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진화 특성으로 최강 네크로맨서-113화 (113/415)

113화. 죽은 자들의 왕

사체들이 일어났다.

오크, 인간 할 것 없이 죽어 있던 모든 것들이 자신의 몸을 일으켜 세웠다.

“네크로맨서…….”

눈으로 보고 있었지만 인지 부조화가 일어났다.

그도 그럴 게 조금 전까지 오러를 휘두르던 인간이 흑마법을 사용한다는 건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통용되지 않았기에.

파각!

한 언데드가 오크의 도끼에 한쪽 팔이 날아갔다.

하지만 고통도, 감정도 없는 언데드는 그대로 오크의 몸을 붙잡고 물어뜯었다.

―카하투!

여기저기서 일어나는 언데드에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크헉!

―크롭타! 마가미나!

수많은 사체들이 단번에 일어나 오크들을 몰아쳤다.

갑작스러운 언데드들의 출현은 오크뿐만 아니라 인간들에게도 놀라움을 안겨 주었고, 전황은 급박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네, 네크로맨서다!”

“이길 수 있어! 이길 수 있다고!”

전장에 있어서 절대적인 힘을 발휘하는 마법사, 네크로맨서.

그 명성이 거짓이 아니라는 듯 순식간에 전세를 뒤바꾸며 바퀴벌레와 같이 우글거리는 언데드들이 성벽을 넘어 바깥에 있는 오크들에게 돌진했다.

지금까지 죽었던 모든 사체가 적, 아니면 동료가 되는 모습은 장관을 연출해 냈다.

―크헉!

―카자투!

당황한 오크들이 애써 언데드들을 막아 보려 했지만 언데드 하나를 줄이면 두 마리의 언데드가 다시 생겨나며 끝없이 몰려들었다.

‘네크로맨서인 것도 놀랍지만 도대체 저 마력은…….’

필리온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 건 아닌가 의문이 들었다.

아무리 네크로맨서여도 그렇지, 남문에 있는 사체의 숫자만 해도 어마어마했다.

그런 시체들을 전부 일으키려면 얼마만큼의 마나가 필요한지 계산조차 되지 않았다.

반면에 언데드들이 성벽을 넘어 달려 나가도 아드리아스는 느긋했다.

오히려 그는 전장의 상황보다 알-구르드에게 온 신경이 쏠려 있었다.

“루나.”

루나는 다행히 크게 다친 모습은 아니었다.

그저 오러 비기의 순간적인 출력에 잠시 밀린 듯, 오히려 미소 짓고 있는 게 즐거워 보였다.

“와아, 언데드가 많네!”

“네크로맨서니까요.”

어느새 성벽을 넘어 루나의 곁으로 온 아드리아스가 그녀에게 포션을 주었다.

포션에 대한 아무 설명이 없음에도 루나는 아드리아스가 건네는 포션을 한입에 털어 마셨다.

“저도 돕겠습니다.”

“마음대로 해! 저 오크 영혼은 친구 거니까!”

루나는 그 말을 끝으로 곧바로 알-구르드에게 달려 나갔다.

이번에는 다른 영혼으로 강령술을 사용한 그녀는 바닥에 떨어진 검을 아무렇게나 주워 들었다.

엄청난 속도.

그야말로 빛과도 같은 빠르기였다.

나름 알-구르드와 병기를 맞대어 보며 상성을 파악했는지 전과 다른 유형의 공격 패턴이었다.

우우웅.

알-구르드와 루나가 싸우고 있는 사이 공간이 흔들리며 검은 아공간이 모습을 드러냈다. 곧이어 새하얀 몸체가 드러나며 니켈과 티무르, 그리고 루도가 나타났다.

―키히히히!

그런 그들의 주위로 검고 자그마한 요정이 날아다녔다.

“루도, 미리내. 전장을 부탁한다.”

―그어어어!

거대한 타이탄 구울이 포효를 내지르며 자신의 대검을 들고 전장을 달렸다.

루도의 뒤를 따라 쉐도우 벤시, 미리내가 알 수 없는 마법을 사용하며 날아갔다.

‘니켈, 티무르, 그리고 나까지 합세하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겠지.’

아드리아스는 조용히 기회를 엿보았다.

어차피 결정타는 루나의 몫이었다.

초인을 상대할 수 있는 건 같은 초인뿐.

루나는 이브 밀레니엄의 영혼을 각인하여 단숨에 워록급 마법사가 된 특이 케이스였지만 그렇다고 그 강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콰앙!

콰드드득!

루나와 알-구르드의 전투는 화려했다.

