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증권 재벌의 천재 손자가 되었다-304화 (304/477)

제304화 내 패는 내가 만드는 거야(11)

“어렵지 않을까요? 이미 한국은 사드 논란 때부터 탈중국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어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입니다.”

“한국이 벌써 그렇게 빨리 움직였다고?”

제발 보고서 좀 읽으세요.

“이제 한국은 중국 수출 온라인 게임을 제외하면 해당 지역에서 투자하는 중간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발표하며 인도, 동남아권으로 교류 확대했습니다.”

“이제 좀 풀어주면 되는 거 아냐? 그럼 좋아할 텐데.”

“그게, 주석님이 두 번째 주석 자리에 당선되시면서 한국 관계 개선을 모색한다고 하셨는데 아직 별로 풀린 게 없습니다. 관광만 일부 해제했을 뿐, 한국 영화의 중국 영화 시장 정식 개봉 금지, 한국산 드라마 수입금지,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화 모두 풀지 않았습니다.”

“왜 아직 그대로야. 내가 분명히 관계 개선하라고 했을 텐데.”

언제 그런 말을 했습니까?

하자 그래도 버릇을 고쳐야 한다면서 거절했으면서.

“담당 부서가 알아서 할 겁니다.”

“느려터진 놈들. 이러니까 우리보고 만만디라고 놀리는 거 아냐?”

만만디, 그거 칭찬입니다.

“시정 조치하겠습니다.”

“이미 늦어도 한참 늦었네. 그래도 일단 관세부터 조정하고, 문화 수입 늘리고, 그리고 반도체, 우리가 대규모 투자한다고 해.”

“알겠습니다.”

또 입만 놀리면 안 믿을 텐데.

각서라도 써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

소말리아와 케냐 국경지대.

“뒤로 빠져. 이 병신들아. 후퇴. 후퇴하란 말야.”

핑, 핑, 핑, 핑.

억, 윽, 악, 악.

어디서 날아오는지 모르는 총알이 부하들의 머리에 꽂혔다.

날아오는 총알의 거리는 최소 2km로 보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푹, 푹, 푹, 푹.

사정을 두지 않는 근접전은 부하들이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다.

벌써 10km 이상 밀렸다.

그렇게 밀려나면 여지없이 컨테이너 한 대가 ‘쿵’ 하고 내려앉았다.

그리고 남겨진 소말리아 주민은 컨테이너로 몰려갔다.

한때 알 샤바브 무장 세력은 소말리아 남쪽을 점령했다.

2017년 25년 동안의 무정부 상태를 종식시킨 미국 승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얄 샤바브는 점점 남쪽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자살 폭탄 테러를 시작으로 강력한 반발은 어느 정도 휴전 상태를 만들었다.

이 기회를 틈타 케냐 난민촌을 습격하여 쏠쏠한 재미도 봤다.

하지만 지금 이게 뭐란 말인가?

속절없이 밀린다는 말이 이런 상황이었다.

컨테이너 수십 대가 1km마다 하늘에서 떨어지더니 그 안에서 4명의 인간(?)이 튀어나와 자신들을 무자비하게 도륙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마치 야구 경기를 보러 온 관광객 같은 복장을 했다.

뉴욕 양키즈의 야구 모자를 썼으며 선글라스를 꼈다.

이 더운 날에 웬 유광점퍼를 입고 몸에 딱 달라붙는 야구복을 입었다.

그리고 양손에 든 휘어진 칼.

인간이 낼 수 없는 속도로 자신들을 무자비하게 찌르고 베고 잘라버렸다.

“그냥 쏘란 말이야.”

소용없는 외침이었다.

핑, 핑, 핑, 핑.

퍽, 퍽, 퍽, 퍽.

그리고 저거.

어디서 날아오는지 모르는 총알이 한 발의 낭비도 없이 부하들의 머리통을 박살 냈다.

엄폐물도 소용이 없었다.

야구 모자를 쓴 놈들은 근접해서 달려들고 원거리에선 스나이퍼들이 총알을 퍼부었다.

그냥 밀릴 수밖에 없었다.

개새끼들.

저놈들은 지치지도 않나.

지원군이 온다고 했는데 소식이 없었다.

한참을 밀리고 보니 어느 지점에 수백 명이 시퍼렇게 질린 얼굴로 죽어 있었다.

