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증권 재벌의 천재 손자가 되었다-404화 (404/477)

< 제404화 자, 그럼 이제 회사 가져와야지(10) >

재준은 멍한 두 사람에게 이어서 설명했다.

“자, 이 작전을 실시하려면 하나의 문제점을 해결해야 합니다.”

“그게 뭡니까?”

“미국에서 과연 알리바바가 인정을 받느냐 하는 거죠.”

“아마존이 중국에 왔으면 알리바바도 미국에 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정치적인 문제 말고요?”

시앙핑이 딩쉐이를 보았다.

“가능하겠어?”

“많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우리는 개방하는데 그들은 왜 개방을 안 해?”

말귀를 못 알아먹어.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가 아마존과 알리바바라는 게 문제입니다. 미국인들은 중국 브랜드에 신뢰를 주지 않거든요.”

“그럼 미국에 있는 이커머스 회사 하나 인수해.”

딱.

재준이 손가락을 튕겼다.

“아주 좋은 생각인데 하나 가지고는 안 돼요. 하나 가지고 누구 코에 붙여요? 아마존의 정책에 반기를 드는 업체들이 꽤 있어요. 그들 모두와 손을 잡고 새로운 회사를 만들면 딱 되겠네. 물론 그 회사의 지분은 알리바바가 가지고 있는 거죠.”

아마존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공급업자를 괴롭히는 것은 너무 많아서 나열하기도 귀찮다.

물류 창고 직원의 과도한 노동강도도 언론에 너무 많이 나와서 눈이 아플 지경이다.

사실 아마존의 만행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이용한다.

왜? 편하니까.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시앙핑이 재준의 눈치를 보면서 딩쉐이를 바라봤다.

딩쉐이가 강하게 말했다.

“그냥 괜찮은 수준이 아니라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미국 진출도 용이하고 상품 공급도 원활하게 될 거고 광고비용도 적게 들겠는데요. 회사를 인수하는 초기 비용이 좀 많이 들어가지만, 회사들 가치가 있으니 꼭 손해 보는 건 아닙니다.”

“그래?”

시앙핑은 이번엔 재준을 보며 입을 뗐다.

“우린 준비가 된 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재준이 스마트폰을 꺼내 윌켄에게 전화를 걸었다.

“윌켄, 지시한 아마존 정책에 반대하는 회사들 인수 다 끝났습니까?”

-거의 끝났습니다.

“그럼 딩쉐이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네.

딩쉐이가 재준의 통화 내용을 들으며 왠지 모를 경계심이 밀려왔다.

재준이 딩쉐이에 빙글 웃었다.

“뭐 하세요? 이메일 출력해서 가져오세요.”

“설마…….”

“주석님 말씀 못 들었어요? 이커머스 회사 인수하라잖아요. 내가 다 이렇게 될 줄 알고 미리 손을 써놨다니까. 어서 출력해서 가져와요.”

어휴, 내 이럴 줄 알았어.

미래를 본다는 말을 이제 진짜 믿어야 할 것 같아.

툴툴거리며 딩쉐이가 나갔다.

이번엔 시앙핑이 재준에게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

“이게 다 뭡니까?”

“왜? 싫으면 안 해도 되는데요.”

“그게 아니라…….”

내가 당한 건가?

아마존을 인수하면 당한 건 아닌 것 같은데.

“거, 내가 돈 몇 푼 버는 게 그렇게 아까우신 거예요?”

“그건 아닌데…….”

“아까 말했잖아요. 그 IT 기업들하고 싸우고 있다고. 사실 투마로우가 아마존을 인수하려고 완벽한 계획을 짜고 있었는데. 뭐, 주석님이 티베트를 임대해 준다니까 선물로 드리는 거예요.”

“그럼, 고맙긴 한데…….”

이건 분명히 당한 건데.

그래도 정말 완벽한 계획인 것 같긴 해.

특히 100m 드론은 너무 탐나는데.

벌컥.

딩쉐이가 이메일을 출력한 프린트를 들고 들어왔다.

탁.

딩쉐이가 탁자에 반 아마존 회사 리스트를 올려놨다.

“아까 말한 대로예요. 이 회사들의 오프라인 매장과 물류 창고를 이용하는 겁니다. 창고가 없는 주는 새로 창고를 짓고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물류 창고에서는 로봇들이 일할 겁니다. 배송은 드론이 하고요. 시작과 동시에 이걸 언론에 쫙. 어때요? 다 끝난 거 같죠?”

“그,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럼 이 회사들 인수 자금을 주세요.”

인수 자금? 돈?

“당장?”

“아니 그럼, 회사를 넘기는 건데 돈을 받고 넘겨야지 외상을 해요?”

