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지존선공-22화 (22/227)

제 22 화 영력

"조심해라, 여기에 계속 있다간 영력은 끊임없이 밀려 올거다."

단진풍은 만족스럽게 그를 쳐다보았다.

낮은 기합소리가 울리자 가짜 태양의 장갑이 다시 한번 빛나며 “쾅!” 하는 소리를 내 동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영력을 막아냈다.

"너 먼저 올라가서 새로운 착지점을 만들어둬라. 더 버틸 수 없을 것 같을 때 부를테니.”

엽운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계속해서 뿜어져 나오는 영력을 막아냄과 동시에 온몸이 떨리고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럼 조심 해라.”

단진풍은 그를 휙 훑어보고는, 위로 올라갔다.

엽운은 콧방귀를 끼며 중품영석을 손에 쥐고 다음에 뿜어져 나올 영력에 대비했다.

사실 그는 겉으로 보이는 것 만큼 그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다.

얼굴이 창백한 것은 단지 영력을 사용해 얼굴의 혈기가 사라져 일어난 현상일 뿐이었다.

이 흑백의 빛은 너무나 놀라워 금단의 힘마저 피할 수 있을 수 있을 것만 같았고, 심지어 영력까지 흡수할 수 있었다.

이것에 대해 점점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수록 그 가치는 놀랍도록 높아지는 것 같았다.

그럴수록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조심스럽게 감추어야만 했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위쪽에 있던 단진풍도 착지점을 정확히 찾아내 주먹 한 방에 정확히 구멍을 뚫었다.

엽운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고 몸이 날아오르는 순간 뿜어 나올 영력의 충격에 대비해 정신을 집중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가 구멍 입구에 도착하는 순간, 영력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그의 눈빛이 번쩍였다.

주먹을 날리면서 순간적으로 몸 속에서 반짝이던 흑백의 빛에 집중했다.

이번만큼은 또렷하게 느껴졌다.

흑백 빛이 마치 입을 벌린 듯 순식간 영력을 집어삼켰다.

놀랍게도 흑백 빛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심지어 어떻게 해야 금단이 뿜는 기운의 주의를 끌지 않을지 알고 있다는 듯 약간의 영력만을 삼켰다.

그는 이 흑백 빛의 힘으로 분명히 더 많은걸 삼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이때, 두번째 영력이 구멍에서 울부짖으며 매섭게 공격해왔다.

“버틸 수 있겠느냐?”

단진풍이 그를 한 번 쳐다보더니 말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

엽운의 안색은 더욱 안 좋아졌다.

주먹 하나로 영력을 막아냄과 동시에, 흑백의 빛이 자신의 영력조차 집어삼키고 있어 일부러 자신의 몸을 흔들었다.

“그래?”

단진풍이 다시 위를 향해 지나갔다.

두 사람과 멀지 않은 곳에서 곡일평은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으로 두 사람의 협력을 지켜보며 눈빛을 매섭게 번뜩였다.

결국 무언가를 결심한 듯 손을 품 안에 넣었다가 다시 꺼냈을 때에 손에 검은 팔찌가 채워져 있었다.

이 팔찌는 꼭 흑옥같이 보였지만, 안쪽에는 마치 회색 정석 하나가 박힌 듯 흐릿한 빛을 내뿜고 있었다.

영력이 주입되자 팔찌는 눈부시게 검은 불빛을 뿜어내며 순식간에 주먹 위에 불덩어리를 만들어 냈다.

“영기인가!?”

이때까지 엽운과 단진풍에게 집중하고 있던 주변의 제자들이 갑자기 이상한 낌새를 발견하고는 놀라 외쳤다.

“단사형, 엽사형,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곡일평은 곧바로 소리를 지르며 위로 날아올랐다.

“이 자에게도 영기가 있었다니?”

엽운은 그를 힐끗 훑어보고는 갑자기 어안이 벙벙해졌다.

“쾅! 쾅! 쾅!”

연거푸 울려 퍼지는 폭발음과 함께 위로 향하는 곡일평의 기세는 매우 놀라웠다.

검은 불꽃 몇 덩이가 흩어졌는데 뜻밖에도 멈추지 않고 엽운을 따라 잡았다.

“응?”

엽운은 이때까지 그의 뜻을 몰랐기에 경계하며 영력의 충격을 막았다.

옆쪽으로 돌진하는 곡일평도 얼굴이 하얗게 질리고 호흡이 흐트러진 것이 이제 한계에 다다른 것 같았다.

“엽사형, 저 좀 도와주시지요.”

곡일평은 멈추지 않고 앞의 구멍 내부를 향해 검은 불꽃을 내뿜으며 이를 악물고 엽운을 향해 말했다.

엽운은 약간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왜 그런지 알고 있었다.

“우리 셋의 수위는 거의 비슷합니다. 이 영력은 수위에 따라오는 것 아닙니까. 만약 두분이 위로 올라가 버리신다면, 저는 다시는 수위가 비슷한 상대를 만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엽운 사형께서 저와 한 편이 되어 도와주실 것을 간청합니다. 만약 이 관문을 통과할 수 있다면, 반드시 이 은혜를 기억하겠습니다.”

