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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존선공-28화 (28/227)

제 28 화 진귀한 보물

체내의 영력이 밀물처럼 밀려와 극에 달했다.

전날보다 10배 가까이 강해진 것 같았다.

영력, 육신, 정신, 감각 등 모든 것이 엄청나게 향상되었다.

내식경은 연체경 전기 중 가장 중요한 경지였다. 수련자는 영석에서만 영기를 흡수해서 정화할 수 있을 뿐, 단약에서 영력을 흡수해 정화하는 것은 설령 천지의 영기를 흡수할 수 있다하더라도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내식경에 이르면, 천지의 영기는 몸으로 들어가자마자 바로 정화된다.

비록 천지의 영기가 몸으로 흡수되는 양은 영석을 정화하는 양에 비해 극히 적었지만, 천지의 영기가 융합된다는 것은 수선자에게는 처음으로 천지의 인정을 받는 것이니 내식경에 달하기 전의 경지와 비교하자면 큰 차이가 있었다.

엽운은 매 순간의 변화를 느끼며, 마음속으로 가라앉힐 수 없는 기쁨을 만끽했다.

이렇게 곧바로 연체경 5단계인 내식을 돌파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도대체 어떤 보물인 것이냐?”

엽운의 심장이 거세게 뛰고, 머릿속에는 온통 이 같은 생각뿐이었다.

방금 전 흑백의 빛이 교차하는 순간 그저 어떤 물체가 뿜어내는 빛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을 했었다.

즉, 이 흑백의 빛은 그가 지금의 경지에서 느낄 수 있는 신광(神光)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표상도 아니고, 진상도 아니었다.

만약 이 진귀한 보물이 아니었다면, 그는 10여 일 동안 중품영석 한두 개의 영기를 가까스로 흡수 했을 것이다.

내식경을 이루고 나니 신체 능력은 이보다 더 높을 수 없고, 영력은 이보다 웅장할 수 없었다.

지금 그의 실력이 향상된 폭은 종문 내 고서에 적힌 수행의 경지를 완전히 초월했다.

“금단 수사보다 더 강한 보물이라면?”

머릿속에 또 다시 금갑 신병이 물밀듯이 몰려 와 두 그림자가 발길이 가는 대로 거니는 장면이 나타났다.

전에는 잠재의식 속에 금단의 경지가 속세의 한계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흑백의 두 빛이 영석의 영기를 흡수하는 속도를 보니 일전에 금단의 위압조차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 흑백의 빛은 금단의 정수를 삼키기라도 한 것 같았다.

이 보물이 어쩌면 금단보다도 위에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충격을 금치 못했다.

이런 것이 어찌 요수골에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어찌 자신의 몸속에 들어갈 수 있었단 말인가?

엽운은 깊이 숨을 쉬었다.

자신의 수위를 계속해서 성장시키며 더욱 더 많은 흑백 빛의 비밀을 발견해내야지 생각만으로는 절대 답을 얻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 보물은 아마 전설의 취영진보다 더 무서운 속도로 영석 60여 개를 흡수해 버린 것 같았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순수한 영기가 그로 하여금 순간 연체경 5단계인 내식경에 이르도록 만들었으니, 충분한 영석만 있다면 수위를 더 빠른 속도로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천검종 장로의 수제자들도 수위를 향상시키는 진귀한 보물을 가지고 있는지는 몰랐지만, 그와 같이 막 잡역 제자를 벗어난 수사에게는 이미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일이었다.

“영석! 영석!”

이 순간, 엽운에게는 영석이 더할 나위없이 중요했다.

이렇게까지 영석을 갈구한 적이 없었다.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상품영석 두개를 손에 쥐고 마음을 다잡으며 심법을 가동시켰다.

그의 내식경은 이미 완성되었고, 영석 안의 영기를 흡수하는 속도는 이전보다도 빨라졌다.

“응?”

무려 한 시진이 지나갔을 때 몸이 한 번 흔들리더니 곧 두 눈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흑백의 빛이 이 상품영석 내의 영력을 계속하여 흡수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체내의 흑백 빛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어렴풋이 이상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 흑백의 빛은 마치 이전에 흡수한 금단의 정수와 중품영석의 영기와 비슷했다.

만약 그렇다면, 이 흑백의 빛이 자신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주지 않을까?

엽운의 심장이 다시 심하게 뛰기 시작했다.

어떻게 변하든, 이 흑백의 광채는 자연히 더욱 강해질 뿐, 약해질 리는 없다.

“역시 영석이 필요해!”

“얖으로의 수행은 영석만 충분하다면 뒤쳐지지 않을 거야. 심지어 내문의 제자들과 수제자들보다 빠를지도 모르지!”

혈류가 빨라지며 태양혈마저 볼록 튀어나와 뛰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본래 마음을 안정시키며 3일간 수행을 마치고, 천촉봉이 어떤 계획으로 그들을 소집하려는지 보려 했지만, 지금은 이미 내식경에 이르렀고 중품영석도 모두 소진되었다.

그러므로 우선 천촉봉 전체를 눈에 익히고, 상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펴보며 앞으로의 수행을 위한 영석을 모아야 했다.

숙소를 자세히 보지 않았던 그는 일어나서 먼저 숙소를 한 바퀴 둘러봤다.

외문 제자의 숙소는 제법 세련된 편이었는데, 1층은 생활공간, 2층은 침실 및 단련장이었다.

