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화.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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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화. 마지막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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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화. 마지막 기회
2022.09.22.
그날 밤.
재희는 무혁이 퇴근하길 기다렸다가, 그가 귀가하자 안방 침대에 나란히 앉아 오늘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출장 준비로 바쁜 나날이었지만, 무혁은 늘 그랬듯 재희의 말을 묵묵히 들어주었다.
“미셸이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무혁에게 세라와 만났던 일을 이야기해주면서도 재희는 아직도 그녀가 한 말이 믿기지 않았다. 자신의 그림 한 장이 한 아이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에 심장이 두근거렸다.
경이롭고 벅찬 설렘과 떨림.
그 감정은 생각보다 커다랗고 또 커다래서 마치 처음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본 날에 느꼈던 감정 같았다.
“그래서 더 유라 씨가 용서가 안 돼요.”
노을 서점을 건드린 것도 용서가 되지 않았지만, 한 아이를 살렸던 그림을 두고 제 욕심을 채우려 했다. 유라도 이런 속사정까지는 몰랐을 테지만, 애초에 그런 거짓말을 해선 안 되었다.
“예정보다 더 빨리 유라 씨를 만나려고요.”
“그래.”
무혁은 재희를 말리지 않았다.
생각 같아선 재희가 유라를 만나는 것도 막고 싶었지만, 재희에게도 분명한 매듭은 필요했을 터였다.
무혁의 소리 없는 응원에 재희는 무혁의 손을 가만히 자신의 손으로 덮었다.
작고 따뜻한 손이 닿자 무혁은 가만히 깍지를 꼈다. 화답하듯 재희가 무혁의 손을 조금 더 힘주어 쥐었다.
“무혁 씨. 저 일주일간 휴가를 받았어요.”
“일주일이면.”
“무혁 씨가 출장 가는 날까지예요.”
“그거 반가운 소리군.”
무혁이 재희의 손가락에 가볍게 입 맞췄다.
“무혁 씨 출장 가기 전에 유라 씨 일도 정리하고, 또 전시회 생각도 해야 하고요. 바쁠 것 같아요.”
기껏 주어진 일주일의 휴가였지만, 벌써부터 할 일이 많아서인지 재희는 뭔가 들떠 보였다.
조금 섭섭해진 무혁이 심술궂게 가볍게 재희의 손가락을 깨물었다.
“아야.”
따끔한 느낌에 재희가 무혁을 밉지 않게 흘겨봤다.
“왜 깨물어요?”
“질투가 나서.”
무혁과 어울리지 않는 단어에 도리어 당황한 건 재희였다.
“질투라니. 대체 왜…….”
“날 앞에 두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무혁의 직설적인 대답에 잠시 벙쪄있던 재희가 곧 웃으며 말했다.
“무혁 씨랑 결혼하고 많이 변한 게 뭔지 알아요?”
“글쎄.”
재희는 무혁이 손가락 하나하나 입 맞추자 볼이 발갛게 된 채로 대답했다.
“그 집에선 뭐든 내 마음대로 하기 어려웠는데, 이젠 할 수 있다는 거예요.”
언제나 뭐든 하려고 하면 할머니의 반대부터 있었다.
그래서 재희는 체념하는 방법을 배웠고, 수동적으로 살아왔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었다.
누군가가 자신을 믿어준다는 것, 지지해준다는 건 생각보다 큰 힘이 되었다.
“그래서 지금 일들이 아직도 안 믿겨요. 너무 기쁘고 설레고 벅차고.”
“약았어.”
질투했던 감정마저도 순식간에 녹여버리는 말에 무혁이 재희의 이마에 입 맞췄다.
“고마워요. 무혁 씨는 비밀 친구였을 때부터 나한테 정말 기적과도 같은 사람이에요.”
“틀렸어.”
무혁은 재희의 허리를 받치며 침대에 쓰러뜨렸다.
재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보자 무혁이 가만히 눈가에 입 맞췄다.
“재희가 아니었다면, 난 지금도 재미없는 삶을 살았을 거야.”
무혁의 세상은 재미없는 무채색이었다.
그게 당연했다. 좋다 싫다는 감정조차 무뎌지는 그런 무채색.
조금만 더 선을 벗어나면 색채가 가득한 세상이 있는데도 영영 모른 채 살았겠지.
지금도 바로 어제처럼 생생하다.