하지만 공격 패턴을 바꿨음에도 근소한 차이로 알-구르드가 유리해 보이는 양상을 띠었다.

후웅.

조용히 나타난 니켈이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단숨에 눈치를 챈 알-구르드는 가볍게 공격을 회피하고 몸을 뒤로 물렸다.

―크하하! 믿을 수가 없군! 젊은 전사여, 이 언데드들은 그대가 소환한 것인가?

여유가 넘치는 알-구르드의 물음에 아드리아스는 조용히 검을 움켜쥐며 그를 향해 다가갔다. 계속해서 스켈레톤 소환을 사용하고 있었기에 정신이 없었지만 이미 마법을 사용하며 검을 휘두르는 것은 익숙했기에 개의치 않았다.

‘등 뒤로 떠오른 형상이 무지막지하군. 루도가 맡아야 하나?’

잠시 덩치는 덩치로 승부를 봐야 하나 싶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덩치와 상관없이 저 오러 비기는 시전자의 움직임을 따라 했기에 그 스피드도 알-구르드와 동일했다.

비록 힘에서는 밀리지 않더라도 속도에서 루도가 따라갈 수 없었다.

‘하지만…….’

결국 이길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아드리아스에게는 있었다.

그렇기에 여유로운 모습의 알-구르드도 걱정이 되지 않았다.

곧 그 표정에서 여유를 없앨 자신이 있었기에.

“영혼 내놔!”

천진난만한 표정의 루나가 소강상태를 부수며 달려들었다.

비록 강령술로 인한 힘이라 오러 비기를 사용하지는 못해도 그 검술만큼은 오러 마스터의 그것이었다.

콰앙―!

빠르게 접근해 오는 루나를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차단한 알-구르드의 옆으로 니켈과 티무르가 공격을 가했다. 그러나 거대한 오크의 형상으로 휘둘러지는 둔기는 셋의 공격을 간단히 튕겨 내고 도리어 반격을 가했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생각보다 까다롭네.’

알-구르드의 오러 비기는 겉보기에는 장식처럼 보였지만 넓은 범위를 홀로 차지했기에 거리적 이점이 상당했다.

무려 4 대 1의 싸움임에도 밀리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루나가 이브 밀레니엄만 소환하면 확실한데…….’

문득 아드리아스의 뇌리로 이브 밀레니엄이 스치고 지나갔지만 루나에게 강요할 수는 없었다.

지금은 비록 루나의 독특한 성격으로 나쁘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렇기에 더욱 조심해야 했다.

마음 놓고 함부로 대했다가 지금의 사이가 어떻게 틀어지게 될지는 아무도 모를 노릇이었다.

‘정 급하면 자기가 알아서 사용하겠지.’

네크로맨시를 사용하며 알-구르드를 상대하기에는 벅찼다.

결국 뒤로 한발 물러난 아드리아스는 니켈과 티무르가 날뛰는 모습을 지켜보다 시선을 돌려 전장을 바라봤다.

후우웅―!

콰아아앙!

루도는 물 만난 고기처럼 전장을 제대로 휘젓고 다녔다.

그 압도적인 크기는 오크들이 무기를 휘둘러도 이쑤시개로 찌르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거대했다.

그와 동시에 첫 출전인 미리내는 허공을 날아다니며 작은 몸과는 어울리지 않는 거대한 그림자 마법을 사용하여 오크들을 쓸어버렸다.

그 둘의 모습은 가히 일인 군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그리고 그렇게 둘이 쓸어버린 오크들은 다시 언데드로 부활했다.

‘원죄의 효과랑 그릇 특성, 그리고 마나 재능 덕분에 이런 미친 짓도 가능하네.’

보통의 네크로맨서였으면 이렇게 많은 수의 언데드를 소환하는 건 불가능했을 테지만 끝없이 회복되는 마나와 몸 전체가 마나 저장고인 그릇 특성 덕분에 전장의 모든 시체를 계속해서 부활시킬 수 있었다.

“한 놈도 놓치지 마라!”

기회를 포착한 도슨 엔데버가 성문을 열고 밖으로 출전했다.

요새 안으로 들어온 잔당들을 모두 처리하고 요새의 최정예만 꾸려 언데드들과 합세했다.

“엔데버의 용사들이여! 진격하라!”

비록 인간들의 수는 적었지만 압도적인 언데드의 물량으로 인해 전세와 사기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격차를 드러냈다.

쿵―!

싸움을 즐기던 알-구르드도 급변하는 전황에 점차 다급해지는 마음을 추스를 수가 없었다.

