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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재벌의 천재 손자가 되었다-130화 (130/477)

제130화 스스로 노력 좀 하지. 아니면 뒈지든가(5)

픽.

재준이 그린스틴을 향해 빙글 웃었다.

“그게 합의를 보러 온 사람의 태도구나. 난 협박인 줄 알았는데. 뭐, 그러시든가. 미국 제일의 로펌이 소송을 걸고 미국 제일의 회계법인이 우리 장부를 뒤진다면 뭐라도 나오겠지. 근데 그 전에 우리 공격을 막아 낼 수는 있고?”

“진짜 해보려는 거요?”

“자꾸 똑같은 말을 하게 하네. 그렇다니까. 스스로 노력 좀 하지. 아니면 뒈지든가.”

“후회하게 될 거요.”

그린스틴과 일행이 막 일어서는데,

벌컥.

“대표님, 보호구역으로 이동하세요.”

천 실장이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보호구역?

천 실장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재준과 일행은 중앙에 만들어 놓은 바를 향해 움직였다.

바에 다다르자 천 실장이 바 밑에 있는 버튼을 눌렀다.

스릉.

천장에서 방탄유리가 내려와 바를 사각으로 둘러쌌다.

그리고

투투투투투투.

헬리콥터 프로펠러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더니.

팽 팽 팽 팽.

신경을 건드리는 레펠 소리가 들리고.

쾅.

쨍그랑.

펑.

헬기에서 쏜 작살에 유리창이 날아가며 연막탄이 떨어지자 방독면을 한 무장 괴한 넷이 사무실 안으로 침입했다.

침입한 무장 괴한은 주변을 빠르게 살피고 움직이는 형체를 향해 난사하기 시작했다.

두두두두두.

그 움직이는 형체는 바로 그린스틴 일행.

엎드려!

다행히 그들은 소파 뒤로 돌아 바닥에 납작 엎드려서 큰 부상은 없었지만 자잘한 찰과상으로 신음했다.

무장 괴한들은 움직임을 포착하려 주변을 살피는데 정면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꼴값들 떨고 있네.”

저기다.

두두두두두.

소리 나는 곳을 향해 총을 난사하자.

팅팅팅팅팅.

유리와 총알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병신들. 이거 방탄유리야. 맘껏 쏴 봐. 아예 대포라도 가져오든가.”

연막이 걷히고.

무장 괴한들 앞에서 재준와 일행이 그들을 보고 웃고 있었다.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어쩐지 조용하더라. 정상적인 방법이 안 통하니까 별 거지 같은 방법을 다 동원하는구나. 역시 떼놈들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니까.”

어리둥절한 무장 괴한들은 허리춤에 차고 있던 소형 폭탄을 꺼내 들었다.

천 실장이 폭탄에 대비해 다른 버튼을 누르려는 찰나.

쾅.

탕탕탕탕탕.

특수장비로 무장한 십여 명의 군인(?)들이 무장 괴한을 향해 무작정 난사를 했다.

헉, 억, 윽, 악.

순식간에 정리가 되고, 특수장비로 무장한 군인들은 네 명의 무장 괴한 시체를 확인 사살했다.

탕탕탕탕.

투투투투투.

무장 괴한이 쓰러지자 헬기가 멀어지며 사라졌다.

상황종료.

“잠시만 계십시오.”

천 실장이 방탄유리를 해제하고 먼저 나가서 상황을 살폈다.

재준이 여유 있게 걸어 나오며 특수장비로 무장한 군인들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재준의 시선을 사로잡은 심볼.

가슴에 새겨진 검은 늑대 발바닥.

“블랙워터?”

블랙워터.

최강의 미국 사설 경호업체.

전직 미국 특수부대 출신으로 이루어져 있다.

군인 중 하나가 앞으로 나섰다.

“맞습니다. 블랙워터입니다. 윌리엄이 한 달간 저희를 고용했습니다. 한 달간은 저희가 보호하겠습니다.”

“다른 곳도?”

“네, 투마로우 임원들은 전부 팀이 파견되어 있습니다.”

“윌리엄 돈 좀 썼는데. 암튼 고마워요. 우리도 대비했는데 쓸모가 없게 됐네.”

천 실장은 아쉬운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재준의 전화를 받고 미국으로 날아온 천 실장은 가장 먼저 보호구역이라는 불리는 중앙 바를 감싸게 방탄유리를 비밀리에 설치했다.

재준은 소파 뒤에 웅크리고 엎어져 있는 그린스틴에게 소리쳤다.

