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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재벌의 천재 손자가 되었다-456화 (456/477)

< 제456화 중국? 없애버리면 되지(1) >

중국 우한시.

[미국 대통령 대행을 맡고 있던 카멀라 해리스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검찰은 카멀라가 미국 재난 극복에 대한 한계를 느낀 나머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이로와 제이콥이 식당에 앉아 뉴스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저게 뭔 개소리야? 카멀라가 왜 자살을 해?”

“글쎄.”

“야, 넌 전직 대통령 비서실장이니까 대충 짐작을 할 수 있을 거 아냐. 왜 저런 거 같아?”

제이콥은 다이로의 말을 흘려들으며 생각에 잠겼다.

대통령이 자살을 했다…….

역사상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건데…….

‘블랙’에게 물어봐야겠는데.

“생각만 하지 말고 나한테 말 좀 해 보라고.”

“아이, 시끄러워. 입 좀 다물어 봐. 생각 좀 하게.”

“말하면서 생각하라고. 우리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궁금하잖아.”

“여긴 중국인데, 미국 대통령 죽은 거와 무슨 상관이야?”

“어허, 이 친구, 그렇게 안 봤는데 무식하네. 요즘 같은 글로벌한 시대에 미국의 영향력이 안 미치는 데가 어디 있다고. 특히 중국은 더하지.”

제이콥이 다이로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요즘 자꾸 전문용어를 쓰는데 그러지 마, 너답지 않아.”

“어쭈, 나를 어디 핫바지로 보는데. 내가 임재준과 보낸 세월이 있다니까.”

어휴, 그놈의 임재준, 임재준.

아주 입에 달고 사네.

“어쨌든 대통령이 죽는 경우라면 무언가 엄청난 진실을 숨기려는 거야.”

“엄청난 진실?”

“그래, 아마 자살이 아닐 수도 있지.”

“아니, 누가 대통령을 죽여?”

“미국에서 대통령은 대단한 존재는 아니야. 의회가 중요하지.”

“하지만 지금 미국은 의회가 유명무실하잖아.”

제이콥이 다시 다이로의 얼굴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점점 똑똑해지네.

“그렇지, 의회도 아니라면 그레이 아니면 임재준이겠지.”

“그레이네. 그레이야. 이 미친 늙은이가 대통령을 죽였어. 근데 왜 죽였을까?”

“아직 몰라. 단정 짓지 마.”

“뻔하다니까.”

“임재준일 수도 있어.”

“뭐? 임재준? 이 친구가 큰일 날 소리를 하네.”

다이로가 말을 하며 스마트폰을 흔들어 보였다.

스마트폰이 다 듣고 있다는 듯.

“여긴 중국이라고 ‘블랙’이 들어 봤자 소용없어. 잔말 말고 밥이나 먹어.”

“이 친구 그러다 쥐도 새도 모르게 죽는 수가 있어.”

“네가 있는데 내가 왜 죽어?”

“어? 나? 음, 그렇지 내가 좀 세지.”

“으이그. 모자란 놈.”

제이콥이 젓가락을 들어 고기를 집는 순간.

눈매를 가늘게 하고 먼 곳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줌인으로 누군가를 확대해서 보고는 ‘오호’하고 탄성을 내뱉었다.

제이콥의 심상치 않은 소리를 듣고 다이로가 덩달아 밖을 봤다.

“왜? 누구 아는 사람 지나가냐?”

“응.”

“진짜? 누구?”

“크리스토퍼.”

“그게 누군데?”

“FBI 국장. 지금도 국장인지는 모르겠지만.”

“FBI 국장?”

다이로가 벌떡 일어나 옷을 집어 들었다.

“야, 뭐해? 튀어야지.”

제이콥이 손을 까딱이며 앉으라는 신호를 보냈다.

“가만있어 봐. 움직이는 폼이 좀 이상해.”

“어떤데?”

다이로가 다시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일단 쫓아가 보자.”

“폼이 어떠냐고?”

“자꾸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게 누굴 의식하는 것 같아. 일단 일어나.”

제이콥은 서둘러 식당을 나와 크리스토퍼를 쫓았다.

FBI 국장이 직접 현장을 뛰는 경우는 드문데.

그리고 저 표정은 임무를 수행하는 것 같지 않아.

다이로가 제이콥을 따라붙었다.

“왜? 왜? 뭐가 보이는데.”

“가만있어 봐.”

“아, 거참, 눈 좀 보인다고 유세는.”

크리스토퍼가 20층이 넘는 빌딩으로 들어섰다.

엘리베이터가 밖에서도 보이는 건물이었다.