전쟁이란 혼자서는 수행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

자신의 싸움을 이기더라도 전쟁에서 지면 의미가 없었다.

―크라하!

콰아앙―!

오러 비기로 만들어 낸 거대한 오크가 둔기를 휘둘러 주변을 초토화시켰다.

하지만 니켈과 티무르는 노련하게 공격을 회피해 내고, 어느새 마법사로 영혼을 바꾼 루나도 멀리서 깔짝대기만 할 뿐, 가까이 다가서지 않았다.

그렇게 점차 시간이 흐르고 전장의 열기는 식어 갔다.

알-구르드는 잠시 공격을 멈추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흐흐. 이것도 운명인가.

알-구르드 개인으로서는 질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본인만 이겨서는 아무 의미가 없음을 알기에 자조적인 미소를 띠었다.

―그동안 바야트라의 땅에서만 지내 오며 오직 나만이 세상의 주인인 줄 알고 살아왔다. 하지만 그대들과 같은 기인들을 만나며 많은 걸 깨우치게 된다. 아마 이 세상에는 내가 상상조차 못 하는 강자들이 더 존재하겠지.

말을 하는 알-구르드의 주변 공기가 차갑게 가라앉았다.

어느새 다가온 수백, 수천의 오크 언데드들이 알-구르드의 주변을 포위하고 있었다.

―세상은 정말 넓고 강렬하구나! 와라! 내가 너희들을 직접 영원한 전장의 땅으로 보내 주마!

콰드득!

콰가가가각―!

알-구르드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언데드들이 달라붙었다.

거대한 오크의 형상이 둔기를 휘저으며 언데드들을 박살 냈지만 그 수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정말 괴물이군.”

오크의 추격을 끝내고 돌아온 도슨이 그 광경을 바라보며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모를 독백을 나직하게 흘렸다.

다른 것도 아니고 무려 오러 마스터다.

오크라고는 하지만 천하의 루나 펜드래곤이 열세를 보였을 정도로 강력한 오크.

그런 초인급 강자가 고작 네크로맨서 하나에게 당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왜 네크로맨서가 전장의 주인이라 불리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크라하!

포효를 내지르는 알-구르드의 몸에도 점차 생채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무리 오러 마스터라고 하더라도 보유한 마나에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멈추는 일도 없었다.

온몸에서 선혈을 흘리며 포효를 내지르는 오크 로드의 모습은 그 자체로도 숭고한 전사의 모습이었다.

알-구르드는 자신이 패배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영원한 전장의 땅으로 하나의 오크라도 더 보내기 위해 쓰러질 수 없었다.

쿵!

―크흐. 흐으.

철퇴가 땅을 찍으며 알-구르드가 비틀거렸다.

어느새 그의 주변으로는 대부분의 언데드 군세가 박살이 난 채 뼛가루가 되어 있었다.

“끝이군, 알-구르드.”

아드리아스가 말을 걸자 알-구르드는 씨익 미소를 지었다.

―대전사가 된 이후로 두려울 게 없었다. 내 힘이면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 호언장담했지. 그런 천방지축 같은 내가 하는 말이라 우스울지는 몰라도 하나만 말하마. 그대는 놀라운 전사다. 세상을 바꾸는 건 내가 아닌 그대가 될 것이다.

몸을 지탱할 힘조차 없는 알-구르드는 비록 철퇴에 몸을 기대고 있었지만 전혀 유약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당당해 보이는 모습에 비록 적이었지만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위대한 전사여, 마지막 부탁이 있다.

“말해라.”

―나를 그대의 검으로 직접 영원한 전장의 땅에 보내 줄 수 있나?

알-구르드의 말에 어느새 오크들의 추격을 끝내고 돌아온 엔데버 측 인사들이 고개를 저었다.

“위험합니다! 이대로 그냥 끝내야 해요!”

“아무리 빈사 상태로 보인다고 해도 오러 마스터는 오러 마스터. 맹수는 상처 입었을 때가 가장 위험한 법이오.”

주변의 만류가 들려옴에도 아드리아스는 검을 들었다.

어차피 이제 곧 알-구르드의 영혼은 자신에게 각인이 될 터.

그런 그의 부탁을 들어주는 건 꽤 의미가 있는 일인 동시에 자신의 한계를 시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내가 질 수도 있다. 하지만 죽을 것 같지는 않군.’

아드리아스는 우선 루나의 동의를 구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루나는 이 상황은 안중에도 없는지 피가 튄 자신의 옷을 인상을 찌푸린 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한결같네.’

