 검을 그냥 받았다고?”
“처음에는 그런 외형이 아니었습니다. 평범하고 낡은 검이었어요.”
“뭐?”
내 말을 들은 트라울러는 더 자세하게 갈락슈르를 뜯어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탄성을 내질렀다.
“하! 말도 안 되는군. 이런 기술력은 현시대에서는 불가능해!”
“뭔가를 발견하신 겁니까?”
“알 수 없는 힘이 검을 감싸고 있다. 그리고 검의 외형이나 새겨진 문양들을 보면…….”
트라울러가 돌연 모른을 바라보았다.
그 모습이 마치 그가 와서 함께 검을 봐 주길 원하는 것 같았다.
“계속 말하게. 나도 듣고 있으니.”
모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하자 트라울러가 설명을 이어 나갔다.
“여기 이 부분을 잘 보면 고대의 문양들이 새겨진 걸 볼 수 있지. 이를 보면 고대 시대에 만들어진 검인 듯싶어. 물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 검을 둘러싸고 있는 힘을 보면 아마 확실하겠지. 이런 힘은 흔히 우리가 말하는 고대 신의 힘이야.”
“신!”
함께 있던 루나가 소리쳤다.
이미 나와 함께 신의 존재를 경험해 본 그녀에게도 굉장히 흥미를 돋우는 주제였나 보다.
그건 그렇고 갈락슈르가 신과 연관이 된 검인 줄은 몰랐는데 나쁘지 않은 정보를 얻었다.
트라울러가 고대 신이나 문양들을 알고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내 추측을 단정 지을 수는 없어. 내가 이 검을 만든 주인도 아니고, 고대 시대를 경험해 본 것도 아닌 일개 촌부일 뿐이니.”
“어쨌든 자네가 보기에는 고대 신과 연관이 된 것 같다는 말이겠지?”
“그렇습니다. 영감님도 아시겠지만 제가 운 좋게 만든 ‘별 사냥꾼’도 신의 힘이 영향을 주었죠. 그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이 검에 담긴 힘이 그때와 사뭇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트라울러가 만든 역작이자 마검, 별 사냥꾼.
나도 게임에서 우연히 얻어 본 적이 있는 네임드급 아이템이다.
이전의 주인은 죽었다고 들었고, 누구였는지도 몰랐지만 경매장에서 구했었지.
하지만 많은 돈을 들여 구한 것치고는 그 특성이 조금 애매하고 특이했다.
검의 이름에 걸맞게 명성이 높은 상대를 죽이면 검의 능력치가 상승하고 착용자의 스탯도 올려 주던, 게임이 아니었으면 말이 되지 않는 능력을 지녔던 검.
‘게임에서야 이해를 한다지만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검인데…….’
그도 그럴 게 명성이 높고 낮음을 일개 검이 어떻게 판단한단 말인가.
게임이야 시스템이라는 보정이 있으니 명성이 수치화 되어 있고 이를 자연스럽게 이용하지만 내가 있는 이곳은 현실.
현실에서는 명성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였다.
그러니 높고 낮음의 기준도 명확하지 않고 그로 인해 강해지는 수치도 객관적일 수 없었다.
명성과 상대가 가진 힘이 비례하지도 않으니 힘을 흡수하는 것도 아니고 명성을 흡수하는 검이란 건 사실상 말이 되지 않았지만…….
‘실제로 존재하지. 내 눈앞에 만든 사람도 있고.’
만약 그 능력이 이곳에서도 같다면 트라울러의 말이 이해가 갔다.
신의 힘이 개입했다고 하면 말도 안 되는 일이 현실이 될 수 있으니까.
전지한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전능에 가깝던 신의 힘을 직접 경험해 본 나로서는 ‘별 사냥꾼’의 명성 흡수가 가능할 것 같았다.
“하지만 제가 만든 검과의 차이점이라면 제 ‘별 사냥꾼’은 우연히 신의 힘이 깃든 경우고, 이 검은 아예 신의 힘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놀라운 검이군. 아가야, 혹시 이 검을 누구에게 받았는지 물어도 되겠느냐?”
딱히 감출 필요는 없겠지.
어차피 바하트는 이 검의 존재도 잊어버렸을 거다.
