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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재벌의 천재 손자가 되었다-401화 (401/477)

< 제401화 자, 그럼 이제 회사 가져와야지(7) >

시앙핑의 말에 딩쉐이가 묵직한 톤으로 말했다.

“빌과 아서, 다음은 제프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호, 이거 갑자기 임재준이 된 기분인데.”

“이제 3연임에 성공하셨으니 밀어붙여도 되지 않을까요?”

그렇지, 내가 3연임에 성공했지.

살아 있다는 걸 보여 줄 필요가 있겠네.

그럼, 이커머스에 적당한 놈이 있지.

“마윈 좀 당장 들어오라 그래.”

“네.”

일이 묘하게 진행되었다.

데미안과 IT 기업은 중국의 데이터를 원하는데 중국은 아마존을 가지려고 하고 있다.

한바탕 격전이 벌어질 것 같은데…….

***

다음 날.

중난하이.

마윈이 헐레벌떡 뛰어 왔다.

지난번 당국에 금융 개혁이니 뭐니 하면서 큰소리 한번 쳤다가 호되게 당한 뒤로는 시앙핑이 손짓만 해도 바로 달려오는 처지가 되었다.

“부르셨습니까?”

시앙핑이 마윈에게 자리에 앉으라고 손짓을 했다.

“거기 앉아 봐. 할 이야기가 있어.”

“네.”

후.

마윈은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고비 사막에서 농사를 짓겠다고 떠났는데 다시 부르는 이유를 알지 못해 한숨부터 나왔다.

또 무슨 트집을 잡으려고.

“인민의 식량 문제를 해결한다더니 잘 되고 있어?”

“네, 잘되고 있습니다.”

“그래, 근데 그거 잠시 접어야겠어.”

“네? 또 그룹에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겁니까?”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당신의 능력이 좀 필요해서.”

“제 능력이요?”

“아마존 어떻게 생각해?”

“아마존이요?”

갑자기 아마존은 왜?

기업 아마존 아니면 밀림 아마존?

밀림으로 가라는 건 아니겠지.

“붙어서 싸우면 이길 수 있겠어?”

아, 기업 아마존.

“아마존이랑 왜 싸웁니까? 그 거대 기업하고요.”

제발 그것만은……. 아니겠지.

“중국에 끌어들이고 알리바바가 인수하면 어떨까 해서.”

“인수요?”

벌떡.

마윈이 급하게 일어섰다가 뻘쭘해서 다시 앉았다.

“다시 한번 생각하시죠. 제프는 그렇게 만만한 인물이 아닙니다.”

“자신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이건 자신감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럼, 뭐가 더 필요한데? 내가 다 지원해 줄게.”

“정말입니까?”

“반독점 규제도 풀어 줄게.”

“왜 이러십니까?”

“아마존을 인수하려고 한다니까?”

이 사람이 미쳤나, 아니면 돌았나.

“이봐 마윈.”

“네.”

“미국 사정 알지. 투마로우가 장악하고 있는 거.”

“네.”

“이번에 기회라는 생각이 안 들어?”

기회라고?

마윈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꿀꺽.

마른침이 목구멍을 넘어갔다.

기회다.

확실히 지금 약할 대로 약해졌다.

“하겠습니다.”

“지금 약점과 강점이 뭐야?”

“네, 매출은 아마존이 알리바바보다 4배 이상 높습니다. 하지만 총 거래 규모는 저희가 2배 이상 높고 사용자 수도 2배 이상 높습니다.”

“근데 매출이 그 모양이야?”

“중국은 저가 상품이 많으니까요.”

“그래, 그렇다 치고. 계속해 봐.”

“앞으로 승부는 두 가지 분야에서 결정 날 겁니다. 하나는 O2O 사업입니다. 아마, 아마존도 중국에 진출하는 동시에 O2O 사업에 뛰어들 게 뻔합니다.”

O2O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하는 이커머스 사업이다.

기존 매장을 가진 오프라인 상품을 온라인에서 동시에 판매하는 것이다.

매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일단 품질과 가격이 높은 상품들이다.

간단히 말하면 명품, 또는 명품의 수준인 상품들.

중국도 이제 상품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고 인민은 품질이 좋은 상품을 원했다.

예전과 같이 어디 위치도 알 수 없는 공장에서 만든 상품의 매출은 추락한 지 오래다.

“하지만 알리바바는 이미 중국 내에서 O2O 사업에 기반을 마련해 놓은 상태입니다.”

“승산이 있다는 거야?”

