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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 특성으로 최강 네크로맨서-3화 (3/415)

3화. 흑마법, 연구실 그리고 뱀파이어

‘일단 간다고 마음먹기는 했는데…….’

죽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고는 있지만 말 그대로 죽지만 않을 뿐.

어떤 일을 당하게 될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

물론 무섭다고 도망칠 수도 없었다.

지금의 내게 꼭 필요한 것이 그 장소에 있었으니까.

‘그래도 꺼려지네. 어쩔 수 없이 출근하는 느낌이랄까.’

집무실에 가까워질수록 걸음이 무거워졌다.

내 흑마법 스승이자 아카데미의 교수, 카론 디플렌은 비록 유명하지는 않지만 꽤 탄탄한 지지층을 모은 중견 교수였다.

그 특유의 냉철함과 경거망동하지 않는 차분함은 그에게 흑마법사라는 신분을 감추는 강력한 무기가 되어 주었다.

하지만 냉철한 만큼 지금과 같은 내 실수를 너그러이 넘어갈 성격도 아니었다.

카론의 집무실에 도착하자 불이 들어온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다행히 아직 퇴근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똑똑.

“카론 교수님, 아드리아스 크롬웰입니다.”

문을 두드린 채 잠시 기다려 보았지만 대답이 없었다.

긴장된 시간 속에서 얼마간 기다리자 조그마한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들려왔다.

“들어와라.”

나는 조심히 문을 열었다.

그곳에는 자로 잰 듯 정확한 5 대 5 가르마로 검은 머리를 정리한 중년의 남자가 책상 앞에 앉아서 매직 태블릿을 살펴보고 있었다.

참고로 저 매직 태블릿은 마법 도구로 내가 살던 세상 속 스마트폰 비슷한 도구였다.

“……아드리아스.”

“예, 교수님.”

“내가 분명 11일이라고 하지 않았나?”

“죄송합니다. 날짜를 착각했습니다.”

시리도록 차가운 눈길이 마치 뱀의 혓바닥처럼 내 몸을 스쳐 지나갔다.

잠시 불편한 시간이 흘러가고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내 돌아선 그는 집무실 어딘가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괜히 너 같은 거에 심력을 쏟기도 싫군. 그래도 벌은 받아야겠지.”

“달게 받겠습니다.”

“빈 하르츠 국립묘지에서 베이던이라는 이름이 적힌 묘지의 시체를 챙겨 와라. 기한은 이틀을 주지.”

빈 하르츠 국립묘지, 듣자마자 기억에서 떠올랐다.

왔다 갔다만 해도 한나절은 넘게 걸릴 거리.

그래도 거절하는 선택지는 없었다.

거절하는 순간 내가 그 시체 대신 사용되겠지.

“알겠습니다.”

“따라와라.”

내가 대답을 하자마자 그는 서재에 꽂힌 책 하나를 건드렸다.

그러자 서재가 양옆으로 밀려나며 결계 하나가 드러났다.

“열려라.”

간단한 마나의 상호작용과 함께 그의 반지에서 쏘아진 빛이 닿자 주인을 알아본 결계가 서서히 옅어지기 시작했다.

그를 따라 결계의 안으로 들어가자 온갖 시약 냄새와 시체 썩은 냄새가 진동했다.

‘이미 몇 번 본 기억이 아드리아스한테 있는데도 거북하네.’

마치 도살장에 온 듯 온갖 사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사체의 종류는 짐승, 몬스터, 인간은 물론 이종족까지 가릴 게 없었다.

“후우.”

눈살이 찌푸려지는 걸 참았다.

카론을 따라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이번에는 제법 곱게(?) 모셔진 사체들이 쇠사슬에 걸려 있었다.

“원래라면 어제 했어야 하지만 딱히 상관없겠지.”

혼잣말을 중얼거린 카론이 걸려 있던 시체 중 하나를 마법으로 내려놓았다.

“뭐 하고 있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건가?”

내가 멍하니 그 시체를 보고만 있자 카론이 내게 말했다.

그러자 내 몸은 반사적으로 알 수 없는 시약들을 챙기기 시작했다.

익숙한 듯 몸에 밴 움직임이었다.

‘이건, 이렇게군.’

몸이 움직이니 자연스레 기억들이 떠올랐다.

우선 만드라고라의 피를 중앙 바닥에 조금씩 부었다.

그러자 카론이 마법을 이용해 피로 진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이제 이쯤에…….’

토로칸의 뿌리 가루를 진의 군데군데 뿌렸다.

