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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선공-153화 (153/227)

제 153 화 위급

두 사람 사이에는 오만함과 함께 의협심이 느껴졌다!

여섯 명의 흑포 제자들은 다시 그들을 애워쌌다.

단진풍과 여명홍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고, 곧 서로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 두 사람은 마치 표범처럼 달려 나갔고, 칼날과 창의 그림자가 허공을 가르며 폭포처럼 여섯 사람을 뒤덮었다.

그들은 여섯 명의 흑포 제자를 마주하고도 전혀 두렵지 않은 듯 덤벼들었다.

흑포 제자들은 단진풍과 여명홍이 먼저 공격해 올 것이라곤 생각지 못했다.

게다가 순식간에 연기경 2중의 흑포 제자 한 명에게 단진풍의 파일창이 날아왔다.

“펑!”

두 개의 영기가 순간 맞부딪혀 눈부신 광채를 내뿜었다.

강력한 힘이 사방으로 터져 나와 땅 위의 화초를 전부 잘라버렸다.

광채 속에서는 조소를 띄고 있는 단진풍의 눈이 보였다.

별안간 파일창을 위로 들어 올리자 흑포 제자의 영기가 함께 딸려 올라갔다.

“푹!”

창은 조금의 거리낌도 없이 흑포 제자의 오른쪽 가슴을 찔렀고, 피가 뿜어져 나왔다..

단진풍이 날린 전광석화의 일격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공격이었기에 미쳐 대비할 수 없었다.

흑포 제자가 날아가며 공중에서 피가 흩날려 처참한 비명 소리가 울려퍼졌다.

비통하기 그지없었다.

다른 한 편에서는 여명홍의 추월참혼도에서 칠흙같은 빛을 뿜더니 칼날에 담긴 진기가 모여 초승달 모양을 만들어내며 정면을 베었다.

칼날은 마치 겹겹이 쌓아둔 초승달처럼 모여 정면에게 날아갔다.

정면은 좀 전에 단진풍의 공격을 받고 물러나 가뜩이나 분노에 찬 상태였는데, 같은 청포를 입은 여명홍이 공격해 오는 것을 보니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

마찬가지로 초승달처럼 생긴 영기를 꺼내 들고, 진기를 주입시켜 빛을 번쩍이며 휘둘렀다.

“청룡삼첩!”

정면이 소리쳤다.

손에 쥔 영기에서 빛이 번쩍였고, 세 번의 공격이 날아오며 여명홍의 공격을 맞이했다.

“쾅!”

두 공격이 허공에서 거세게 맞부딪히자 빚이 터져 나왔다.

정면은 영기에서 전해지는 엄청난 충격에 손에서 고통을 느꼈다.

손아귀가 크게 찢어져 피가 흘러나왔다.

부아가 치밀어 올랐지만 뒤로 물러났다.

여명홍은 그를 쫓지 않고, 태연히 자세를 가다듬으며 움직이지 않았다.

입가에 조롱이 담긴 미소를 지으며 다른 두 명의 흑포 제자를 마주했다.

두 명의 흑포 제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일제히 멈춰섰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눈치였다.

여명홍은 방금 연기경 1중을 돌파했는데, 연기경 2중의 정점인 정면과 정면으로 맞서 한 번의 참격으로 물러나게 하였다.

이는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었다.

여명홍은 자신감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몸을 움직였다.

손에 쥔 칼이 순식간에 수백 번 떨려왔는데, 한 번 흔들릴 때마다 날카로운 진기가 뿜어져 나와 진기로 이루어진 칼을 만들어냈다.

두 명의 흑포 제자들 중 왼쪽에 서 있던 자는 눈살을 찌푸리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가 두 손을 몸 앞에 대자 한 줄기 보라색 빛이 뿜어져 나와 두 사람을 보호했다.

“펑!”

여명홍의 칼이 날아와 보라색 빛을 매섭게 베었다.

하지만 소리가 났을 뿐 보라색의 방어막을 뚫을 수는 없었다.

여명홍의 동공이 움츠러들었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곧 그의 표정이 무거워졌다.

이 칼에 담긴 힘은 그가 분명 잘 알고 있다.

만약 정면이었다면 결코 이 공격을 막아낼 수 없었을 것이고, 다시 한 번 손아귀가 찢어질 것이다.

