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증권 재벌의 천재 손자가 되었다-279화 (279/477)

제279화 이 석유로 국 끓여 먹을 거야?(6)

[북한 소재 투마로우 시티의 뉴프랭키 연구소는 새로운 셰일층 파쇄법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공법은 물을 사용하는 대신 액화 이산화탄소를 사용하여 파괴력은 3배 증가하며 환경 오염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세일 기업의 주가는 일제히 100% 이상 상승 중이며 쉽게 조정을 받을 기미도 보이지 않습니다.]

-내가 저럴 줄 알았어.

-그러게 투마로우가 셰일 기업 인수할 때 주식 사라 그랬지.

-투마로우가 셰일 기업 인수할 때 드디어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진다며. 꼭 지켜보겠다고 한 거 너 아니냐?

-와, 미치겠다. 저 올라가는 거 보라고. 앞으로 10배는 올라가겠다.

-10배면 다행이지. 이제 셰일 기업이 실적을 내는데. 10배가 문제야? 석유라고 석유.

[도날드 트롤링이 드디어 힐러리를 제치고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격차는 무려 20% 이상으로 민주당은 초반의 우위를 후반까지 유지하지 못한 원인을 투마로우 임재준의 등장이라고 결론지은 듯합니다. 앞으로 민주당은 임재준과 동반자로서 손을 잡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도날드가 됐네.

-투마로우 주식 샀냐?

-투마로우가 주식이 어딨니? 상장도 안 했는데.

-아직도?

-왜 하니? 상장은 돈이 필요해서 하는 건데. 투마로우가 돈이 필요하겠니?

***

백악관.

“임재준, 어서 오세요.”

하하하.

도날드는 재준과 엘리자베스, 윌켄이 들어서자 먼저 달려가 악수를 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재준도 같이 웃었다.

“대통령 당선 축하드립니다.”

“이게 다 당신 덕입니다.”

“에이, 나야 하루 자랑질한 것밖에 없는데요.”

“그 하루가 승부를 가른 거 아닙니까. 하하하.”

도련님.

서형길이 다가와 재준에게 와서 90도로 허리를 굽혔다.

“이사장님도 수고하셨습니다.”

흑흑흑.

서형길은 대답 대신 눈물을 훔쳤다.

한국에 있었으면 기껏해야 부사장까지 승진하고 은퇴했어야 할 인생이었다.

그런데 재준 덕에 미국까지 와서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에 재준을 보자마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재준은 피식 웃었다.

과거 자신의 뒷바라지 하던 실장의 모습이 서형길에 투영되어 보였기 때문이다.

도날드가 다운된 분위기를 업시키기 위해 화제를 돌렸다.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에게 부탁할 일이 있다고요.”

“뭐, 고민이 생겼는데 도날드가 칼자루를 쥐고 있어서요.”

“제가요? 혹시 도드프랭크 법 때문입니까? 그건 확실히 폐기할 겁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하지만 부탁할 것은 그게 아닙니다. 혹시 베네수엘라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 멍청한 놈들 말하는 거군요.”

“멍청하긴 하죠.”

“전 대통령이 행정 제재를 가했던데, 전 경제 제재까지 가할 생각입니다. 미국에 대드는 놈은 따끔한 맛을 봐야 합니다.”

정말 이것뿐인가?

단지 대들었다는 이유로?

“혹시 석유 때문은 아닙니까?”

“석유요? 석유야 이제 미국이 제1 산유국인데 그딴 놈들 석유는 필요 없습니다.”

“베네수엘라가 사우디와 손을 잡고 석유를 대량으로 생산해도요?”

“에이, 에이, 상관없습니다. 그럼 셰일층을 더 파면 되는 일인데. 아, 셰일 기업도 투마로우가 거의 다 인수했죠? 이거 내가 잘 보여야겠습니다.”

“별말씀을. 석유 쪽은 상관하지 않을 거예요. 도날드가 셰일 기업들과 잘 협의해서 유가를 관리하세요.”

“정말 관여 안 할 겁니까?”

“네, 전혀. 투자은행 일도 바쁜데 셰일 기업까지 신경 쓸 여력은 없어요.”

“그렇다면 저야 고맙지만.”

“어쨌든 베네수엘라는 제재를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단 말이죠?”

“그게 저의 생각이기도 하지만 참모들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그럼, 다른 나라가 베네수엘라를 사 버리면요?”

네?

임재준이 하다 하다 나라를 사고파네.

아니, 그게 어떻게 가능하지?

“그건 좀 애매하네요.”

“원래 제재의 시작은 챠베스가 미국에 대고 막말을 한 거잖아요?”