“거, 쪽팔린 거 아니니까 나와요. 언제까지 거기 엎어져 있을 건데?”

흠, 흠.

몰골이 말이 아닌 네 명이 헛기침하면서 일어났다.

재준은 쓰러져있는 무장 괴한을 가리켰다.

“그린스틴, 이들이 누군지 알아요?”

“내가 그걸 어떻게 압니까?”

쯧쯧쯧.

“그러니까 중국이 당신들을 호구라고 부르는 거야. 딱 봐도 견적이 나오잖아. 안 그래요? 이놈들이 내가 여기 있는 걸 어떻게 알고 왔을까? 난 사무실에 거의 없는데. 당신들은 이용당한 거야. 아마 당신 몸 어딘가에 도청장치나 카메라가 있을걸. 혹시 누군가 나를 만나러 가라고 하지 않던가?”

그린스틴의 두 눈이 커졌다.

맞다. 어제 CDB의 페이지에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대로 당하고 있으면 지금까지 들인 돈이 사라질 거라고.

한 번 정도는 가서 협박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블랙워터 중 한 명이 그린스틴에게 다가와 전자기기 탐지기로 몸을 흩었다.

삐삐삐삐.

역시 그린스틴 양복 단추에서 소리가 났다.

블랙워터가 단추를 뜯어내 작은 통 속에 집어넣었다.

“거봐, 이렇게 한심할 수가. 그린스틴, 당신 나이가 몇인데 이런 꼭두각시놀음이나 하는 거예요?”

그린스틴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중국놈들 난 안중에도 없었다.

꼭두각시가 아니라 죽을 수도 있었다.

이런 식으로 나를 이용하다니.

나 마크 그린스틴을 이렇게 모욕을 주다니.

“그린스틴. 잘 봐요. 소송이니 뭐니 겁만 주는 건 진짜 싸움이 아니에요. 전쟁 중엔 우선 상대를 죽이고 봐야 한다고. 지금 이 시각 부로 당신 재산은 다 날리게 될 거야.”

재준은 블록을 향해 손짓했다.

“블록, 5분에 하나씩 터뜨려.”

“네, 보스.”

블록이 전화를 들어서 무언가 지시하자 퀴니코도 전화기를 들었다.

5분 후.

[스톡체인 중국기업 포커스차이나홀딩스 분식회계 매도 리포트 발행과 함께 공매도 실행]

이런, 빌어먹을.

다시 5분 후.

[스톡체인 중국기업 울럼인터내셔널 분식회계 매도 리포트 발행과 함께 공매도 실행]

월가의 반응 속도가 거의 실시간으로 움직였다.

-일단 보유 주식 던져.

-공매도 때려.

[스톡체인 중국기업 두양오글로벌워터 분식회계 매도 리포트 발행과 함께 공매도 실행]

그린스틴의 몸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머릿속에 투자액이 얼마나 남았는지 계산이 되질 않았다.

그만, 그만하라고.

[스톡체인 중국기업 스프레드드림커뮤니케이션 분식회계 매도 리포트 발행과 함께 공매도 실행]

달로이트회계법인 대표 달로이트가 머리를 잡고 쥐어뜯었다.

존슨앤제임스로펌 대표 존슨이 자신의 핸드폰을 보며 입술 사이로 신음을 뱉고, 영언스트법인감사 대표 앵거스가 그 자리에서 풀썩 주저앉았다.

[스톡체인 중국기업 뉴오리엔탈테크놀러지 분식회계 매도 리포트 발행과 함께 공매도 실행]

멀리 CDB 은행장의 욕지거리가 들리는 듯했다.

임재준! 니쩌거타마더야(야, 이 X발놈아).

[스톡체인 중국기업 MQ모바일 분식회계 매도 리포트 발행과 함께 공매도 실행]

그리고 마직막.

[스톡체인 중국기업 아프리카타워 분식회계 매도 리포트 발행과 함께 공매도 실행]

재준이 그린스틴에게 다가가서 어깨에 손을 얹었다.

“다 됐어. 오늘 준비한 건 여기까지.”

그린스틴이 뒤로 물러서더니 소파에 털썩 앉았다.

“퀴니코, 지금까지 공매도 얼마지?”

“1,000억 달러 넘었습니다.”

“아쉽네.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기업 총 시가총액이 2조 달러인데 아직 한참 모자라네.”

그린스틴은 재준을 올려다보았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건가?”

“왜 이렇게까지가 아니라 왜 나는 그랬을까를 반성해야지. 자신이 잘못한 일을 나에게 물어보면 어떡해? 그동안 중국이랑 붙어서 선량한 투자자들 돈을 잘도 뜯어 먹었잖아. 혹시 언젠가는 탄로 날 거란 생각은 안 했어?”

