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증권 재벌의 천재 손자가 되었다-129화 (129/477)

제129화 스스로 노력 좀 하지. 아니면 뒈지든가(4)

똑똑.

“뉴욕 연방은행 윌리엄 행장이 왔습니다.”

“들어오라 하세요.”

윌리엄이 들어오며 CIA와 FBI 두 국장을 보며 가볍게 눈인사를 했다.

대통령이 앞으로 나서며 윌리엄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서 와요. 요즘 뉴욕이 세계 뉴스의 중심입니다. 고생이 말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하하, 저희야 들러리일 뿐입니다. 바쁜 건 투마로우지요.”

“그래요. 지금 그 투마로우에 대해 여기 두 국장과 이야기 중이었습니다. 우선 앉읍시다.”

자리에 앉자 윌리엄이 궁금한 듯 물었다.

“정보국 두 국장이 투마로우에게 관심을 보인 이유가 무엇입니까? 아르헨티나 사건도 다 끝난 줄로 아는데.”

두 국장이 대통령 눈치를 보자 대통령이 말해도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CIA국장이 먼저 입을 열었다.

“투마로우에 테러가 있을 거란 첩보가 있습니다.”

“네? 어디서요? 설마 남미입니까?”

“아니요. 중국입니다.”

“중국? 허, 이번에 된통 혼나더니 꺼내지 말아야 할 카드를 꺼냈군요.”

대통령이 윌리엄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서 말인데. 저희가 나서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의논 중이었습니다. 투마로우가 현재 미국의 국익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는지 말해주세요.”

윌리엄은 두 국장을 보고 말을 꺼내기를 망설였다.

이들도 연관이 있다면 곤란한데.

“글쎄요. 말을 해도 될까 모르겠습니다. 워낙 주요한 사항이라.”

대통령은 윌리엄의 시선이 두 국장에게 머무는 걸 눈치챘다.

정말 중요한 사항이라면 보험을 필요로 하겠지.

“윌리엄, 말을 하세요. 만약 우리 중 누군가 당신이 말하는 내용과 관계가 있다면 제가 직접 나서겠습니다. 여기.”

대통령은 탁자에 작은 펜을 올려놓았다.

“녹음기입니다. 오늘 대화는 제가 보관하겠습니다.”

음.

이렇게까지?

자칫 잘못하면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데.

윌리엄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만약 미국 국익에 반대되는 금융 세력을 투마로우가 몰아내 준다면 어떻습니까?”

“유대 자본을 말하는 겁니까?”

“아닙니다. 유대 자본은 이기적이긴 해도 미국 국익에 손해를 끼치진 않습니다. 오히려 미국의 힘을 더 키웠습니다.”

“그러면 또 무슨 세력이 있습니까?”

“오래전부터 뉴욕엔 상장 사기 카르텔이 존재했습니다. 그 수준이 크지 않아 연준으로선 눈감아 줬습니다.”

“상장 사기 카르텔이라면 수준 미달인 기업을 미국 증시에 상장시키는 걸 말하는 겁니까?”

“맞습니다. 전에는 유럽 기업이나 아시아 기업이 한 해 한두 건에 머물렀는데. 중국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면서 그 수가 점점 늘어났습니다. 상장 한 건당 적게는 수백만 달러에서 많게는 수억 달러의 커미션이 오고 갑니다. 이제 막기에는 너무 커버렸습니다.”

후.

대통령이 한숨을 내쉬며 미간을 찡그렸다.

커미션의 규모가 저 정도면 애국심은 진작에 집어던져 버렸겠지.

근데,

“상장 사기 카르텔을 투마로우가 막을 수 있다고요?”

“이번 차이나포레스트가 그 카르텔에 연루되어 있습니다.”

“아, 투마로우가 건드린 기업이군요.”

“네. 제가 지금까지 겪은 임재준은 분명 중국을 상대하면서도 연루된 카르텔을 그냥 두지는 않을 겁니다.”

“혹시 그 카르텔을 알고 있습니까?”

윌리엄은 다시 두 국장을 쳐다봤다.

“괜찮습니다. 말해주세요.”

“알겠습니다. 그들은 존슨앤제임스로펌, 달로이트회계법인, 다수의 유대계 투자은행들 그리고 카르텔은 아니지만, 이들의 주선으로 주식을 보유 중인 개인 투자자들입니다.”

