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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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화. 사진
2022.05.30.
라윤 갤러리.
한참 바쁘게 일을 하던 재희는 문득 책상에 놓인 달력에 시선을 두었다.
4월 23일에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다. 재희는 달력을 끌어와 가만히 23일 부분을 손가락으로 쓸어보았다.
지난 저녁 무혁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재희 씨 생일 때, 그때 다 말해주겠습니다.”
“왜 재희 씨여야만 했는지.”
진한 여운을 남긴 무혁은 그 말을 끝으로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재희는 여전히 그 말뜻이 궁금했지만, 굳이 묻지 않았다.
지금 물어도 무혁이 대답하지 않을 거란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다만, 다시 결혼 전으로 돌아가더라도 청혼했을 거라는 무혁의 말.
그 말이 줄곧 잔가시처럼 가슴에 껄끄럽게 남았다.
‘맞선 보기 전에 날 본 적이 있었던 걸까.’
재희는 최대한 기억을 더듬어 보았지만, 도무지 떠오르는 게 없었다.
무혁처럼 잘생기면서도 인상이 강렬한 남자를 만난 적은 없었다.
스치듯 지나치더라도 강렬하게 기억에 남을 남자.
그게 강무혁이었다.
‘어디선가 봤다면 내가 모를 리가 없는데.’
강무혁과는 첫 만남부터 이상했다.
다짜고짜 처음 본 여자에게 결혼하자고 밀어붙이는 남자.
재희는 무혁의 기세도 기세지만 왠지 믿음직한 느낌이 들어 결혼하기로 했었다.
그럼 무혁은 왜 난생처음 본 재희에게 결혼하자고 했을까.
그리고 왜 그렇게 자신에 대해 다 안다는 듯 이해하고 사랑해 줄까.
생각해 보면 이상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재희 씨. 점심시간이야.”
한참이나 기억을 더듬으며 골몰해 있던 재희는 미경의 목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렸다.
“벌써요?”
“그래.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아무것도 아니에요. 오늘 일전에 가보고 싶다고 하셨던 거기로 갈 거죠?”
“그래. 그리고.”
미경이 힐끗, 재희의 모니터 화면을 보곤 무심하게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온점 지우려면 고생 좀 하겠다.”
그제야 재희는 생각에 골몰해 있는 사이 보고서에 온점을 수백 개 찍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얼굴을 붉혔다.
겉옷을 들고 1층에 내려와 걸음을 옮기던 중, 라윤 갤러리 입구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발견한 재희의 걸음이 서서히 늦춰졌다.
“재희 씨?”
미경이 돌아보자 어느새 멈춰 서서 굳은 표정으로 남자를 보던 재희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죄송해요. 저 오늘 점심은 따로 먹어야 할 것 같아요. 일이 생겨서요.”
미경과 비서실 식구를 먼저 보낸 뒤 재희가 라윤 갤러리 앞에서 서성이는 남자, 박정수에게 다가갔다.
시계를 보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박정수가 재희를 발견하자마자 환하게 웃었다.
“어? 재희야!”
재희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박정수가 반가운 얼굴로 다가오며 말했다.
“점심시간이야? 기다린 보람이 있었네.”
“…….”
“너 혹시 내 번호 차단했냐? 와, 우리가 알고 지낸 시간이 얼만데 섭섭하게 이러냐.”
“잠깐 이리로 와요.”
재희는 사람들 눈을 피해 박정수를 구석진 곳으로 끌고 갔다.
박정수는 순순히 재희를 따라가 주며 능글맞게 웃었다.
“사람들 눈에 띄면 곤란하겠지. 아무래도 네 시어머니 갤러리니까 말이야.”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요?”
사람들 눈을 피해 장소를 옮긴 재희가 물었다.
어딘가에 잠시 시선을 두던 박정수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내가 저번에 말하지 않았나. 알려고 한다면 얼마든지 알 수 있다고.”
재희는 다시는 나타나지 말라고 했음에도 직장까지 찾아오는 박정수가 소름 끼쳤다.
‘대체 무슨 속셈일까.’
적어도 재희가 아는 박정수라면 여자에게 목매는 남자는 아니었다.
박정수와 헤어진 후, 그가 보인 여성 편력을 재희는 두 눈으로 몇 번 똑똑히 목격했었다.
그리고 뒤끝이 길었던 박정수가 주변 사람들에게 늘어놓았던 자신의 험담도.