“그렇죠.”

“그걸 마두로가 받아서 똑같이 떠들어 댄 거고.”

“네~에. 그런데요?”

“그럼 베네수엘라가 문제가 아니라 마두로가 문제 아닙니까? 다른 나라가 베네수엘라를 사서 마두로를 대통령에서 내리면 다 해결되는 거 아닌가요?”

도날드는 그 특유의 굵은 입술을 삐죽이 내밀었다.

그러네, 근데 왜 전부 제재를 가하라고 난리지.

나도 궁금하네.

“잠시만요. 이 문제는 전문가를 부르는 게 낫겠습니다.”

도날드는 CIA 국장을 호출했다.

잠시 후 존 브레넌 CIA 국장이 대통령실에 들어섰다.

주변을 슥 돌아보고 재준을 향해 미간을 찡그리더니 도날드를 향해 까딱 목례를 했다.

“부르셨습니까?”

“이리 와 앉으세요.”

브레넌이 앉자 도날드가 바로 본론을 꺼냈다.

“브레넌, 왜 베네수엘라 마두로를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내리지 않지? 그 사람만 내려오면 미국과 관계도 원만해질 텐데.”

브레넌 국장이 도날드를 보며 잠깐 말을 참았다.

마치 너 바보냐는 식으로.

“우선 베네수엘라 정부의 행정력은 사실상 붕괴되었습니다. 정부는 카라카스의 일부 핵심 지역만 관리하고 있고 마두로 대통령은 요새화 된 관저에만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미 정부는 경찰과 공공시설, 의료 등에 대한 역할을 포기한 상태입니다.”

“그 정도였습니까? 왜 아무도 몰랐죠?”

“이러한 사실은 베네수엘라가 철저히 숨기고 있어서 아무도 모르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전 대통령에게 보고 드린 사항입니다. 보고를 못 받으신 겁니까?”

“그런 얘기는 못 들어 봤는데.”

“그렇군요. 그럼 추가로 더 말을 하자면 베네수엘라 정부가 마비된 상태고, 이러한 치안과 행정 공백을 틈타 갱단들이 대거 세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갱단이요? 무슨 멕시콥니까?”

“멕시코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 장난 아닌데.”

“네, 현재 수십 개의 갱단은 거의 군대 수준의 무장을 갖추었습니다. 경찰보다 무장 상태가 좋아서 경찰을 몰아내고 지역에서 실질적인 통치를 하고 있습니다. 지방은 물론이고 수도 카라카스조차도 지역별로 갱단이 통치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지방의 국유 광산을 점거하여 자원 수출 산업을 전개하고 있고요.”

재준은 브레넌 CIA 국장의 말에 자신의 목을 슥 만졌다.

그런 곳에 내가 들어갔다 나온 거야?

마두로가 베네수엘라를 프랑스령으로 해달라는 이유가 있었네.

이미 통치를 할 수 없는 지경이라니.

“국민들은 어떤 상태입니까?”

재준의 질문에 브레넌이 다시 미간을 찡그렸다.

마치 재준을 경계하는 듯.

하지만 다시 입을 열었다.

“갱단이 무작정 폭력만 휘두르는 건 아닙니다. 당연하겠죠. 갱단이 되기 전에 같은 지역의 이웃이었으니까. 그래서 그런지 주민들에게 식량과 의약품을 나눠주고 장례식을 치러주고, 음악회나 운동 경기도 열고 있습니다. 갱단에 대해 시민들은 과거 정부가 다스리는 시절보다 오히려 범죄가 줄어들어서 좋아합니다.”

“그다지 좋은 소식은 아니네요.”

“희망이 없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전 대통령도 베네수엘라와 선을 그어 버린 겁니다.”

희망이 없게 만들어 놓고 나 몰라라 한 건 아니고?

근데 베네수엘라가 너무 빨리 무너졌는데.

그래도 산유국인데.

20~30년에 걸쳐서 서서히 허물어져야지.

5년도 안 돼서 폭삭 꺼졌네.

분명 뭔가 냄새나는데

가만, 전 대통령의 2차 행정 제재에 이상한 게 있었어.

패스트푸드 산업 제재.

그리고 농업을 불가능하게 만든 베네수엘라 정부.

UN의 미국 제재 반대?

그리고 힘도 없는 마두로가 미국을 비난하고?

이거 짜고 치는 고스톱이네.

재준은 엘리자베스를 봤다.

넌 알고 있었지.

엘리자베스가 재준이 노려보자 고개를 끄덕였다.

뭘 알고 있는 거야?