“아니, 존슨앤제임스는 미국 제1의 로펌이고 달로이트는 4대 회계법인 아닙니까? 그들이 정말 불법을 저지르고 있었다고요? 정말 믿기 힘들군요. 어떻게 그들이…….”

후.

다시 한 번 한숨을 내뱉은 윌리엄이 대답했다.

“워낙 큰 기업이다 보니 저희도 섣불리 나서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법에 워낙 능통하고요.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잡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투마로우는 그게 가능하다?”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아니, 임재준은 가능합니다. 분명 모든 비리를 다 밝혀내고 저들을 쓰러뜨릴 겁니다. 이게 대통령님이 투마로우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윌리엄은 두 국장에게 시선을 돌렸다.

“혹시나 해서 말씀드리는데 저 카르텔을 보호하려는 그 어떤 시도가 있을 시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전부를 상대해야 할 겁니다.”

FBI 국장이 피식 웃었다.

“걱정 마십시오. 저희는 그런 일은 알지도 못했습니다. 모르는 일엔 뛰어들지 않습니다.”

“저희 CIA도 마찬가지입니다.”

윌리엄은 단호하게 말하는 두 국장의 말에서 신뢰가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도 아는 것을 정보국이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나?

차라리 뒤로 빠지겠다고 말하는 게 더 현명했을 텐데.

윌리엄은 대통령을 바라봤다.

“그래서 말씀드리는데 투마로우 경호는 저희 연준이 맡겠습니다.”

“네?”

“뭐라고요?”

“어쩌시려는 겁니까?”

모두 윌리엄의 결단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저희도 나름 준비는 하고 있었습니다. 임재준과 저와 인연도 있고요.”

음.

대통령은 윌리엄이 무슨 의도로 말하는 줄 이해했다.

그 누구도 이번 사건에 끼어들지 못하게 하겠단 말이지.

투마로우가 설계하고 있는 그림에 접근을 차단하겠다.

“좋습니다. 두 국장은 절대 이 일에 끼어들지 마세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두 국장은 대답은 했지만, 윌리엄을 보는 눈은 좋게만 보이지 않았다.

***

또 하나의 대형 사건이 터져 연일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차이나포레스트 6개 중개회사를 이용하여 부가가치세 탈세. 그중 우슈 체인 기업도 끼어있어 대규모 회계감사 예정]

[IRS(미국 연방 국세청) 차이나포레스트 미국 지사 급습. 모든 회계장부 압수]

[차이나포레스트 주가 70% 폭락]

[차이나포레스트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제3의 회계법인을 채용, 재실사 후 납득할 만한 설명 내놓겠다 발표]

[월가의 투자자들 차이나포레스트 재실사 의견에도 주가 99% 폭락. 상장 폐기 초읽기]

[증권조사당국도 차이나포레스트 감사법인 영언스트 조사 착수]

***

AAG 빌딩 66층.

재준은 신문을 책상에 던지며 창가로 가 먼 뉴욕항을 바라보았다.

이거 너무 싱거운데.

이대로 당할 놈들이 아닌데, 너무 조용해.

우리만 열심히 일하는 거 아냐?

퀴니코와 블록은 이미 중국기업 7개의 매도 리포트를 마치고 다음 대상을 찾고 있었다.

페렐라와 워서스틴은 3개 기업을 인수를 마치고 윌켄과 앞으로 있을 변수에 대해 의논 중이었다.

재준이 뒤돌며 말했다.

“블록, 준비되어있는 매도 리포트가 몇 개지?”

“총 7개입니다. 포커스차이나홀딩스, 울럼인터내셔널, 두양오글로벌워터, 스프레드드림커뮤니케이션, 뉴오리엔탈테크놀러지, MQ모바일, 아프리카타워가 이미 인쇄를 마쳤습니다.”

“심심한데 한꺼번에 다 터뜨릴까?”

“정말요?”

이거 한꺼번에 터지면 핵폭탄인데.

블록이 고민하고 있을 때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내가 누군지 몰라요?

지금 만나야겠단 말입니다.

모두 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윌켄이 의아한 듯 재준을 쳐다봤다.

“보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린데요.”

“누군데요?”

“마크 그린스틴 같습니다.”

전 AAG CEO 마크 그린스틴?

저 사람은 차이나텔레비젼익스프레스 대주주 아닌가?

웬일이래.

엄청 손해 봤다고 들었는데 따지러 왔나?

재준이 걸어가서 직접 문을 열었다.

