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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재벌의 천재 손자가 되었다-465화 (465/477)

< 제465화 중국? 없애버리면 되지(10) >

중국 중앙판공청.

중앙판공청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의 비서실이다.

중난하이(中南海)와 최고지도자들의 경호와 통신, 의료 등 생활을 담당하며 보안과 비밀을 유지할 수 있게 한다.

이곳의 수장이 바로 주임 딩쉐이.

딩쉐이는 전 세계에서 수집된 데이터들을 보관하는 지하 6층의 대규모 정보 관리실에 지금 막 도착했다.

벌컥.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백여 명의 요원들이 일제히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일해, 일해.

그들의 인사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 딩쉐이는 정면에 보이는 철로 된 두꺼운 문으로 직행했다.

뒤이어 각 부서의 팀장들이 우르르 딩쉐이의 뒤를 따르는데.

휙.

딩쉐이가 돌아섰다.

“우슈보 빼고 다들 돌아가서 일들 해.”

네.

우슈보라 불리는 사람만 남고 다들 후다닥 자리로 돌아갔다.

딩쉐이가 우슈보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을 까닥였다.

“네.”

“앞장서.”

“네.”

우슈보가 앞장서고 딩쉐이가 따라 움직였다.

띠띠띠띠.

덜컹.

둘은 두꺼운 철문을 열고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에 발을 내디뎠다.

지하 6층 아래 지하 9층까지 내려갔다.

또다시 두꺼운 철문이 나타났다.

띠띠띠띠.

다시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덜컹.

두꺼운 철문이 열리고 3층 높이의 지하 공간이 드러났다.

빼곡하게 들어찬 서버들.

현란한 불빛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것이 이곳 데이터의 양도 만만한 곳이 아님을 알 수 있게 해주었다.

이 넓은 공간 중앙.

정사각형의 유리로 된 공간에 몇 명의 사람들이 보인다.

문 앞에 멈춘 우슈보는 문을 열고 손을 내밀었다.

들어가시죠.

딩쉐이가 안으로 들어가자 그 안에서 작업하던 세 명의 요원이 벌떡 일어나 각 맞춰 인사를 했다.

딩쉐이는 그들을 향해 대강 손을 내저었다.

“됐어. 그보다 어때?”

“네, 상당히 잘 짜인 알고리즘입니다.”

“활용은?”

“중국 인민을 관리하는 데 최적의 알고리즘입니다.”

“주석님에 반기를 드는 놈들을 다 골라낼 수 있어?”

“네. 가능합니다.”

“100%?”

“네.”

“그렇다면 정말 정밀한 알고리즘이란 소리네.”

“네.”

“데이터가 없는데도?”

“데이터가 많으면 좀 더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겠지만 지금처럼 범위를 좁혀서 활용하는 일에는 길어야 일주일 정도의 데이터면 충분합니다.”

그렇지. 저게 아마존 상품 팔아먹으려고 만든 거니까 데이터가 많이 필요하겠지만, 우린 위험 요소를 지닌 놈만 골라내는 일이니까 많은 데이터가 필요 없지.

“그럼, 시작해.”

“저, 주임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우슈보가 돌아서는 딩쉐이를 말로 멈춰 세웠다.

“왜?”

“저, 이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주임님의 조직을 따로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내 조직이 없는 것도 아니고 왜 또 만들어?”

“그러니까, 그게, 주임님께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사람들을 추려서 하나의 조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알고리즘을 연구하는 도중에 알게 된 사실입니다.”

“나랑 사상이 같은 인민들?”

오허, 이런 면이 있었네. 반대하는 놈을 골라낼 수 있다면 추종하는 놈들도 골라낼 수 있는 거지.

요즘같이 등 뒤에 칼 꽂을 놈만 수두룩한 세상에 뒤를 맡길 수 있는 조직을 만들 수 있다면?

든든하지.

“좋아, 그럼 한번 꾸려 봐.”

“네.”

다다다다다닥.

요원이 코어를 서버에 연결하기 위해 코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데미안의 알고리즘이 중국 서버에 접속하는 순간이다.

***

중난하이.

신기하네.

시앙핑은 콘택트폰을 착용하고 자신의 눈두덩을 손가락으로 지그시 누르며 정면을 응시했다.

눈앞에는 공중에 자신이 원하는 그래프가 공중에 붕 떠 있었다.

손을 뻗어 손바닥 위에 그래프를 올려놓는 시늉을 했다.

어떤 원리로 이게 가능한 걸까?

중국에 있는 천재들을 다 동원해도 원리조차 알아내지 못했다.

“‘채티’.”

시앙핑은 콘택트폰의 ‘채티’를 실행시켰다.

