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2화. 돌아가자 (112/128)


#112화. 돌아가자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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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따라 유독 칼바람이 불었다.

계절상 겨울이었지만 살을 에는 칼바람이 불기엔 이른 시기였다.

차가운 겨울 바람이 키 작은 건물을 매섭게 후려쳤다. 이른 칼바람이 부는 것 외에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청계천의 겨울에 균열이 생긴 것은 한 남자의 등장 때문이었다.

그 낡은 청계천의 거리에 낯선 이방인이 나타나면서 조금 달라졌다.

190은 되어 보이는 듯한 큰 키, 장대한 몸집에 걸쳐진 광택이 나는 검은색 코트가 매서운 겨울바람에 무심하게 휘날렸다.

일반 남자들보다 키도, 몸집도 두 배는 커 보이는 남자의 머리카락이 바람결에 흐트러졌다.

흩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짙은 눈썹 사이의 내 천(川)자 주름이 눈에 띈다. 굳게 다문 입술과 그늘지고 피곤해 보이는 눈이 시선을 끌었다.

남자는 문득 얼룩덜룩한 상점의 유리문에 제 모습을 비춰보았다.

여전히 인상은 무서웠지만 말끔하게 차려입은 덕에 그럭저럭 괜찮아 보였다.

수제화 장인이 공들여 만든 최고급 남성용 구두를 신은 남자는 이윽고 걸음을 옮겼다. 그의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오로지 단 한 곳이었다.

해가 지면 노을이 가장 먼저 닿는 곳.

제대로 된 간판조차 없지만, 노을이 가장 먼저 닿는 곳이기에 사람들이 당연히 아는 곳.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 거리와 함께한…… 낡디 낡은 그곳.

그 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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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군.’

새삼스러운 눈으로 노을 서점을 보던 남자의 입가에 미소가 희미하게 떠올랐다.

남자의 거친 손가락 끝이 세월에 닳고 닳아 매끄러워진 나무문 손잡이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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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서점.’

불투명한 유리문 너머로 아무렇게나 아슬아슬하게 쌓인 책더미가 남자의 가라앉은 검은 눈동자에 흐릿하게 비쳤다.

남자는 눈을 감았다.

그러자 내부가 눈앞에 그려진 것처럼 생생하게 떠오른다.

입구에 들어서면 아무렇게나 쌓은 듯 보이지만, 나름의 규칙을 가지고 질서 있게 쌓인 책더미가 있다.

그 책더미 뒤로는 오래되어 군데군데 헤진 소파가 있고, 주인의 애정과 정성이 엿보이는 잘 손질된 나무 탁자가 놓여 있다.

그리고 이곳에 그녀가 있다.

노을 서점을 그녀에게 돌려주기 위해 멀어져 있었던 그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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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희는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어.’

그녀의 발걸음이 뜸해질 무렵이었다.

서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노을 서점은 완전히 문을 닫았다.

무혁은 아버지와의 거래로 유학을 가 있을 때도 생각하지 못했다.

재희가 노을 서점에 올 거란 걸.

텅 빈 노을 서점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즐겁고 따뜻한 추억을 곱씹으며 힘겹게 버텼을 재희였다.

이번엔 그때와 달리 기약 없는 기다림이 아니었다.

여자는 남자가 올 것을 알고 있었고, 남자 역시 반드시 돌아오기로 약속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지켜야 할 약속.

그것이 적어도 그가 사라졌던 시간 동안 노을 서점 앞에 와서도 차가운 현실이 무서워 섣불리 손을 댈 수 없었던 한 여자에 대한 약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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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남자는 저미는 가슴을 손바닥으로 꾹 눌렀다.

그 시절의 여자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이루 말할 수 없는 통증이 엄습해 온다.

남자의 눈이 떠졌다. 가라앉은 검은 눈동자가 그리움과 추억으로 일렁인다.

약간 뻑뻑한 문을 열고 들어가자 익숙하고 그리운 묵은 책 내음과 낡은 난로 냄새, 훈훈한 공기가 남자를 반겼다.

잠시도 잊은 적이 없다.

노을 서점을 되찾기 위해 아버지와 거래를 할 때도, 몇 달간의 긴 출장을 갔을 때도.

정확히는 노을 서점이 아닌, 안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을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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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희.’

돌고 돌아서 겨우 닿은 소중한 아내를 무혁은 단 일 분 일 초도 잊은 적이 없었다.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남자는 노을 서점을 여자에게 돌려주기 위해서 기나긴 시간을 견뎠었다.

다시는 닿지 못하더라도 스치듯 여자가 이 노을 서점에 오기를 바라며 지키고 지켜냈던 노을 서점.