제이콥은 엘리베이터를 유심히 살피며 크리스토퍼를 찾았다.

저기 있다.

“왜? 왜? 어떻게 됐어?”

“19층. 19층에 내렸어.”

“19층?”

다이로가 빌딩을 따라 꼭대기까지 시선을 이동시켰다.

하나도 안 보이네.

저벅, 저벅, 저벅.

제이콥이 말도 없이 바로 빌딩으로 걸어갔다.

꼬투리 하나 잡아야겠는데.

어쩌면 우리가 살길이 있을지도 몰라.

아니면 협박용으로 써먹어도 되고.

그제야 정신을 차린 다이로가 뛰었다.

“야, 말을 하고 가야 할 거 아냐?”

띵.

19층에 내린 제이콥이 정면에 보이는 아마존 사무실을 뚫어져라 살폈다.

아마존이라…….

제프와 크리스토퍼가 알고 지내는 사이였나?

“야, 어디로 간 거야?”

“저기 아마존으로 들어간 것 같은데. 정확히는 모르겠어.”

“아마존? 그럼 들어가 보면 되지.”

“괜히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고 기다려 봐.”

제이콥은 복도의 놓인 의자에 앉았다.

“하, 이거 참. 답답하네. 그냥 쳐들어가자니까.”

다이로가 의자에 털썩 기대면서 앉았다.

잠시 후 둘은 벌떡 일어났다.

위쉬안? 앤서니?

둘은 동시에 서로를 바라봤다.

“맞지?”

“맞아. 분명 위쉬안과 앤서니야.”

“이대로 여기서 기다릴 거야? 난 들어가 봐야겠다. 궁금해서 못 참겠어.”

다이로가 흥분한 채로 아마존을 향해 돌진했다.

***

아마존 중국 사무실.

“크리스토퍼, 그래, 어떻게 됐어?”

그동안 안절부절못하던 제프가 크리스토퍼의 등장에 자리를 박차고 있어 섰다.

“확실해. 그레이, 고든, 둘 다 죽었어.”

“뭐라고? 이런 빌어먹을. 그럼 임재준은 멀쩡하단 소리잖아.”

“아무래도 이제 틀린 것 같아.”

제기랄.

제프가 괴성을 지르며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빌, 아서, 세르게이. 이놈들이 내 미국 자산을 전부 빼앗으려고 임재준에게 붙은 게 틀림없어.”

“아직도 연락이 안 되는 거야?”

“안 돼. 다 번호를 바꿨어. 연락할 방법이 없어.”

“이봐, 제프.”

제프가 씩씩거리며 크리스토퍼를 봤다.

“인제 그만 그들과 연을 끊어.”

“뭐?”

“먼저 그들을 버리란 말야.”

끙.

제프가 인상을 구겼다.

“솔직히 자네한테 손해는 아니야. 어차피 채권액이 미국 자산을 넘어 버렸어. 그냥 먹고 떨어지라고 줘 버려. 그리고 중국 자산으로 다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클라우딩 서비스가 아까워서 그러지. 그게 얼마짜린데.”

“그래 봐야 중국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크기야. 아직 중국 기업 중 클라우딩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곳이 얼만지 알아? 여기서 다시 시작해도 늦지 않아.”

“기술이 될까?”

제프의 인상이 조금은 펴졌다.

“기술이야, 미국에서 데려와도 되고 정 안 되면 한국에서 데려와도 돼.”

“그렇지. 한국도 있지.”

제프의 인상이 완전히 펴졌다.

“문제는 중국 주석과 친밀한 사이가 돼야 한다는 거지.”

“그래, 그쪽에 집중해야지. 과거는 과거일 뿐이니까. 그래도 크리스토퍼 자네가 있어서 다행이야. 이 중국 땅에 나 혼자였으면 미쳐버렸을 거야.”

“그리고 지금 위쉬안과 앤서니가 올 거야.”

“아니, 그놈들은 중국 땅 넘어온 지 한참 된 것 같은데. 왜 이제야 기어 나온 거야?”

“그레이가 죽었으니까. 이제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거야. 제일 먼저 위쉬안이 중국 데이터와 인공지능 비밀번호를 뚫으면 주석과 담판을 지어.”

“그렇지. 주석과 친분을 쌓기에는 그만한 선물이 없지.”

똑똑.

“무슨 일이죠?”

“위쉬안과 앤서니란 분이 오셨습니다.”

“어, 어서 안으로 모시세요.”

“네.”

크리스토퍼는 제프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며 미소를 지었다.

모두 내 덕이란 걸 잊으면 안 돼.

제프가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딸깍.

문이 열리고 위쉬안과 앤서니가 들어섰다.