눈앞에 검색창이 떴다.

“투마로우 자산 현황.”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차르르르륵 글이 눈앞에 펼쳐졌다.

신기하네.

어디 나도 해보자.

콘택트폰을 탁자에 놓고

“홀로그램으로.”

화악.

시앙핑의 기대에 부응하는 홀로그램이 눈앞에 펼쳐졌다.

오오, 된다. 된다.

이거 임재준이 했던 건데 나도 된다.

똑똑.

“들어와.”

딩쉐이가 들어서며 혼자 놀고 있는 주석을 보곤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늙으면 어린이가 된다더니 딱 그 꼴이네.

“뭐 하십니까?”

“이거, 이거 보여?”

“네, 보입니다.”

“이거 정말 신기해. 해 봤어?”

그럼 안 해 봤겠습니까?

온 인민이 하루 종일 이거만 하는데.

시앙핑 옆에 서류 하나가 놓였다.

슬쩍 곁눈으로 서류 표지를 보니 ‘코어’라는 단어가 보였다.

“코어는 어떻게 잘 작동돼?”

주석이 홀로그램에 정신이 팔려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만 던졌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으니 기다려 보십시오.”

“기다려야 하는 거야?”

“일주일 정도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 참, 서버만 있었어도 당장 어떻게 해볼 수 있는 건데.”

은근히 말꼬리를 딩쉐이에게 향했다.

‘다시 가져올 방법이 없을까’라는 의미였다.

“안 됩니다.”

“이따가 다이로를 만나면 이야기는 해볼 수 있잖아?”

“하지 마십시오.”

“왜?”

“그러다 우리가 코어를 가지고 있다는 걸 알면 서로 입장만 난처해집니다.”

에이.

시앙핑이 자기 뜻대로 안 되자 혀를 차며 등을 기댔다.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네.

침묵 속에서 시간이 흐를 때,

삐.

-다이로 대표 도착했습니다.

어, 그래?

“들어오라고 해.”

-네.

벌컥.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뵙는군요.”

“어서 오세요.”

시앙핑이 다이로에게 손을 내밀었다.

서로 얼굴은 웃으면서 손아귀에 힘을 꽉 주었다.

범죄자 놈이 어디서 힘자랑을.

하하하.

다이로가 먼저 손을 풀고 자리에 앉았다.

시앙핑이 나중에 상석에 앉으며 다이로를 노려봤다.

예절도 모르는 무식한 놈.

감히 내가 앉기 전에 먼저 앉는 건 어느 나라 예절이야?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 주인께서 어쩐 일로 저희 같은 기업인을 다 보자고 하신 겁니까?”

기업인?

언제부터 네가 기업인이었냐?

그리고 뭐? 두 번째?

이놈이 처음부터 중국을 대놓고 무시하네.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에서 놀려면 주인이 누군지는 알고 장사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 이런, 그러네요. 제가 먼저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이런 실례가. 죄송합니다.”

“뭐, 알면 됐습니다.”

“근데 지금 세계적인 불황인 이 시대에 중국만 성장률이 높게 나올 것 같던데. 거기에는 ‘엘리’ 매출이 아주 크게 작용한 거 아닌가?”

끙.

시앙핑의 왼쪽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다이로가 손가락을 들었다.

“어, 그거. 거기, 거기, 거기 떨리네요. 그거 마그네슘이 부족해서 그런 거라는데. 주석님 식단이 과학적이지 않은가 봐요?”

시앙핑이 도끼눈을 뜨고 손가락을 눈 주변에서 까딱였다.

이놈이 아주 날 가지고 놀려고 하네.

“보통은 그렇게 알고 있지만 난 어이가 없는 말을 들었을 때 여기가 떨립니다.”

“아, 그러시군요. 어이가 없긴 하지. ‘엘리’가 갑자기 등장해서 놀라셨구나.”

“말 잘했어요. 뒤에 누가 있는 겁니까?”

“우리 뒤에요?”

벅벅.

다이로가 손가락 하나로 관자놀이를 긁으며 눈동자를 위로 치켜세웠다.

마치 무언가 결정을 해야 하는 것처럼.

“아무도 없는데요.”

“아무도 없다고요?”

“네.”

“그럼, 이 콘택트폰을 어떻게 만들었는데요? 이게 엄청난 기술 축적이 있어야 한다고 들었는데.”

시앙핑이 자신의 콘택트폰을 흔들며 말했다.

“와, 주석님도 하나 장만하셨네요. 하긴 안 사는 사람이 바보지. 아, 이걸 누가 만들었는지 궁금하신 거죠? 이거.”

다이로가 말을 하려 하자 시앙핑과 딩쉐이 시선을 집중했다.