다행히 평소 박정수의 행실을 아는 동기들은 그의 말을 다 믿지 않은 데다, 얼마 안 가 갑자기 박정수가 유학 가면서 재희는 휴학 한번 없이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
“가자. 오랜만에 내가 너 맛있는 거 사줄게. 거기 어디냐, 그…… 아, 우리가 갔던 돈가스 가게 생각나? 오랜만에 거기 갈까? 너 등심 가스 좋아하잖아.”
기가 막힌 재희는 순간 터져 나오려는 한숨을 억지로 삼켰다.
박정수는 아직도 현재의 재희를 자신의 말이라면 고분고분 듣는 20대 초반의 재희로 생각하고 있었다.
재희는 박정수와 식사는커녕 이렇게 마주 보고 서 있는 것 자체가 불쾌했다.
“여기서 민폐 끼치지 말고 얼른 가요.”
냉정하게 거절한 재희가 가려는 순간, 박정수가 재희의 손목을 붙잡았다.
“무슨 짓이에요.”
재희는 뿌리치려 했지만, 박정수가 손목을 꽉 잡은 탓에 벗어날 수 없었다.
“야. 신재희. 그만 튕겨. 튕기는 것도 한두 번이어야지. 나랑 밥 한번 먹는 게 그렇게 싫냐?”
“네.”
재희의 망설임 없는 단호한 대답에 도리어 당황한 건 박정수였다.
“뭐?”
“박정수 씨랑 같이 식사할 이유도 없어요. 무엇보다 박정수 씨와 이렇게 마주 보고 대화하고 싶지 않아요.”
불과 얼마 전에 봤던 재희와 지금의 재희의 다른 모습에 박정수는 속으로 연신 당황하고 있었다. 전에는 이렇게 조금만 밀어붙여도 금세 끌려다녔는데, 지금은 아무리 파고들려고 해도 재희는 조금의 틈도 보이지 않았다.
“너 설마 대학생 때 내가 친구들이랑 했던 대화 때문에 아직까지 이러는 거야?”
재희가 반응하지 않자 박정수가 주절주절 대기 시작했다.
“그래. 인정해. 내가 그때 친구들한테 자랑하려고 허세 가득한 말 좀 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사과하려는 내 말도 안 들어주려고 하냐.”
“…….”
“그리고 솔직히 남자는 다 똑같아. 강무혁이라고 다를 것 같냐? 그놈도 분명히 나랑 같은…….”
박정수의 입에서 무혁의 이름이 나오자 재희가 말허리를 뚝 잘랐다.
“받아줄게요.”
“뭐?”
“사과, 받아줄게요. 그러니까 무혁 씨를 감히 그 입에 올리지 마세요. 그리고.”
“어, 뭐?”
재희는 당황한 박정수의 손에서 자신의 손목을 빼내며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다시는 제 앞에 나타나지 마세요.”
“잠깐만!”
재희가 그대로 돌아가려 하자, 박정수가 다시 손을 잡았다.
재희가 눈살을 찌푸리며 돌아보자 박정수가 실실 웃으며 말했다.
“정말이지? 정말 용서해 주는 거지?”
“이 손 놔요.”
재희가 냉정하게 뿌리쳤지만, 박정수는 기분 나빠하는 기색도 없이 싱글벙글 웃고 있을 뿐이었다. 왠지 껄끄러운 그 웃음에 재희는 한시라도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어졌다.
“다시는 찾아오지 마세요. 다시 찾아오면 경찰에 신고할 테니까요.”
* * *
재희가 돌아간 뒤 박정수가 어딘가로 걸음을 옮겼다.
꽤 좁은 골목인지라 유심히 보지 않는다면 눈에 띄지 않는 곳이었다.
“잘 찍었냐?”
골목 사이에 몸을 숨기고 있던 한 남자가 카메라를 들고 모습을 드러냈다.
“예. 찍긴 찍었습니다만.”
박정수는 남자의 손에 들린 카메라를 뺏고는 사진을 확인했다.
키득키득 웃으면서 사진을 살펴보는 박정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보던 남자가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저, 그런데 정말 괜찮겠습니까. 이게 회장님 귀에 들어갔다간…….”
“야. 너 지금 누구 편을 드는 거야? 너, 네 월급 누가 주는지 잊었어? 너만 입 다물면 돼. 알겠어?”
누가 봐도 재희인 뒷모습과 그녀의 손을 잡은 박정수.
오해하기 딱 좋은 구도였다.