“어서 오세요. 정말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제프가 반갑게 다가서며 악수를 하려는 찰나.

쾅.

“위쉬안, 앤서니.”

다이로가 문을 다 때려 부술 듯이 박차고 들어섰다.

“다이로? 제이콥?”

모두의 시선이 다이로와 제이콥에게 쏠렸다.

위쉬안이 입술을 비죽이 내밀더니 결국,

푸하하하하.

짝짝짝짝짝.

손뼉을 쳐가면서 웃어댔다.

“다이로, 제이콥, 브라질로 간 거 아니었어? 중국은 어떻게 온 거야?”

“너 잡으러 왔다. 친구.”

“날 잡아서 뭐하게?”

“중국에서 살길 좀 찾게.”

푸하하하하.

“결국 그레이가 죽으니까 다들 모이게 되네.”

“뭐? 그레이가 죽었어?”

“뭐야? 모르고 있었어? 그레이, 고든, 다 죽었잖아. 너희들을 쫓던 놈들은 이제 없어. 아, 그래도 인터폴은 조심해. 아직은 국제 수배 중이니까.”

“진짜?”

다이로와 제이콥이 서로를 보고 동시에 외쳤다.

“그럼, 임재준?”

위쉬안은 둘이 왜 임재준을 외치는지 고개를 갸웃거렸다.

“임재준은 또 왜?”

제이콥이 제프와 크리스토퍼를 슬쩍 보고는 손사래를 쳤다.

“나중에 이야기해줄게. 그런 게 있어.”

크리스토퍼가 제이콥을 향했다.

“중국은 어떻게 들어 온 겁니까?”

“비행기 타고 왔는데. 왜? 이번엔 FBI가 우릴 쫓을 건가?”

“FBI가 왜 국외 사건에 나섭니까? 그럴 맘은 없습니다. 근데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겁니까?”

푸훗.

제이콥이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었다.

“순전히 우연이지. 식사 중에 당신이 지나가는 걸 봤거든. 그래서 따라와 본 거야. 위쉬안과 앤서니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

자, 자, 자.

다이로가 귀찮다는 듯이 양손을 저었다.

“이거 오랜만에 4총사가 다시 뭉쳤는데 술이라도 한잔해야 하는 거 아냐? 제프가 술 한잔 살 것 같은데.”

다이로가 제프를 보며 활짝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제프는 다이로의 저 활발한 성격이 맘에 들지 않았다.

“제가 왜 술을 사야 하죠?”

“어허. 이 사람 보게.”

다이로가 제프에게 다가가 얼굴을 바짝 들이밀었다.

“여보세요. 재벌 양반. 딱 봐도 위쉬안과 앤서니가 아마존을 위해 일을 할 것 같은데.”

“저는 아닙니다.”

앤서니가 발을 뺐다.

“넌 좀 가만히 있어. 언제는 뭘 한 것처럼 굴지 말고.”

다이로가 앤서니에게 핀잔을 주고 다시 제프를 향했다.

“위쉬안이 아마존을 위해 일을 할 것 같은데. 그럼 이거 다다닥. 해킹 같은 거 아냐? 그럼 위험한 일이잖아. 위쉬안은 누가 지켜? 제프 당신이? 아니면 여기 FBI 국장이? 우리밖에 없잖아. 얼마나 든든해.”

“아마존을 위해 일할 수 있단 말입니까?”

“당연하지. 우리가 지금 찬 거 더운 거 가릴 처지가 아니거든. 그리고 알지? 그놈 임재준.”

“임재준이요?”

“그놈이 나랑 막역한 사이란 말이야. 아마존 망한 거 같은데. 임재준이 와서 홀라당 빼앗아가면 지킬 수 있어? 그때 내가 딱 나서서 임재준이랑 맞짱을 떠 줘야 당신이 편하다니까.”

제프가 다이로의 거침없는 말에 인상을 구겼다.

“아직 아마존은 망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언제 망했다고 했어? 망한 거 같다고 했지. 근데 맞잖아. 임재준이 발길로 뻥 차면 데굴데굴 굴러서 강물에 풍덩 빠지게 생겼던데.”

“말을 해도…….”

다이로가 속이 부글거리는 제프의 어깨에 손을 척 올렸다.

“그러니까 위쉬안과 앤서니랑 계약할 때 우리 둘도 끼워주라니까. 오늘 술도 좀 사고.”

제프가 크리스토퍼를 슬쩍 바라봤다.

크리스토퍼가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이로는 꼭 잡아.

저 미친놈이라면 임재준을 죽이고도 남을 거야.

< 제456화 중국? 없애버리면 되지(1) > 끝

ⓒ 번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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