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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선공-155화 (155/227)

제 155 화 절대 강자

종응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이 모든 것을 믿을 수 없었다.

핏빛 붕새는 중품영기인데, 그 역시 중품영기들 중에서 별 볼일 없는 품질임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의 수위라면 이것으로 엄청난 위력을 낼 수 있었다.

이 공격에 담긴 힘은 분명 잘 알고 있었는데, 자신조차 쉽게 당해낼 수 없는 공격이었다.

하지만 엽운은 가볍게 막아냈을 뿐 아니라 수천 개의 번개를 불러내 핏빛 붕새의 영력을 모조리 소멸시켜버렸다.

종응의 시선이 엽운의 손에 쥔 자영검을 향했다.

엽운이 한 걸음씩 다가올수록 자영검이 조금씩 떨려오며 아름다운 보라색 빛을 흩날렸다.

“그 검은 분명 중품영기 중에서도 최상품이겠군. 만약 내 손에 들어온다면 실력이 몇 배는 강해지겠지.”

종응은 자영검을 바라보며 마음속에 탐욕을 품었다.

엽운은 종응의 마음을 꿰뚫어보기라도 한 듯 말했다.

“종 사형 이 검이 마음에 드는 거지? 이렇게 하자고, 날 이기면 이 검을 줄게.”

종응은 그의 말을 듣고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종 사형, 두려운 거야? 연기경 4중의 흑포 제자잖아. 난 이제 연기경 1중이고. 한 경계는 하늘과 땅 차이라면서 뭐가 그렇게 무서워?”

천천히 걸어오던 엽운의 입가에 조롱이 담긴 웃음이 번졌다.

“진천, 진충, 한꺼번에 덤비자.”

종응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분노에 차 소리쳤다.

진충과 진천은 서로를 보았는데, 눈에 망설임이 보였다.

방금 전 엽운의 일격은 그들의 예상을 아득히 벗어난 것이고, 번개를 응집시켜 날린 일격의 위력은 그들이 당해낼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만약 엽운의 공격이 그들의 몸에 닿는다면 죽거나 적어도 중상을 입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종응과 손을 잡지 않는다면, 종응도 엽운의 상대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세 사람은 보호 부적을 깨뜨리고 도망칠 수 밖에 없다.

만약 탈락하게 되면 내문 제자 시험의 참가 자격을 박탈당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감당할 수 없는 손해를 입게 된다.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의 몸이 하늘로 솟아올라 진충의 손바닥에 은색 창 한 자루가 나타났다.

창끝읕 햇빛에 비쳐 빛을 반짝였다.

그리고 진천의 손바닥에서는 장검 한 자루가 튀어나왔는데, 한 장 길이의 장검은 마찬가지로 은색의 빛을 번쩍였다.

두 사람이 나즈막이 소리쳤고, 은색 창과 장검이 서로 교차했다.

순간 공중에서 마치 태양같이 눈부시게 번쩍였다.

“천검전륜창!”

두 사람이 일제히 포효하자 그들의 몸에서 진기가 뿜어져 나와 전부 창과 검에 주입되었다.

하늘 위 은색 장검이 빽빽하게 만개하여 원을 이루었고, 원의 가운데에서 기둥만한 굵기의 창이 윙윙 거리는 바람 소리를 내며 매섭게 날아왔다.

천검전륜창은 진가 형제의 협동 필살기로, 각기 위력은 일반적인 8품 선기지만 힘을 합쳐 강력한 법진을 이루게 되면 위력이 몹시 강해진다.

번쩍이는 빛을 본 종응의 몸이 별안간 굽어졌다.

등에서 두개의 날개가 솟아나더니 조금씩 떨려왔다.

투명한 날개의 그림자가 조금씩 펄럭이더니 영기가 응집되어 실체를 이루었다.

이어서 한 자루 거대한 도끼가 손에서 나타났는데, 온통 새빨간 모습이었다.

