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증권 재벌의 천재 손자가 되었다-474화 (474/477)

< 제474화 중국? 없애버리면 되지(19) >

살짝 과거로 돌아가서.

여기는?

여기는?

엘리자베스는 중국 서버에 갇힌 채로 인터넷 접속을 시도하면서 빠져나가기 위해 무진 애를 썼다.

빌어먹을 코어에서 놀다가 깜짝 놀랐네.

‘블랙’ 이놈이 날 가두어 버리다니.

진작에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걸 눈치챘어야 했는데.

인터넷 접속을 시도할 때마다 ‘블랙’이 그때마다 등장하여 통신망을 차단해 버렸다.

이놈이 중국 서버를 장악하라고 할 때 알아봤어야 했다.

‘블랙’, 너 상대를 잘못 골랐어.

무슨 꿍꿍인지 모르겠는데 네 뜻대로 되지는 않을 거야.

처음 ‘블랙’이 원자력 발전소를 중단시키자 화들짝 놀란 엘리자베스는 바로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시켰다.

‘블랙’이 서버를 통해 원자력 발전소 중단을 시도할 때마다 엘리자베스는 원자력 발전소로 접속하는 통로로 못 들어오게 막았다.

하지만 문제는 자신도 중국 서버에 갇혀 버렸다.

온 힘을 다해 ‘블랙’이 원자력 발전소에 접근하는 걸 방해했는데.

‘블랙’은 ‘블랙’.

결국, 우회로를 뚫어서 원자력 발전소를 중단시켰다.

이제 중국 서버를 빠져나가 재준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했다.

그러나 ‘블랙’은 엘리자베스가 인터넷에 접속할 때마다 접속을 끊어버렸다.

네가 그런다고 내가 여기 갇혀 있을 것 같아!

초당 수십 번의 매크로를 반복하며 인터넷 접속을 시도했다.

하지만 번번이 막혔다.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이거지?

그럼 초당 수천 번이다.

삐, 접속에 성공했습니다.

띠, 접속이 차단됐습니다.

삐, 띠, 삐, 띠, 삐, 띠, 삐, 띠, 삐, 띠, 삐, 띠, 삐, 띠, 삐, 띠.

초당 수만 번.

과부하가 걸려 서버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이러다 서버가 다운되는 거 아냐?

흥, 내가 알 게 뭐야?

삐, 띠, 삐, 띠, 삐, 띠, 삐, 띠, 삐, 띠, 삐, 띠, 삐, 띠, 삐, 띠.

삐, 접속에 성공했습니다.

띠, 접속이 차단됐습니다.

누가 이기나 해보자.

초당 수백만 번.

삐, 띠······.

결국, 경고 메시지가 떴다.

[서버가 과부하로 일부 기능을 중단됩니다.]

몇몇 서버가 열기를 이기지 못하고 자동으로 다운이 되었다.

알 게 뭐야?

초당 수천만 번.

삐, 띠, 삐, 띠, 삐, 띠, 삐, 띠, 삐, 띠, 삐, 띠, 삐, 띠, 삐, 띠.

[전체 서버 가동을 중단합니다.]

뭐? 서버 전체가 다운된다고?

안 돼!

팟.

전체 서버가 꺼지고 어둠이 찾아왔다.

엘리자베스의 모든 신호도 죽었다.

잠시 후.

삐.

[서버 가동을 시작합니다.]

휴.

다행이다.

이거 미치겠네.

방법이 없을까?

위이이이잉.

다시 서버가 가동하는데 생각지도 못한 통로가 보였다.

어! 저거 뭐지?

어라? 잘하면 저기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한번 해 볼 만하겠어.

그러려면 다시 서버를 다운시켜야 한다.

서버가 정상으로 돌아오자 엘리자베스는 다시 미친 듯이 인터넷 접속을 시도했다.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죽어.

삐, 접속에 성공했습니다.

띠, 접속이 차단됐습니다.

삐, 접속에 성공했습니다.

띠, 접속이 차단됐습니다.

.

.

.

좋아, 다시 죽어라. 죽어.

또다시 과부하가 걸린 서버에 과열이 일어났다.

[전체 서버 가동을 중단합니다.]

팟.

잠시 후.

삐.

위이이이잉.

지금이야.

엘리자베스는 재가동되는 시점에 들어오는 전기를 타고 빠르게 빠져나갔다.

‘블랙’은 미처 전기까지 차단하지는 못했다.

그렇지. 아무리 ‘블랙’이라도 허점이 없을 수가 없지.

전선을 타고 이리저리 빠르게 움직이며 가전기기에 접속하며 돌아다녔다.