“우리도 준비할 시간을 줘야지. 방금 들었는데 바로 돈을 달라고 하면…….”

“그런가요?”

“그렇죠.”

“그럼, 그렇게 하시죠.”

“고맙습니다.”

“고맙긴요. 다 서로 좋자고 하는 건데.”

말을 마친 재준은 스마트폰을 꺼내 윌켄에게 통화를 했다.

“윌켄.”

-네, 보스.

“지금 당장 우리가 진행하는 회사들 가치 좀 올리세요. 팍팍. 고맙게도 좀 더 비싸게 팔 상황이 발생했네요.”

-네, 보스.

떡.

시앙핑과 딩쉐이의 턱이 벌어졌다.

이걸 이렇게 대놓고 하는 놈이 어딨어?

“임재준, 너무한 거 아닙니까?”

“아니, 주석님. 우린 시간이 돈입니다. 근데 아마존 어쩌고 하는 계획을 짜면서 자금을 준비 안 했다는 게 말이 됩니까? 내가 그 말을 믿을 거라 생각한 건 아니죠?”

후~우, 후~우, 후~우.

시앙핑이 심호흡을 길게 했다.

“원하는 게 뭡니까?”

그래, 또 당해 주마.

흠, 흠.

“이대로 진행하면 미국 아마존은 투마로우가, 중국 아마존은 중국이 가져가게 될 겁니다. 여기에 만족하면 그냥 진행하면 될 것 같고요. 미국 아마존도 가져가고 싶다면?”

“싶다면?”

“신장 위구르 목화밭 임대.”

임재준!

시앙핑이 벌떡 일어섰다 다시 앉았다.

“왜 자꾸 중국 땅을 가져가겠다는 겁니까?”

“주석님 큰일 날 분이시네. 내가 언제 가져간다고 했어요. 임대한다고 했지. 홍콩처럼 나중에 돌려주는 거잖아요. 이거 완전히 내로남불이잖아요. 내가 죽을 때 돌려주겠다는데. 내가 살아있을 때 목화밭에서 이득 좀 보는 게, 그게 그렇게 배가 아픕니까?”

“임대라는 게…….”

“그리고 몽골부터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기스탄, 왜 이렇게 스탄이 많아 발음하기 힘들게. 거기다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아직도 스탄이네. 인도, 네팔, 부탄, 여기, 다 분쟁지역이고 국경선인데. 여기 파견된 군대만 해도 얼마나 많아요. 그거 다 내가 대신 경계 서겠다는데. 이득이면 이득이잖아요. 거기다 미국 아마존까지 먹으면, 여긴 돈 쓰는 곳이고 거긴 돈 버는 곳인데. 뭐가 불만입니까?”

“어?”

“아, 하기 싫으면 관둬요. 나도 안 해.”

재준이 일어서자 딩쉐이가 나서서 재준을 잡았다.

“거 참, 예전부터 성질을 먼저 부리고 그래요? 자, 앉아 봐요.”

“거, 바쁜 사람 불러다 좋은 조언을 해주면, 그런가 보다 하는 거지. 내가 중국보다 돈이 훨씬 많아요. 안 그래요? 어디 한번 자산으로 따져 볼래요?”

“주석님.”

딩쉐이가 시앙핑을 쳐다봤다.

빨리 그냥 넘기라니까.

이럴 줄 뻔히 알고 부른 거잖아요.

이러다 몽골 자치구까지 뺏겨요.

“어, 어. 듣고 보니 그러네. 일단 진정하세요.”

“딩쉐이, 물 한 잔만 주세요.”

“아, 네.”

딩쉐이가 물을 가지러 갔다.

“어때요? 주석님. 생각해 보니 훨씬 이득이죠?”

“그렇긴 한데, 굳이 땅을 자꾸…….”

크흑.

재준이 미간을 두 손가락으로 잡고 슬픈 표정을 지었다.

“인도와 파키스탄 중간 잠무 카슈미르 지역에 엘리자베스와 마가리따가 농장을 경영하고 있어요.”

“아, 엘리자베스와 마가리따!”

“엘리자베스가 그래도 진의 엄만데. 거기다 카킬 후계자고. 이러면 지구상에서 가장 큰 목장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안 그래요?”

“아, 그런 뜻이 있었군요.”

“어차피 나나 엘리자베스가 죽으면 다시 중국 땅이 되는 거니까, 그때까지만 잠시 빌리자, 그런 겁니다. 그리고 사실이 그렇잖아요. 우리가 그 땅을 잘 개간해 놓으면 미래의 중국에도 좋은 거잖아요. 지금 그 사막 지역에 신경이나 쓰고 있습니까?”