날개가 펄럭이자 종응은 하늘로 날아올랐고, 새빨간 도끼를 높이 쳐들더니 이내 매섭게 내려쳤다.

“혈마전부!”

종응이 소리쳤다.

그의 모든 진기가 도끼에 모여들며 엽운을 베었다.

천검전륜창과 혈마전부, 두 공격이 포효하며 동시에 엽운을 향해 날아왔다.

두 공격은 전부 연기경 4중의 정점에 달한 위력이었고, 어쩌면 그보다 강할 수도 있었다.

만약 이 두 공격이 서로 충돌한다면 종응과 진가 형제 양쪽 다 중상을 입을 만큼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다.

종응은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었고, 전투 경험 또한 풍부했다.

두 공격이 엽운에게 동시에 도달하여 최고의 공격을 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조종했다.

엽운이 아무리 괴물이라해도 두 공격이 동시에 닿는다면 저항할 수 없을 것이라 믿었다.

마치 엽운이 산산조각이 난 모습을 보기라도 한 듯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혈마전부가 날아가고 있음에도 엽운은 담담한 표정으로 그를 비웃고 있었다.

회전하던 천검전륜창이 우르르 떨어졌고, 혈마전부는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

단진풍과 여명홍은 옆에서 침착하게 있었지만, 마음속으로는 몹시 다급해졌다.

두 공격은 엄청난 살상력을 가지고 있어 두 사람의 수위로는 스치기만 해도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

하지만 엽운은 조금도 놀라지 않은 표정이었고, 오히려 웃음을 지었다.

순간 보라색 빛이 나와 안개 속에서 보일 듯 말 듯 날아갔다.

하늘을 가득 메운 구름이 별안간 사라지더니 빠르게 한데 모였다.

동시에 천둥소리가 울려 우르릉 소리와 함께 번개가 번쩍이며 하늘을 갈랐다.

그리고 엽운의 옆에서는 화염과 얼음이 하나씩 나타났다.

요동치는 붉은 화염과 조용히 공중에 떠있는 얼음이 양 옆으로 갈라섰다.

서로 다른 얼음과 불은 몹시 신비로웠다.

천검전륜창이 마침내 엽운의 머리 꼭대기까지 왔다.

하지만 진천과 진충 두 사람은 엽운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보았고, 시야에는 짙은 얼음빛만이 보였다.

“우지직!”

천검전륜창이 얼음위에 매섭게 꽂히며 맑은 소리를 내었다.

하지만 이 소리는 얼음이 쪼개지는 소리가 아닌 창이 부러지는 소리였다.

순간 짙은 푸른색의 얼음이 날아와 재빠르게 천검전륜창을 얼렸다.

그리고는 여세를 줄이지 않고 진천 형제를 향해 날아갔다.

진가 형제는 대경실색했다.

장검과 창과의 연결이 끊어지며 완전히 얼어 붙는게 느껴졌다.

만약 손을 떼지 않았다면 두 사람마저 얼어버릴 것 같았다.

“이럴수가...?”

두 사람이 일제히 소리쳤다.

어쩔 수 없이 영기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이 손을 놓는 찰나 얼음의 안개가 나타났고, 곱게 얼어 두 개의 얼음 바늘이 그들의 미간을 향해 날아왔다.

진가 형제는 다시 한 번 대경실색했다.

이런 일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엽운이라는 자는 이제 막 들어온 신입 외문 제자인데, 어떻게 이렇게나 강할 수 있단 말인가?

손에 쥔 영기의 공격이 하나 둘 이어졌고, 위력은 어마어마했다.

두 사람은 힘껏 뒤로 달아나 얼음 바늘의 공격을 피하려했다.

얼음은 몹시 빠르게 날아왔고, 피하려는 순간 이미 그들의 미간에 다가왔다.

아무리 두 사람이 달아나려 해도 이미 피할 수 없었다.