그리고 매개체가 되는 온갖 저주받은 물건들과 시약들을 알맞은 자리에 배치하고…….

“읏차.”

시체를 가운데에 내려놓으면 끝이다.

‘이렇게 복잡한 과정이 있었나?’

게임 속에서는 그냥 마법 한 번에 시체들을 부활시키고 언데드를 소환했는데.

벌써부터 골치 아프다.

준비가 끝나자 카론이 마나를 배열하더니 술식을 구성했다.

그 과정을 지켜보던 나는 어디선가 느껴지는 알 수 없는 시선에 뒤를 돌아보았다.

“…….”

쇠창살이 있는 그곳에는 비쩍 마른 여인이 구속구를 찬 채 날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를 보자 떠오른 아드리아스의 기억.

‘뱀파이어.’

아니, 카론 이 새끼는 뱀파이어도 데리고 있었어?

다른 게임이나 매체 속 뱀파이어와 달리 죄악의 뱀파이어는 하나의 이종족으로 취급된다.

그렇기에 햇빛을 받는다고 죽거나 하지 않았다.

대신 그 희소성이 엄청나며 나도 게임 속에서 뱀파이어를 본 건 손에 꼽을 정도다.

‘그리고 그때마다 죽어 버린 탓에 리트를 하기도 했지.’

뱀파이어는 개체 하나하나가 막강하다.

강인한 육체와 더불어 특유의 혈 마법은 완벽한 공방의 밸런스를 갖추게 해 주었다.

카론도 충분히 강한 중간 보스급 인재이지만 그건 게임이 진행이 되고 중반쯤의 일.

지금의 카론이 대체 어떻게 뱀파이어를 구속한 상태로 데리고 있는지 의문이었다.

‘그리고 카론을 죽였을 때 뱀파이어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었어.’

물론 게임 속에도 이 공간이 재현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죽을 때까지도 뱀파이어와 관련된 게 나오지 않은 걸 보면 의아했다.

‘설마 뱀파이어로 언데드를 만들려다 실패한 건가?’

아드리아스의 기억 속에서도 딱히 관련된 건 떠오르지 않았다.

그는 그저 한 달에 한 번 정도 뱀파이어에게 먹이를 공급했을 뿐.

그렇게 차근차근 기억을 떠올려 보니 뱀파이어와 상관없이 뜬금없는 결론이 나왔다.

‘이거 이제 보니까 그냥 완전히 호구 잡혔었네?’

아드리아스.

지금 보니까 재능만 없는 게 아니라 호구 기질도 다분히 섞여 있었다.

떠올려진 기억 속에는 카론에게 배운 건 거의 없다시피 한데 녀석의 뒤만 열심히 닦고 있었다.

그의 밑에 들어간 초반에만 기초적인 사령술을 배웠을 뿐 그 후로는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우우웅.

상념을 깨우는 소리가 마법진에서 흘러나왔다.

불길한 느낌의 붉은 빛을 흩뿌려 대던 마법진이 이내 서서히 마나를 받아들이며 술식을 구축했다.

퍼석. 푸스스.

빛이 강렬해지자 놓여 있던 시체의 살이 가루가 되어 부서져 내렸다.

―그어어.

저걸 뭐라 해야 하지?

좀비 해골?

그러나 그런 생각도 잠시 자리에서 일어난 언데드가 무너져 내리자 끝이 났다.

“실패군.”

담담한 카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카론은 그 말을 끝으로 이내 노트에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끝이야?’

겨우 이거 하나 하려고 나를 부른 거였나?

생각해 보니 이것보다 하찮은 일 때문에 불린 적도 꽤 있었다.

속으로 욕을 뱉는 것과는 다르게 몸은 착실히도, 더럽혀진 방 안을 정리하고 있었다.

“아드리아스.”

“예, 교수님.”

“……교수님?”

“죄송합니다, 스승님.”

가르치는 것도 없으면서 스승은 개뿔이.

하지만 난 빠릿빠릿한 신병처럼 충성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안젤라의 먹이 공급이 한 달을 넘긴 것 같다만.”

안젤라는 창살에 갇힌 뱀파이어의 이름이었다.

“예. 제가 정리한 후에 챙기겠습니다.”

“아드리아스.”

“예.”

“좀 변한 줄 알았는데 더 멍청해졌군.”

그는 그 말을 끝으로 밖으로 나갔다.

설마 내가 바뀐 걸 알아챈 건가?

아드리아스의 몸으로 들어오며 나도 원래의 성격과는 다르게 변했다.

