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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선공-207화 (207/227)

제 207 화 진정한 제 3식

엽운에게 검도의 도조라 불리운 노인은 크게 감동했다.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천생일검을 이토록 쉽게 시전 해 낼 수 있는 젊은이를 보다니, 게다가 말에 따르면 이 검은 그와 그의 사존 두 사람이 모두 깨우쳤다고 하는데, 이는 그의 인지를 한참 벗어난 일이었다.

엽운은 이 신묘한 감각에서 돌아와 정신을 차렸다.

방금 전 천생일검에 저도 모르게 뇌운전광검 1식 뇌운초현과 빙봉천리를 융합시켰는데, 놀랍게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원래 그런 기술인 것처럼 느껴졌다.

“어르신, 제 검에 결점이 있다면 부디 가르쳐주시겠습니까?”

엽운이 나지막이 물었다.

“결점이라고? 천생일검은 강약만이 존재할 뿐, 결점이란 없다. 깨우치면 깨우치는 것이며 크고 작음의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네가 큰 파괴력을 낼 수 없다면 그것은 깨달음이 부족하다는 뜻이고 수위가 부족하여 천생일검이 가진 최강의 위력을 낼 수 없다는 뜻이다.”

검도의 도조는 감격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의 말씀은 검도에 대한 깨달음이 높아지고 수위가 강해질수록 더 강한 위력을 낼 수 있다는 뜻입니까? 헌데 이건 쓸데없는 소리가 아닙니까. 수위가 높아지고 검도가 높아지면 위력이 강해지는 것은 당연한데 말입니다.”

빙긋 웃으며 말했다.

“물론이지. 수위는 기초이며 천도에 대한 깨달음이 가장 중요하지. 만약 이 두 가지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아무리 강한 검법을 쓴다 해도 헛수고다.”

도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하지만 천생일검의 가장 신비로운 점은, 각종 선기와 신통을 그 안에 녹여낼 수 있다는 점인데, 만약 네가 신통을 깨우치고 완벽히 시전 할 수 있다면, 그리고 또 그것을 천생일검에 녹여낼 수 있다면 여러 가지 공격을 동시에 하는 셈이 된다. 심지어 그것은 수십 가지가 될 수도 수백 가지가 될 수도 있지. 한 번 생각해 보거라. 만약 이 모든 신통을 전부 융합시킨다면 얼마나 무시무시한 위력이 나오겠느냐?”

엽운의 얼굴에 충격이 가득했다.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고 저도 모르게 넋이 나갔다.

“도조님의 말씀이 사실입니까?”

“물론이지. 그런데 천생일검에 융합시킬 수 있는 신통과 선기가 많아질수록 소모되는 진기의 양 또한 커진다. 만약 네가 원래 3가지 선기를 시전 할 수 있는 진기를 가지고 있다면, 많아야 세 가지 선기를 천생일검에 융화시킬 수 있는 것이지. 다만 이 세 개의 힘이 한 데 합쳐진 만큼 그 위력 또한 적어도 세 배는 강해진다.”

도조는 감격에 가득 찬 표정으로 분주히 말했다.

엽운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는 천생일검이 비범한 기술임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예를 들어, 뇌운전광검의 3식은 지금 그의 수위로 여러 번 시전할 수 있는데, 각각 공격의 위력이 몹시 강하기는 하지만 세 공격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금 그의 수위로 뇌운전광검과 빙봉천리, 그리고 그가 가지고 있는 다른 기술들까지 전부 녹여낸 천생일검을 사용한다면, 그 위력은 도대체 얼마나 강해진다는 말인가?

만약 지금 모용무흔을 만난다면 그의 무정천검을 단칼에 부숴버리고 심지어 그를 죽일 수도 있으리라.

“또 무슨 검법을 할 줄 아느냐? 아니, 또 어떤 신통과 신기를 가지고 있지?”

노인이 다급하게 물었다.

엽운은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다.

“저는 빙봉천리와 간단한 기법 몇 개를 제외하면 뇌운전광검의 3가지 기술을 쓸 수 있습니다.”

“뇌운전과검? 애송이, 얼음의 기운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번개의 기운까지도 가진 것이냐?”