밖에서 비서들과 실랑이하는 몇 명의 사람들.

“뭡니까?”

단정한 정장에 흰머리를 기름 발라 넘긴 신사가 재준을 쳐다봤다.

“당신이 임재준이군요.”

“그런데요.”

“난 마크 그린스틴입니다.”

“그래서요?”

“할 말이 있소.”

“음. 그래요? 일단 들어오세요.”

마크 그린스틴은 일행을 이끌고 들어섰다.

윌켄이 한 손을 들어 아는 척을 했다.

흠. 흠.

그린스틴은 애써 외면했다.

“앉으세요.”

모두 앉자 자신들의 소개를 했다.

마크 그린스틴을 중심으로 왼쪽은 달로이트회계법인 대표 달로이트, 존슨앤제임스로펌 대표 존슨. 영언스트법인감사 대표 앵거스.

재준은 길게 말할 필요가 없어서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중국기업 공매도 때문에 오신 겁니까?”

“맞습니다. 이쯤에서 그만두길 권합니다.”

“싫다면요.”

“저희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재준은 피식 웃었다.

“아니, 그럼 가만히 있지 말고 뭔가 하지 그랬어요. 가뜩이나 심심하고 재미없던 차인데.”

“정말 끝까지 해볼 작정입니까?”

“거, 이상한 인간들이네. 내가 공매도 친 건 중국기업인데 그걸 따지는 건 미국기업이라니. 뭔가 영 언밸런스하지 않아요? 뭘 얼마나 처먹었길래 여기까지 와서 협박이죠?”

“말조심하세요.”

“아, 아니구나. 그게 아니야.”

재준은 자신이 실수한 걸 눈치챘다는 듯 주먹을 가볍게 쥐었다.

“우리 그린스틴 씨는 참 5억 달러를 손해 봤죠? 맞아. 맞아. 아, 아니구나. 그건 차이나텔레비젼익스프레스지, 아, 뭔 회사 이름이 이렇게 길어. 암튼 거기 손실만 5억 달러고 차이나포레스트도 손실이 엄청나겠구나. 그래, 맞아, 처먹은 게 아니라 처 발리신 거네요.”

“뭐요?”

“그리고 여기 나머지 떨거지들도 그만한 손해를 봤을 거고. 맞죠?”

우리보고 떨거지라고?

존슨앤제임스로펌 대표 존슨이 득달같이 일어났다.

“당장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소.”

“그러든가, 난 무단침입으로 고소하지. 뭐.”

“뭐요?”

“당신 지금 내 허락 없이 사무실에 들어왔잖아.”

“무슨 소리요. 분명 당신이 들어오라 했으면서.”

“내가 언제?”

재준이 일행을 돌아봤다.

“내가 그런 거 본 사람 있어?”

모두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재준과 같이 있더니 이들도 재준만큼 뻔뻔해졌다.

“봐요. 아무도 없다는데.”

“존슨, 앉아요. 그런 거론 아무것도 해결이 안 돼.”

그린스틴이 존슨을 말렸다.

“역시 연륜이 있으시네.”

재준의 말을 흘려들은 그린스틴이 다시 말을 꺼냈다.

“원하는 게 뭡니까?”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네. 대뜸 와서 원하는 걸 왜 물어요? 대답을 드린다면. 원하는 거 없어요.”

“알면서 자꾸 신경 건드리지 맙시다.”

“좋아, 그럼 원하는 걸 말하자면……. AAG 그룹?”

“뭐라고?”

“아니면 미국과 중국의 손절?”

“실현 가능한 걸 말하세요. 자꾸 이상한 얘기 하지 말고.”

재준은 이해할 수 없단 표정으로 일어서서 창가로 천천히 걸었다.

“그러니까, 나는 말이야. 당신들이 너무 싫다는 거야. 왜 남이 장사하는 데 와서 배 놔라 감 놔라 하는 거지? 그렇게 할 일이 없나? 그럴 시간에 CDB랑 손잡고 상장 폐기할 기업 미리미리 손보는 게 좋지 않을까?”

“그게 무슨 소리요?”

“무슨 소리긴, 아직 우리가 폐기할 쓰레기들이 많다는 거지. 설마 그 쓰레기에 전부 투자한 건 아니죠? 했으려나? 알 게 뭐야. 내 돈도 아닌데. 근데 진짜 투자했어요?”

“정말 우리와 합의를 볼 생각이 없다는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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