“자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클라우딩 사업입니다. 이 사업도 매출은 아마존이 6배가량 높지만, 유저 수는 저희가 4배가량 많습니다.”

“이것도 사람은 많은데 돈을 못 버네.”

“저희는 중국과 동남아시아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게 아마존을 쓰러뜨릴 겁니다.”

“그래?”

“아마존의 클라우딩 사업은 아직 성장성이 높은 중국 시장을 노릴 겁니다. 저희는 이미 인공지능이 대부분의 일을 처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마존은 이제 중국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데이터 센터를 세우고 당분간은 전문 인력이 관리하게 될 겁니다. 이때 관련 분야 임금을 대폭 올려주십시오.”

임금을?

“오호, 괜찮은 생각인데.”

“인공지능을 만들 때까지 낮은 이익과 높은 인건비로 휘청거릴 겁니다.”

“그거 가지고는 안 되잖아. 그래도 아마존인데.”

“클라우딩 사업이 휘청이면 다시 이커머스 사업에서 승부를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아마존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의 가장 큰 만족도는 배송시간입니다.”

“그럼 우리도 빠르게 배송하면 되겠네. 인민들한테 전부 오토바이라도 지급할까?”

뭐야? 이 무식한 발상은.

“아닙니다. 그게 아니고 알리바바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라 배송시간을 빠르게 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그럼 어쩌자는 거야?”

“드론을 사용하도록 해주십시오.”

“드론? 그냥 사용하면 되잖아. 항공법은 수정해 줄게.”

“그게 아니라, 드론을 사용 못 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드론을 훔쳐 가기 때문입니다.”

“뭐?”

이건 맞다. 아마존이 드론 배송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가 도난이다.

몇 달러짜리 배송하려다가 수천 달러짜리 드론이 도난당하면 손해가 막심하다.

한두 건이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어디 한두 건으로 끝날 일인가.

“그럼, 뭐 드론을 훔쳐 가면 사형이라도 시키라는 거야?”

“그게 아니고 투마로우 드론을 사용하면 됩니다.”

“또 투마로우야?”

“투마로우 드론은 자체 방어 기능이 있어 도난당할 염려가 없습니다.”

“그럼 아마존도 투마로우 드론을 사용하겠지.”

“아마존은 사용 못 하게 하는 것이 아마존을 가장 빨리 쓰러뜨리는 겁니다. 제가 책임지고 임재준을 설득하겠습니다.”

“당신이? 임재준을?”

“네.”

“미친 거 아냐? 임재준이 누군 줄 알고.”

주석님.

옆에서 듣고 있던 딩쉐이가 주석을 폭주를 막았다.

“그냥 허락하시죠. 아니면 우리가 만나야 합니다.”

“뭐? 우리가?”

헉, 그러네.

임재준을 만나는 건 절대 안 되지.

“그래, 그쪽이 알아서 해. 난 참견 안 할 테니까.”

“알겠습니다. 꼭 성과를 보이겠습니다.”

“그래. 그럼 이만 가 봐. 가서 준비 잘하고 있어.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라도 딩쉐이에게 연락하고.”

“네.”

마윈이 나가고 딩쉐이가 다가왔다.

“이제 아마존을 끌어들이기만 하면 됩니다.”

“근데 임재준이 과연 드론을 내줄까? 그냥 우리 드론을 사용하면 안 될까?”

임재준 이름만 들어도 걱정이 돼서 그래. 걱정이.

“마윈을 일단 믿어 보시죠. 우리 드론은 날아다니기만 하지 투마로우에 비교하면 드론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 아닙니까. 거긴 인공지능이 달린 드론인데요.”

흠, 흠.

“우리도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있는데 어디 써먹을 수 있기는 한 거야? 뭐 미국보다 앞서네, 빠르네 하더니 뚜껑을 열어보니 하나도 쓸 데가 없잖아. 아니, 빠르면 뭐해. 배송에도 못 쓰는데.”

“그게 투마로우도 배송을 위해 개발한 건 아니잖습니까. 저게 드론입니까? 킬러 로봇이지.”

에이.

개발비만 억수로 들어가고.

***

진코퍼레이션 미국 지사.

마윈은 잠시 멍하게 앞의 미친듯한 광경을 바라보았다.

300만m² 규모의 건물을 짓는 것은 중국 사람이라면 힘 좀 썼네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

즉, 그거 말고.

아니 무슨 콘서트야?

건설 현장에서 건물을 짓는 로봇을 보며 수만 명의 사람들이 마치 공연을 보는 듯 환호를 질러대고 있었다.