여자 역시 자신이 알던 노을 서점이 텅 비어 버렸어도 잊지 않았다.

겨울바람에 온몸이 얼어붙어도 여자는 오래도록 노을 서점 앞을 지켰다.

남자는 한 책장 앞에 섰다.

여자의 비밀 친구로서 책장을 사이에 두고, 등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곳이었다.

남자의 키를 훌쩍 넘을 만큼 높게 세워진 책장. 그 책장 맨 위쪽에는 ‘고전문학’이라고 적힌 작은 현판이 걸려 있었다.

남자는 한글과 한자, 영어로 뒤섞인 책 중 한 권을 뽑아 들었다.

남자는 무심한 눈으로 책장을 훌훌 넘겨 훑으며 이곳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을 여자를 반은 즐거운 마음으로, 반은 긴장된 마음으로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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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알아. 괜찮아. 얘는……. 미안할 게 뭐 있어.”

책더미 너머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맑고 생기가 가득한 목소리. 한때 자주 들었던 웃음기 서린 그 목소리.

언제부터인가 한집에 있으면서도 듣지 못했던 그리운 목소리.

악몽 같았던 눈이 내리던 4월 23일.

남자가 4월 23일에 마지막으로 들었던 여자의 목소리는 절망. 실망. 슬픔이었다.

남자가 뒤늦게 그걸 깨달았을 땐 이미 여자는 형편없이 무너져 있었다. 그리고 그런 여자를 보는 남자의 마음 또한 처참하게 무너졌었다.

영영 저 생기있는,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를 듣지 못할 것 같았던 악몽 같은 시간.

마침내 자신의 진심 닿자 여자는 다시 웃었다.

책을 쥔 남자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원래 목소리를 다시 듣게 되었을 때의 기분을 떠올리던 남자는 복잡한 기분에 무겁게 심호흡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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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걱정하지 마. 뭐? 아니거든. 너도 참.”

그렇게 겨우 찾은 여자의 목소리.

남자는 오랜만에 듣는 생기 가득한 목소리를 감상하듯 책에 고정하던 눈을 감았다.

자박자박,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진다. 그에 따라 건설 현장에서 무거운 철근을 옮길 때처럼 남자의 숨결 또한 긴장으로 들썩이기 시작했다.

여자는 알까.

남자가 긴장으로 떨리는 적이 몇 번 없음을. 그 몇 번의 떨림마저도 여자와 함께 있었을 때뿐이란 걸.

당장이라도 책을 내팽개치고 여자를 끌어안고 마음껏 그리움의 입맞춤을 흩뿌리고 싶은 욕심을, 제 품 가득 여자를 안고 몇 번이고 그녀를 느끼며 떨어져 있던 시간만큼 함께하고 싶은 욕망을.

지금 이 순간에도 미친 갈등과 욕망과 힘겹게 싸우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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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알았다니까. 잔소리 그만해. 나 이제 책 정리해야 해. 이만 끊…….”

책장 모퉁이를 돌던 여자의 말끝이 흐려졌다.

남자는 눈꺼풀을 천천히 들어 올리며, 느릿하게 고개를 돌렸다. 남자의 짙은 눈썹 아래, 온갖 감정이 뒤섞인 검은 눈동자가 다채롭게 일렁였다.

와르르, 여자의 손에 들려 있던 책 몇 권이 바닥에 흩어진다. 남자는 발치까지 굴러떨어진 책을 주워들고 걸음을 성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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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의 머리 위로 남자의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워지자, 여자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아니, 여자의 안색이 어두워진 것이 아니다.

살짝 고개를 숙인 여자의 머리 위로 남자의 그림자가 져서, 필사적으로 눈물을 참느라 안색이 어두워 보이는 것뿐.

여자의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차마 남자를 마주 볼 용기조차 나지 않는 듯 여자는 터져 나오려는 울음을 겨우 참아내고 있었다.

굳게 닫혀 있던 남자의 입술이 열리며, 그 사이로 나지막하고 무뚝뚝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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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자.”

휴대 전화 너머로 무슨 일이냐고 묻는 친구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여자는 답할 수 없었다.

온 신경이 뾰족하게 세워지며 눈앞에 서 있는 남자에게 쏠려 친구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한때 무섭기만 했던 남자.

한집에서 얼굴을 맞대고 산 남자.

어쩌면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을까, 기대했던 남자.

한때 제게 행복을 가져다주었던 남자.

그리고 처참하게 모든 걸 부숴버린 남자.

그렇게 텅 빈 재희의 세상에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진심과 신뢰와 사랑을 남자는 묵묵히 다시 견고하게 쌓았다.