마치 숨을 쉴 수 없어 질식사한 것처럼.

맞다. 지원 오기로 한 놈들이 죽어 있었다.

그리고 여지없이 보이는 컨테이너들.

그리고 여지없이 보이는 야구 모자.

투다다다다다다.

하늘에는 수십 대의 헬기가 오고 가며 컨테이너를 바닥에 추락시켰다.

씨발. 저놈의 헬기.

당연히 요격하기 위해 대공포를 쏘아 봤다.

하지만 그때마다 헬기에서 이상한 불빛이 포탄을 중간에 요격해 버렸다.

저런 건 듣도 보도 못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한 지 이제 삼 일밖에 안 지났다.

케냐와 소말리아 국경에서 시작해 해안까지 밀고 들어오더니 해안을 타고 놈들이 전진해 온 것이다.

마치 소말리아 남부 해안을 전부 점령하겠다는 듯이.

“폭탄 어딨어. 원주민한테 장착하고 보내.”

핑, 퍽.

옆에서 자살 폭탄을 지시하던 놈의 머리가 터졌다.

정말이지.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항복한다는 동작이 오히려 ‘나를 죽여라’라는 표시와 같았다.

이제 마지막 방법이 하나 남았다.

“저놈들 동영상 찍어.”

인권단체에 구원을 요청하는 것이다.

국제기구는 우리 같은 무장단체의 인권도 보호해 주니까.

***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국경.

“국경선을 따라 컨테이너를 내려.”

테론은 재준의 명령에 따라 베네수엘라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외부에 알리지 않는 방법으로 국경선을 봉쇄하기로 맘을 먹었다.

우선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국경선에 컨테이너를 1km마다 한 대씩 내렸다.

총 2,200km의 길이에 2,000개의 컨테이너.

메렛 로봇은 컨테이너당 4기.

총 8,000기의 로봇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르카스를 향해 전진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메렛은 무기를 든 인간과 무기를 든 인간을 구별했다.

여기서 무기는 최소 쇠로 된 걸 든 인간은 무조건 사살했다.

잘못해서 농기구라도 든 사람은 어쩌냐고? 죽는다.

거기까지 식별하려면 인공지능이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반도체가 필요하니까.

테론은 헬기를 타고 국경선을 위를 바라보았다.

국경을 순시하는 헬기는 총 10대.

헬기에서는 갱단이 아닌 주민은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계속해서 경고를 했다.

메렛은 두 종류로 하나는 근접전용과 하나는 원거리 스나이퍼용.

“이렇게 되면 일방적인데.”

테론은 옆자리에 있는 흥미진진하게 전황을 주시하는 카빌을 봤다.

“카빌, 메렛 말이야. 미국이 개발하려던 거 아닌가?”

“개발했습니다.”

“그래?”

“그게 저거잖아요.”

“뭐?”

“DoD에서 나간 애들이 만든 회사가 애니소톤이에요. 미국 내에서 하도 지랄 맞게 구니까 투마로우 시티로 이전했죠.”

DoD는 미합중국 국방부(The United States Department of Defense, DoD)를 가리키는 축약어이다.

“도대체 투마로우 시티에 뭐가 있는 거야?”

“미사일 개발 회사도 있어요. 중요한 건 전부 투마로우펠그리니의 인공지능이 탑재된다는 겁니다. 여기 우리 헬기의 디펜스 라이트도 인공지능이잖아요.”

“그건 나도 알지.”

디펜스 라이트는 헬기를 요격하려는 미사일을 사전에 방어해주는 시스템이다.

인공위성을 이용해 10km 이내의 대공포를 찾아 발사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며, 미사일이 발사되면 열추적 라이트를 발사해 미사일을 유도한 후 레이저로 요격한다.

또한 40km가 넘는 사거리 미사일이 존재할 경우 컨테이너의 드론에게 공격 명령을 내릴 수 있다.

“근데 어쩌다 투마로우가 방산업체가 된 거지? 하하하, 난 요즘 생각하면 웃음이 나와.”

“보스가 원래 자신에게 도전하는 놈들을 가만히 안 놔두니까 그렇죠.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는 은행 간 싸움이라 무기라고 해 봐야 소총이 전부였는데. 국가 간 싸움이 시작되니 첨단 무기들이 사용되네요.”

“참나, 무서운 사람이야. 이런 무기를 사용하는 데 전혀 망설임이 없어.”