겨울 냄새를 머금은 비가 내리던, 그 어느 겨울날의 노을 서점.
그곳에서 상처 입은 재희를 만났다.
긴 시간 동안 얼굴도 모르는 비밀 친구로서 재희와 지내면서 무혁은 고요한 자신의 무채색 세상이 조금씩 금이 가고 있었음을 몰랐다.
바보같이 오랫동안 깨닫지 못했고, 재희와 본의 아니게 헤어지고 나서야 뒤늦게 깨달았다.
무채색의 세상은 이미 오래전에 깨졌음을. 그 세상을 부수고 자신에게 색채가 있는 세상을 알려준 유일한 사람이 재희란 걸.
그래서 더없이 소중하고 소중한 나의 아내.
그런 아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해주고 싶었고, 세상 그 누구보다 더없이 사랑해 주고 싶었다.
“재희는 나의 기적이야.”
무혁이 고개를 내려 입을 맞췄다.
조심조심 부드러웠던 입맞춤은 얼마 안 가 깊어졌다. 온몸을 채우는 깊은 키스에 재희는 파르르 떨리는 눈을 감았다.
온몸을 가득 채우는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었던 부부의 진한 밤은 깊어갔다.
* * *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퍽.
유라는 신경질적으로 휴대전화를 벽에 집어 던졌다.
그것만으로는 도저히 분이 안 풀리는지 온갖 물건을 집어 던졌다.
마시던 음료까지 던져버린 탓에 벽지가 얼룩졌지만, 그건 유라가 알 바 아니었다.
어차피 고용인이 치울 일이었으니까.
“장제우. 네가 이런다고 내가 가만 놔둘 줄 알아?”
유라는 쿠션을 터뜨릴 것처럼 세게 쥐었다.
5월의 연회에서 그렇게 되고 나서 유라는 곧바로 본가에 끌려왔다.
독립해 살던 아파트는 곧바로 정리당했고 행동에 제한을 받기 시작했다.
아버지 한진근의 조치로 외출은 물론 정원에 나갈 때조차도 시선이 따라붙었다.
거기에 더해 유라가 외출하는 것 자체를 유화연은 못마땅해했다. 심지어 어디를 가는지, 몇 시에 오는지를 묻는 등 전에 없던 간섭이 시작됐다.
짜증 나는 기분을 풀기 위해 쇼핑하러 나가도 마찬가지였다.
소문이 이미 파다하게 퍼져서 친구들은 등을 돌렸고, 매장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유라를 피했다.
항상 예쁨만 받았던 유라는 지금의 상황이 적응되지 않았다.
겨우 며칠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유라는 벌써 답답했다.
‘이게 다 신재희 때문이야.’
순탄한 자신의 인생이 신재희가 나타나고서부터 일이 꼬였다고 유라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장제우와 신재희. 그리고 박정수. 다 죽여버릴 거야.’
이를 까득, 갈며 유라는 바닥을 뒹구는 휴대전화를 집어 들어 장제우의 번호를 찾아 통화 버튼을 누를 때였다.
갑자기 휴대전화가 울렸다.
발신인을 확인한 유라가 눈을 크게 떴다가 곧 살벌한 눈으로 휴대전화를 노려보았다.
“무슨 낯짝으로 전화한 거야?”
전화를 받자 상대가 뭐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유라의 표정이 순식간에 살벌해졌다.
얼마 뒤, 유라는 외출을 했다.
* * *
재희는 시간에 맞춰 약속장소에 도착했다.
남산 뷰가 멋진 호텔 라운지 카페였다.
뷰 명소여서 그런지 평일임에도 사람은 많았다.
재희는 직원의 안내를 받지 않아도 오늘 만나는 사람은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일찍 와 있었네요. 유라 씨.”
팔짱을 낀 채 다리를 꼬고 앉아 재희를 노려보던 유라가 기가 막힌 듯 헛웃음을 터뜨렸다.
“뻔뻔하게 만나자고 한 것도 모자라 감히 날 기다리게 해?”
재희는 담담한 얼굴로 시간을 확인하곤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
“두 시에 만나기로 했고 지금은 한 시 오십오 분이네요.”
“뭐?”
유라가 기가 막힌다는 얼굴을 했지만, 재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약속 시간에 늦은 것도 아니거니와 아직 유라 씨는 저랑 할 얘기가 남아 있을 텐데요.”
“그래. 그 할 얘기가 뭔지 좀 듣고 싶네.”