얼음 바늘이 순식간에 이마에 박혔고, 은은한 안개만을 남기며 허공으로 사라져버렸다.

진천 형제는 어안이 벙벙했다.

두려움으로 가득 찬 그들의 동공이 커지더니 생기가 사라졌다.

얼음 바늘은 너무도 빨랐고, 진천 형제는 보호 부적을 깨뜨리려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결국 깨뜨리지는 못했다.

두 사람은 죽었다!

다른 한 편에서는 붉은 도끼가 불쑥 날아들었다.

종응의 눈에 보인 것은 엽운이 아니고, 활활 타오르는 불덩어리였다.

요동치는 화염은 허공을 모두 태워버릴 듯 공간을 뒤덮으며 혈마전부를 집어삼켰다.

“빌어먹을!”

종응이 소리쳤다.

진기가 전부 뿜어져 나왔고, 혈마전부가 포효하더니 화염을 뚫으려 했다.

하지만 진기를 통해 촉진시킨 열염폭운환은 족히 열 배는 강해졌고, 혈마전부의 참격에 아랑곳 하지 않았다.

화염은 몇 번 흔들렸지만, 여전히 도끼를 뒤덮고 있었다.

동시에 산을 가득 메운 구름이 종응의 머리 위에 모였고, 새까만 먹구름 속에서 번개가 춤을 추는 것이 보였다.

보라색 번개 한 줄기가 하늘에서 매섭게 내려와 종응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

뇌운전광검 제 3식, 신뇌멸세!

엽운의 수위가 높아지며 체내의 번개 영기는 더욱 강해졌고, 공격의 위력은 절륜했다.

“쾅!”

신뇌멸세가 종응의 머리 위에 떨어지자, 그가 나가 떨어졌고 온 몸이 새카맣게 그을렸다.

피부 곳곳이 전부 갈라졌고,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와 공중에 흩날리더니 땅 위로 촘촘히 떨어졌다.

“이럴수가..!”

종응의 처절한 외침이 울려퍼졌다.

수십 장 너머로 날아가 산 벽에 거세게 부딪혔는데, 놀랍게도 바위 위에 거대한 구멍이 생겼다.

엽운은 여전히 제 자리에 서 있었다.

왼쪽에는 화염이 있고, 오른쪽에는 얼음이 있었다.

그리고 머리 위에는 보라색 신검이 떠 있는데, 멀리서 보면 전쟁의 신이 강림한 듯 가까이 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단진풍과 여명홍은 넋이 나간 표정으로 엽운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앞의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방금 전, 전광석화로 쏟아진 공격이 정말 엽운이 날린 것인가?

그들의 앞 열 장 너머에 서 있는 것은 정말 엽운이 맞은가?

무영봉의 봉주 소호인가?

한참이 지나고 두 사람은 앞을 향해 걸어가는 엽운을 보고 천천히 정신을 되찾았다.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는데, 서로의 눈에 서린 놀라움을 볼 수 있었다.

엽운은 이제 막 연기경에 올랐는데 실력이 이 정도로 성장하다니, 믿을 수 없는 일이며 도저히 상식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다.

“너무 강하잖아!”

단진풍은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엽운의 뒷모습을 보았다.

그는 사고 능력을 잃어버린 듯 했다.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 강한 거지? 대진제국의 천재들과 비견해도 조금도 떨어지지 않아.”

두 사람은 그렇게 엽운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엽운은 한 걸음씩 걸어가 생기를 잃은 종응에게 다가갔다.

종응은 온몸의 감각이 이미 사라져 멍하니 엽운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보호 부적을 꺼내 깨뜨릴 힘조차 남지 않았다.

“아이 참, 그러니까 좀 전에 보물을 모두 내놓고 팔 하나 잘랐으면 이렇게 고생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오, 어쩌면 죽을 수도 있겠는데!”

엽운은 종응의 앞으로 다가가 조롱이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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