“바하트 알븐에게 받았습니다. 사막에 위치한 어느 던전에서 구했다고 전해 들었죠.”
“오호.”
고개를 끄덕인 모른이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트라울러도 바하트의 이름이 나오자 수긍을 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 녀석이라면 충분히 이런 검을 구했을 수도 있겠어. 하지만 이 검의 정체는 못 알아봤을 거야. 그러니 너한테 준 거고.”
트라울러가 추측하는 말은 모두 맞았다.
이전의 갈락슈르였으면 트라울러도 알아보지 못했겠지.
애초에 아이템 창을 볼 수 없었으면 나도 몰랐을 거다.
근데 말하는 게 꼭 바하트를 안다는 느낌이다.
서로 유명인인 만큼 만났던 적이 있는 건가.
“아드리아스 크롬웰이라고 했지? 혹시 자네는 이 검이 아직 봉인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봉인이요? 전혀 몰랐습니다.”
전혀 알았지만 모르는 척했다.
아는 척 해 봤자 어떻게 알았는지 해명하기 힘들었으니까.
“이 검이 모습을 한 번 바꿨다고 했지. 그때도 아마 봉인이 풀렸던 걸 거다. 하지만 아직도 봉인이 남아 있어. 흥미롭군.”
갑자기 양팔을 걷어붙이며 망치를 든 트라울러가 내게 말했다.
“검을 잠시 빌려주게.”
“그 전에 제 언데드들의 장비를 만들어 주시겠다는 약속을 확답해 주십시오. 그러면 얼마든지 빌려드리지요.”
그제야 본론으로 돌아와 언데드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니켈은 묵묵히 검을 휘두르고 있었고 그런 니켈의 옆에서 루나가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건 별개의 이야기지. 하지만 방금 태도를 보면 언데드들의 자아가 있다는 건 자신이 있는 모양인데, 뭘로 증명하려고 했지?”
“전 특이 체질입니다. 검과 마법을 동시에 다룰 수 있지요.”
“그러고 보니 그렇군. 이 검에 정신이 팔려서 미처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마법사가 검을 들고 다니는 일이 흔한 건 아니니.”
“그래서 제 언데드와 대련을 하는 모습을 보여 주려고 했습니다. 만약 제 언데드에게 자아가 없다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니까요.”
언데드는 주인이 내리는 명령을 토대로 단순하게 움직였다.
복잡한 명령을 알아들을 정도가 되려면 고위급 언데드만 가능하고 대부분은 본능에 따르는 움직임을 취할 뿐.
자아가 있는 언데드는 초인으로 만든 언데드뿐이었다.
하지만 고작 20대에 불과한 내가 오러 마스터나 워록으로 언데드를 만들었다는 건 믿기 어렵겠지.
운 좋게 초인의 시신을 얻었다고 해도 실력을 키워서 데스나이트나 리치를 만들 때쯤 사용한다는 생각을 하는 게 대다수니까.
‘진화가 있는 나는 별개지만.’
내가 보여 주려 한 대련은 집중을 필요로 했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언데드에게 복잡한 명령을 일일이 내리며 움직이게 할 수는 없는 노릇.
그러니 초인으로 만든 언데드가 아닌 평범한 언데드였다면 대련이라는 게 성립하기 어려웠을 거다.
‘니켈이랑 대련한 것도 꽤 오래됐네.’
검을 막 배우기 시작했을 때는 매일 처맞기만 했었지.
어쨌든 니켈은 무려 오러 마스터에 다다랐던 녀석.
그런 니켈의 검술에 대고 내가 전력을 다하면서 대련을 한다면 믿기 싫어도 니켈에게 자아가 있다는 게 증명이 될 거다.
“자신의 언데드와 대련이라……. 그거 참 볼만 하겠군.”
“흐흠…… 꽤 고약한 녀석을 숨겨 왔었구나, 아가야.”
내가 자신 있어 하자 아무래도 모른이 눈치를 챈 모양이었다.
니켈이 오러 마스터로 만든 언데드라는 걸.
“일단은 검부터 확인하고 오지. 그 정도는 기다릴 수 있겠지?”
“예.”
그렇게 잠시 뜻하지 않게 휴식 시간이 생겼다.