도조는 불가사의하다는 눈빛으로 엽운을 쳐다봤는데, 표정에는 놀라움이 가득했다.

엽운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우연히 깨우쳤습니다만, 아직은 그렇게 익숙하지 않아요.”

“잔말 말고 시전해 보거라.”

노인은 몹시 흥분했다.

엽운은 손에서 자영검을 휘두르며 뇌운전광검 제 1식 뇌운초현을 꺼냈다.

천둥소리가 들리며 번개가 번쩍였다.

곧 제 2식 뇌정만곡을 꺼냈는데, 수만 개의 번개가 하늘에서 내려와 자영검에 응집되고, 검을 휘두르자 천둥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

이를 지켜보던 노인의 미소가 점점 짙어졌다.

뇌운전광검 제 3식, 신뇌멸세!

보라색 신뇌가 응집되어 하늘에서 떨어졌다.

도조는 별안간 소리쳤다.

“그만, 멈춰라.”

엽운은 어리둥절했다.

검을 집어넣고 말했다.

“어르신, 이 검에 무언가 잘못된 것이라도 있는 겁니까?”

후인들이 복제해낸 제 3식의 차이를 노인의 허상이 파훼했을지도 모른다고 어렴풋이 생각했다.

“당연히 잘못됐지, 아주 크게 잘못됐다. 뇌운전광검 제 3식은 신뇌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을 섬멸하는 것이다. 이 기술의 위력은 몹시 강해 지금 네 수위로 이를 시전하면 축기경 초기의 제자들도 쉽게 막아내지 못할 게다. 하지만 방금 네 보라색 신뇌는 축기경 제자는 커녕 연기경 6중에서 7중만 되어도 쉽게 막아낼 수 있겠군. 이 검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도조는 몹시 불만스러운 듯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

엽운은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하였다.

그는 흥분을 억누르고 공수를 하며 말했다.

“도조께서 가르쳐주십시오.”

“잘 보거라.”

도조가 한 발짝 내딛자 손에서 붉은 빛이 번쩍이며 불타오르는 화염의 장검을 만들어냈다.

화염의 장검을 가볍게 당기자 순간 격렬하게 떨려오기 시작했고, 곧 그가 장검으로 하늘을 가리키더니 베어 내렸다.

“잘 봤느냐?”

도조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엽운은 어리둥절했다.

검에서는 아무런 힘도 느껴지지 않았고, 천둥소리가 울리지도, 번개가 번쩍이지도 않았다.

그런데 잘 보았느냐고?

방금 전의 동작이라면 당연히 잘 보았다.

“잘 보았다면 말해 보거라. 방금 전에 내 화염의 장검에서 진동이 몇 번 울렸었지?”

도조는 머뭇거리는 엽운을 보더니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엽운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의 동작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고, 눈으로 이를 보긴 했지만 장검이 몇 번이나 울렸는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게 신뇌멸세와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인가?

“제대로 보지 않았을 줄 알았다. 내가 알려주마. 이 신뇌멸세를 익히려면 순간에 번개의 영기를 천스물네번 진동 시켜야 한다. 매번 진동할 때 마다 조금씩 번개의 영기를 뿜어야 하며, 번개의 영기가 천스물네번의 진동을 마치면 다시 한 데 응집시키되 서로 방해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진정한 신뇌를 불러내 세상을 멸할 수 있는 것이지.”

도조가 천천히 말했다.

엽운은 이 일격에 그렇게나 많은 내용이 있는 줄은 몰랐다.

순식간에 번개의 영기를 천스물네개로 나누고 다시 한 데 응집시키되 각각의 영기가 서로 간섭하지 않아야 신뇌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니, 너무 어려운 것 아닌가.

“기억해라. 이것이 진정한 뇌운전광검 제 3식 신뇌멸세다. 내가 방금 했던 것처럼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게 아니란 말이다.”

검도의 선조는 콧방귀를 뀌며 조용히 말했다.

“감사합니다 도조님.”

엽운은 몸을 끝까지 굽혀 인사했다.

화룡굴에 들어와 천라응신초를 찾고 9급 임무를 완수하는 여정에서 팔백 년전의 천검종 태상 장로를 만나 그뇌운전광검의 진정한 제 3식 신뇌멸세를 수련하는 방법을 배우게 될 줄은 몰랐다.