생각 같아서는 이 자리에 나오고 싶지도 않았지만, 유라는 어디 해보라는 듯 오만하게 고개를 치켜들었다. 이윽고 이어진 재희의 말에 유라의 양 눈썹이 한껏 치켜 올라갔다.
“유라 씨. 사과하세요.”
“뭐?”
“무혁 씨에게 다 들었어요. 박정수를 이용해서 이간질하려고 한 짓, 저를 사칭해 5월의 연회를 엉망으로 만들려고 한 짓까지도요.”
“…….”
“그리고 어머니에게 한 짓까지 모두 다. 그러니까 사과해요.”
“내가 왜?”
유라가 비웃음을 머금으며 팔짱을 꼈다.
“애초에 네가 중간에 끼어들지 않았다면 이런 꼴 나지 않았어. 무혁 오빠 이용해서 날 엿 먹인 걸 생각하면 아직도 속이 뒤집혀.”
재희는 반성의 기미조차 없는 유라를 말없이 응시했다.
“너 때문에 내가 무슨 꼴 당하고 있는지 알아? 감시받고 있어. 내 일거수일투족 모두 아빠한테 보고 들어가고 있다고. 내가 왜 이런 꼴을 당해야 하지? 이게 다 신재희, 너 때문이야!”
“그러니까.”
잔잔한 호수처럼 전혀 동요하지 않는 재희의 모습에 유라는 더 화가 났다.
동요 없는 상대를 두고 화를 내는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열패감에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재희는 얼굴이 빨개진 유라를 보며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유라 씨는 잘못한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군요.”
“난 잘못한 거 없어!”
유라가 테이블을 내려치며 벌떡 일어났다.
시선이 쏟아졌지만, 유라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재희는 악에 받친 얼굴을 한 유라를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하나만 물을게요.”
“뭐?”
“무혁 씨, 정말 사랑하긴 해요?”
“뭐? 뭐라고 하는 거야.”
어이없다는 듯 유라가 웃었지만, 재희는 차분하기만 했다.
“무혁 씨를 사랑했다면, 왜 지금 와서 이러는 건지 도무지 이해가 안 돼서 그래요.”
“…….”
“무혁 씨랑 저는 헤어진 시간이 몇 년이나 돼요. 즉, 유라 씨가 저한테 말했던 것처럼, 무혁 씨와의 접점이 저보다 더 많았을 테고 기회도 많았을 거예요.”
“지금 무슨 말을.”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건, 유라 씨는 애초에 무혁 씨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거겠죠.”
“신재희. 말이면 단 줄 알아?”
“그래서 생각해 봤어요.”
“뭐?”
“유라 씨가 갑자기 이러는 이유.”
5월의 연회가 끝나고 무혁과 함께 노을 서점 다락방에서 밤을 보낼 때였다.
잠든 무혁의 까슬한 뺨을 매만지며 재희는 곰곰이 생각을 정리했다.
자신과 맞선을 보기 전, 혜란은 이미 유라를 무혁의 짝으로 생각했었다고 했다.
그렇다는 건 유라와 무혁은 훨씬 오래전부터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접점이 많았다는 뜻이었다.
양가 부모님도 서로 아는 사이였으니 더더욱.
그런데 재희는 무혁과 결혼 이야기가 오고 갈 때까지도 유라의 존재를 몰랐다.
무혁도 아무런 말이 없었고, 시부모님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으니.
그런데 갑자기 신혼여행 다녀오고 나서부터 유라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때부터였다.
유라와 부딪치는 일이 잦아진 것은.
지금까지의 일을 정리한 재희는 마침내 유라가 이러는 이유에 대해 결론을 내렸다.
“유라 씨는 그냥 내 거라 생각했던 걸 뺏겼다는 유치한 그 감정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닐까.”
“뭐야?”
“애초에 유라 씨 거였던 적도 없는 대상을 두고 말이에요.”
“신재희! 건방지게 누구 앞에서 그딴 헛소리를 하는 거야?!”
“들어요.”
재희가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자 유라는 자신도 모르게 주춤, 한 발자국 물러섰다.
“전 분명히 말했었어요. 애초에 유라 씨 거였던 건 없었다고. 그러니까 욕심내지 말라고요.”
“…….”
“유라 씨 역시 알고 있었지만, 자존심 때문에 모두 부정했겠죠. 그러니 지금까지 벌인 일들 모두 유라 씨가 자초한 거나 다름없어요.”