이는 아마 천촉봉의 특징인 듯 해 무려 영토(灵土)를 써서 방 한칸을 영초 재배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평범한 영약을 심을 수 있을 정도의 간단한 재배실이었지만, 앞으로 임무를 수행할 때 영기를 흡수할 수 있는 영약을 이곳에서 찾을 수 있다면 작은 보탬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흡수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영석 소모량이 실로 어마어마했다.

이전 잡역 제자들은 한 달에 겨우 몇 개의 하품영석을 받았으며 일년내내 모아도 중품영석 하나가 채 안 됐으니, 단진풍 같은 비범한 출신만 영석을 축적하는 것이 가능했다.

엽운은 숙소를 돌아다니며, 곧 허리패가 내뿜는 광막에 쓰인 주석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위쪽 천촉봉의 은밀한 곳들은 주석이 달려있지 않았고, 제자들이 당장 갈 수 있는 곳은 수십 군데 정도로 계율당, 낮은 단계의 단약방, 영전거, 연무전, 채약곡 등이 있었다.

물론 그들은 잡역제자 시절 자주 드나들던 채집곡, 종직곡이나 영약을 캘 수 있는 요수골과 같은 곳에는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었다.

때가 되어 시간이 나면 들어가서 수행에 적합한 영약이 있는지 찾아 볼 수도 있었다.

엽운은 천촉봉의 규율을 잘 알고 있지만, 제일 관심있는 곳은 수련에 필요한 자원을 모을 수 있는 시련전이다.

시련전은 특별히 종문의 임무를 발표하는 곳이었다.

모든 임무가 어렵지만 그 중 1급 임무가 가장 간단했다.

완성 후의 상금은 기본적으로 중품영석 한 두 개였다. 10급 임무가 가장 어려우며 발표된 이래로, 제자들이 완수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어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쳐도 불가능 하다고 했다.

물론 보상은 아주 많았다.

전해져 오는 말에 따르면 임무 한 개당 중품영석 5000 개와 품질이 아주 좋은 하품영기 하나, 응기단 한 개를 받는다고 했다.

응기단은 말 그대로 연체경의 절정에 달해 연기경을 돌파하고자 할 때, 진기를 단련하는데 쓰이는 약이었다.

연기경이란 바로 진기를 단련하는 것이다.

만약 연체경 절정에 있을 때 응기단을 복용하면 연기경을 돌파할 수 있는 확률을 다소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보통, 연체경을 지나 연기경에 달하는 것은 확률이 절반 정도만 되어도 매우 훌륭한 편이라 할 수 있었다.

응기단 하나로 성공률을 반의 반 정도 높일 수 있다 하니 많은 제자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반 각 정도 지나 지도를 보던 엽운의 앞에 시련전이 나타났다.

시련전은 전체가 푸른색의 금속으로 이루어진 대전로, 차가운 기운을 발산하고 있었다.

이 대전 앞에는 푸른 비석이 우뚝 솟아 있었는데, 그 위로 알 수 없는 옅은 하얀 빛이 비추어 하나의 글자를 이루었다.

자연스럽게 그 쪽으로 향한 엽운의 눈동자가 순간적으로 움츠러 들었다.

가장 위에 있는 것은 바로 10급 임무였다.

핏빛 날개를 가진 호랑이인 혈색쌍시호를 처치하고, 요단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적혀있었다.

쌍시호는 9급 요수였다.

다른 요괴와 영혼을 바꾸어 영지력을 가질 수 도 있었다.

9급 요수의 실력은 연기경 2단계인 주천경을 능가했다.

지금 엽운의 실력으로는 감히 엄두를 낼 수 없었다.

엽운은 고개를 저으며 시선이 아래로 향했다.

9급 임무는, 7급 요수인 자려마사를 죽이는 것으로 보상으로 중품영석 500개와 하품영기 1개를 받을 수 있었다.

8급 임무는, 세 그루의 환화기이과를 따는 것으로, 중품영석 500개를 얻을 수 있다.

7급 임무는, 천촉의 배신자인 형진의 행방을 쫓는 것으로, 중품영석 200개의 포상이 걸려 있었다.

엽운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 임무들은 모두 상세히 풀이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7급 임무에서 천촉의 배반자인 형진은 연기경 1단계의 수위를 가졌고, 중품 영기를 가지고 있다.

엽운의 수준으로 그를 쫓는다면 발각되는 즉시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이다.

그의 시선이 계속해서 아래로 향하다 4급 임무에서 멈췄다.

연체경 6단계 통규경의 수위를 가진 배반자 형화를 죽이는 것으로, 중품영석 80개를 받을 수 있었다.

그의 현재 수위로 연체경 5단계의 수련자와 맞선다면 거의 짓밟아 뭉갤 수 있지만, 연체경 6단계인 통규경에 달한 적을 상대하려면 힘을 좀 더 써야했다.

그러나 엽운은 이 자의 이름과 포상인 영석 80개를 보고는 조금 처량한 감정을 느꼈다.

만약에 유도열, 유옥, 진천한과의 싸움에서 정말 종규를 어겨 천검종에서 도망쳐 나왔다면 지금쯤 자신의 이름도 이곳에 있었을지 모르는 일이고, 더불어 끝없는 추격을 받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엽운 사형, 여기서 만나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엽운이 더 아래쪽을 보려는 순간, 익숙한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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