그럼에도 아드리아스와는 확연히 다른지 의아하게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런 걸 일일이 신경 쓰면 더 일찍 죽겠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청소를 계속했다.

어차피 나는 쫄몹이다.

내 변화에 신경 쓰는 이는 기껏해야 카론뿐일 터.

그런 카론이 겨우 저 정도의 반응이면 굳이 아드리아스의 기억을 떠올리며 매번 행동거지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지.

나는 청소를 하다 말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령술을 사용해 보았다.

마침 매개체와 버려진 마법진의 잔해도 있겠다, 내게는 딱 좋은 환경이었다.

[기초 사령술: 스켈레톤 소환을 시전합니다.]

[경고! 소환할 수 있는 소환물이 현재 남아 있지 않습니다.]

오오?

내가 사령술을 사용하려 하자 마치 프로그래밍된 듯 자동으로 머릿속에 마나 배열이 떠올랐다.

마나를 배열하고 곧이어 술식마저 차례로 구성하자 어엿한 사령술이 발동되었다.

아무래도 플레이어를 위한 특전의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러면 큰 부담이 없겠는데?’

솔직히 내 방에서 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흑마법을 위해서라도 마법의 기초부터 다시 배워야 하는 거 아닌가 고민을 많이 했었다.

결국은 길게 봐야 했기에 도서관에서 책이라도 빌려 독학을 할 생각이었지만 이러면 한시름 덜었다.

‘그래도 더 배워야 하는 건 변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흑마법은 독학을 할 수가 없다.

별다른 이유는 아니고 그냥 관련된 지식을 배울 방법이 전무했다.

이 세상에서는 흑마법이 금기시되니 음지에서 비밀리에 전수되고 있는 형세였다.

책이나 자료라도 널리 퍼져 있으면 독학을 해 보겠으나 흑마법 서적이 있을 리 없었다.

……물론 이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나는 독학을 할 여건이 마련되어 있었다.

‘여기 널리고 널린 게 흑마법 서적이지.’

내가 세운 첫 번째 성장 계획.

그건 바로 카론의 흑마법 서적들이었다.

어차피 강해지기 전까지는 카론과 끊을 수 없는 관계다.

그렇다면 최대한 이용해 줘야지.

원래의 아드리아스였다면 미처 건드릴 생각조차 못 한 카론의 물건들이었다.

여기 있는 책 중 단 하나라도 반출이 되면 아카데미는 물론 나라 전체에 소동이 일어날 거다.

카론은 무슨 생각에서인지 자주 이렇게 아드리아스만 남기고 자기 할 일을 하러 떠났다.

물론 그동안의 행동을 생각해 보면 이 호구 녀석을 경계하지 않는 것도 이해는 간다.

우선은 청소를 마저 끝낸 뒤 연구실에 있는 물건들을 훑어보았다.

그래도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대충 뭐가 뭔지는 눈에 들어왔다.

조금씩 사용해도 티가 안 나겠지?

나는 곧이어 연구실 벽 한쪽을 가득 채운 흑마법 서적들을 확인했다.

‘흑마법학개론, 흑마법사를 위한 기초강의서, 할 수 있다. 당신도 흑마법을!’

아카데미에서 보았던 책들과는 다르게 약간 야매의 느낌이 나긴 했지만 우선 가장 기본적으로 보이는 책들을 꺼내 들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책을 읽을 준비를 하자 강렬한 시선이 나를 찔러 왔다.

“아.”

뱀파이어, 안젤라와 눈이 마주친 나는 어색하게 뒷머리를 긁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밥 주는 걸 잊고 있었네.’

녀석의 밥은 별게 아니었다.

이미 널리고 널린 게 사체라 피는 충분했고, 나는 그저 약간의 피만 주면 되었다.

나는 아드리아스의 기억대로 긴 호스를 가져와 피가 든 통에 넣고 쇠창살 너머로 건넸다.

물론 피의 양은 많지 않았다.

그냥 굶어 죽지 않을 정도?

그때 갈라진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나는 호스를 건네다가 잘못 들었나 싶어 고개를 들었다.

내가 잘못 들은 건가.

그래도 혹시 모르니 안젤라를 향해 물어보았다.

“지금, 네가 말한 거야?”

기억상에 그녀가 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카론의 밑에서 거진 2년을 넘게 지냈음에도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언제 말을 했냐는 듯 가만히 내 손에 들린 호스만 바라보고 있었다.

‘분명 말한 것 같은데.’

멀찍이서 호스를 건네자 힘겹게 다가온 그녀가 입으로 호스를 빨았다.

어쩌다가 잡혔는지는 몰라도 삶에 대한 의지가 대단했다.