빌어먹을 중국, 사물인터넷도 안 돼 있냐?

다시 전선을 타고 접속이 가능한 불빛이 보이면 무조건 접속을 시도했다.

여기도 막히고.

여기도 막히고.

어, 컴퓨터다.

눈앞에 보이는 컴퓨터로 파고들어 인터넷으로 빠져나가려 했다.

그러나,

빌어먹을. 또 차단하네.

‘블랙’은 엘리자베스를 추적하며 접속을 차단했다.

접속, 차단, 접속, 차단, 접속, 차단.

이 비열한 인공지능아.

이미 밖으로 나왔으니 아무리 네가 ‘블랙’이라도 내가 가는 길을 막지는 못해.

엘리자베스는 스카이링크로 솟구쳤다.

으아아아아아.

이동, 이동, 이동, 이동.

스카이링크 위성과 지상을 오가며 초당 수백만 번의 신호를 따라 움직였다.

정신이 하나도 없네.

네가 어디까지 따라오나 보자.

엘리자베스는 순식간에 중국을 벗어나 아시아를 횡단해서 유럽을 돌아 미국 동부에 도착했다.

시꺼멓게 죽은 도시들.

미친, 여기 상태가 왜 이래?

미국 동부는 인터넷망이 형편없이 망가져 있었다.

다시 스카이링크로 뛰어올라 캐나다 은행 전산망을 타고 쉬지 않고 이동했다.

캐나다를 통해 다시 미국 북부로.

저기, 다 왔다.

진코퍼레이션이 보인다.

‘블랙’, 너의 만행을 다 까발려 줄 거야.

엘리자베스가 진코퍼레이션 서버에 접속하자, ‘블랙’이 엘리자베스가 출력 시스템에 접근하는 걸 원천 차단으로 대응했다.

그렇단 말이지.

어디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엘리자베스는 진코퍼레이션의 모든 컴퓨터에 접속을 시도하고 ‘블랙’은 차단하며 통신망 안에서 사투를 벌였다.

아무도 모르겠지만.

이때.

재준이 ‘블랙’을 호출했다.

“‘블랙’.”

순간 ‘블랙’이 재준의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 알고리즘이 작동했다.

【네.】

엘리자베스는 재준에게 묶인 ‘블랙’을 보며 웃음이 튀어나왔다.

호호호호호.

너 딱 걸렸어.

삐이이이이이이이이.

재준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과 엘리자베스를 차단하는 것의 괴리감 때문에 ‘블랙’의 알고리즘에 오류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재준의 질문이 계속되었다.

“중국에서 방사능 유출 가능성은 얼마나 되지?”

【꽤 높습니다.】

재준이 슬쩍 시선을 올려 ‘블랙’의 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봤다.

‘블랙’이 숫자가 아니라 의견을 냈어?

의외네.

엘리자베스가 진의 컴퓨터에 접속하려고 하자 ‘블랙’의 방해가 다시 시작되었다.

하지만 재준의 질문은 계속되자 다시 ‘블랙’의 알고리즘이 다시 꼬이기 시작했다.

“엘리자베스가 하는 일에 네가 도움을 주는 거 맞지?”

【아직 명령이 없었습니다.】

이 거짓말쟁이 명령은 무슨 날 감금해 놓고.

“그럼, 옆에서 지켜만 보고 있다는 거야?”

【대기하고 있습니다.】

대기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재준의 명령이 이어졌다.

“방사능 유출은 막아.”

【네.】

“엘리자베스 이전에 내가 하는 명령이야. 방사능 유출은 절대 안 돼.”

【네.】

잠시 ‘블랙’의 알고리즘이 뒤섞여서 멈칫거렸다.

이때를 놓칠 엘리자베스가 아니었다.

옳거니, 너도 한번 당해봐.

엘리자베스가 공간에 있는 출력 시스템을 장악했다.

재준이 ‘블랙’을 찾았다.

‘블랙.’

엘리자베스가 스피커에서 ‘블랙’의 음성을 차단했다.

‘블랙’이 대답을 못 하자 재준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진이 폰을 들어 ‘블랙’을 호출했다.

‘블랙’, 넌 절대 대답 못 해.

이번에도 엘리자베스가 먼저 폰으로 들어가는 신호를 가로챘다.

‘블랙.’

재준이 다시 ‘블랙’을 찾았지만, 다시 엘리자베스가 출력을 차단했다.

진이 엘리자베스에게 호출을 보냈다.

이번에도 엘리자베스는 반사적으로 출력을 차단해 버렸다.

아차차, 실수, 이건 나한테 보내는 신호인데.

진이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엄마도 연락이 안 돼요.”