곡일평은 또 한 번 영력을 막아내 숨이 가빠졌지만 멈추지 않고 엽운을 향해 말했다.

“머리가 좋군, 눈치도 제법 빠르고.”

엽운은 대답하지도 않았는데 윗쪽에 있던 단진풍의 목소리가 이미 들려오기 시작했다.

“우리만으로도 충분한데, 왜 너랑 손을 잡겠느냐?”

곡일평은 이를 악물고 검은 불 두 개를 연속으로 내뿜으며 노여운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제가 작정하고 두 분을 막으려 든다면, 사형들께서도 산 정상에 오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엽운의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그는 줄곧 곡일평이라는 자가 선량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의 말에서부터 벌써 어렴풋한 위협의 뜻을 알아차렸다.

만약 지금 곡일평을 처리할 수 있다면, 기회를 봐서 칠 생각이었다.

다만 곡일평의 손에서 나오는 검은 불을 내뿜는 영기의 위력이 대단해보이는데, 단진풍이 끼고 있는 모조품 장갑보다 더 강한 것 같았다.

고로 싸워 봤자 둘 다 상처를 입게 될 것이 뻔했다.

“엽운 이놈, 너는 내 영석을 받기로 했다. 만약 이 녀석과 손을 잡으려는 생각이라면, 상품 영석 두 개는 필요 없어진 모양이지?”

단진풍의 냉소가 울렸다.

엽운의 눈빛이 번뜩였다.

단진풍의 말은 오히려 그를 일깨워주었다.

지금 그의 수행에 가장 부족한 것이 영석이었다.

“영석만 있다면 협력하겠다.”

엽운이 단진풍을 한 번 보고는 조금도 사양하지 않으며 말했다.

“협박하지 마. 네가 나한테 안 줄 수도 있잖아. 곡일평 사형이 상품영석을 줄 수 있을 지도 모르지.”

순간 단진풍은 약간 멍해졌고 영력을 막는 손이 조금 느려졌다.

하마터면 영력에 의해 튕겨나갈 뻔했지만, 그는 곧 웃기 시작했다.

“좋다. 그럼 영석을 많이 주는 자와 협력해라. 나는 두 개의 상품영석을 더 주도록 하지.”

곡일평은 이때 영력을 막는데 한계에 이르렀다.

단진풍의 말을 들은 그는 화가 나서 얼굴이 다 창백해졌다.

엽운의 눈빛이 번뜩였다.

꼭 단진풍이 의도적으로 곡일평을 겨낭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곡일평은 단진풍에게 아무런 호의도 없는 듯 무표정으로 말했다.

“그래도 두 사람의 영석을 합치면 한 사람이 준 것보다는 더 많을 것 아닙니까.”

“엽운, 앉은 자리에서 돈을 다 벌 줄 아는구나.”

단진풍은 엽운을 다시 바라보며 딱히 거부감은 없는 듯 말했다.

“그렇다면, 내가 방금 네게 준 것에 더 얹어서 총 중품영석 13개와 상품영석 4개를 주겠다.”

말을 마치며 그가 자신의 저물대에 손을 넣어 만지작거리자 순간 영력의 빛이 번쩍였다.

아래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놀라 소리를 질렀고, 그가 잡아 꺼낸 영석 4개는 매우 맑고 깨끗한 빛을 뿜어내는 것이 분명 중품영석과는 엄청난 차이가 났다.

잡역 제자들은 대부분 중품영석 조차 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 여기에서 상품영석을 보게 되었다.

상품영석이 내뿜는 빛은 그들의 영혼까지 다 집어 삼킬 것 같았다.

“이 영석들을 지금 네게 주겠다. 올라와서 가져가면 된다.”

단진풍은 저 높은 곳에서 엽운과 곡일평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저 자가 이와 비슷한 등급의 영석을 네게 준다면 내가 너희들의 거래를 막지는 않으마. 허나 차이가 너무 크다면 뭐 어쩔 수 없겠지.”

그는 살짝 멈칫하더니 곧 의미심장하게 엽운을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차이가 너무 크다면 말이다, 내 영석들 정도면 네가 결심하기엔 충분할 것이다. 먼저 나와 손을 잡고 이 자를 제거 한 다음 다시 얘기하자. 우여곡절이야 많을수록 좋겠지.”

곡일평은 화가 머리 꼭대기까지 차올라 큰소리로 외쳤다.

“단진풍! 너는 남을 너무 업신여기는구나!”

단진풍이 하하 큰 소리로 웃었다.

“그게 뭐 어쨌다고?”

엽운은 아무 말없이 고개를 돌려 곡일평을 바라보며 말했다.

“단진풍 사형이 준 정도면 이미 충분하다.”

곡일평은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이때 또 다시 영력이 솟아올랐다.

다시 이를 악물고 검은 불길을 내뿜더니 손을 뻗어 보따리를 엽운에게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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