정말 아리송한 녀석이라 생각한 아드리아스는 알-구르드에게 검을 겨눴다.

“알-구르드, 나는 명예나 기사도 따위는 모르는 무뢰한이다. 명성조차 이용할 줄만 알지 크게 걱정해 본 적 없는 실리적인 인간이지. 하지만 이런 나도 너의 투지에는 존경을 표한다.”

아드리아스가 조용히 검을 바로 세워 예를 표했다.

“너의 마지막은 내가 책임지겠다, 알-구르드.”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대의 심장에는 전사의 혼이 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그대의 호의에 감사를 표하며 나도 마지막 불꽃을 태워 보지.

전장의 한가운데에서 기묘한 결투가 펼쳐졌다.

살아 움직이는 오크는 오직 알-구르드 하나뿐이었지만 그 기백은 수천 오크의 그것과 비슷했다.

―크라하!

부족한 마나로 인해 어느새 촛불처럼 흔들리는 등 뒤의 오크 형상이 알-구르드의 공격을 따라 둔기를 내리쳤다.

둔기라고는 생각도 못 할 엄청난 속도였지만 아드리아스는 가볍게 몸을 비틀어 회피하고 그에게 다가갔다.

“흡!”

마나 파동이 터져 나가며 음속을 뛰어넘는 검이 알-구르드에게 다가갔다.

공기가 터지는 소닉붐과 함께 갈락슈르가 검은빛을 발했다.

쇄애앵.

퍼엉!

콰아아아앙―!

알-구르드는 지친 몸으로 인해 간신히 아드리아스의 공격을 막아 냈지만 옅은 생채기가 생기는 것마저 막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승부는 정해졌다.

‘블러드 커스.’

아드리아스는 방심하지 않았다.

그는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을 사용했다.

비겁하다고 생각해도 상관없었다.

오히려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걸 사용하는 게 알-구르드를 향한 예의라고 생각했다.

콰앙!

콰드드득!

챙! 쾅!

순식간에 여러 차례의 공방이 오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의 입은 다물어지지를 않았다. 이미 족장들과의 결투에서 뛰어난 검사임을 확인했었지만 그조차도 온전한 실력이 아니었음을 깨닫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도대체 저자의 정체가 뭐지?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이 저런 자가 나타난다고?”

“엔데버 요새를 가호하기 위해 나타난 신의 사자가 아닐까요?”

“정말 괴물 같은 솜씨다. 하지만 저것보다 더 무서운 건 방대한 마력으로 만들어 낸 언데드 군단. 만약 전장에서 저자의 적으로 만나게 된다면 전설 속의 드래곤이 나타나지 않는 한 이길 도리가 없겠군.”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저 거대한 언데드와 마법을 쓰는 벤시를 보십시오. 그 많은 오크들을 상대했음에도 멀쩡합니다.”

수하의 말을 들은 도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외향도 평범해 보이지 않는 저 언데드들은 하나만 있어도 놀랄 텐데 여러 마리가 있는 걸 보고 할 말을 잃었다.

너무 놀라면 놀랄 힘도 없다는 게 이런 의미일까.

말은 하지 않았지만 출전을 하며 언뜻 보았던 알-구르드를 위협한 언데드들도 심상치 않았다.

언데드라 함은 그 물량과는 별개로 개개인의 위력은 약한 게 정석이나, 무려 오러 마스터의 발을 묶어 둘 수준의 언데드라니 상식 밖의 일이었다.

‘오크 로드의 말대로, 저자는 세상을 바꿀 수도 있겠어.’

쿵!

전투가 진행이 될수록 알-구르드의 공세는 약해졌다.

이미 루나와 싸우며 심력을 많이 쏟은 상황에 언데드 군세를 홀로 상대하며 무너질 대로 무너진 몸.

거기다 블러드 커스가 담긴 아드리아스의 검에 맞자 버틸 수가 없었다.

―크헙.

결국은 오러 비기가 흩어지며 각혈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손에서 놓지 않은 철퇴를 비틀거리며 휘둘렀다.

후웅.

푸슉!

아드리아스는 감정이 고조됨을 느끼며 단숨에 알-구르드의 심장을 꿰뚫었다.

분명 적임에도 불구하고 그 처절한 투지가 목이 메게 만들었다.

―크라……하.

40년 만에 나타난 오크 로드이자 공식적으로는 최초의 오러 마스터 오크인 알-구르드.

그리 원했던 전장의 한가운데에서…….

미소를 지으며 마지막 숨을 뱉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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