심지어 그의 몸 자체가 잘려나가 중상을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앞의 흑포 제자는 놀랍게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보라색 빛을 펼쳐 그의 일격을 가볍게 막아냈으니, 수위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이제 갓 연기경 1중에 달한 녀석이 이렇게 거대한 진기를 가질 수 있다니, 확실히 드문 일이구나. 하지만 수선의 길은 높이 올라갈수록 경계 간의 차이가 커지는 법. 연기경에 이르러서는 하나의 경계가 하늘의 땅 차이라 할 수 있지. 따라서 경계가 우세하다면 충분히 널 찍어 누를 수 있다.”

흑포를 입은 제자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충 사형, 저 놈을 죽이십시오.”

정면은 흉악한 표정으로 눈을 부라렸다.

총 사형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며 말했다.

“연기경 2중씩이나 되는 녀석이, 이제 갓 올라온 신입한테 무너지다니, 정말 부끄럽구나.”

“저 녀석 어딘가 이상합니다. 진기가 거대할 뿐만 아니라 손에 쥔 저 칼 역시 엄청 강합니다.”

정면은 여명홍이 손에 쥔 장도를 욕심내며 바라봤다.

“나도 알고 있다. 저 놈이 들고 있는 군도는 중품영기인 추월참혼도, 이번에 종문의 시험에서 돌아온 뒤 하사받은 것이지. 네가 저 검에 지지만 않는다면 내가 돌아가 반드시 보고하여 양 사형께 잘 보일 수 있도록 해주겠다.”

충사형은 싸늘하게 훑어보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정면의 얼굴에 서려있던 탐욕이 순식간에 놀라움으로 변했다.

여명홍은 세 사람을 바라보며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그는 이제 갓 몸속에 진기를 가지게 되었고, 연속으로 두 번의 참격을 날리는 것은 진기의 소모가 너무도 크기에 회복할 시간이 필요했다.

“내 이름은 진충. 연기경 3중의 정점이다. 넌 내 상대가 될 수 없으니 군도를 내려놓고 떠나거라.”

충 사형은 여명홍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여명홍은 아랑곳 하지 않고 조롱이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진충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렇다면, 죽어라.”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앞으로 뛰쳐나와 손을 검처럼 펴고 여명홍의 미간을 향해 내질렀다.

그의 일격은 여명홍의 예상과 달리 너무도 빨랐기에 전혀 반응할 수 없었다.

하지만 여명홍은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고, 표정은 오히려 차분해졌다.

그의 일격이 미간을 찌르려는 찰나, 소현무의 방패가 다시 나타나 앞을 막아섰다.

“우지직!”

진충의 손가락이 이미 검게 변해버린 소현무의 방패를 찌르자 수십 조각으로 박살이 나 땅 위로 떨어졌다.

하지만 방패는 여명홍에게 조금의 시간을 벌어주었고, 방패 뒤에서 날카로운 칼날이 튀어나와 진충의 손가락을 매섭게 베었다.

진충은 칼날을 피하지 않았고, 내지르던 손을 멈추지도 않았다.

놀랍게도 그대로 추월참혼도를 찔렀다.

“타악!”

맑은 소리가 울리며 여명홍에게 거대한 충격이 전해졌다.

추월참혼도는 웅웅거리는 소리를 내며 쉴새없이 떨려왔다.

하마터면 그의 몸 자체가 날아가 버릴 뻔했다.

하지만 물러서지 않았고, 꿋꿋이 버텼다.

“푸웁!”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고, 마치 화살처럼 진충의 얼굴을 향해 튀었다.

진충은 미간을 찌푸리며 옆으로 움직여 튀어오는 피를 피하고, 손가락을 돌려 가볍게 한 번 그었다.

여명홍은 추월참혼도를 가슴 앞에 대었다.

엄청난 힘이 도신에 전해져왔고, 칼을 뚫고 그의 가슴을 망치처럼 후려쳤다.

다시 한 번 입에서 피가 뿜어져 허공에 흩날렸다.

“내가 말했지. 경계 하나의 차이는 하늘과 땅의 차이라고. 너와 내 힘의 차이는 너무도 크다. 가진 보물을 모두 내놓는다면 보호 부적을 깨뜨려 이곳에서 나갈 수 있게 해주겠다.”