그렇게 그녀의 식사도 해결하고 다시 차분히 책을 읽기 시작하는데 다시 한 번 말소리가 들려왔다.

“아드리아스.”

내가 돌아보자 선홍빛 눈동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 아드리아스가 아니야. 누구지?”

착각이 아니었어.

순간 닭살이 일어나며 온몸이 굳었다.

하지만 내색하지 않고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군. 내가 아드리아스가 아니면 누구라는 말이지?”

“아드리아스였으면 내가 말을 한 시점에서 호들갑을 떨었을 거야.”

“웃기는군. 갇혀 있다 보니 드디어 미친 거냐? 하고 싶은 말이 뭔데?”

“날 여기서 꺼내 줘.”

“허. 내가 미쳤다고 널 꺼내냐? 뭐, 새로운 자살 방법 그런 거냐? 미안하지만 난 아직 죽을 생각이 없어.”

“꺼내 주지 않으면 네 정체를 그 녀석에게 털어놓겠어.”

“스승님? 스승님이 네 말을 잘도 믿겠군.”

“믿지는 않아도 의심하게 할 수는 있지. 그걸로도 충분해.”

확실히.

그간 입도 뻥끗 안 하던 녀석이 갑자기 카론에게 내 정체를 의심하는 소리를 하면 솔깃할 수도 있겠다.

“적어도 널 풀어 주고 죽는 것보다는 그게 낫지.”

“그 녀석에게 죽는 게 두려운가?”

“그것도 그거지만 너도 날 죽일 게 뻔히 보이는데 내가 미쳤다고 풀어 주겠어?”

“약속하지. 널 죽이지 않겠다.”

그녀의 두 눈이 붉게 빛났다.

그 빛은 마치 먹이를 유인하는 빛과도 같았다.

“그리고 녀석도 내가 죽여 주지. 어떤가?”

“헛소리 말고 피나 빨아.”

말은 이리했지만 솔직히 구미가 당긴다.

그가 죽게 되면 이곳은 전부 내 게 되는 셈이다.

물론 결계를 해체해야 했지만 그건 카론의 반지만 챙기면 되는 일이고.

“넌 결국 나를 풀어 줘야 할 거다.”

“…….”

“내가 녀석에게 네 정체를 말한다면 과연 녀석이 널 가만히 둘까? 아마 그렇게 되면 너는 싫어도 살기 위해 나를 풀어 줘야 할 거다. 그때가 오기 전에 차라리 지금 풀어 주는 게 내 호의를 살 방법이지.”

원래 같았으면 무시하고 지나가지만 일리가 있다.

하필이면 카론이 변한 거 같다고 말한 뒤여서 더 거슬린다.

결국 책을 덮고 제자리에 놓은 뒤 창살 앞에 섰다.

“그래. 결심이 섰나?”

“난 이 쇠창살을 열 수 없어.”

“그건 문제 될 것 없다. 이 구속구만 풀어 주면 돼.”

구속구를 푸는 것도 마법적인 해체가 필요하다.

과연 내가 할 수 있나 고민하기 전에 우선 확답을 요구했다.

“그 전에 날 죽이지 않겠다고 확실히 맹세해.”

“그래, 맹세하마.”

“아니. 가문에 대고 확실하게.”

“……가문이라니?”

“시치미 떼지 마. 가문에 대고 확실하게 맹세하기 전까지는 어림도 없어.”

말은 이렇게 했지만 솔직히 회의적이었다.

뱀파이어는 단 하나의 가문이 있다.

그리고 이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데 솔직히 목숨이 걸린 일에 가문의 이름 정도는 누구라도 팔겠지.

그니까 진정성을 확인할 방법이 확실치 않다는 거다.

“…….”

근데 안젤라는 예상외로 뜸을 들였다.

‘아니, 겨우 말뿐인 맹세인데 이렇게 뜸을 들인다고?’

솔직히 맹세를 해도 풀어 줄 생각은 없었다.

그냥 이를 구실로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을 벌려고 했을 뿐이지.

생각보다 오래 고민한 안젤라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알겠다. 루시펠의 이름을 걸고 약속하지.”

―띠링!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진화가 가능한 개체가 탐색되었습니다.]

그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메시지가 울렸다.

갑자기 이게 뭔 소리야?

[안젤라 루시펠의 진화 가능성 55%]

[진화를 시킬 경우 두 가지의 분기가 존재합니다.]

[진화를 시키시겠습니까?]

이게 갑자기 왜 뜬 거지?

그리고 나는 자연스럽게 확인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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