로봇들의 움직임이 거짓말 조금 보태서 빛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마윈이 정문에 다가서자 주변에서 수군대기 시작했다.

-저거 마윈 아냐?

-맞는 것 같은데.

-뭐 먹을 게 있다고 진한테 온 거야? 알리바바 주제에.

빠직.

마윈의 턱주가리가 삽시간에 두꺼워졌다.

이것들이 정말.

-놔둬라, 물건 팔다가 이번에 전기차 만든다고 하잖아.

-클라우딩도 하잖아.

-선진국이 어디 그쪽 클라우딩 쓰겠니. 이번에 한국도 터져서 난리 났는데. 이제 좀 비싸도 안전이 최고야.

-그래서 온 건가?

마윈은 어금니를 꽉 깨물고 하늘을 바라봤다.

아마존만 내 손에 들어와 봐라.

너희들 기억했다가 바가지를 씌워 주마.

마윈은 로봇을 따라 진코퍼레이션 빌딩으로 들어섰다.

“따라오세요.”

로봇인지 인간인지 알 수 없는 여자가 마윈 옆에서 안내를 했다.

엘리베이터를 태우고 고개를 까딱이며 인사를 했다.

“편한 미팅 되십시오.”

인간인가? 로봇 같기도 하고.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고 10층에 섰다.

문이 열리자 재준과 엘론이 보였다.

“엘론?”

“오, 마윈. 진짜 마윈이네요. 이게 얼마 만입니까?”

“상하이에서 보고 10년도 더 된 것 같습니다.”

엘론이 먼저 나와 악수를 했다.

“아, 여기. 임재준. 알죠?”

“그럼요. 임재준 모르는 기업인이 있습니까?”

“반갑습니다.”

재준이 손을 내밀어 악수했다.

그리고 멀리서 마윈을 바라보는 아이들을 봤다.

아이들은 피식거리며 다른 층으로 이동했다.

아이들일 뿐인데 왜 이렇게 식은땀이 나지.

아이는 무슨 아이야.

전부 인간의 탈을 쓴…….

다음 말은 결정하지 못했다.

천재, 악마, 신, 뭐, 마땅한 게 없었다.

저 중에 진이 있는 건가?

“마윈, 술이나 한잔합시다.”

“아, 네.”

재준은 마윈을 데리고 중앙에 꾸며진 바로 향했다.

엘론이 자리를 권하고 재준은 위스키와 잔을 준비했다.

취향에 맞게 스트레이트와 온더락을 준비해 줬다.

졸졸졸졸.

“일단 한잔하고 얘기합시다.”

마윈은 재준을 보며 생각했다.

여유가 있구나.

나에게 저런 여유가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마윈은 단숨에 위스키를 들이켰다.

달콤한 맛과 불에 그을린 향이 코끝에 맴돌았다.

카.

“좋군요.”

“갈 때 몇 병 싸드릴 테니 가져가서 드세요. 요즘 구하기가 워낙 힘든 술이거든요.”

“아, 네.”

젠장, 내 자산이 얼마인데.

지금까지 저런 여유 한번 부리지 못했을까.

임재준, 부러운 사람이네.

“그래, 이제 왜 왔는지 말해보세요. 할 수 있으면 해드리고 할 수 없으면 못 하는 거니까.”

탁탁.

엘론이 마윈의 어깨를 두드리며 분위기를 편하게 유도하였다.

“편하게 말해요, 마윈. 여기 임재준은 그렇게 딱딱한 격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아, 그런가요. 후후.”

재준이 마윈의 잔에 졸졸졸 위스키를 따라 주었다.

마윈은 다시 위스키를 단번에 들이켰다.

카.

“중국 정부로부터 제안을 받았습니다.”

“으흠.”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가 아마존을 인수하길 바랍니다.”

“으흠.”

“제 생각에는 나머지는 다 해결할 수 있는데 딱 한 가지, 결정적인 배송이 걸렸습니다.”

“아하.”

재준이 위스키 잔을 빙글빙글 돌렸다.

“드론을 공급해 달라는 거네요?”

“맞습니다.”

“도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건 우리 드론뿐이니까?”

“맞습니다.”

“공급해 줄 수 있습니다. 근데 뭘 줄 수 있습니까? 돈 말고.”

“네?”

“내가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돈을 벌자고 핵심 자산을 중국에 공급할 수는 없잖아요. 나한테 줄 게 뭡니까?”

< 제401화 자, 그럼 이제 회사 가져와야지(7) > 끝

ⓒ 번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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