아무튼 나중에 보자.

***

AAG 빌딩 65층.

“얼반은 별거 없네.”

블록은 얼반 그룹을 조사하면서 이렇다 할 약점을 찾지 못했다.

“얼반 그룹이야. 이미 금융위기 때 다 들어내 보였는데 뭐가 있겠어?”

얼반 그룹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전에는 세계 1위 기업이었는데, 금융위기 때 급격하게 부실해져 정부가 천문학적인 공적 자금을 투입해서 살려는 놓았다.

그 이후 투자은행 부분과 해외 사업 부분을 정리하면서 알짜 자회사와 계열사만 남기고 다 팔고 있는 중이었다.

그래도 전 세계에 워낙 많은 사업체를 가지고 있어 현재 세계 4위의 덩치를 가지고 있었다.

“너무 평이한 상태라 트집을 잡을 수가 없네.”

“여긴 아주 심각해.”

퀴니코의 말에 블록이 의아해서 물었다.

“블룸버그가 부실할 일이 있어? 그저 뉴스만 나르는 기업인데.”

“그렇지. 그 뉴스가 문제야.”

“무슨 소리야?”

“불확실한 뉴스로 인해 주가가 떨어졌다는 소송이 적지 않아.”

“그래?”

블롬버그는 전 세계에 지사를 두고 증권에 영향을 미칠 만한 뉴스를 누구보다 빠르게 자사의 단말기에 올리는 거로 유명했다.

그러다 보니 확인이 안 된 정보가 단말기에 올라 손해를 보는 일이 종종 벌어졌다.

최근 예로 프랑스 대형건설사 빈치의 회계자료에 대한 감사를 시행한다는 기사를 내보냈는데 이 기사로 빈치는 18.28% 주가가 하락하며 60억 유로, 한화로 8조 원 상당의 돈이 사라졌다.

하지만 그 기사는 거짓 정보였고 프랑스 시장규제위원회는 블룸버그에 500만 유로, 한화로 65억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처럼 드러난 것이 있다는 건 드러나지 않는 뉴스가 더 많다는 반증이었다.

“블룸버그 정보가 전부 거짓인지 진짜인지 확인만 하면 좋겠는데. 그럼 거짓 정보에 손해를 본 기업들에게 전부 소송을 진행하라고 흘리면 블룸버그는 꼼짝없이 파산하는 거 아닌가?”

“일단 보스에게 보고하고 결정하자.”

이때.

“그거 우리가 해 줄게.”

퀴니코와 블록이 소리 나는 쪽을 돌아보았다.

“펠그리니, 박혁, 왔어?”

“방금 말한 거 우리가 해줄게.”

“우리가 말한 거?”

퀴니코와 블록이 서로를 쳐다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뭘 말하는 거야?

펠그리니가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블룸버그 뉴스가 거짓인지 진짜인지 확인하는 거. 방금 그거 하면 좋겠다며.”

“그게 가능해?”

“그 정도는 투마로우펠그리니 회사에선 식은 죽 먹기지. 박혁 어떻게 생각해?”

풋.

박혁이 피식 비웃으며 말했다.

“블룸버그에 올라온 뉴스를 관계된 기관 정보와 비교하면 되는 거잖아요. 거기에 더해 다른 나라 뉴스에서 동일한 주요 단어도 추가하면 더 확실해지는 거죠. 아, 물론 100%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한 99% 이상은 확실하죠. 인공지능이 알아서 비교 분석해서 거짓인지 진짜인지 확인해 줄 겁니다.”

퀴니코가 눈을 가늘게 뜨고 박혁을 바라봤다.

“정말 가능해?”

“한번 해 보면 알겠지요. 서로 의심은 하지 맙시다.”

“좋아, 얼마나 걸릴 것 같아?”

“이미 저희 회사에서 비슷한 알고리즘은 넘칩니다. 하루 이틀이면 가능하죠. 다만 인공지능이 학습할 시간으로 삼일 정도는 필요합니다.”

음.

“거, 묘하게 믿음이 가네.”

“은행 스위프트도 뚫은 저인데. 그 정도는 햄버거 먹으면서 한 손으로 할 수 있습니다.”

헉!

“햄버거라니, 미국 사회에 꽤 익숙해졌네.”

“햄버거는 중국에서도 많이 먹었습니다. 북조선 사람이라고 무시하지 마십시오.”

“좋아, 그럼 블룸버그 거짓 뉴스를 싹 다 긁어 보자.”

블룸버그의 나락을 위해 네 명이 뭉쳤다.

근데 이 정도로 블룸버그가 눈이나 깜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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