“허, 내 잘못이란 말인가? 여기서 끝나는 건가?”

재준은 핸드폰을 들었다.

“아니, 아직 끝난 건 아니지.”

“뭐?”

또 뭐가 남았다고?

“지금까진 나에게 도전한 벌이고. 본격적인 시작은 이제부터지.”

재준은 통화 버튼을 눌렀다.

“투마로우 임재준입니다.”

-네, 변호사 폴슨입니다.

“이번에 분식회계로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힌 중국기업을 상장을 실사한 로펌, 회계법인, 기업 대표들에 대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싶은데요.”

-네. 가능합니다.

“자료는 우리가 이미 준비해 놓았습니다. 신문에 광고 내 주시고 소송에 참여할 투자자들 모집해 주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재준이 통화를 끊자 달로이트, 존슨. 앵거스가 넋을 놓고 멍하니 하늘을 봤다.

다 끝났다.

***

한 달 후.

백악관.

대통령은 앞으로 중국기업 처리를 놓고 윌리엄을 불렀다.

“윌리엄. 정말 당신 말대로 임재준이 해내는군요.”

“이렇게 될 줄은 알았는데 막상 닥치고 보니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그린스틴이 카르텔의 핵심일 줄이야. 그보다 그를 무너뜨린 게 더 대단해. 정말 철옹성 같은 인간인데.”

“이제 중국기업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미국 의회 펜실베니아주 연방상원의원인 밥 케이시가 나설 겁니다. 미국증권감독위원회에 미국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있는 중국기업들에 관해 회계를 더욱 세밀하게 볼 것을 공식적으로 촉구할 겁니다.”

“그 정도로 되겠습니까?”

“재무부 장관이 CDB에 강력히 항의했는데 자발적 상장 폐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약속받았습니다.”

“그 정도면 일단 안심이군요.”

“그리고…….”

대통령은 윌리엄을 보고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올해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임기가 만료됩니다. 다음 의장으로 윌리엄을 추천할까 합니다. 상원의 허락이 떨어져야 하겠지만 뭐 어렵지 않을 겁니다.”

“네? 제가 연준 의장을요?”

하하하.

대통령이 웃으며 이번 사건을 더듬어 봤다.

“투마로우, 임재준. 그를 통제하려면 윌리엄이 딱 적격입니다. 물론 시장을 통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투마로우를 통제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윌리엄은 재준의 말이 떠올랐다.

-제가 언젠간 빚을 갚을 날이 올 겁니다.

이걸 그 빚이라 생각해도 될까?

윌리엄은 재준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대통령의 걱정도 같이 다가왔다.

투마로우를 통제해야 한다.

과연 무엇을 통제해야 할까?

투자은행을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불법을 저지른다면 모를까.

“알겠습니다. 우선은 투마로우와 협조적인 관계를 맺어 놓겠습니다.”

“그래요. 내가 이번 사건으로 임재준을 조사했는데, 뭐랄까. 위험한 인물은 맞는데. 대단한 건 그의 예측 능력이더군요. IT 버블이 꺼질 때도 그 상승장에서 먼저 벗어났더라고요.”

“맞습니다. 투마로우의 모든 펀드가 딱 거기서 정리되었습니다. 그리고 1년 안식년을 가졌고요.”

“그리고 더 이상한 것은 911테러 때 모든 옵션거래를 중지한 겁니다. 사실 이 부분에서 정보부 국장 둘이 임재준과 이슬람 세력과의 연관성에 대해 전방위로 정보를 수집했지만, 전혀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오우, 위험했습니다. 잘못해서 임재준 귀에 들어갔다면 한바탕 소동이 일었을 겁니다.”

하하하.

“그러게 말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대통령님. 임재준은 절대 먼저 공격을 하지 않습니다. 그는 정상적인 투자 활동을 즐기는 편입니다.”

“정말이요? 그렇게 상대를 무식하게 몰아치는 사람이요?”

“네, 그는 윌가의 행동주의자들과는 다릅니다. 먼저 건드리지 않는다면 그는 통제가 필요 없는 사람입니다.”

음.

“그렇군요.”

“그리고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습니다.”

“그게 뭡니까?”

“지금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투마로우는 그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게 뭐요? 이자가 맘에 안 드는 거 아닙니까?”

“그랬으면 좋겠는데, 임재준의 속을 도무지 알 수 없어서요.”

하하하.

“별걸 다 신경 쓰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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