“우리가 만들었대요.”

후.

맥이 탁 풀린 두 사람은 다이로를 노려봤다.

“누가 ‘엘리’가 만드는 걸 모릅니까? 특허, 특허가 누구 거냐고요?”

“아, 특허. 특허는.”

다시 시앙핑과 딩쉐이가 집중했다.

“진코퍼레이션이 가지고 있는데요.”

“진코퍼레이션?”

“네, 100% 진코퍼레이션 특허예요.”

진코퍼레이션이라면 또 임재준과 엮여 있는 거야?

제기랄, 먹기는 다 글렀네.

어쩐지 임재준이 중국에 왔다 갔다 하더라니.

“그럼, 투마로우 자회사입니까?”

“아니요.”

다이로가 미간을 확 구기며 손사래를 쳤다.

“‘엘리’는 엄연히 독자적인 기업입니다. 투마로우 지분은 1도 없어요. 기술만 빌려온 겁니다.”

“그래요?”

“네.”

이건 무슨 꿍꿍인가?

임재준이 저 돈다발 기술을 빌려줬다고?

그것도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놈에게?

어라, 이놈이 임재준을 죽이려고 했던 건 모두 자작극?

그 보상으로 ‘엘리’를 준 거라면?

이거네. 이거야.

미국에서 있었던 일들은 모두 거짓이었어.

그렇다고 해도 우리한테는 잘된 일이지.

이놈이 임재준의 든든한 우군이라면 잘만 이용하면 나한테 득이 되는 건데.

“하하하, 중국이 ‘엘리’를 철저하게 보호해야겠군요.”

“갑자기 왜 이러십니까? 부담되게.”

“중국 내에 있는 기업을 보호하는 건데 부담 가질 필요 없어요.”

“뭐, 그렇다면야.”

다이로가 심드렁하게 쳐다보았다.

하지만 시앙핑은 활짝 웃는 얼굴로 입을 열었다.

“우리 ‘엘리’ 대표에 대한 안 좋은 소문들이 좀 있던데. 그것도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가 다 막아줄 거예요.”

“혹시 서버가 필요해서 이러시는 겁니까?”

“아닙니다. 이건 순전히 순순한 호의입니다. 하하하.”

이놈은 도움을 주겠다는데도 의심을 하고 그래.

하긴 그 사지를 뚫고 살아남았는데 누군들 믿겠어.

이런 놈일수록 한 번 믿으면 끝까지 가는 법이지.

‘엘리’가 중국에 남아 있다면 언젠가는 저 기술을 우리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시앙핑이 싱글벙글거리자 다이로는 심통이 났다.

이 능구렁이가, 누가 네 속을 모를 줄 알고.

언젠가 ‘엘리’도 후루룩 짭짭하려는 수작을 내가 모를 줄 알아?

나도 네놈의 약점 하나는 가지고 있다고.

“코어는 잘 작동합니까?”

다이로가 도발을 시도해 봤다.

“코어라…….”

응? 이놈이 코어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걸 아는 거야?

시앙핑의 웃던 얼굴이 천천히 굳어가자 다이로가 비릿하게 웃었다.

“우리가 모를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죠?”

“모를 거라 생각했는데.”

“그럴 수도 있네. 몰래 가져갔으니까.”

“우리가 아닌데.”

“알아요. 제프가 딩쉐이에게 호텔 스위트룸에서 전달하는 걸 봤거든요.”

“꽤 자세히 알고 있네.”

“피차 마찬가지 아닌가요? 우리 일거수일투족을 다 감시하고 있는 것 같던데.”

“그래도 우린…….”

깜빡, 깜빡, 깜빡.

갑자기 전등이 점멸했다가 들어오기를 반복했다.

“뭐야?”

시앙핑이 딩쉐이를 노려봤다.

전등 수명이 다한 거야?

다이로 앞에서 쪽팔리게.

부르르르르.

딩쉐이 콘택트폰이 진동했다.

“뭐야?”

-전국 55개의 원자력 발전소가 일시에 정지했습니다.

“뭐?”

딩쉐이는 다이로를 노려봤다.

다이로는 영문도 모른 채 딩쉐이가 노려보니까 자신도 눈에 힘을 주었다.

“무슨 일이야?”

시앙핑이 노기를 부렸다.

“원자력 발전소가 전부 가동을 멈췄습니다.”

“뭐? 왜?”

“원인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딩쉐이가 여전히 다이로를 노려봤다.

“날 자꾸 보는데, 나는 모르는 일이야. 괜히 이쪽에다 덮어씌우지 마.”

< 제465화 중국? 없애버리면 되지(10) > 끝

ⓒ 번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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