진충은 한 발짝 다가가 여전히 물러서지 않고 서 있는 여명홍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

여명홍은 의연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살짝 고개를 틀어 곁눈질로 아직 앉아있는 엽운을 바라보곤 다시 눈을 돌려 진충을 매섭게 노려봤다.

두 사람의 실력 차이는 몹시 컸다.

아무리 여명홍이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해도 결국엔 고작 연기경 1중 일 뿐이기에, 정면을 쓰러뜨린 것만 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지금 마주한 연기경 3중의 진충에게는 결코 승산이 없었다.

여명홍은 저물대에서 단약 한 알을 꺼내 입에 넣었다.

그리고는 정신을 집중하며 진기를 움직이자 한 줄기 은은한 빛이 뿜어져 나와 그를 감쌌다.

진충은 미간을 찌푸리며 천천히 다가갔다.

그리고 다른 쪽에서는 단진풍이 또 다른 한 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여명홍과 마찬가지로 연기경 3중의 흑포 제자 한 명을 상대하고 있었는데, 좀처럼 승부가 나지 않을 정도로 팽팽했다.

그런데,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경 3중을 상대하려는 찰나, 별안간 푸른 손바닥 하나가 튀어나와 매섭게 그를 떄렸다.

손바닥의 위력은 엄청났고, 단진풍이 막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순간 무시무시한 위협을 느끼고 즉시 몸을 오른쪽으로 피했다.

“쾅!”

푸른 손바닥이 그가 있던 자리를 강타했고, 돌산의 바닥 위에 수 척 크기를 가진 손자국이 찍혔다.

손바닥이 만약 단진풍을 때렸다면 그는 죽거나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종응, 당신 진짜 염치없네. 더 많이 공격하는 걸로도 모자라 옆에서 급습을 해오다니. 내가 만약 탈락하더라도 나가서 당신의 무용담을 널리 전파해줄게.”

단진풍은 크게 노했다.

종응이 몸을 사리지 않고 기습해 올 줄은 전혀 몰랐다.

“웃기는군, 원래 승자가 왕인 법이다. 네가 탈락하게 되더라도 내가 훗날 반드시 널 죽일텐데, 나가서 무슨 말을 지껄일지 뭐하러 걱정하겠느냐.”

종응은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는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단진풍은 할 말이 없었다.

분명 승자가 왕이라는 말은 사실이었다.

그것이 바로 수선의 길의 규칙이다.

“여명홍, 아직 버틸만 해? 안 되겠으면 우리 먼저 나가자. 엽운 저 멍청이는 신경 쓰지 말고.”

단진풍이 웃으며 말했다.

여명홍은 정색하며 고개를 저었다.

“저희는 대묘에서도 함께 빠져나왔고, 이번에는 같이 참가했으니 나갈때도 함께 나가는 것이 맞습니다. 저는 절대 안 갈겁니다.”

단진풍은 연신 크게 웃으며 말했다.

“명홍아. 내가 널 잘못 보지 않았구나. 좋은 형제다.”

여명홍은 천천히 걸어오는 진충과 종응을 바라보며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 말했다.

“우리 세 형제에게서 보물을 가져가고 싶거든, 와서 가져가 보라고.”

종응은 두 사람을 보며 농담을 던졌다.

“좋다. 보아하니 너희 형제는 우애가 좋구나. 그렇다면 나도 너희를 더 이상 곤란하게 하지 않겠다. 내 공격을 세 번 받아내고도 죽지 않는다면, 너희를 놓아주마.”

그는 말을 마치고 오른손을 천천히 들어 조금씩 뻗었다.

순간 육안으로 볼 수 있는 붉은 빛이 쏘아져 나와 거대한 핏빛 손바닥을 만들어 두 사람을 내려쳤다.

손바닥이 단진풍과 여명홍의 퇴로를 막아섰다.

만약 그들이 이 공격을 피한다면 뒤에 있던 엽운이 맞게 될 것이다.

단진풍과 여명홍은 이 공격의 위력을 알고, 다급히 고개를 돌려 엽운을 바라봤다.

곧 그들의 얼굴이 굳어졌고, 심지어 두려움까지 느껴졌다.

바로 그때, 익숙한 목소리가 천천히 울려 퍼졌다.

“입을 너무 크게 벌리면 안돼, 산바람에 이가 빠지지 않도록 조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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