여기.

딩쉐이가 재준에게 물을 건넸다.

“감사합니다.”

벌컥벌컥벌컥.

카.

“제가 듣기에도 임재준의 말이 맞는 거 같습니다.”

“그래?”

“솔직히 그쪽 인권이니 노동 착취니 말이 많잖아요. 땅을 파는 것도 아니고 임대하는 건데.”

“그래도 지금까지 중화사상을 심어 놓느라고 애 많이 썼는데.”

“거참, 세상이 변하고 있는데 중화사상을 고집하면 큰일 난다니까요. 세상을 지배하는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요.”

“그건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여기서 물러나면 티베트든 신장 위구르든 자존심이 상할까 봐 그런 거잖아요.”

흠, 흠.

“그거 우리가 들어가면 싹 사라져요. 아니, 오히려 잘했다고 할 겁니다. 중국 이미지 완전 좋아진다니까요.”

음.

시앙핑이 고개를 끄덕였다.

솔직히 나쁘지 않아.

지금도 들어가는 돈도 군대도 적지 않은데.

“좋습니다. 티베트와 신장 위구르 임대하겠습니다.”

“아유, 좋은 결정하셨습니다.”

하하하하.

재준과 시앙핑이 손을 잡았다.

지금 웃을 때가 아니라니까.

데미안이 중국 쑥대밭으로 만들 거야.

***

중국 우한시.

‘블랏아웃’ 본사 옆에 아마존의 중국 지사가 자리를 잡았다.

오늘은 아마존 지사 발대식 겸 조촐한 행사를 가졌다.

남의 나라에서 성대하게 해서 눈총을 받을 일은 없으니까.

행사는 작지만, 주인공들의 기대는 한없이 컸다.

“빌, 결국 데미안의 말대로 중국에 입성했습니다. 이제 중국 시장을 제대로 공략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프는 14억 인구 한 명 한 명이 아마존의 상품을 구매하는 상상을 하며 부품 꿈을 꾸었다.

“이제 구글과 시리로 14억 인구의 검색 데이터를 얻게 되었습니다. 기대하세요. 아마존을 시원하게 밀어드리겠습니다.”

세르게이 역시 중국 시장의 잠재력에 희망이 부풀어 올랐다.

3억 4천 명의 미국 시장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지금의 4대 IT 기업으로 성공했는데, 14억 인구를 통해 벌어들이는 돈은 과연 얼마나 할까?

“너무 들뜨지 마세요. 중국에 진출했다가 깨지고 나간 기업이 부지기수입니다.”

빌은 들뜬 사람들에게 충고도 잊지 않았다.

“축하드립니다.”

마윈이 행사에 들어서며 축하 인사를 했다.

“초청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중국에 선진 대기업이 진출하는데 당연히 와야죠.”

“중국에서는 마윈이 선진입니다.”

“그런가요?”

하하하하하하.

마음에도 없는 칭찬들을 늘어놓았다.

“모두 즐거운 시간을 가지시는군요.”

시앙핑과 딩쉐이도 축하를 위해 행사장에 들렀다.

“주석님, 어서 오십시오.”

“비싼 건 아니지만 난을 하나 가져왔습니다.”

“아이고, 중국 최고 자리에 계신 분이 주신 난이라니 집안 대대로 물려줘야겠습니다.”

“아니, 뭐 그렇게까지.”

하하하하하하.

“아유, 거, 속에도 없는 말들은 정말.”

재준도 들렀다.

순간 분위기가 냉랭하게 변하더니 역시 어색한 분위기를 싫어하는 빌이 나섰다.

“어서 오세요. 언젠가 한 번은 보고 싶었는데 이런 자리에서 만나는군요. 빌 게이츠입니다.”

재준은 빌의 손을 바라보며 피식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뭐, 한번 보고 말 사이니까.”

“오늘은 좀 즐기시죠.”

“아니, 경고하려고 왔어요.”

“경고요?”

“저기 북동쪽 투마로우 자치구에는 ‘블랏아웃’ 금지구역이에요.”

하하하.

빌이 웃었다.

“알겠습니다. 그쪽은 서비스를 하지 않겠습니다.”

“선 그어 놨으니까 넘어오지 마세요.”

하하하하.

“알겠습니다.”

“그리고 데미안한테 안부도 좀 전해주고요. 어린놈이 도통 밖을 나오질 않아.”

마지막 말을 남기고 재준이 행사장 밖으로 걸어갔다.

순간 빌의 눈 밑이 파르르 떨렸다.

임재준이 데미안을 알고 있어?

< 제404화 자, 그럼 이제 회사 가져와야지(10) > 끝

ⓒ 번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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