자신의 좁은 세상에 깊숙하게 자리 잡고 제 존재로 가득 채운 남자.

재희는 살짝 고개를 들어 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의 등 뒤로 노을이 진다. 그와 그녀의 노을 서점 안으로 노을이 스며든다.

노을 위로 하나로 합쳐진 남자와 여자의 긴 그림자가 진다.

여전히 겨울바람이 불투명한 유리문을 두드렸다.

매일 같이 통화를 해도 듣고 싶었던, 그리웠던 남자가 어렵게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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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희야.”

남편 강무혁이 그녀를 데리러 왔다.

* * *

차가운 겨울바람이 탕탕, 유리문을 두드리며 불어왔다.

무혁은 섣불리 다가오지 못하고 가만히 서 있는 재희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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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희야. 고개를 좀 더 들어봐.”

매일같이 들었던 나직한 남편의 목소리.

몇 달 만에 만나서일까. 오늘따라 저 목소리가 유난히 눈물이 나올 정도로 반가웠다.

재희가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가 어렵게 고개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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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온다는 소리는 없었잖아요…….”

괜히 재희는 무혁을 탓했다.

무혁이 오더라도 전시회가 끝나고 나서 올 거로 생각했다.

일부러 괜한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무혁이 무사히 돌아오기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여겼기에.

그런데 무혁은 전시회를 이틀 앞둔 지금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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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오고 싶어서 서두르느라 말하지 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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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떻게 한마디 언질도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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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처음엔 환상인 줄 알았다.

그런데 환상이 아니었다.

이토록 선명하게 들리는데 어떻게 환상일 수가 있을까.

울지 않기 위해 애써 눈물을 참는 재희를 묵묵히 바라보던 무혁이 한걸음 내디뎠다.

재희는 저에게 다가오는 무혁을 피하지 않고 바라보았다.

문득 재희는 불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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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마요.”

무혁의 걸음이 멈췄다.

굳은 그를 보던 재희가 눈가에 맺힌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내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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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내가 갈게요.”

확인하고 싶었다. 눈앞의 무혁이 환상이 아님을.

그가 제게 다가오다 사라지면 그땐 그 허무감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재희는 한걸음 내디뎠다.

삐걱, 오래된 나무 바닥이 작은 마찰을 일으켰다.

단 몇 걸음.

무혁과 재희 사이의 거리는 멀지 않았다. 그런데도 재희는 이 거리가 너무나도 멀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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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혁은 제게 다가오는 재희를 바라보았다.

재희의 발끝에 흩어진 책이 채였다. 잠깐 재희의 걸음이 멈췄지만, 다시 그에게 다가온다.

문득 재희가 그를 향해 손을 내밀려다가 허공에 멈췄다.

찰나의 머뭇거림.

무혁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찰나의 머뭇거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는 알고 있었다.

재희는 무의식적으로 그때의 겨울을 떠올린 모양이었다.

아무도 없는 노을 서점에 손을 내밀었다가 가혹한 현실을 마주할까 봐 결국 손을 거둬들일 수밖에 없었던 그 겨울.

스윽.

무혁이 손을 내밀었다.

내민 커다란 손에 잠시 재희의 시선이 머물렀다가 무혁을 바라보았다.

무혁이 그런 재희를 보며 나지막하지만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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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꺼진 노을 서점을 보지 않아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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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혁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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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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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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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앞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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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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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친구는 이렇게 돌아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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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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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설이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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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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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어.”

재희의 눈이 커다랗게 뜨였다가 곧 웃음을 머금었다.

무혁이 언제를 말하는지 알 수 있었다.

어떻게 알았냐고 묻고 싶지 않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무혁이 주는 확신.

재희가 거의 달리듯 걸음을 옮겼다.

남자의 손과 여자의 손이 맞닿았다. 남자가 여자의 손을 감싸 쥐며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

품에 여자가 안기자 남자가 보호하듯 꽉 끌어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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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어.”

상상이나 그리움이 아닌 몇 달 만에 느껴보는 남편의 품과 목소리.

여자가 가만히 눈을 감으며 오로지 한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높이로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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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요. 내 비밀 친구.”

다정한 목소리로 인사해 주는 여자의 목소리.

그 작은 목소리 하나에 노을 서점에 들어서면서 내내 곤두섰던 남자의 긴장감이 사라졌다.

이제야 제가 있어야 할 곳에 왔다는 깊은 안도감에 무혁은 나지막하게 편안한 한숨을 내쉬었다.

타닥, 낡은 난로에서 장작이 튀는 소리가 들렸다.

노을 서점의 저녁이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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