“더 무서운 게 뭔지 알아요?”

“더 무서운 거?”

“봐요. 우리 지금 남미에 있잖아요. 동시에 아프리카 소말리아도 거의 끝났다고 하던데.”

“그게 뭐?”

“남미와 아프리카는 미국과 유럽이 견제하지 않으면 다 먹을 수 있다는 거예요.”

“뭐? 다?”

“생각해 봐요. 소말리아부터 내전이 일어나는 나라를 평정해 주면 누가 뭐라고 하겠어요. 남미도 이 카리브해 나라의 갱단을 정리해 주면 좋아하지, 뭐라고 그럴 나라가 있겠어요?”

“아프리카랑 남미만 정리해도 세상 조용하지.”

테론은 피식 웃었다.

보스, 정말 그런 생각인 겁니까?

***

현재증권.

“누가 내 얘기를 하나? 왜 이렇게 귀가 가렵지.”

재준은 귀를 후비적거리며 뉴스를 봤다.

[세계 이목이 한국에 집중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대응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아이고, 누가 오니까 또 나라가 시끌시끌하구나.”

임병달이 재준을 힐끔 보면서 말했다.

“꼭 저를 향해 하시는 말씀 같은데요.”

“당연한 거 아니냐?”

“일은 도날드와 시앙핑이 저질렀는데 왜 저한테 그러세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거냐? 난 뭐 귀도 눈도 없는 줄 알어?”

“할아버지, 이게 다 할아버지를 위한 거예요.”

“어디를 봐서 나를 위한 건데?”

“이제 보세요. 투마로우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지 아실 겁니다.”

“그래 봐야. 또 중국 땅 빼앗아 먹는 거겠지.”

“헉!”

어떻게 아셨을까?

“이런, 이런, 내 말이 맞나 보네.”

“와, 대단하시네요.”

“이러다 옛 고조선 땅이 되겠다.”

“그건 아니고요.”

“아니긴 뭐가 아냐?”

임병달은 핸드폰을 꺼내 고조선 지도를 찾아보았다.

딱이구만.

재준은 손가락으로 자신의 볼살을 긁었다.

허, 신기하네.

하다 보니 그렇게 되고 있잖아.

이때,

띠리리리리링.

마가리따의 연인 루바스다.

“네, 루바스. 일은 잘되고 있습니까?”

-하하, 쉽지는 않네요. 사람들이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묻기만 하지 쉽게 투자할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천천히 하세요. 조금만 기다리면 모두 다시 생각하게 될 겁니다.”

-하나 묻고 싶어서 전화 드렸습니다.

“네, 말씀하세요.”

-초기 투자 금액을 얼마로 책정해야 할까요?

“지금은 1억 달러 정도 생각합니다.”

-지금이라뇨?

“곧 발표를 하겠지만 초기에 투자하는 사람과 나중에 잘되고 투자하는 사람은 달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 그렇겠죠.

“한 달에 1억 달러씩 증가한다고 하세요.”

-네?

“사람들이 아직 목숨보다 돈이 중요한가 본데, 아마 목숨이 경각에 달리면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당장 목숨이 위태로운 사람이 있을까요?

“있죠.”

-그런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아프리카나 남미 독재자들이요.”

-네?

“그쪽을 접촉해 보세요. 쉽지는 않겠지만.”

이놈들은 돈도 뺏고 한곳에 몰아넣어서 감금시켜야 해.

-혹시 지금 소말리아에서 벌어지는 일이 그겁니까?

“뭐, 아니라고는 못 하겠네요. 딱 그것을 위해 하는 건 아니지만.”

-너무 위험한 생각입니다.

“위험하죠. 하지만 돈을 벌려면 어쩔 수 없거든요.”

-일단 알겠습니다.

“확실히 주지시키세요. 한 달에 1억 달러씩 늘어난다고. 뭐 나중에 깎아 달라, 할부 안 되냐, 이런 말 나오지 않게.”

-네.

툭.

재준이 전화를 끊고 나니 임병달이 너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너, 돈 벌려고 소말리아에서 전쟁을 일으키는 거야?”

“네, 정확히 전쟁은 아니에요.”

“그럼.”

“정화.”

“정화?”

“청소하는 거죠. 워낙 더러운 놈들이라. 싹 몰아내야 해요.”

“누가 너에게 그런 권한을 줬는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