박정수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신재희. 날 그렇게 취급한 대가, 톡톡히 치르게 될 거다.”
* * *
한편, 박정수와 헤어진 재희는 마음이 복잡해져 점심 대신 라윤 갤러리에서 조금 떨어진 카페에 앉아 있었다.
가만히 머그잔을 쥐고 커피를 응시하던 재희는 싱글벙글 웃기만 했던 박정수의 얼굴을 떠올리자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무슨 속셈이지.’
사귄 지 3개월도 채 되기 전에 헤어지긴 했지만, 재희가 아는 박정수라면 그렇게 순순히 물러날 남자가 아니었다.
헤어진 뒤 매일같이 문자며 전화를 하던 박정수였다.
그의 연락 공세는 재희가 전화번호를 바꾸고 박정수가 갑자기 유학을 간 다음에야 끝났었다.
‘그 사이에 성향이 바뀐 걸까.’
그렇게 생각하기엔 KM 건축사 사무소 앞에서 보인 박정수의 행동을 봐선 딱히 그런 것 같지 않았다. 이전에 박정수는 재희가 거부했을 때 정말 자존심 상해하는 모습을 보였었다.
‘한번 무혁 씨와 대화를 해봐야겠어.’
더 이상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 무혁의 친구인 이상 다시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었다.
조만간 무혁과 진지하게 대화를 나눠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휴대전화가 울렸다.
휴대전화 진동에 생각에 잠겨 있던 재희의 시선이 그쪽으로 향했다.
발신인을 확인한 재희가 웃으며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늘 그랬듯 발신인은 무혁이었다.
“네. 무혁 씨.”
복잡한 마음과는 다르게 무혁의 전화를 받는 재희의 목소리는 밝았다.
* * *
그 시각.
리모델링 작업을 마무리하고 나오는 인부들과 이야기하고 온 민석이 기지개를 켜며 노을 서점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무혁에게 다가갔다.
“드디어 여기도 완공이네.”
“…….”
“길었어. 여기까지 오기가.”
무혁은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공사 기간은 짧았으나 아버지 강진과의 거래로 노을 서점을 다시 찾기까지 십 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겉은 그대로였지만, 안은 기존 모습 그대로 유지하면서 보수작업만 진행했었다.
건물 자체가 워낙 낡은 데다, 무혁이 노을 서점 리모델링 작업에 작은 것 하나 놓치지 않고 전부 관여했기에 인부들도 이렇게 까다로운 작업은 처음이라며 고개를 저을 정도였다.
“그래서 드디어 말하기로 했냐.”
“그래.”
“평생 말 안 할 것처럼 굴더니, 무슨 바람이 분 거야.”
무혁이 노을 서점 입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재희에게.”
“……?”
“그 겨울이 마냥 끔찍한 게 아니었더군.”
“뭐?”
“……내 오판이었다.”
민석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냐며 묻고 싶었지만, 더 물어도 무혁은 대답해 줄 것 같지 않았다. 무혁이 노을 서점 안으로 들어가자 민석 역시 따라 들어가며 말했다.
“그래. 아무튼 잘 생각했다. 네가 입을 꾹 다문다고 해서 영영 지켜질 비밀도 아니었어.”
“…….”
“건투를 빈다. 친구.”
“그래.”
짧게 대답한 무혁은 다시 한번 안을 꼼꼼히 살폈다.
혹시라도 찬바람이 들어오는 곳은 없는지, 보안 장치는 제대로 되어 있는지 등을 꼼꼼히 체크하는 무혁을 보며 민석은 고개를 저었다.
‘하여간 재희 씨 관련된 일이라면 저 완벽주의가 더 완벽주의가 된다니까.’
무혁이 다시금 살펴보는 곳은 이미 그가 수십 번은 보고 또 보면서 체크한 곳이었다.
대충 노을 서점을 둘러보던 민석이 대수롭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모레, 너 시간 좀 내라.”
모레라면 재희의 생일 이틀 전이었다.
“안 돼.”
생각조차 하지 않고 단번에 거절하는 무혁을 보며 민석이 기가 막힌다는 얼굴을 했다.
“해외 파견 나갔던 재식이가 완전히 귀국한다더라. 그 환영회야. 네가 바쁜 건 알겠지만 한번은 얼굴 비춰야 하지 않겠냐.”
“정재식 말인가.”
“그래. 그 정재식. 미래 케미칼 차기 후계자로 내정된 그 정재식.”