깡! 깡!
한쪽에서는 내 갈락슈르가 망치질 당하는 소리.
콰드득!
서걱!
내 앞에서는 니켈의 차력 쇼가 펼쳐지고 있었다.
니켈은 루나가 심심해서 던지는 마법을 맞받아치며 수련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에서 자아가 있다는 걸 확실히 느낀 모른이 웃으며 말했다.
“허허. 정말로 오러 마스터인 모양이구나. 아깝지 않았더냐?”
“당장 살기에 급급한 탓에 되는대로 사용했습니다.”
“나쁘지 않은 판단이었다. 가끔 보면 아껴 두었다가 써먹지도 못하고 비명횡사를 하는 녀석들이 있었지. 아니, 대부분은 그런다. 네가 특이한 게지.”
모른은 내게 말하면서도 시선은 니켈에게 향해 있었다.
주변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묵묵히 검을 휘두르는 니켈은 루나가 은근슬쩍 사용하는 마법을 단숨에 검으로 갈라 버리고 다시 수련 모드에 진입했다.
저 녀석도 이만하면 짜증 한 번 낼 법도 했는데 인내심이 대단하네.
하긴 그러니까 저런 무식한 방법으로 오러 마스터가 됐겠지.
“어찌 얻었는지 궁금하지만 묻지 않는 것이 불문율. 하지만 그건 묻고 싶구나. 내게서 가져갔던 호왕의 시체와 페어리퀸은 벌써 사용했느냐?”
“보여 드릴까요?”
“허허. 결단력 있구나. 아껴 뒀다 사용하고 싶었을 텐데 용케 저질렀어.”
진화를 모르는 모른의 입장에서는 결단력 있는 행동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진화를 알려 줄 생각도 없었기에 그냥 웃음으로 넘겼다.
“할아버지.”
모른을 따라서 은근슬쩍 니켈을 괴롭히던 루나가 그를 불렀다.
“왜 그러느냐.”
“할아버지 데스나이트가 더 셀까, 아니면 내 친구 팬텀이 더 셀까?”
“허허. 그야 물론…….”
“붙어 봐야 알 것 같아요.”
아, 나도 모르게 말이 나와 버렸다.
하지만 굳이 번복할 필요는 없는 말이라 조용히 있었다.
“허어. 아가야, 그 말, 장담할 수 있겠느냐?”
반쯤 감긴 모른의 눈에서 안광이 번뜩였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었는데 예상외로 모른의 자존심을 건드린 모양이었다.
근데 문제는 나도 니켈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사실.
“제가 말이 헛나왔습니다.”
내가 순순히 고개를 숙이자 모른의 안색이 살짝 실망한 것처럼 보이는 건 착각일까.
하지만 아직 내 말은 끝나지 않았다.
“말 자체는 헛나왔지만, 붙어 보지 않고서는 결과를 모른다는 의견은 변하지 않습니다.”
“재미있구나.”
모른의 말과 동시에 검은 아공간이 열리며 데스나이트 한 구가 튀어나왔다.
검은 전신갑주와 안면 투구를 쓴 데스나이트는 분위기로 주변을 압도했다.
“오오오!”
왜인지 루나가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고, 그런 루나의 장난을 받아 주고 있던 니켈이 고개를 돌려 데스나이트를 보았다.
“이 아이의 이름은 루델론. 내가 직접 잡은 오러 마스터 중 하나지.”
루델론, 실제로 보니 감회가 새롭다.
이미 게임에서 여러 번 마주쳐 봤지.
모른과는 게임 속에서 수도 없이 많이 싸워 보았기에 익숙한 녀석이었다.
다른 보스들에 비해 특히 모른과의 전투 경험이 많았는데 그 이유는 공략 실패 리트라이로 인한 무한 재도전.
‘가장 많이 세이브 로드 신공을 사용하게 한 보스 중 하나. 그만큼이나 까다롭고 강했지.’
그 덕분에 모른이 가진 언데드의 숫자와 특히 강한 몇몇 언데드의 특징은 전부 파악하고 있었다.
루델론은 그중에서 3번째로 강한 데스나이트.