“네 놈이 마음에 들어 전수해 주는 것이다. 기억 하거라. 순식간에 체내의 모든 번개 영기를 천스물네개로 나누되 각자 서로에게 간섭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 숨, 딱 한번 숨 쉴 시간이어야 하고 이 시간을 지나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 신뇌를 불러낼 수 없다.”

도조가 당부했다.

엽운은 고개를 끄덕이며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숨 한번 쉬 동안 이 모든 것을 완벽히 한다는 것은 확실히 어려운 일이니, 아주 긴 시간을 들여 연습해야만 진정한 신뇌멸세를 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맞다, 듣자하니 뇌운전광검에는 이 뒤로 몇 개의 기술이 더 있다고 하는데, 제 4식은 뇌신의 검이라고 하더군요. 분명 하늘 가득한 번개를 응집시켜 뇌신의 검을 만들고 이것으로 모든 것을 멸하는 것이겠죠. 그리고 제 5식은 심판의 벌이라는데 설마 뇌신이 강림하여 세상을 벌하는 것입니까?”

엽운은 마음 가득 기대를 품었다.

여기서 한 번에 뇌운전광검의 나머지 두 기술을 전부 배울 수 있다면 그의 실력은 크게 향상 될 것이다.

“뇌운전광검에는 총 5개의 수가 있지. 그런데 이 뒤의 두 가지 수는 생각이 나질 않는구나. 분명 알텐데 말이다. 왜 기억이 나지 않는 거지?”

도조는 눈살을 찌푸리며 애써 생각해내려 했다.

엽운은 잔뜩 기대를 품고 그를 바라봤다.

“기억나지 않는군. 잊어버렸다.”

도조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엽운은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

만약 이 두 기술의 수련법을 배울 수 있다면, 적어도 축기경 7중까지는 다른 선기를 수련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천생일검은 아주 신기하긴 하지만 강력한 신통과 선기가 담겨있지 않다면 간단한 검법에 지나지 않는다.

“애송이, 내가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내 영혼이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시에 화열이라는 요족 녀석이 내 영혼을 뽑아내 3개로 나누었고, 3개의 각기 다른 장소에 봉인했다. 이건 내 영혼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으니 기억이 나지 않는 것도 당연하지.”

도조는 엽운의 실망한 표정을 보더니 저도 모르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엽운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럼 세 개의 혼이 하나가 되면 완전히 회복되는 겁니까?”

“아마 그렇겠지. 하지만 3개의 혼이 하나가 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야.”

도조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왜죠?”

엽운이 궁금한 듯 물었다.

도조가 말했다.

“나머지 두 개의 영혼이 화룡굴에 없고, 가까이에 있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나는 아마 요족의 구역에 봉인되어 있을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아마 교월왕조의 도읍에 있을 게다.”

엽운은 어리둥절해하며 불가사의하다는 눈빛으로 도조를 바라봤다.

요족의 구역은 전설 속에서나 듣던 것인데, 그의 영혼이 요족의 구역에 봉인되어 있다면 어디에 가서 찾는단 말인가?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교월왕조의 도읍에 있다고 하는데, 엽운이 그 곳에 갈수나 있을까?

교월왕조의 휘하에는 대진제국이 있고 대진제국은 수십 개에서 백 개에 달하는 왕국을 통치하며 진나라도 그 중 하나일 뿐이다.

엽운의 수위로 교월왕조에 가서 이 늙은이의 영혼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만약 이 늙은이가 말한 대로 요족 화열이 영혼을 세 개로 나누어 각기 다른 곳에 봉인했다면, 이 늙은이의 수위는 도대체 얼마나 강하다는 말인가?

요족의 구역과 교월왕조의 도읍에 영혼을 봉인할 수 있다면 이 늙은이의 수위는 적어도 금단경이 아니겠는가?

아니, 아마 금단경보다도 위에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천백 년 동안 천검종에서 원영경에 도달한 사람은 듣지도 보지도 못하지 않았는가.

엽운이 도조의 허상을 바라보며 잠시 눈살을 찌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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