잠시 미래 케미칼의 후계 구도를 생각한 무혁이 이윽고 고개를 끄덕였다.
“일정 조율해 보도록 하지.”
“지독한 녀석. 친구 환영식에서도 득실을 따지고 있냐.”
민석은 질린다는 얼굴로 고개를 휘휘 저었다.
그러곤 노을 서점 내부를 둘러보며 얕게 휘파람을 불었다.
“그나저나 난 네가 이렇게 사랑꾼인 줄 몰랐다.”
“…….”
“아니. 사실은 그 어느 누구보다 사랑꾼인데 티가 나지 않은 거였나.”
“…….”
“세상 어느 남자가 아내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건물을 통째로 생일 선물로 줄 생각을 하겠냐. 안 그래?”
“한민석.”
무혁이 낮은 목소리로 경고하자, 민석이 짓궂게 웃어 보이며 노을 서점 안을 구경 다니기 시작했다. 그 사이 시간을 확인한 무혁이 재희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신음이 세 번 울리기도 전에 재희가 전화를 받았다.
-네. 무혁 씨.
“식사했습니까.”
-네. 방금 먹었어요.
“뭘 먹었습니까.”
-그냥…….
조금 뜸 들이던 재희가 이윽고 대답했다.
-그냥 스파게티 먹었어요. 무혁 씨는요?
“이제 먹을 예정입니다.”
-뭐 드실 거예요?
“아직 생각 중입니다. 추천해 주시겠습니까.”
-제가요?
무혁의 제안에 재희는 잠시 당황하는 듯하더니 곧 생각에 잠겼다.
점심 메뉴 하나에 심각하게 고민하는 재희를 무혁은 아예 책장에 기대앉아서 기다려 주었다.
일분일초를 허투루 쓰지 않는 무혁이지만, 재희와 함께할 땐 언제나 느긋했다.
음, 하면서 일생일대의 선택을 앞둔 사람처럼 고민하는 목소리를 들으니, 무혁은 이 시간마저도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윽고 재희가 메뉴를 결정했는지 입을 열었다.
-백반이요.
“백반?”
-네. 아무래도 여러 가지 반찬이 잘 나오니까요.
“네. 그럼 그걸로 먹겠습니다.”
무혁이 단번에 수락하자 재희가 작게 웃는 목소리가 들렸다.
“재희 씨.”
-네?
“사랑합니다.”
무혁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재희가 할 말을 잃은 듯 잠시 침묵했다.
무혁은 문득 평소에 물어보지 않았던 걸 묻고 싶어졌다.
“재희 씨는?”
-네?
“재희 씨는 어떻습니까.”
무혁은 짧게 끊었다가 다시 물었다.
“재희 씨는 나를 사랑합니까.”
-…….
“대답, 해주십시오.”
은근한 채근에 휴대전화 너머로 재희가 당황한 모습이 보이는 듯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23일에 재희에게 모든 걸 말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일까.
대답을 듣고 싶었던 무혁은 재희가 당황한 걸 알면서도 질문을 취소하지 않았다.
이윽고 우물거리던 재희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저도, 그……. 사랑해요.
뒤로 갈수록 작아지는 목소리에 무혁이 낮게 웃으며 되물었다.
“누구를?”
-무혁 씨. 왜 그래요? 무슨 일 있어요?
평소의 무혁답지 않은 행동에 재희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누구를 사랑하는지 대답해 주십시오.”
기어이 듣고 말겠다는 무혁의 물음에 한동안 침묵하던 재희가 ‘무혁 씨요.’라고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점심, 백반으로 먹겠습니다. 집에 들어갈 때 연락하겠습니다.”
-일찍 와요.
전화를 끊던 무혁은 옆에서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통화 내용을 모조리 들은 민석이 형용할 수 없는 표정으로 무혁을 쳐다보고 있었다.
무혁이 몸을 일으키자 민석이 말했다.
“너 미쳤냐? 왜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래.”
“헛소리하지 말고 식사나 하러 가지.”
“뭐 먹으려고? 재희 씨가 추천한 백반?”
“그래.”
민망할 법도 한데 무혁은 평소와 똑같이 덤덤했다.
무혁과 친구로 지내면서 그의 입에서 달콤한 말이 나오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도 못했다.
무혁의 입에서 저런 말까지 나오게 만드는 재희에게 민석은 새삼 감탄했다.
‘재희 씨, 정말 대단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