모른의 모든 언데드 중에서 순위를 매기면 더 내려갈지는 몰라도 일단 데스나이트 중에서는 서열 3위였다.
“어떻느냐? 이래도 네 니켈이 내 루델론과 붙어 볼 만하다고 생각되느냐?”
“예.”
나는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티어 자체는 팬텀인 니켈이 훨씬 떨어진다.
하지만 나태를 흡수한 특수성과 원죄와의 동기화, 그리고 특수 기술로 인한 오러 비기 사용까지 따지면 니켈이 이길 수도 있다고 확신했다.
터벅.
어느새 니켈이 다가왔다.
그도 우리가 하는 말들을 모두 알아들었던 모양인지 꽤 도발적인 자세로 모른과 루델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같은 오러 마스터지만 팬텀의 신체와 데스나이트의 신체다. 얼마나 대단했던 오러 마스터인지는 몰라도 그 격차를 메울 수는 없다고 본다만?”
만약 원죄와 나태가 아니었으면 당연히 나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을 거다.
그리고 이쯤 되니 나도 궁금해진다.
죄악의 힘은 이런 월등한 신체적 격차를 좁힐 수 있을까?
“아가야, 그렇다면 우리 내기를 하지 않겠느냐?”
“대련입니까?”
“그래. 그렇게 자신이 있다니 내기에서 이길 자신도 있겠지?”
솔직히 이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오러 비기를 사용한다면 방심을 틈타서 이길 수 있지 않을까.
아무리 오러 마스터로 만든 데스나이트여도 그 성능은 오러 마스터에 미치지는 못한다.
애초에 오러 비기를 사용할 수 없으니 오러 마스터에 비빌 수는 없지.
그러나 니켈은 오러 비기도 사용할 수 있고 오러 마스터에 가깝던 강자인 검귀 호산도 이겼던 전적이 있다.
‘후우.’
그래도 일단 한발 물러나기로 했다.
오러 비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걸 굳이 알려 줄 필요는 없잖아?
“만약 손상을 입으면 제게는 고칠 만한 재료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크군요.”
대련을 하기 싫다는 걸 돌려서 표현했다.
아무래도 모른이 친근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자존심이 세워진 모양이었다.
그러자 내 말의 의미를 다르게 해석한 모양인지 모른이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허허허! 정말로 자신이 있는 모양이구나. 아가야, 네 언데드는 고작 팬텀이고 루델론은 데스나이트다. 만약에 대련으로 인해 니켈이 손상을 입더라도 내가 확실히 고쳐 주마. 그럼 어떻느냐?”
확실히 내가 한 말을 생각해 보면 다치기는 하더라도 이길 수는 있다는 것처럼 들리겠네.
오러 비기, 죄악 버프…….
아무리 생각해도 승산은 충분했다.
무엇보다도 나는 니켈의 실력을 믿고 있었다.
오러 비기를 보여 준다는 손해도 있었지만 내기의 보상이 뭐냐에 따라 승부를 걸어 볼 만하지.
“내기로 거는 건 뭐로 하실 건가요?”
“자신감이 보기 좋구나. 치기 어린 자신감이 아니었으면 한다. 내기로 거는 건…….”
잠시 생각하던 모른이 이내 사악해 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반지는 어떻느냐?”
반지?
반지는 생각도 못 했는데…….
“집회 반지 말씀이십니까.”
“그래. 지금이라도 그냥 약함을 인정하고 물러나도 좋다. 그 반지는 네 생각보다 훨씬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단다. 가지고 있으면 다른 파벌의 녀석들이 먹기 좋은 거래를 내놓을 테니 무리하지 말거라.”
마치 이래도 대련을 할 거냐는 모른의 말에 나는 오히려 그를 따라 미소 지었다.
나도 냉정해져야 하는데 점차 불이 붙는 걸 느꼈다.
애초에 니켈의 승산도 충분히 눈에 보이는 상황이라 더욱 그랬다.
거기다가 집회 반지라는 미끼라면…….
“괜찮습니다. 그렇다면 오히려 좋죠.”
“허허…….”
내 옆에 선 니켈이 천천히 검을 뽑았다.
그의 고요하게 불타오르는 투쟁심이 주인인 내게도 느껴졌다.
“반지 걸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