“……!”
“어리석게도.”
화끈.
그 한마디에 유라는 참을 수 없는 수치심과 부끄러움을 느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에 순식간에 얼굴을 붉힌 유라가 분을 이기지 못하고 물컵을 쥐었다.
그대로 물을 뿌리려던 유라의 행동이 멈춘 건 뒤이은 재희의 차분한 말 때문이었다.
“괜찮겠어요? 여기 호텔 라운지 카페예요.”
그제야 유라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평일이지만 호텔 라운지 카페 내에는 사람이 많았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읽었는지 안 그런척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집중되어 있었다.
재희가 일부러 이곳으로 약속장소를 정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미 5월의 연회에서의 일로 입지가 좁아진 유라가 여기서 한 번 더 소동을 일으킨다면, 그야말로 다시는 돌이킬 수 없을 터였다.
유라가 분함에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도 쉽사리 움직이지 못하자, 재희는 유라의 손에서 물컵을 빼내 얌전히 다시 자리에 놓았다.
“너, 이…….”
“제 할 말은 여기까지예요. 먼저 가 볼게요.”
재희는 미련 없이 자리를 떴다.
5월의 연회 이후로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기 시작한 유라는 멀어지는 재희의 뒷모습을 노려보기만 했다.
집에서 나올 때도 유화연의 시선이 심상치 않았기에 유라는 섣불리 행동하지 못했다. 분명 어디선가 아버지가 붙여놓은 감시인이 있을 게 뻔했다.
타는 속을 어쩌지 못해 유라는 신경질적으로 물을 벌컥 들이켰다.
“두고 봐. 내가 이대로 끝날 것 같아?”
유라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걸음을 옮겼다.
쇼핑이라도 해야 기분이 풀릴 것 같았다.
* * *
집으로 가기 위해 차에 탄 재희는 무혁에게 전화를 걸었다.
얼마 안 가 무혁이 전화를 받았고, 재희는 유라와의 독대에서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
-그래. 그럴 줄 알았어.
“무혁 씨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단 반응이네요.”
-반성할 성격이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겠지.
재희는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재희가 굳이 유라를 만나려고 했던 이유도 조금은 그녀도 반성하지 않을까, 하는 약간의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유라는 반성은커녕 적반하장이었다.
심지어 지금 자신의 상황이 모두 재희 때문이라는 피해망상까지 가지고 있었다.
-여기까지야.
“네. 저도 더 이상 말리지 않을게요.”
-그래. 저녁에 데리러 갈게.
“응. 나중에 봐요.”
무혁과 통화를 끝낸 재희는 착잡한 마음에 눈을 감았다가 떴다.
“이 실장님. 집이 아니라 KJ 건설로 가주세요.”
* * *
대한 백화점.
유라는 프라이빗룸에 앉아 카탈로그를 뒤적일 뿐 좀처럼 집중을 하지 못했다.
기분을 풀기 위해 왔지만, 어쩐지 자꾸만 불길한 느낌이 들어 썩 기분이 나아지지 않았다.
왠지 모르게 자꾸만 재희가 한 말이 신경 쓰였기 때문이었다.
‘사과를 받고 싶다고?’
고작 그거 하나 때문에 날 만나자고 했다고?
마치 기회를 준다는 듯한 재희의 표정과 어투가 마음에 걸렸다.
‘제까짓 게 뭘 할 수 있다고.’
괜한 생각이라며 카탈로그를 뒤적이고 있는데, 유라의 머리 위로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한유라 씨입니까.”
“누구……?”
“서울경찰청 소속 김영호 형사입니다. 클럽 하데스 사건으로 같이 가주셔야겠습니다.”
“뭐? 지금 무슨.”
유라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형사가 수갑을 채웠다.
“이게 뭐야? 무슨 짓이야!”
형사가 무미건조하게 묵비권 행사니 어쩌니 읊었지만, 반항하는 유라의 귀에서 모조리 튕겨 나갔다.
“이거 놓으란 소리 안 들려?!”
주변에서 수군대기 시작하자, 유라가 비명 같은 소리를 질렀다.
“아악! 내가 누군 줄 알고! 너희 다 그 옷 벗을 각오해!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악을 쓰며 끌려나가는 유라 뒤로 TV에선 경찰 수사가 들어간 클럽 하데스에 대한 속보가 뜨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