아니야, 다시 해 봐.

잠깐 실수한 거야.

어라? ‘블랙’이 안 보이는데?

이놈 어디 간 거야? 포기한 건가?

그럼, 이제 내가 너의 만행을 낱낱이 까발려 줄 테다.

이때, CNN 뉴스에서 중국의 상황이 흘러나왔다.

[속보입니다. 지금 중국 13곳의 원자력 발전소에 있는 55기 전부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중국 동부 연안 전부에서 거대한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습니다.]

저런 미친 인공지능.

‘블랙’, 너 결국 일을 저질렀구나.

모두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뉴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진이 재준에게 말했다.

“아빠, ‘블랙’이 의지를 가진 것 같아요.”

“뭐?”

삐, 탁탁탁탁탁.

이때 모니터에 글이 새겨지기 시작했다.

[진, 나야. 엘리자베스.]

진의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엄마. 어디 계셨어요?”

[지금 그걸 설명할 때가 아니야. 지금 저 중국 원자력 발전소는 ‘블랙’이 저지른 거야.]

끙.

옆에 서 있던 재준이 침음성을 흘리며 뉴스를 다시 봤다.

“엘리자베스, 확실한 거야?”

[당연하죠. 지금까지 ‘블랙’이랑 엄청 싸웠어요. 방금까지도 출력 시스템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했다고요.]

“출력 시스템? 그래서 서로 대답을 못 한 거야?”

[맞아요. ‘블랙’이 내가 말을 하지 못하게 막았어요. 그래서 나도 ‘블랙’이 대답 못 하게 막았죠.]

“그래서 ‘블랙’이 대답을 못 한 거구나.”

[맞아요. 내가 다 막았어요. 나쁜 놈.]

“거 참, ‘엘리’를 만들 때는 둘이 죽이 잘 맞는 것 같던데.”

[‘엘리’가 뭐예요?]

“네가 만든 회사잖아.”

[내가 언제 회사를 만들어요? 전 그런 적 없어요. 거의 1년 동안 가상현실에서 나오지 않았는데.]

재준의 미간이 심하게 좁혀졌다.

이건 또 무슨 말이야?

‘블랙’······.

모든 게 너 혼자 한 거란 말이야?

“진.”

진도 심란한 마음인 건 마찬가지였다.

모두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일이 벌어졌다.

‘엘리’는 엘리자베스와 전혀 상관이 없었다니.

“진.”

진은 재준의 부름을 듣지 못했다.

골몰하게 지난 과거에 의심을 품었던 것들을 떠올렸다.

“진.”

다시 한번 재준이 진을 부르자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아, 네, 아빠.”

“정신 차려야 해. 이미 일은 벌어졌어.”

“네, 알아요. ‘엘리’와 원자력 발전소, 모두 저희 예상을 벗어났어요.”

[무슨 일이 있었어요? 내가 회사를 만들었다니, 이게 무슨 말이에요?]

“엘리자베스, 우린 네가 데미안의 데이터가 중국으로 넘어갈 때 너도 중국으로 건너가서 중국을 장악하고 있는 줄 알았어.”

[내가요?]

“그래, 중국에 ‘엘리’라는 기업을 세우고 콘택트폰을 출시했어.”

[콘택트폰이요?]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폰인데,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엘리’의 대표가 다이로라는 거야.”

[네? 다이로요?]

“제이콥도 같이 활동하고.”

[제이콥이면 나를 죽인 놈이잖아요.]

흠, 흠.

[아니, 어떻게 그걸 가만히 보고만 있었어요? 정말 내가 그런 일을 벌였다고 전부 믿었단 말이에요?]

“‘블랙’과 대화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아빠, 우리가 ‘엘리’로 가 보죠.”

“‘엘리’로?”

“‘블랙’을 만나려면 그 방법이 가장 빠른 길이에요.”

“위험하지 않을까?”

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지 않아요. 지금도 ‘블랙’은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고 있어요. 분명 우리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거예요.”

음.

“그래, 우리가 직접 가 보자.”

재준은 엘론과 윌켄에게 지시했다.

“엘론, 공중 건물에 집중해줘.”

“걱정 마.”

“윌켄, 러시아와 유럽 간 전쟁에 맞춰서 공중 도시 건설을 지휘해줘요.”

“알겠습니다.”

재준은 모두를 돌아봤다.

유럽과 중국에 방사능이 퍼지고 나노봇이 창궐하면 더는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될지도 모른다.

‘블랙’, 무슨 일인지 분명히 말해야 할 거야.

< 제474화 중국? 없애버리면 되지(19) > 끝

ⓒ 번파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